사설

 

[사설] 이낙연, 영남권 갈라치기에 속 끓는 대구경북 당원 분노 보이나

더불어민주당의 험지인 대구경북의 당원들 속이 끓다 못해 터질 지경이다. 성(性) 비위로 공석인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오는 4월로 다가오자 집권 여당의 부산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한 영남권 갈라치기 활동이 도를 넘고 그에 따른 부작용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탓이다. 부산 민심을 얻으려는 노력과 달리 대구경북에는 대놓고 희생을 강요하고 아예 무시하는 언행도 서슴지 않으니 속이 타는 당원들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고 남을 만하다.이들이 내놓는 불만의 맨 윗자리에는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여당의 행태가 있다. 영남권 5개 시·도의 이해가 맞서고 이미 나라에서 확정한 백년대계 정책을 선거를 빌미로 뒤집은 만큼 뜨거운 감자가 가덕도신공항 문제이다. 특히 기존 김해공항 확장 등 추후 용도에 대한 자신들 정부 방침조차 미정인데도 오로지 선거만 보고 부산에 유리한 공약을 앞세우니 합리성과 신뢰를 중시하는 대구경북 당원이 어찌 수긍할까.게다가 이낙연 대표는 지난달 8일 전국 정당화와 차기 정권 재창출 명분으로 대구경북 등 전국의 여당 취약지 58곳을 골라 122명의 당 소속 의원을 배치해 민심을 살피고 도움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대구 11곳과 경북 12곳에도 이젠 장관인 박범계 의원과 권칠승 의원 등을 배치한 '지역협력의원단' 출범을 통해 고루 민심을 아우르겠다며 신년 포부를 밝혔다. 이랬던 그가 가덕도신공항 건설 깃발을 휘날리며 특별법 입법까지도 재촉하고 있다.부산 민심을 얻기 위해 대구경북은 아랑곳않는 이 대표와 여당의 영남권 갈라치기 정치 공학은 생명이 길 수 없다. 또한 지역협력의원단 출범 역시 한낱 보여주기 전시 행사에 그칠 뿐이다. 선거 밑에 드러난 이런 막장 모습은 긴 앞날과 나라의 고른 정치 발전을 꿈꾸며 대구경북에서 척박한 진보 세력의 지지를 다져 진보의 꽃을 피우려는 진정어린 당원 마음을 더욱 분노케 할 뿐이다. 이는 공당이자 여당으로서 바람직하지도, 결코 좇을 일도 아니다.

2021-02-15 05:00:00

[사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됐더라도 긴장 끈 놓지 말아야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15일부로 완화됐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은 기존 2.5단계에서 2단계로, 대구경북 등 전국의 비수도권 지역은 2단계에서 1.5단계로 0.5단계씩 낮춰졌다. 이에 따라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제한이 대폭 풀리게 됐으며 지난 수개월 동안 한계 상황에 몰린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의 숨통도 어느 정도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사실, 지난해 11월 중순 코로나19 제3차 대유행 이후 이어진 각종 영업 규제와 집합 금지로 국민 피로도가 극심해지고 있으며 경제적 고통도 임계 상황을 맞은 지 꽤 됐다. 방역 못지않게 경제도 중요한 가치인데 정부로서도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무작정 끌고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설 연휴가 지나고 백신 접종 국내 개시를 앞둔 시점에서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 사이의 절충점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우려감도 상존한다. 1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26명으로 전일 대비 36명 줄었고 검진자 수 대비 양성률도 1.32%로 0.33%p 낮아졌지만, 설 연휴 기간 동안 검사 건수의 일시적 감소를 감안하면 확산세가 꺾였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최근 1주일 통계를 보더라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하루 288~504명 사이 등락을 보였으며 지역사회 집단감염 및 n차 감염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이번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국민들에게 잘못된 신호로 읽히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안 그래도 설 연휴 기간 동안 전국 곳곳의 행락지 등에 인파가 몰렸는데 이번 완화 조치 이후 사람들의 바깥 활동이 더 촉발되고, 설 명절 민족 대이동에 따른 확진자 급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더 이상 우왕좌왕해서는 안 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만큼 더 철두철미하게 방역에 임해야 한다. 국민들도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되거나 풀렸다고 해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2021-02-15 05:00:00

[사설] 여당은 당정청의 사실 왜곡·가짜 뉴스 처벌법안 발의하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일제히 '월성 원자력발전소 관련 수사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페이스북에 "국가 정책의 방향에 옳고 그름을 따지고,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 공직자는 소신을 가지고 일할 수 없다"고 했다. 정 총리는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문제가 어떻게 사법적 판단 대상이 되는지 의아스럽다"고 했다. 민주당은 "원전 안전 정책에 대한 정치 수사를 중단하라"고 검찰을 압박했다. 청와대는 "정 총리가 한 말로 (청와대 입장을) 대신하겠다"고 했다.이 모두 궤변이자 '가짜 뉴스'다. 현재 검찰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위해 산업부가 경제성을 조작했다'는 사실, 여기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국가 에너지 정책이나 국정 철학에 대한 조사가 아니다. 감사원도 애당초 정책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 '경제성 평가'에 대한 감사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정부 여당은 하나같이 '사실'을 가리고, '거짓'을 퍼뜨리기에 여념이 없다. 검찰 수사 착수의 원인이 '자신들의 불법 행위'에 있음에도 그 원인을 '검찰의 정치 수사 탓'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수사를 무력화하려는 것이다.민주당은 9일 잘못된 언론 보도에 대해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는 10일 "고의적 가짜 뉴스와 악의적 허위 정보는 피해자와 공동체에 대한 명백한 폭력으로,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영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 여당이 들어야 할 말이다. 정부 여당의 고의적 사실 왜곡과 악의적 허위 정보 유출은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실제 권력을 휘두르는 집단이니 언론보다 훨씬 엄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민주당은 언론 탄압이 목표가 아니라 정말로 '가짜 뉴스'를 막고자 한다면, 정부 여당발 가짜 뉴스를 처벌하는 법안도 함께 발의해야 한다.

2021-02-11 05:00:00

[사설] 文 정부 일자리 정책 실패가 초래한 최악의 고용 참사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취업자는 2천581만8천 명으로 1년 전보다 98만2천 명 줄었다. 일자리가 이 정도로 많이 줄어든 것은 국제통화기금 위기 직후인 1998년 12월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 쇼크가 닥친 지난해에도 이렇게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았다.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선방했다는 점을 내세워 우리 경제가 회복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악조건의 신기록투성이인 고용지표는 문 대통령과 정부 말이 허언(虛言)이란 사실을 입증한다. 취업자 격감 외에도 최악 고용지표가 숱하게 많다. 1월 실업자는 1년 전보다 41만7천 명 증가한 157만 명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9년 6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일자리가 줄었고, 실업률이 높아졌다. 고용보험은 바닥나기 직전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폭은 86만7천 명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0년 6월 이후 가장 많았다.정부는 일자리 파탄을 코로나19와 폭설 탓으로 돌렸지만 고용 정책 실패가 근본 이유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고용 시장에 개입해 세금을 쏟아부은 노인 중심의 직접일자리를 양산하면서 우리 경제의 체질을 고용을 제대로 창출하지 못하는 '불임(不姙) 상태'로 만들고 말았다. 직접일자리는 고용 문제 해결 처방이 될 수 없는데도 정부는 1분기 90만 개 이상 직접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실패한 정책을 버리지 않고 여전히 국민 세금 출혈을 수반하는 공공 일자리 사업을 일자리 대책이라고 들고나온 것이다.역대 어느 정권보다 서민을 위한 정부를 표방한 것이 문 정권이었다. 하지만 외환 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 쇼크로 서민을 더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취업 전선의 약한 고리, 고용 취약계층이 일자리 파탄으로 미증유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고용지표 분식(粉飾)을 위해 국민 혈세를 퍼부어 '세금 알바' 일자리 만들기에 치중한 반면 좋은 일자리 만들기 주역인 기업을 옥죈 결과다. 참담한 일자리 성적표는 문 정부 고용 정책 실패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2021-02-11 05:00:00

[사설] 법관대표회의, 김명수 거짓말에 침묵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거짓말을 하고 '판사 탄핵' 거래까지 한 의혹에 휩싸인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해 법원 내부는 물론 법조계와 학계에서 탄핵과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으나 정작 김 대법원장으로 인해 불신의 위기를 맞고 있는 사법부는 조용하기만 하다. 사법부의 의견을 대표하는 기구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있는데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과 '탄핵 거래' 의혹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사법부 스스로 양심과 명예를 더럽히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이런 이해할 수 없는 침묵은 법관대표회의가 '양승태 사법부'의 이른바 '사법 농단'에 대해 보여줬던 신속하고 단호한 '행동'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2017년 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터지자 법관대표회의는 6월에 회의를 열어 의혹에 대한 2차 조사를 요구했다. 이어 2018년 11월 이 의혹에 연루된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결의했다.똑같은 기준을 따른다면 김 대법원장 문제를 다루는 회의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 그러나 법관대표회의 측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과 관련해 회의를 소집할 계획은 없다고 한다. 김 대법원장 문제를 못 본 체하겠다는 소리 아닌가.현재 법관대표회의 운영진의 인적 구성을 보면 '침묵'의 이유가 짐작이 간다. 운영진 12명 중 오재성 의장을 포함한 7명(58%)이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이다. 법관대표회의가 인권법연구회에 장악된 형국이다. 법원 내부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이를 믿고 사퇴 요구에 버티고 있다는 소리가 나온다는데 허튼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인권법연구회는 김 대법원장이 2011년 만들어 12대 회장을 지냈으며 회원이 460명에 이르는 법원 내 최대 모임이다.이런 현실을 보면 현재 사법부는 김명수가 '보스'이고 인권법연구회가 행동대인 사조직으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의심을 불식하는 것은 간단하다. 조속히 법관대표회의를 열어 '사법 농단' 판사들과 똑같은 잣대로 '김명수 문제'에 대해 '결의'하면 된다. 못한다면 사법부 불신을 더욱 부추길 뿐이다.

2021-02-11 05:00:00

나경원 文대통령에 "블랙리스트 몰랐다고 할 건가?"

나경원 文대통령에 "블랙리스트 몰랐다고 할 건가?"

나경원 전 국회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공공기관장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형을 선고 받고 구속된 것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대답을 요구했다.10일 오후 나경원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 블랙리스트 판결에 대해 답해야 합니다. 설마, 몰랐다고 하실 겁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같이 밝혔다.이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해당 사건을 두고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규정하는 것은 유감이다. 문재인 정부에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이에 나경원 전 의원이 재차 해명을 요구한 맥락이다.그는 "임기가 남은 기관장의 사표를 강요하고, 사표 제출을 거부하면 표적감사를 해서 기어이 찍어내는 것이 블랙리스트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 블랙리스트인가"라며 "이 정권이 도대체 얼마나 더 뻔뻔해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나경원 전 의원은 "대북 원전 상납 의혹도 '아니다',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도 '아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도 '아니다', 뭐든지 아니라고 발뺌만 하면 덮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전임 정권을 향해선 그토록 냉혹한 잣대를 들이대며 '적폐 청산'이라는 공포정국을 조성하더니, 어쩌면 이렇게 본인들의 '그보다 더한' 범행에 대해서는 관대할 수 있는지"라며 "정말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중성이다. 잘못이라고는 단 하나도 늬우칠 줄 모르는 안면몰수 정권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이어 나경원 전 의원은 "제가 야당 원내대표로 취임한 직후 제일 먼저 추진한 것이 이른바 '김태우 특검'과 국정조사였다. 당시 김용남 전 의원을 통해 어렵게 입수한 자료를 보고, 저는 '이것은 분명 나쁜 권력이 배후에 있는 사건이다'라고 판단했다. 진실 규명을 위해 당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했다"고 회고했다.이어 "그때 저와 우리 당이 주장한 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고, 운영위에 출석한 임종석 전 실장과 조국 전 민정수석의 억지 답변은 결국 황당한 둘러대기와 궤변으로 드러난 것이었다"고 꼬집었다.그러면서 나경원 전 의원은 "김은경 전 장관 실형 선고와 법정 구속에 답해야 할 사람은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다"라고 가리키면서 "최고 권력의 의중이 없이 이런 무시무시한 일들을 벌인다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 설마, 대통령으로서 몰랐다고 할 것인가"라고 의구심을 제기했다.나경원 전 의원은 "이번 법원 선고는 정의를 바로세우는 그 길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글을 마무리지었다.

2021-02-10 17:02:31

[사설] 정치권 눈치 보며 공항 문제 책임 회피하는 국토부의 직무유기

가덕도신공항특별법에 대한 정치권의 입법 폭주 국면에서 국토교통부의 존재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김해신공항 백지화 및 가덕도신공항 건설과 같은 중대 사안에 대해 정부 주무 부처로서 중심을 잡고 논란을 종식시키는 데 앞장서기는커녕 정치권 눈치나 보면서 다른 부처 뒤에 숨어버리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김해신공항 건설 백지화와 관련해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이 밝힌 국토부 처신은 개탄스럽다. 8일 김 의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김해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총리실 산하 검증위 발표와 관련해 법제처에 유권 해석을 2차례 의뢰했는데 질의 내용이 달라졌다고 한다. 처음에는 김해공항 산악 및 구릉 절개 가능 여부 등 구체적 유권 해석을 의뢰한 것과 달리, 두 번째 의뢰에서는 구체적 내용을 삭제하고 단순히 '협의 요청 주체' '시기' 등만 질의했다는 것이다.결국, 국토부가 처음에는 총리실 검증위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발표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했다가, 나중에 김해신공항 건설을 위한 자체 판단이 어려워 법제처의 명확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180도 태세를 바꾼 셈이다. 국토부가 주무 부처로서 의무를 도외시한 채 맹탕 질문을 하면서 법제처 뒤에 숨으려 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그야말로 '영혼 없는 공무원'의 전형적 모습이다.TK(대구경북)를 제외한 여야 정치권은 특별법까지 만들어가면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 정치권이 절차적으로도, 법률적으로도 하자투성이인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누가 봐도 선거용 매표 행위이다. 국토부도 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백번 양보해 가덕도신공항을 짓겠다면 김해공항 존치 여부에 대한 정부의 입장 발표가 선결돼야 한다. 이 문제에 관해서도 국토부는 꿀 먹은 벙어리를 자처하고 있다. 선거만 이기면 된다는 정치권의 입법 폭주로 막대한 국가적 낭비와 손실이 뻔히 내다보이는데도 방관만 하는 국토부는 도대체 어느 나라의 부처인가.

2021-02-10 05:00:00

[사설] ‘환경부 블랙리스트’ 유죄 선고, 청와대 뭐라고 둘러댈 텐가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게 법원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문재인 정부 인사가 직권남용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은 함께 기소된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에게는 징역 1년 6개월 및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블랙리스트로 옭아매 박근혜 정권을 혹독하게 단죄(斷罪)했던 문 정권이 똑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은 충격이다.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은 전 정권 때 임명됐던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받아내고, 이 자리에 청와대가 점찍은 후보자가 임명되도록 채용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신분 또는 임기가 보장되는 산하기관 임원들에 대해 사표를 제출하게 하는 것은 직권남용"이라고 판시했다. 김 전 장관이 전 정권에서도 이런 관행이 존재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는 타파돼야 할 불법 관행이지, 피고인 행위를 정당화하는 사유로 고려할 수 없다"고 했다.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이 불거지자 청와대는 "통상적 업무의 일환으로 진행한 체크리스트"라며 "블랙리스트라는 먹칠을 삼가 달라"고 강변했다. 전 정권의 블랙리스트는 적폐라면서, 문 정권의 블랙리스트는 적폐 인사를 솎아내는 '체크리스트'로 둘러댄 것이다.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에는 민간인 사찰 유전자가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법원이 환경부 블랙리스트를 유죄 선고함에 따라 청와대 변명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이번엔 청와대가 뭐라고 둘러댈 것인가.환경부 블랙리스트는 빙산의 일각일 개연성이 농후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보훈처, 법무부 등 다른 부처 산하기관들에서도 '사퇴 종용'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전 장관은 인사권은 자신이 아니라 청와대가 행사하고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전 정권이 임명한 사람들을 쫓아내려고 표적 감사를 하고, 그 자리에 친정권 인사들을 임명하도록 정권이 전방위로 움직였을 가능성이 크다. 문 정권 블랙리스트 범죄에 대한 검찰의 총체적 수사를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2021-02-10 05:00:00

[사설] ‘판사 사찰’ 무혐의, 추미애는 윤석열을 모함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대 징계 사유로 꼽았던 이른바 '판사 사찰'이 모함임이 입증됐다. 서울고검은 8일 '판사 사찰 문건'과 관련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에 대해 무혐의로 결론지었다. 문건 작성에 관여한 사건 관계인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법리 검토를 한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이에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2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재판부 분석 문건'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윤 총장의 직권남용이 있었다며 대검에 수사 의뢰했고 대검은 이 사건을 서울고검에 넘겼다.당연한 결정이다. '재판부 분석 문건'은 재판 지원을 위해 인터넷 등 공개된 자료를 취합한 '세평'(世評) 정도의 자료였다. 그럼에도 추 장관 측은 '판사 사찰'로 몰았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파견된 검사가 "법리 검토 결과 죄가 안 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는데도 막무가내였다.대법원이 규정한 사찰 요건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소용없었다. 그 요건은 1)정보기관이 직무 범위를 벗어나 2)민간인을 대상으로 평소 동향을 감시·파악할 목적으로 3)개인의 집회·결사에 관한 활동이나 사생활에 대한 정보를 4)미행, 망원 활용, 탐문 채집 등의 방법으로 비밀리에 수집 관리할 경우로 엄격하게 규정돼 있다.대검의 '재판부 분석 문건'은 이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치된 견해였다. 서울고검의 무혐의 결정은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결국 추 전 장관 측은 윤 총장을 '무고'한 것이다. '판사 사찰'이라며 윤 총장 징계 몰이를 한 추 전 장관과 그 측근들은 반드시 그 책임을 져야 한다.추 전 장관은 물러났지만 그것이 면책사유가 될 수 없다. 법무부 검찰국장 재직 때 '재판부 분석 문건'을 제보하고 증인으로 나선 데 이어 징계위원으로 참석하는 등 윤 총장 징계에서 1인 5역을 한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을 포함해 '판사 사찰' 모함에 동조한 법리(法吏)들도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그래야 한다.

2021-02-10 05:00:00

[사설] 코로나 백신 접종 차질 빚을수록 국민 고통 가중된다

코로나19 백신 국내 접종 개시를 목전에 두고 정부의 접종 계획이 흔들리고 있다. 백신 도입이 차질을 빚고 일부 백신이 효능에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11월까지 국내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9월까지 전 국민의 70%에 대해 1차 접종을 마친다는 정부 목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급기야 정부가 러시아 스푸트니크 백신 도입 검토를 밝혔다.백신 확보 오판으로 홍역을 치렀던 정부는 5천600만 명분의 백신 구매 계약을 지난해 말까지 체결했다고 밝혔다. 노바백스 선구매 물량 2천만 명분을 포함하면 모두 7천600만 명분을 확보했다는 게 정부 발표였다. 그러나 이달 중순 예정이던 화이자·바이오앤테크 백신 도입 시기가 이달 말 이후로 늦춰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바백스 백신 계약은 아직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있다. 2분기에 얀센, 모더나 백신이 들어오기로 돼 있지만 4월인지, 6월인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국제 백신 공동구매·배분 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상반기 중 들여올 수 있는 백신은 계획 대비 13.5%인 135만 명분에 불과하다. 여기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약효 논란으로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백신 도입 차질은 예견된 사태다. 정부가 백신을 선구매 안 하고 허겁지겁 숫자만 맞춰 놓은 탓이다. 코로나 감염자가 하루 수백 명 발생하고,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50명을 넘은 상황에서 '백신 없는 터널'이 길어지면 코로나 극복은 요원하다. 백신 공급 부족과 접종 지연으로 전 세계가 집단면역을 얻는 데 7년이 걸린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각국이 백신 확보에 절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세계적으로 백신이 부족한 만큼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백신 도입 및 효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국내외 변수들을 면밀히 점검해 필요하다면 기존 대책을 손질해야 한다. 백신 조달과 접종 계획 관련 정보를 투명하고 정확하게 공개해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백신 접종 차질로 국민 고통을 가중시키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정부는 차질 없는 백신 접종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2021-02-09 05:00:00

[사설]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 국민의힘 정치적 득실 따지지 말라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취를 두고 국민의힘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김 대법원장이 '여당 눈치 보기'로 삼권분립을 훼손하고, '거짓 해명'으로 사법 불신을 야기한 만큼 사퇴가 마땅하지만 그가 물러날 경우 문재인 정부가 임기 6년짜리 대법원장을 새로 임명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또 탄핵안을 발의할 경우 174석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부결돼 김 대법원장에게 면죄부만 주게 된다는 우려도 있다.국민의힘은 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해야 한다. 탄핵안 통과 가능성, 문 정부의 임기 6년짜리 대법원장 새로 임명 등은 부차적 문제다. 김명수 대법원은 국회에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없다"는 허위 답변서를 제출했다. 무엇보다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하면서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되고…. 정치적 상황을 잘 보고…"라고 말했다.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할 법관이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는 '처세법'으로 일을 처리한 것이다.4·15 총선이 끝나고 10개월이 되어 가지만 총선 관련 소송은 진척이 거의 없다. 과거에는 2, 3개월 안에 재검표는 물론이고 판결이 나왔다. 공직선거법 제225조는 '대법원은 소가 제기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늦어도 지난해 11월 11일까지 판결을 내려야 했지만 지연시키는 것이다. 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의 사직을 만류하며 말했던 것처럼 총선 재판에도 '법률이 아니라 정치적인 상황'이라는 '처세법'을 동원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대선 여론 조작 혐의로 1, 2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대법원 최종심에도 '처세법'이 동원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김 대법원장은 하루도 더 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 국민의힘은 김 대법원장의 퇴진에 따른 득실, 탄핵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 이번 사태는 정치적 득실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에 관한 문제다.

2021-02-09 05:00:00

[사설] 동물원에서 굶어죽는 동물들 안 생기도록 근본적 대책을

대구 달성군 가창면의 한 동물원에서 벌어진 일들이 국민 공분을 사고 있다.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해 11월부터 휴장에 들어간 이 동물원에서 낙타, 원숭이, 라쿤 등 5종의 동물 13개체가 굶주림과 혹한으로 고통받는 모습이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폭로된 여파다.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에는 며칠 만에 동의자가 수만 명에 이를 정도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실태를 폭로한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동물원 측이 식수와 사료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아, 고드름이 얼릴 정도의 추위 속에서 사육장이 방치됐으며 동물 학대도 벌어진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동물원 측은 "경영상 문제는 있었지만 동물 학대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양측 주장이 엇갈려 섣불리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동물원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동물들이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한 것만은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일차적으로 동물원 측에 잘못이 크지만 대구시의 지도 감독에도 문제가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시국에 동물원이 휴원했다면 수용 동물 관리에 대해 철저한 점검을 벌였어야 했는데도 대구시는 비대면 점검에 그쳤다. 폭로 이후 여론 비난이 폭주하자 대구시는 그제서야 현장 점검을 벌이고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등 뒷북을 쳤다. 얼마 전에는 대구시가 운영하는 달성공원에서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2마리가 실종됐는데 진상 파악의 열쇠인 CCTV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역시 현장을 등한시한 예다.동물원 동물 방치 및 학대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구미 선진국의 경우 동물원 인가 조건이 엄격하고 재인가 검증을 주기적으로 벌이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동물원 등록제를 택하고 있는 통에 영세 민간 동물원 난립이 이어지고 있다. 동물원이 경영난에 봉착하면 동물 복지는커녕 동물들이 생지옥에 빠지는 구조인 것이다. 학대받는 동물들을 보게 되면 동심(童心)도 상처를 받는다. 우리나라도 선진국 수준의 동물원 인허가 관리를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2021-02-09 05:00:00

"한국가스공사, 영화 '공작' 모델 '리호남' 2019년 접촉…경위 밝혀라"

"한국가스공사, 영화 '공작' 모델 '리호남' 2019년 접촉…경위 밝혀라"

한국가스공사 직원이 2019년 러시아에서 영화 '공작' 속 리명운의 실존 모델인 북한의 '리호남'을 비밀리에 만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8일 이철규 국민의힘 국회의원 측이 입수한 '북한주민접촉신고 수리서'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 소속 A차장은 2019년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출장을 다녀왔다. 당시 출장 목적은 북한·러시아 접경지역 경제현황 조사였다.A차장이 직접 작성한 이 문건에서는 A차장이 1명의 북한측 인사와 만난 것으로 기록돼 있는데, 바로 리호남이다.이철규 의원 측은 A차장이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롯데호텔에서 2차례 리호남과 만났다고 밝혔다. 이철규 의원 측은 A차장이 이철규 의원실을 방문해 이같이 털어놨다고 전했다.당시 리호남은 러시아 가스를 구입할 경우 한국가스공사가 사줄 수 있는지 물었고, 이에 대해 A차장은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반대로 A차장은 원산·갈마 관광지구 개발에 어떤 에너지가 사용되는지 물었고, 이에 대해 리호남은 역으로 가스발전소가 들어서면 (관광지구)개발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이라면서 1년이면 지어줄 수 있다는 등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A차장은 이철규 의원 측을 직접 찾아 이 같은 내용을 밝힌 이유로 최근 월성 1호기 사건을 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해당 사건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수사를 받고 구속되면서 자신(A차장)의 부담감도 커졌고, 이에 자신의 선에서 마무리를 할 생각을 내비쳤다는 해석이다.마침 8일 오후 8시 기준으로 구속 기로에 선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의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관여 등 혐의 윗선으로 현 한국가스공사 사장인 채희봉 전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실 산업정책비서관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이철규 의원 측은 A차장이 리호남과 비밀 접촉을 한 경위를 한국가스공사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리호남은 일명 '흑금성 사건'을 소재로 한 2018년 영화 공작에서 배우 이성민이 연기한 북한 고위간부의 실존 모델이다. 흑금성(영화 주인공 박석영의 실존 모델, 연기한 배우는 황정민)으로 불린 실존 인물인 대북 공작원 출신 박채서 씨가 실제로 여러 차례 만난 사람이다.흑금성 사건은 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고 이회창 후보를 당선시키고자 당시 안기부(현 국정원)가 꾸민 북풍 공작으로 전해진다.이어 해당 사건으로부터 20년이 넘게 지난 2019년에도 리호남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은 물론, 우리 공기업과 접촉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관심이 향하고 있다.

2021-02-08 20:23:26

예천군, 저소득 취약 계층에 '농식품 구매 전자카드 지급'

예천군, 저소득 취약 계층에 '농식품 구매 전자카드 지급'

경북 예천군이 도내에서 유일하게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농식품 구매가 가능한 전자카드를 지급한다.7일 예천군에 따르면 군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농식품 바우처 시범 사업 공모에 선정돼 13억5천900만원을 지원받아 사업 대상자에게 농식품 전자카드를 발급하고 있다.이 사업은 중위소득 50% 이하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에게는 가구원 수에 따라 12개월 간 월 4만원에서 최대 10만6천원까지 사용 가능한 전자카드 형태의 바우처를 지급한다.카드는 농·축협하나로마트, 로컬푸드 직매장 등 지역 내 지정 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다. 구매 가능한 품목은 채소, 과일, 우유, 달걀 등 4가지다. 거동불편자 등의 편의를 위해 농산물 꾸러미 배달서비스도 지원한다.카드에 매달 1일 자동 충전된 금액은 이월되지 않고 말일까지만 사용 가능하다. 카드는 사업 대상자의 주소지 읍·면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2021-02-08 06:30:00

[사설] 흠에다 반대 여론 높은 가덕도신공항, 국토부 끌려가지 말라

더불어민주당이 앞장서고 제1야당 국민의힘 일부가 가세한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에 찬성 여론(33%)보다 반대 여론(37%)이 높게 나왔다.(한국갤럽 2~4일 조사) 국회에 제출된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의 허점과 문제점도 드러났다. 공항 건설의 기본 방침조차 담지 않은 법안인 만큼 철회가 마땅하지만 여야 모두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에 몰두하고 있어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다.여야 정치권이 막무가내로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밀어붙이니, 백년대계가 걸린 사업의 집행과 뒷수습을 감당해야 할 국토교통부로서는 곤혹스럽게 됐다. 나랏돈이 최소 10조원 넘게 드는 사업인 만큼, 눈앞의 선거만을 생각하는 정치인과 달리 나라 곳간과 정책의 합리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국토부로서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지난 5일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과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주고받은 대화는 이런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김 의원이 "가덕도에 공항을 만든다면 1천700만 명이 이용하는 김해공항은 완전히 폐쇄하고 가덕도공항 전체에 한 공항으로 만들 것이냐"고 묻자 변 장관은 "국회 논의 사항"이라며 사안을 되레 '국회 몫'으로 넘겼다. 나라 앞날을 고려하지 않은 허점투성이 특별법안이니 딱 잘라 "현 법안은 문제가 많다"고 해야 합당하지만, 여당 주도로 가덕도공항을 밀어붙이는 상황이니 장관으로서 달리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오죽하면 "여야가 법안을 만들면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라며 고개를 떨궜겠는가.지금까지 여당이 거대 의석으로 매사를 밀어붙여 온 사실을 고려할 때,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역시 국회 통과가 유력하다. 또 변 장관 답변처럼 이후 정부의 '행정적 절차가 진행'될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부 등은 여당의 막무가내 주장에 끌려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숱한 흠결과 반대 민심이 들끓는 가덕도신공항만큼은 국가 대계를 바탕으로 제대로 살펴야 한다. 미래는 안중에도 없는 정치권의 어리석은 행위에 국토부가 끌려가서는 안 된다.

2021-02-08 05:00:00

[사설] 부작용 많은 청와대 ‘국민청원’ 정교하게 손봐야 한다

치매를 앓고 있는 배우 윤정희 씨가 프랑스에서 배우자와 딸로부터 방치돼 있다는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왔다. 청원인은 윤 씨가 프랑스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홀로 투병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씨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 측은 공연기획사 빈체로를 통해 "거짓이며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배우 윤정희 씨 가족의 사정을 우리는 모른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제의 문제점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청와대 국민청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취지로 청와대가 2017년 8월 도입한 전자청원 플랫폼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 의사를 정부 정책에 반영한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역기능도 상당하다. 작성자가 적절한 검증 없이 자기 주장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려도, 이 내용은 제3자들에게 바로 노출된다. 욕설·비방·허위사실·명예훼손 내용이 국민청원에 오르는 순간,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누군가는 피해를 보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억울한 사연'을 언론사에 제보하면, 언론사는 그 내용이 사실인지, 상대편의 입장은 무엇인지 취재를 통해 검증한다. 그렇게 검증해도 사실과 다른 경우가 간혹 발생하는데, 국민청원에는 그런 검증이 없다.청원인들은 깊은 논의가 필요한 문제를 종종 즉흥적이고, 흥분한 목소리로 쏟아낸다. 일단 여론이 과열되면 사실관계를 차분히 살펴보기 어려워진다. 게다가 SNS를 많이 사용하는 특정 계층, 특정 집단의 의견이나 주장이 과도하게 반영될 수도 있다. 청와대가 특정 청원을 삭제하거나 가린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삭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 '삭제의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의심받기도 했다.국민청원은 '국민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상징적 의미'에 불과하다. 오히려 국회의 국민동의청원, 행정부 각 부처의 국민소통 등을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면도 있다. 이번 기회에 청와대는 '국민청원제'를 세밀하게 손봐야 한다.

2021-02-08 05:00:00

[사설] 월성 1호기 청와대 수사 어떻게든 막으려는 文 정권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아니나 다를까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무총리까지 나서 검찰을 공격하고 나섰다. 무엇이 그리 두려워 정권이 이렇게 검찰을 겁박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검찰은 백 전 장관이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며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월성 원전 운영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했다며 업무방해 혐의도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여기에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향 문건' 등 산업부 공무원들이 원전 관련 자료 530건을 삭제하는 과정에도 백 전 장관이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적정했는지는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 가려질 것이다. 백 전 장관 혐의 유·무죄는 재판에서 다투면 될 일이다.그런데도 민주당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과도한 검찰권 행사"라며 비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월성 원전 조기 폐쇄는 문재인 후보 공약이자 취임 후 100대 과제"라며 "이게 어떻게 사법적 판단 대상이 되는지 참으로 의아스럽기 짝이 없다"고 거들었다. 검찰 수사는 탈원전 정책 정당성을 가리는 것이 아닌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인데도 검찰에 정치적 색깔을 덧칠한 것이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와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도 깔렸다.검찰을 공격하는 정권의 속셈을 유추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청와대로 향하는 검찰 수사를 어떻게든 막으려는 것이다. 백 전 장관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해 청와대 등 윗선과 직접 소통한 창구였다. 백 전 장관이 구속될 경우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은 물론 사회수석 등에 대한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된다. 청와대를 압수 수색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까지 만들어 고위 공직 비리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외치는 정권이 정작 자신들의 비리 의혹 수사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제동을 걸고 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정권의 또 다른 내로남불 작태다.

2021-02-08 05:00:00

[사설] ‘거짓말쟁이 대법원장’으로 흔들리는 사법부

끝내 탄핵된 임성근 부장판사 건을 두고 "탄핵을 거론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와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임 부장판사와 동기인 사법연수원 17기 140여 명이 김 대법원장의 선탄핵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도 "명백한 사법부의 독립 훼손이자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며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 대법원장의 그릇된 처신이 전체 사법부의 신뢰와 권위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무엇보다 상황에 따른 말 바꾸기와 거짓말은 대법원장이 아닌 시정잡배라 해도 부끄러운 짓이다.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없다"고 국회에 답변했던 김 대법원장이 실은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고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느냐"고 말했다. 탄핵 발언을 부인한 첫 해명을 보면 김 대법원장은 자신의 발언이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얼마나 훼손시키게 될지를 잘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거짓 주장을 펼치다가 막상 녹취물이 공개되자 "(전날 해명이) 9개월 전의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했다"며 말을 바꿨다. 대법원장이 법관 탄핵에 동조하고 국회와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은 우리나라 사법부 역사에 치욕으로 남을 일이다.대법원장의 정치 중립 위반이 논란이 되면서 3일 단행한 대법원 인사도 중립성이 의심받는 지경이 됐다. 정권과 관련된 사건을 다루고 있는 서울 중앙지방법원장과 수석부장판사 자리에 자신이 회장을 지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을 임명했다. 3년 근무 관행을 깨면서까지 조국 일가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을 맡은 김미리 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유임시켰다. 김 판사는 1년이 넘도록 울산시장 사건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대법원장의 헌법상 책무는 사법부와 법관 독립 수호다. 거짓을 가려내 정의를 실현해야 하는 것이 사법부의 존재 이유고, 그 꼭대기에 대법원장이 있다. 사법부와 법관의 독립을 지키지 못해 삼권분립을 훼손하고, 거짓 해명을 하며 정치 탄핵을 위한 밑자락을 깔아준 김 대법원장은 물러나는 것이 도리다.

2021-02-06 05:00:00

[사설] 진혜원 검사의 코미디, 화낼 필요 없다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병원 인턴 합격을 축하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조 씨를 문학 작품 속 인물 '제인 에어'에 비유하자 국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영국 작가 샬롯 브론테가 1847년 발표한 소설 '제인 에어'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갖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사랑과 행복을 이루어 가는 여성의 이야기다. 진 검사는 이 작품을 거론하면서 "최근 의사 국가고시에 당당히 합격하고, 명성 있는 병원에서 인턴으로 실습을 시작하게 된 한 분이 계속 떠오르는 작품이다"며 "집단 린치를 겪은 분이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대견하고,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들은 "도대체 제 정신이냐?" "조민을 어떻게 제인 에어에 비유하느냐"는 등 비난을 쏟아냈다.진 검사의 말에 화낼 필요가 없다.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무엇에 대해 상대가 설득력 있게 논리를 전개하면 화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진 검사의 말처럼 맥락도 근거도 없는, 누가 봐도 '뻥'은 그냥 코미디다. 코미디 중에서도 스스로 망가지고 자빠짐으로써 웃음을 선사하는 일종의 '슬랩스틱 코미디'(slapstick comedy)라고 볼 수 있다.친문(親文) 성향으로 알려져 있는 진 검사는 '스스로 망가지는 코미디'를 이미 여러 편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에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과 관련, 자신이 박 전 시장과 팔짱 낀 사진을 올리며 "나도 성추행했다"는 글을 올려 피해자를 2차 가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배우 채시라를 닮았다. 실제로 뵈면 얼굴이 CD 한 개 정도 크기"라고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 대상 여론조사 결과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추 전 장관이 가장 공정한 남성과 여성"이라고 했다.진 검사의 '스스로 망가지는 코미디'에는 면면히 흐르는 철학이 있다.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말하면 싱겁게 끝난다. 하지만 진 검사는 부당한 것을 부당하지 않다고 힘주어 강조함으로써 부당함이 더욱 도드라지도록 한다. 고 박원순 전 시장의 편을 들고, 조민 씨를 칭찬함으로써 오히려 그들이 욕을 바가지로 얻어 먹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니 진 검사가 '코미디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즐겁게 감상하면 된다.

2021-02-06 05:00:00

[사설] 법관 탄핵 거짓말한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부의 치욕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표를 받으면 탄핵이 안 되지 않느냐"며 임성근 부산고법 판사의 사표를 반려한 것이 사실임이 확인됐다. 이에 앞서 같은 내용의 언론 보도에 대해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이에 임 판사 측은 곧바로 김 대법원장의 부인이 사실이 아니라고 재반박한 데 이어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녹취록은 임 판사의 주장이 사실임을 명명백백하게 입증한다. 판사의 책무가 거짓을 가려내는 것인데 최고위직 판사인 대법원장이 엄청난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김 대법원장은 하루라도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녹취록은 김 대법원장이 대법원장은 고사하고 법조인 자격 자체가 없음을 웅변한다. 김 대법원장은 "사표 수리, 제출 그런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한다" "(여당에서) 탄핵하자고 하는데 내가 사표를 수리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느냐 말이야"라고 말했다.사법부 독립의 최후 보루인 대법원장이 한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법치 파괴 발언이다. 임 판사 탄핵은 법률이 아닌 정치 문제라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임 판사 탄핵은 법적으로 유죄냐 무죄냐가 아닌 정치적 상황과 관련된 문제라는 것이다. 이는 논리적으로 엄청난 결론에 이른다. 무죄여도 탄핵돼야 한다는 것이다.이는 논리상의 귀납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에서 일어났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은 임 판사가 1심에서 무죄를 받았고, 2심과 3심이 남았는데도 유죄로 단정해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김 대법원장은 이런 정치 논리를 자발적으로 추종했다. 차베스 독재정권에 아부한 베네수엘라 대법원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당시 세실리아 소사 대법원장은 사임하며 "(대)법원은 죽었다"고 절규했는데 김명수 대법원도 다를 게 없다.이렇게 법이 아니라 정치 집단에 복종할 거면 대법원장을 그만두고 정치를 해야 한다. 그것이 김 대법원장 개인에게도 좋고 사법부, 나아가 나라와 국민 모두에게 좋은 길이다. 김 대법원장은 문 정권과 판사, 국민 모두의 눈치를 보는 괴로움에서 벗어나서 좋고 판사와 국민은 삼권분립을 스스로 무너뜨린 대법원장 같지 않은 대법원장을 보지 않아서 좋다.김 대법원장은 범여권의 임 판사 탄핵 추진에 대해 "탄핵은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권한"이며 "입장을 내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인민재판이나 다름없는 '정치 탄핵'을 용인한 것이다. 임 판사에게 "사표를 받으면 탄핵이 안 된다"며 이미 '정치 탄핵'을 기정사실화한 것의 당연한 귀결이다. 임 판사에게 그렇게 말해 놓고 아니라고 잡아뗐다. 시정잡배와 다를 것이 무언가. 이런 인사가 대법원장이다. 우리 사법부의 치욕이다.

2021-02-05 05:00:00

[사설] 개통 앞둔 서대구역 버스 노선 부족, 대구시는 대책 세워야

대구 서부권 교통의 핵심 축으로 완공을 앞둔 서대구역의 대중교통 접근성이 형편없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대구역은 올해 6월 준공해 이르면 연말 개통될 예정이지만 달서구 북구 달성군 등 대구 서부권 지역과 서대구역사를 연결하는 시내버스 노선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다. 서울에서 KTX 타고 1시간 30분 만에 서대구역까지 와 놓고도 정작 버스를 타고 집까지 가는 데 그에 못지않은 시간이 들 수도 있는 셈이다.교통환경영향평가에 따르면 서대구역에서는 하루 승하차 인원이 1만1천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이 몰릴 텐데도 서대구역 인근을 지나는 시내버스 노선은 달랑 7개이고 이 중 3개는 지선(支線)이다. 버스 노선이 20개씩인 동대구역과 대구역보다 한참 뒤진다. 대구 칠곡 지역과 달서구 등에서 서대구역으로 직행하는 노선도 없다. 대구 서부권인데도 시내버스로는 동대구역에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는 곳이 허다하니 무언가 한참 잘못됐다.게다가 서대구역은 도시철도역이 부근에 없다는 핸디캡마저 안고 있다. 대구시는 신교통시스템 트램을 도입하겠다고 하지만 완공에 8년이 걸리는 데다 서대구역을 통과할지도 미지수다. 결국 서대구역을 이용하려는 자가용 승용차가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주변에 공영주차장이 하나도 없고 신설 역사 지하 주차장도 217면에 불과하다.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도 대구시는 노선 추가 계획이 아직 없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예산 부족 때문이라는데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서대구역은 대구 서부권 교통 인프라의 핵심 시설이면서, 총사업비 14조원으로 역사 이래 대구 최대 규모인 서대구역세권개발사업의 첫 단추이기도 하다. 초기 성공과 안착이 중요한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져 아직 제 기능을 못 하는 검단동 유통단지의 전철(前轍)을 서대구역이 밟을 수는 없다.

2021-02-05 05:00:00

[사설] 국토부, 김해신공항 백지화 부정 입장 명확히 하라

국회에서 제기된 김해신공항 확장 백지화 논란에 대해 국토교통부 손명수 차관이 "아직 백지화된 것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변창흠 장관도 "총리실 검증 결과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총리실 검증위의 발표를 국토부는 아직 인정하지 않는 셈이다.국토부는 총리실 검증위의 발표 이후 신공항 백지화 논란과 거리를 두고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그 나름 필요한 절차를 밟아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변 장관이 법제처 해석에는 2, 3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 것에 미뤄 3월 이후에나 법제처 유권해석을 갖고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정부의 느긋한 입장과 달리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여야 정치권 움직임에는 아예 김해신공항 확장이라는 선택이 없다. 여야는 부산시장 선거를 의식해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앞다퉈 나서고 시한까지 못을 박았다.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는 졸속 입안의 가덕도특별법을 처리할 것이다. 속도전으로 김해신공항 사업을 무력화하려 든다.국토부가 가덕도 특별법 입법 전에 국민이 납득할 만한 최종 입장을 밝혀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담보하게 될 것이다. 또한 백년대계의 정부 정책이 정치권의 망국적인 선거 표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국토부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이자 마땅히 가야 할 길이다.

2021-02-05 05:00:00

[사설] 홍 부총리, 직(職)을 걸고 여당의 포퓰리즘 공세 막아내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사퇴 주장이 쏟아졌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4차 재난지원금 선별·보편 방식 추진에 홍 부총리가 반대하자 회의 참석자들이 사퇴 공세를 편 것이다. 민주당은 홍 부총리가 반발한 4차 재난지원금 선별과 전 국민 동시 지급을 강행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한 민주당의 선심성 대책에 '나라 곳간'을 책임진 홍 부총리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전 국민 보편 지원과 선별 지원을 한꺼번에 하겠다는 것은 국가 재정을 고려하면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4차 재난지원금을 마련하려면 적자 국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다. 여당의 포퓰리즘 공세로 나라 곳간이 거덜 날 게 뻔한 상황에서 경제부총리가 가만히 있는 것은 직무유기다.하지만 홍 부총리가 민주당의 정치·선거 논리에 굴복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 만큼 이번 사안도 결과 예측이 어렵지 않다. 홍 부총리는 민주당의 포퓰리즘 압력을 돌파하지 못하고 끌려다니기만 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부동산 감독기구, 2차 재난지원금, 추경 편성 등이 민주당 뜻대로 됐다. 민주당이 포퓰리즘 정책을 내놓으면 처음엔 반대 의견을 말하는 척하다 이내 입을 다물고 당의 지시를 따랐다. 오죽하면 홍두사미(洪頭蛇尾) 별명까지 얻었겠나. 이번에도 반대하다 물러나는 행태가 되풀이될까 우려가 크다.민주당은 재난지원금 카드로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압승한 것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재연하려고 한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 정권의 현금 살포가 현실화할 게 뻔하다. 여권 유력 대선주자들도 경쟁적으로 '재정 퍼주기'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홍 부총리가 나라 곳간 지킴이로서 소신을 관철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만큼은 홍 부총리가 자리를 걸고서라도 여당의 포퓰리즘 공세를 막아내기 바란다. 옷을 벗는다는 각오와 결기로 국가 재정건전성 사수에 최선을 다하는 게 나라 곳간 지킴이의 책무다.

2021-02-04 05:00:00

[사설] 판사 탄핵 기정사실화 의혹 휩싸인 김명수 대법원장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이 탄핵 발의를 한 임성근 부산고법 판사가 작년 4월 건강 악화를 이유로 사표를 내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내가 사표를 받으면 탄핵이 안 되지 않느냐"며 반려했는지를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김 대법원장 측이 '탄핵 발언'을 부인하자 임 판사는 곧바로 김 대법원장이 "사표를 수리하면 국회에서 탄핵 논의를 할 수 없게 돼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반박했다.어느 쪽 주장이 진실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이 임 판사 탄핵에 대해 "탄핵은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권한"이라며 사실상 용인한 점으로 미뤄 김 대법원장 말의 신뢰성은 떨어진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임 판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이 임 판사에게 씌운 '사법 농단' 혐의를 유죄로 단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임 판사의 1심은 작년 2월 임 판사가 '위헌적 행위'를 했음을 지적했지만, 그것이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인정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 대법원장이 '탄핵이 안 된다'며 사표를 반려했다면 이는 1심 판결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임 판사가 유죄라고 확신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재판 불신이다.그렇다면 참으로 심각한 문제다. '무죄추정'이란 사법 대원칙을 거부한 것이기 때문이다. 임 판사 재판은 이제 1심만 끝났을 뿐이다. 2심과 3심을 지켜봐야 한다. 그때까지 임 판사는 법률적으로 '무죄'다. 그래서 지금 탄핵하는 것이 부당함은 당연하다.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어도 그렇다.김 대법원장은 올해 시무식사에서 "재판 독립을 침해하는 부당한 외부 공격에 의연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오히려 범여권의 임 판사 탄핵 추진에 침묵했다. 사법부를 지켜야 할 대법원장이 사법부를 겁박하는 특정 정파를 편든 것이다. 대법원장의 부작위(不作爲)이다. 임 판사에게 '사표를 내면 탄핵이 안 된다'고 말을 했는지 여부를 떠나 이런 행태는 김 대법원장의 '정치 편향성'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2021-02-04 05:00:00

[사설] 부작용 많은 ‘학교 총량제’ 일률 적용 재검토 필요하다

대구 수성구 중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높은 범어4동과 만촌3동 일대의 재건축 사업들이 '학교' 문제로 '올스톱' 상황에 이르렀다. 아파트 신축과 재개발이 집중되면서 이미 과밀 학급인 이 지역 초등학교들이 더 이상 정원을 확대할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에는 학교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빗발친다고 한다. 하지만 대구시교육청은 "민간 사업자가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에 세금을 들여 학교를 지어주기는 어렵다. 또 학령인구가 계속 감소해 폐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학교 총량제'를 어겨가며 수성구에 특혜를 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학교 총량제'는 2015년 5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학교 신설과 학교 통·폐합 연계 정책'을 지칭한다. 간단히 말해 학교 1개를 신설하기 위해서는 타 학교 1개를 폐교하거나, 기존 학교를 신설이 필요한 지역으로 이전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학교 총량제' 관련 갈등과 불만은 비단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쪽은 학교 신설을, 또 한쪽은 폐교 반대를 요구하는 것이다.매사에 '시장 원리'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에 더 많은 집을 짓고, 더 많은 학교를 설립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지역의 여건이나 수요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제도를 적용함으로써 어떤 학교는 교사 수와 학생 수가 엇비슷하고, 어떤 학교는 한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상황이 벌어진다.교육청이 '주택 사업자가 이익을 보는 사업에 세금을 투입할 수는 없다'는 입장만 고집할 일은 아니다. 주택 사업자들의 이익 차원을 떠나 교육 현장의 비효율과 고충은 물론이고, 시민들의 주거지 선택 권리에 대한 침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총량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해 학교 신설이 꼭 필요한 지역에는 통폐합과 무관하게 신설을 검토해야 한다. 동시에 학교 신설과 아파트 재건축 등으로 이익을 보는 주택 사업자, 입주자 등이 학교 신설에 적정한 부담을 안도록 세부 지침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2021-02-04 05:00:00

'선거법 위반 혐의' 조해진 항소심도 선고유예…의원직 유지

'선거법 위반 혐의' 조해진 항소심도 선고유예…의원직 유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 선고를 유예받았다.3일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김진석 부장판사)는 조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찰과 조 의원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벌금 150만원 선고를 유예했다.선고유예는 범행이 가벼운 피고인에게 일정한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을 특정한 사고 없이 지내면 이를 면제하는 일종의 선처다.이로써 조 의원은 의원직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과 같은 선출직 공무원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을 잃는다.앞서 조 의원은 총선을 앞둔 지난해 1월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 출연해 '홍준표가 무소속으로 나오는 경우 조 예비후보가 이기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크게 이긴다"고 답해 실시 되지 않은 여론조사 내용을 왜곡·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재판부는 "미필적 고의에 의해 시행하지 않은 여론조사를 공표했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다만 이 사건으로 선거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점 또한 수긍할 수 있기 때문에 원심판결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볍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2021-02-03 14:07:16

[사설] 대구경북은 안중에도 안 둔 김종인의 무례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부산에서 가덕도신공항 전폭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은 매우 개탄스럽다. 선거에 이기려고 대의도 절차도 무시하는 현 집권 세력을 비판하고 견제해도 모자랄 판에 부화뇌동하듯 태세를 돌변하는 그의 정치철학과 신념이 도대체 무엇인지 의아할 정도다. 특히 "TK 반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더 이상 다른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는데 듣는 귀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여야가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면서까지 가덕도신공항 밀어주기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가장 큰 분노와 실망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대구경북민이다. 김 위원장이 이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자세가 돼 있다면 그런 식으로 대답할 수는 없다. 얼마 전 "가덕도 공항 하나로 부산 경제가 확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던 그가 소신을 바꾼 배경부터 설명하고 송구함을 표명했어야 했다. 특히 대구경북민에 대한 사과와 양해를 빼놓아서는 안 됐다.제1야당의 수장인 그는 "대구경북민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대안으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및 운영 성공을 위한 특별법 제정 및 예타 면제, 철도·도로 건설 국비 지원 등 모든 노력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어야 했다. 그것이 상식이고 국민에 대한 예의다. 우리는 김 위원장의 부산 발언을 통해 그가 대구경북에 대해 어떤 생각과 이해를 갖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고 꼬집지 않을 수 없다.김 위원장 발언 이후 대구경북 25명 국회의원 가운데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추진과 관련해 목소리(성명)를 낸 이가 김상훈·강대식 의원 둘뿐이라는 점도 실망스럽다. 당 지도부와 상의하지 않으면서까지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지역을 챙긴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대구경북 민의를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하나같이 지역 정서는 외면하고 지도부 눈치만 보면서 몸을 사리니 비대위원장이란 사람이 대놓고 TK를 무시하는 것 아닌가.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2021-02-03 05:00:00

[사설] 존재 이유 스스로 부정한 김명수 대법원의 판사 탄핵 용인

임성근 부산고법 판사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의 탄핵 추진을 대법원이 사실상 용인했다. 대법원은 2일 판사 탄핵에 대해 국회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탄핵 절차에 관하여 국회와 헌법재판소에 권한이 있고, 대법원은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에 앞서 1일 민주당과 정의당 등 범여권 의원 161명은 임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대법원의 이런 '입장'은 임 판사에 대한 범여권의 '정치적 탄핵'을 수용한 것으로, 사법부의 자발적인 정치권에의 예속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임 판사 탄핵이 '정치적'인 이유는 탄핵 사유가 유죄로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임 판사는 후배 법관에게 판결문에 특정 내용을 넣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의 판단은 임 판사의 행위가 '위헌적'이긴 하지만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결국 임 판사 탄핵은 1심 판결 내용 중 '위헌적 행위'라는 지적을 뻥튀기한 것으로, 정치가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게다가 2심과 3심이 남아 있다. 임 판사 탄핵이 정당하려면 그 결과를 봐야 한다.그럼에도 탄핵을 밀어붙인다.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향후 현 정권 관계자들이 기소된 재판에서 '김경수 재판' '정경심 재판' '최강욱 재판'처럼 여권에 '불리한' 판결을 하지 말라는 겁박 아니겠나. 사법부 독립의 최후 보루로서 대법원은 이런 반(反)헌법적 폭거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그게 대법원의 존재 이유다.김명수 대법원은 이를 포기했다. 판사 탄핵이 국회와 헌재의 권한이라 해도 부당한 '정치 탄핵'까지 권한일 수 없다. 그걸 막으라고 국민이 월급을 주는 자리가 대법원장이다. 국회와 헌재의 권한이라며 부당한 탄핵을 수수방관한다면 대법원이 왜 필요한가. 사법부 독립을 지킬 의지가 없다면 김명수 대법원장은 단 하루도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

2021-02-03 05:00:00

[사설] 北 원전 지원 의혹 해명 않고 ‘북풍 공작’ 등 모면 급급한 정권

문재인 대통령은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 한 것은 이적 행위"라고 한 야당을 비판한 것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낡은 북풍 공작으로 국민을 현혹하려 하는 국민 모독을 끝내자"고 했다. 정권이 '구시대의 유물' '북풍 공작' '법적 조치' 등 거친 언사를 동원해 북한 원전 지원 의혹을 돌파하려 혈안이다.북한에 원전을 지어주거나 전력을 공급하는 것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것은 물론 막대한 경제적 비용 초래가 불가피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문건을 작성했고, 폐기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정부가 자세하게 해명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이자 의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과 정권 인사들은 야당의 합리적 의문 제기를 매도하고 겁박하고 있다. 색깔론으로 몰아 궤변을 늘어놓고, 북풍 공작이라며 비난하는 것이 구시대 유물 아닌가.공무원들이 어떤 경위로 문건을 작성했는지, 왜 감사원 감사 직전 문건을 폐기했는지를 밝히면 될 일이다. 판문점 회담 때 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에게 전달한 USB에 담긴 내용을 공개하면 끝날 일이다. 하지만 USB 공개를 두고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야당도 명운을 걸어야 하는 사안"이라며 되레 겁박하고 나섰다.문건을 보면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이 아닌 심층적·전문적이고, 광범위한 검토를 거쳤음을 알 수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위원장이던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에 산업부가 이 문건을 보고한 정황도 드러났다.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 운운하면서 대충 덮고 넘어가기엔 의혹이 너무도 많다. 문 대통령은 북한 원전 지원 문건 작성 및 폐기 경위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정부에 지시해야 한다. 또한 의혹 해소 차원에서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발전소 건설 지원 방안을 논의했는지, 김정은에게 건넨 USB에 무슨 내용이 담겨 있는지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배석자 없이 진행된 판문점 도보다리 대화 내용도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

2021-02-03 05:00:00

[사설] 신한울 3·4호기 완공 후 북한 송전, 아이디어도 경악스럽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작성한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 문건에는 북한에 원전 또는 전력을 지원하는 3가지 방안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함경남도 신포에 건설하다 중단된 경수로 자리에 원전을 건설하는 방안, 비무장지대(DMZ)에 원전을 건설하는 방안, 울진 신한울 3·4호기를 완공해 북한에 송전(送電)하는 방안이 담겼다는 것이다.모두 말이 안 되지만 특히 '신한울 3·4호기 완공 후 북한 송전'은 너무나 경악스럽다. 탈원전을 앞세워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중단한 것과 신한울 3·4호기를 완공해 북한에 전력을 보내 주겠다는 것이 이율배반이어서다. 공무원들이 문건을 만든 2018년 5월은 산업부가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 평가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가동 중단' 방침을 정하고 밀어붙이던 때다. 아이디어라지만 정부가 탈원전의 명분과 근거를 스스로 부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탈원전 명목으로 원전 건설을 막으면서 원전을 지어 북한에 전력을 보내주는 방안을 궁리한 것을 국민은 이해할 수 없다.신한울 3·4호기는 2022년과 2023년에 준공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2017년 10월 이후 공사가 중단됐다. 건설 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이달 이후 전면 백지화될 운명에 처했다. 신한울 3·4호기 공사가 무산되면 이미 투입된 7천900억원이 허공으로 날아가고, 울진 지역 손실이 400여억원에 달하는 등 피해가 막대하다.원전산업 붕괴를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 차원에서 신한울 3·4호기만이라도 공사를 재개해 달라는 원전업계, 대구경북민 등 국민 호소엔 귀를 닫고 있다가 북한 전력 지원을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공사 재개를 검토했다. 누구를 위한 정권이냐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산업부 공무원들의 단순한 아이디어로는 보기 어렵다. 청와대 차원의 정책 의지가 반영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적행위'라는 야당 비판에 격노했다지만 국민은 겉 다르고 속 다른 정권의 이중성에 더 격노하고 있다.

2021-02-02 05:00:00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완독률이 좋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