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동네북된 한국, 대북정책 전면 수정해야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며 러시아가 지난 8일 또다시 우리 영공을 침범한 작금의 현실은 하나의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이 총체적 파탄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대화로 북한을 변화시킨다는 구상 자체가 공상이자 허구였다는 얘기다.이런 지적은 수도 없이 제기됐으나 문 대통령은 귀를 닫았다. 그 결과가 북한에 경멸당하고 미국에 외면당하며 러시아에 두 번이나 영공 침범을 당하는 국가적 수모다.북한은 10일 또다시 단거리 신형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그리고 다음 날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댄다" "새벽잠까지 설쳐댄다"며 문재인 정부를 조롱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아무 말이 없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5차례의 미사일 도발을 했으나 지금까지 문 대통령은 한 번도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아직도 '대화'에 미련이 남았나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미국과 북한이 합작해 한국을 '패싱'할 가능성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이 보낸 친서를 '아름다운'이라고 표현하며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김정은의 불평에 "나도 좋아하지 않는다. 비용 지불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맞장구를 쳤다.이는 한미연합훈련의 축소 가능성을 넘어 한국을 뺀 미국과 북한의 '밀월'(蜜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게 한다. 그렇게 되면 북핵 문제 해결에서 우리의 입장은 무시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북한 대변인'이라는 조롱을 들을 만큼 '친북적'이었다. 그 결과 미국에는 한국이 진정한 동맹인지 의심을 받게 됐고 북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양해'를 얻어 미사일 도발을 하는 '행동의 자유'를 선사했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의 붕괴'다. 대북정책의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하다.

2019-08-13 06:30:00

[사설] 집값 불안정 되풀이 않게 분양가 상한제 잘 다듬어야

정부가 12일 일부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내용을 발표했다. 일차적으로 대구 수성구와 서울 25개 구 등 전국 31개 투기과열지구가 적용 대상이 될 분양가 상한제는 치솟는 분양가격을 억제해 집값 안정을 도모하는 처방이다. 정부 발표대로 '실수요자 주거 안정'이 목표인 만큼 정책 효과 등 기대치를 떠나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에게는 반가운 조치다.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개선 방안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10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2007년 처음 도입했으나 사실상 사문화됐다. 당시 전국에 일괄 적용했으나 이번에는 일부 과열 지역만 적용하는 게 차이점이다. 구체적으로 상한제 적용 지역과 범위는 분양가 상승률과 청약경쟁률, 주택거래량 등을 따져 선별하고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선정한다. 대구는 수성구가 적용 대상에 포함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중·서구 등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어떻든 이번 제도 개선으로 분양가 기준으로 10% 이상, 현 시세로 치면 20~30% 정도 아파트값이 떨어질 것으로 국토교통부는 보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대구의 아파트 분양가격은 전년 대비 13.56% 상승했다. 전국 평균인 9.66%보다 훨씬 높다. 수성구와 중구, 서구 등 일부 지역에 신규 아파트 분양이 쏠리고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나타난 결과다.하지만 가격 안정이라는 정책 효과 못지 않게 우려되는 대목도 있다. 분양가 통제로 당장 주택 공급이 줄고 재건축·재개발이 위축되는 등 수급 불안정 부분이다. 5년 이내의 새 아파트 가격이 치솟는 등 풍선효과도 걱정된다. 또 상한제 선별 적용이 기대한 만큼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는 시민단체 주장도 있다.분양가 상한제 재도입이 '국민의 주거 안정' 등 공익에 근거한 만큼 정책을 보다 촘촘하게 다듬고 보완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제도 개선에도 꼼수 분양이나 투기 수요가 지속되는 일이 없도록 최적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2019-08-13 06:30:00

[사설] 난임에 애타는 예비 부모의 꿈 이룰 지원책 마련하자

대구의 난임 인구가 해마다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사이에 40대 남성 난임 인구는 5배, 30대 남성의 난임 인구도 3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결과는 2018년 대구의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 1명도 채 안되는 0.99명으로 떨어진 최근 조사를 감안하면 심상찮다. 게다가 25~39세의 주 출산 연령 여성 인구의 감소 추세와 맞물려 대구의 우려스러운 인구 절벽 시대 도래가 더욱 빨라질 것 같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대구여성가족재단의 발표에 따르면 2008년 6천880명이던 대구 난임 인구는 지난해 8천894명으로 29% 늘었다. 그런데 여성 난임 인구는 10년 동안 6천56명에서 6천347명으로 폭이 크지 않은 반면, 남성 난임 인구는 824명에서 2천547명으로 3배 증가했다. 특히 남성의 경우, 20대(82명→102명)와 달리 30, 40대는 변화폭이 컸다. 30대 남성 난임 인구는 2008년 602명에서 2018년 1천721명으로 3배, 40대는 120명에서 680명으로 5배 이상 늘었다.물론 난임 인구 증가 현상은 대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국적으로 증가세여서 2018년 전국 난임 인구는 22만 명을 넘었다. 대구 난임 인구의 전국 차지 비율은 4%에 그치지만 10년 사이 29%의 증가율과 30, 40대 남성의 가파른 증가 추세를 살피면 그냥 지켜볼 일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대구는 일자리 부족과 지역의 활력 쇠퇴로 해마다 학생과 젊은이의 탈출 행렬이 만만찮고, 인구도 감소세인 터라 이제부터라도 인구 대책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그런 인구 대책의 하나로, 대구시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난임의 원인과 난임에 따른 어려움 등의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지원 대책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이들 난임 남녀는 출산을 피하지 않고 자녀를 간절히 바라는 만큼 지자체는 정부의 난임 보험 제공이나 다양한 출산 장려 혜택처럼 걸맞은 포괄적 지원 대책을 마련, 시행할 만하다. 2세를 애타게 바라는 이들 예비 부모의 꿈 실현은 본인과 지역, 나라 모두를 위한 일이다.

2019-08-12 06:30:00

[사설] 대법 판결과 청구권 협정 조화시킬 방법 찾아야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도 강제징용 피해자의 개인 청구권은 살아 있다는 한국 대법원 판결과 관련 미 국무부가 징용 문제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청구권 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11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문재인 정부는 곤혹스러운 처지로 몰렸다고 할 수밖에 없다. 문 정부는 대법원 판결에 일본 정부가 반발하자 '대법원 판결이어서 어쩔 수 없다'며 개인 청구권이 살아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으며 지금까지 그런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일본을 지지한다면 문 정부가 기존의 입장을 계속 견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미국이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면 한국 대법원 판결이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전쟁 청구권 포기' 원칙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2000년대 초 과거 일본군 포로였던 미국인이 일본에 의한 '강제노역' 손해배상 소송을 냈을 때 미 국무부가 샌프란시스코 협정에서 대일 청구권은 포기했다며 원고 측 주장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결과 원고 측은 패소했다.한일 청구권협정은 샌프란시스코 협정을 그대로 따랐다. 그런 점에서 우리 측의 대일 청구권은 해결됐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1975년 박정희 정부가, 2005년 노무현 정부가 각각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정부 보상'을 한 근거가 바로 이것이다. 문 정부는 전 정부의 이런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사법절차에 행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며 대법원 판결 뒤에 숨을 게 아니라 대법원 판결과 청구권 협정을 조화시킬 방법을 강구하라는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청구권을 둘러싼 한일 갈등은 앞으로도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다. 나아가 한국은 정권의 필요에 따라 조약을 마음대로 파기하는 믿지 못할 국가로 국제사회에 각인될 수 있다.

2019-08-12 06:30:00

[사설] 무역 갈등 서로 충격받은 한·일, 두 나라 '양패구상'은 안 된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로 말미암은 한·일 무역 갈등이 양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진 와중에 두 나라의 무역 갈등으로 경제 전반이 충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지난달 일본에서 1천만엔 이상 부채를 안고 도산한 기업은 802곳으로 작년 동기보다 14.2% 늘었다. 2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은 기업이 넘어졌다. 미·중 무역 전쟁이 환율 전쟁으로 확산하면서 엔화가 급등한 것이 기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고 한국과의 무역 갈등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일본 정부 관계자가 수출규제를 '오판'이라고 할 정도로 한국인 관광객 급감 및 일본 제품 불매 등에 따른 후유증도 일파만파다.한국은 상황이 더 심각해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연초 대비 각각 5%, 13% 가까이 떨어지며 세계 주요 증시 중 최악을 기록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도 올 들어 8% 이상 떨어졌다. 기존 악재에다 일본과의 무역 갈등까지 겹쳐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대로 추락했다.한·일 간 물고 물리는 '치킨게임'으로 양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리라는 것은 애초 예견된 일이었다. 경제 보복전이 확산하면 양국 기업이 멍들고, 결국엔 양국 국민이 피해를 볼 게 뻔하기 때문이다. 중국 신화통신이 '양패구상'(兩敗俱傷)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마침 한·일 무역 갈등이 양국의 확전 자제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는 경제 보복 후 처음으로 일부 수출규제 품목의 한국 수출을 허가했다. 한국 정부도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강(强) 대 강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 것은 의미를 둘 만하다. 한·일 정부는 닫힌 대화의 문을 열어 강제징용 배상 판결, 위안부 문제, 수출규제 조치 등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두 나라의 무역 갈등이 전면적인 경제 전쟁으로 비화해 양패구상하는 최악의 사태까지 가는 일은 막아야 한다.

2019-08-12 06:30:00

[사설] 문 정부 2기 개각, 비상한 각오로 위기 맞서야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내정 등 10명의 장관급 인물을 바꾸는 개각을 단행했다. 집권 3년 차를 맞은 문 대통령은 이날 장관 4명과 장관급 6명, 차관급 1명 인사로 지난 3월 8일 7명의 장관 교체 개각 이후 154일 만에 2기 개각을 완성한 셈이다. 이번 개각은 내년 총선 대비는 물론, 대통령 개혁 정책의 지속적 추진 의지를 담은 듯하다. 또 이번 개각에 대구 출신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포함돼 청문회 통과 시 대구경북 출신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안동)과 함께 2명이 돼 눈길을 끈다.무엇보다 이번 개각의 핵심적 특징은 조국 전 수석의 법무부 장관 내정이다. 조 후보자는 '대통령의 남자'로 불릴 만큼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지만 야당의 집중 공격 대상이다. 조 후보자의 내정은 검찰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반영했겠지만 여론에 귀를 닫은 대통령의 소통 부재를 상징해 험난한 앞길을 예고한다. 벌써 자유한국당은 그의 내정을 두고 "야당 무시를 넘어 야당과 전쟁을 선포하는 개각"이라고 공격을 퍼붓고 있으니 걱정스럽다.내정된 10명의 장관급 가운데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조 후보자를 비롯한 7명은 뜨거운 청문회를 맞게 됐다. 조 후보자는 청와대 인사 검증을 총괄하던 민정수석 재임 시절 모두 11명의 차관급 이상 공직 후보자가 낙마한 부실 검증 책임이 있어 더욱 그렇다. 또 조 후보자는 일본과의 경제 보복과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죽창가' 등을 통한 반일 여론 조성, 서울대 복직 등으로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만큼 여야는 소속 정당의 이해에 얽매이지 말고 이들 후보의 자질만큼은 철저히 검증해 반드시 걸러야 한다.야당의 집중적인 공격과 반대에도 조 후보자를 기용하는 문 대통령의 인사 결정을 보면 청문회 결과와 관계없이 장관 임용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난에다 미·중 환율 전쟁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한·일 경제 전쟁 등 나라 안팎의 사정은 그야말로 어느 때보다 위기 국면이다. 나라 운명이 달린 만큼 위기 정국을 헤쳐나갈 제2기 내각의 비상한 각오를 바라지 않을 수 없다. 민생 안정과 위기 극복이라는 난제를 맡을 2기 내각은 야당은 물론, 의회와의 소통을 강화해 협조를 이끌어내는 노력을 아끼지 말 것을 당부한다.

2019-08-10 06:30:00

[사설] 원전 지키기도 바쁜데 '보조금' 잡음 큰 울진군

정부의 '탈원전' 움직임 저지와 신한울원전 3, 4호기 사업 추진 활동에 사용하라고 울진군이 지급한 보조금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맞서 지역 현안사업을 지키는 캠페인 등 활동에 써야 할 보조금이 용도와 다르게 쓰이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급기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하면서 의혹을 명확하게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지역사회 목소리가 높다.2017년 정부가 탈원전 기조를 포함한 국가에너지전환정책을 발표하자 울진군은 군의회를 중심으로 정부의 정책 수정에 반대하는 '탈원전반대범군민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대책위는 이미 1천777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진행 중인 신한울원전 3, 4호기 건설사업을 놓고 정부가 주민 여론 수렴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바꾼 데 대해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상경투쟁 등 탈원전 반대 활동을 펼쳐왔다.이 과정에서 울진군은 지역사회에 미칠 악영향 등을 걱정해 대책위 활동을 뒷받침하는 보조금 5천여만원을 지급했다. 관련 세미나와 홍보비, 교통비, 식비 등의 명목이다. 그런데 대책위의 보조금 사용처에 대한 의문이 군의회 내부에서 조금씩 불거지기 시작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많은 금액이 본래 용도와 달리 불분명하게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다.이에 '부적절한 보조금 사용' 의혹을 받는 대책위는 "용도 외 사용은 애초 불가능하다.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대책위 주장대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그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한 가지 눈여겨볼 대목은 울진군의회 의원 대부분이 대책위 원자력안전특별위원회(원전특위)에 소속돼 관련 활동을 이끌어왔다는 점이다. 경찰이 이달 들어 특위 소속 군의원 5명과 의회사무국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것도 군의회와 대책위 활동의 연관성을 살펴보기 위함이다.경찰은 '보조금 중 상당한 규모의 금액이 개인적 용도로 쓰인 정황이 있다'고 판단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대책위는 "보조금이 체크카드로 지급되기 때문에 지출 내역과 명세서를 확인해보면 쉽게 해결될 문제"라며 모든 의혹이 빨리 풀리기를 바라고 있다. 수사 당국은 국민 혈세가 엉뚱한 곳에 쓰이지는 않았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고, 만에 하나 잘못이 드러난다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2019-08-10 06:30:00

[사설] 靑, 바쁜 기업인들 툭하면 호출해 무엇을 얻겠다는 건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어제 국내 5대 그룹 경영진과 회동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내리자 김 실장이 직접 5대 그룹 경영진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회동이 성사됐다. 청와대가 주최한 5대 그룹 회동이 지난달 23일 이후 16일 만에 다시 이뤄진 것을 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기업인들을 청와대가 툭하면 호출해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무성하다.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는 일본의 경제 보복 이후 기업인들을 동원한 회의·행사를 자주 갖고 있다. 반(反)기업 정책에 열을 올리며 기업인들을 옥죈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기업인들로부터 애로사항을 듣고 해법을 모색하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일 정부 간 다툼으로 애꿎게 위기에 처한 기업인들을 들러리 세우면서 보여주기식 이벤트를 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지난달 10일 문 대통령과 30대 그룹 총수들과의 간담회 등 기업인들을 앞세운 회의·행사들이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정작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기업인들이 궁금해하고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정부 뒷받침은 허술하다. 일본 수출규제 관련 설명회에서 기업인들은 "우리가 수입해 온 일본 제품이 수출규제에 해당하느냐"를 물었지만 정부 관계자는 "가장 정확한 건 일본 수출업자들에게 물어보는 것"이라고 했다. "일본 수출 업체도 모르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규제 품목인지 알 수 있느냐"는 물음엔 "그럼 일단 (수입) 신청을 해보고 결과를 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기업인들은 실소를 터뜨렸고, 국민은 한숨을 지을 수밖에 없다.일본 수출규제 조치는 정경(政經) 분리, 두 갈래 전략으로 사태를 해결하는 게 순리다. 한·일 간 또는 다자 간 외교로 풀어야 할 사안인 데도 기업인들에게 책임을 떠넘겨서는 문제 해결은커녕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한·일 정부 간 정치 문제로 촉발된 사태로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는 기업인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오라 가라며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들러리를 세우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2019-08-09 06:30:00

[사설] 빨간불 켜진 경북 3대 문화권 사업, 엄정 평가해 과감히 쳐내야

경북도의 유교·가야·신라 3대 문화권 사업에 대한 적자 우려가 제기되면서 경북도가 긴급 점검과 사업 활성화 활동에 나섰다. 2010~2021년까지 43개 사업에 1조9천688억원이 들어가는 이들 사업 가운데 일부 완료 시설은 이미 운영난에 빠지는 등 자칫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우려가 높아서다. 경북도가 이달부터 앞으로 3년간 진행할 이런 활동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문제는 최고 2천억원까지 드는 시설이지만 특화와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만만찮다는 사실이다. 현재 완료 16개, 마무리 단계 26개, 설계 준비 중 1개인데 벌써 적자가 현실이 됐다. 지난해 문을 연 청도 신화랑 풍류마을은 첫해만 3억원 가까운 손실을 봤다. 지난 2017년 영업에 나선 성주 가야산역사신화주제관 수입도 운영비 2억7천만원을 훨씬 밑돌았다. 지난 2월 개장한 영천 한의마을은 연간 2억원, 향후 5년간 14억원의 누적 적자 평가를 받았다. 5개 사업이 몰린 안동도 매년 운영비만 64억원으로 추정됐다.이처럼 사업장마다 막대한 운영비 적자 공포는 공통적이다. 이는 시·군마다 방문객을 유치할 알찬 내용과 충분한 경쟁력 확보를 고려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미 완공된 일부 시설의 적자 운영에 비춰 나머지 시설도 적자 행진으로 밑빠진 독처럼 세금으로 메우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가뜩이나 경제난과 어려운 나라 살림 속에 늘어나는 재정 수요와 세수 부족 현상까지 겹치고 예산 확보도 어려울 전망인 터라 이들 시설의 적자 운영은 발등의 불과 같다.그런 만큼 경북도는 이번에 철저한 분석과 점검 활동을 통해 필요할 경우 시설의 축소나 조정, 정리 등 과감한 조치도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사업별 경영 평가를 엄정하게 하고 그에 따른 혜택과 불이익을 분명히 하여 아까운 세금이 헛되이 낭비되지 않도록 미리 제대로 살피길 바란다. 자칫 그대로 두었다가 두고두고 애물단지의 걱정거리를 만드는 어리석음은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2019-08-09 06:30:00

[사설] 지금 수준의 환경 의식으로는 '쓰레기 위기' 피할 수 없다

최근 대구시내 일부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그 파장이 민간처리장 등으로 번지는 등 '음식물쓰레기 대란'에 직면하자 근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시민 여론이 높다. 여기에다 각종 폐기물을 지역 곳곳에 방치한 '쓰레기산' 사태까지 겹쳐 지역사회의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1995년 '쓰레기 종량제' 도입 등 관련 정책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국민 모두가 환경 의식을 더 고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최근 불거진 음식물쓰레기 위기는 상리처리장 보수공사가 표면적 이유다. 하지만 근본 배경은 상리처리장의 고질적 문제점인 시스템 오류다. 가동 7년째를 맞은 상리처리장은 성능 미달로 하루 처리 목표인 300t에 크게 미치지 못해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래다. 특허공법의 최신 시설은커녕 툭하면 가동을 멈추거나 악취 민원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 이 때문에 민간처리장 등에서 월 2천t 이상의 물량을 대신 맡는 등 비정상적인 운영이 지속돼 왔다.게다가 최근 상리처리장 보수공사로 인한 민간처리장 위탁 물량이 급증해 결국 포화 상태에 이르자 음식물쓰레기 대란 위기에 놓인 것이다. 대구시가 공공하수처리장에 음폐수 처리를 맡기기로 결정하면서 가까스로 위기는 넘겼으나 쓰레기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과 시설 보완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다.반복되는 음폐수 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 협조가 절실하다. 여름철 음식물쓰레기의 80%를 음폐수가 차지해 평소 65%보다 훨씬 높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후 내놓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쓰레기 배출에 대한 시민 의식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일 때가 됐다. 생활쓰레기도 시민 홍보를 강화해 철저히 분리수거하거나 줄여나가는 등 인식 전환이 급하다. 지금처럼 종량제 봉투에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까지 마구잡이로 버리는 현실이라면 환경 위기는 점점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2019-08-09 06:30:00

[사설] 국민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집권 세력의 위기 대처 능력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 경제, 안보, 외교 등 어느 하나 잘 돌아가는 구석을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의 경제 보복 등 숱한 악재로 경제는 20년 전 외환 위기, 10년 전 금융 위기에 버금가는 위기에 빠졌다. 우리를 향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네 강대국과 북한의 끝없는 도발로 안보·외교는 구멍이 뚫렸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이 나라가 어디로 갈지 국민은 불안하기만 하다.한·일 갈등, 미·중 분쟁 등 엄중한 현실보다 국민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은 집권 세력의 위기 대처 능력 부재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정부, 더불어민주당 등 집권 세력은 미증유의 위기를 헤쳐나갈 지혜와 능력을 국민에게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진 상황에서 나온 문 대통령의 "남북 간 경제협력으로 평화 경제가 실현된다면 일본 경제를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발언이다. 대통령 발언에 국민 대다수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얼토당토않은 발언을 대통령이 하도록 방치한 것을 보면 청와대의 국정 운영 시스템이 망가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경제 위기가 가중하는데도 청와대와 정부가 낙관론만 펴는 것도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다. 더욱이 '경제 위기설'은 일본이 의도한 것이고, 이를 언론이 확대재생산하고 있다고 집권 세력이 판단한다는 데엔 어안이 벙벙하다. 청와대와 정부가 언론과 외부 탓을 하면서 낙관론에만 빠져 있어서는 위기 극복은커녕 더 큰 위기를 가져올 우려가 크다.위기는 닥쳐올 수 있다. 문제는 나라를 책임진 집권 세력이 위기를 돌파할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 여부다. 집권 세력은 위기를 타개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위기론을 일축하고 감정적 수사(修辭)로 반일 감정을 자극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래서는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국민 대다수가 위기를 절실히 인식하는데도 집권 세력이 위기를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엉뚱한 길로만 간다면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국민만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2019-08-08 06:30:00

[사설] 여당의 지적 수준 보여준 '일본 경제 패망론'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여당의 대응이 갈수록 황당함을 더하고 있다. 지난 4일 한일 청구권협정 재검토를 입에 올리더니 6일에는 급기야 '일본 경제 패망론'까지 들고 나왔다. "일본 경제는 망하기 직전의 허약한 경제" "'잃어버린 20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돈을 찍어 통화량을 늘리지 않는다면 일본 경제는 즉시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등의 '초(超)현실적' 발언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배일(排日) 선동에 몰입하다 보니 이제 현실감까지 상실한 채 정신적 교란 상태에 빠진 것인가.일본 경제 규모는 세계 3위이다. 약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주장대로 패망할 경제가 아니다.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지금까지 일본 경제의 '위기'를 경고하는 진단은 있었지만 망한다는 분석이나 예측은 없었다. '일본 경제 패망론'의 근거가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일본은 민주당의 주장에 빙긋이 웃을 것이다.지난 4월까지 일본의 경상수지는 56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개인과 기업이 보유한 해외 자산은 1천조엔에 달하고 부채를 뺀 순자산은 350조엔으로 세계 최대이다. 국가 부채가 많다고 하지만 90% 이상이 내국인 보유분이어서 대외 불안정성은 매우 낮다. 대졸자 취업률은 98%(2018년 기준)로 사실상 완전고용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21명이나 되는 사실이 보여주듯 탄탄한 기초 과학기술력이다.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이런 경제가 어떻게 '망하기 직전의 허약한 경제'인가. '남북경협으로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는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경제론'만큼이나 황당한 소리다. 이런 식으로는 일본을 따라잡는 것은 고사하고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도 못 끈다. 상대를 정확하게 알아야 정확한 대책이 나올 게 아닌가. 일본을 제대로 알아도 우리 실력으로는 당장에는 안 되는 것들이 숱하다.'일본 경제 패망론'이 기여한 것도 있다. 여당의 지력(知力)이 얼마나 저열(低劣)한지를 보여준 것이다.

2019-08-08 06:30:00

[사설] 경제 보복에도 민간 교류는 필요하고 이어가야

일본의 경제 보복 도발 이후 한·일 교류의 계속 여부를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지금까지 나타난 현상은 3가지로 갈라지고 있다. 높아지는 일제 불매운동처럼 즉각적인 교류 중단이나 취소, 또는 잠정 보류나 연기, 계획된 교류의 실행으로 나눠지고 있다. 그러나 6일 정부와 여당이 일본지역 여행을 제한하거나 규제를 하는 방향의 정책 움직임을 밝히고 나서는 바람에 한·일 교류 여건이 더욱 나빠질 분위기여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한·일 교류를 둘러싼 고민과 변화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오랜 교류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공공 분야와 민간 차원을 구분하지 않고 갈수록 교류 여건은 악화되는 흐름이다. 게다가 정부와 여당 차원의 대일(對日) 강경 기조까지 맞물려 더욱 그렇다. 공사(公私) 분야 가릴 것 없이 교류를 꺼리고 주저하여 위축되는 분위기이다. 그동안 일본의 경제 보복과 한·일 갈등 속에도 교류의 인연을 잇던 대구경북도 사정은 마찬가지다.두 나라 간 민간 교류 중단은 바람직하지 않다. 7일 한국여행업협회에서 민간 관광 교류를 통한 방문이 중요하다며 정부를 비판한 까닭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와 여당의 정치경제적 대응과 달리 민간 차원 교류는 이어가야 한다. 특히 미래 세대 관련 분야 교류가 영향을 받아서는 더욱 곤란하다. 학생과 젊은이 사이의 교류는 단순히 오늘에만 국한되지 않고 장래와도 연결되는 일이다. 이들의 만남은 오늘의 갈등과 문제에 대한 경험과 이해, 소통을 통한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하는 밑거름이 될 투자이다.이제라도 민간, 특히 학생·젊은이 교류부터 취소나 중단, 보류 또는 연기 결정 대신 당초 계획처럼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간 교류의 경우 대구경북만큼은 관(官)에서 앞장서 영향을 주는 일은 삼가야 한다. 민간 자율에 맡기고 간섭하지 않기를 거듭 촉구한다. 일부 정파적인 이해에 매몰된 세력과 떨어져 대구경북 지역민 모두 분별있는 행동과 지혜로운 꾀로 길을 찾을 때다.

2019-08-08 06:30:00

[사설] 일본 경제 보복 대응 불매운동, 지금처럼은 아니다

일본의 경제 보복 도발로 시작된 일제 불매운동이 번지고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단순히 물건 안 사기를 넘어 여행 가지 않기, 한·일 교류의 중단이나 연기, 일본 수입 원료 포함 물건조차 사지 말자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아예 '일본' 또는 '일'이란 글자가 들어간 가게나 음식점도 꺼리는 등 심상찮은 분위기여서 걱정스럽다.문제는 이런 일로 빚어질 후유증이다. 정부 차원에서 경제 보복 극복을 위한 여러 대책들이 마련되는 모습과 달리, 민간 차원에서 벌어지는 이런 현상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우려가 크다. 자영업 초밥집 등 불매운동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지극히 정상적인 영업 활동마저 불매운동 파도에 휩쓸려 벌써 피해와 고통을 호소하는 이웃 주민들의 하소연이 나오는 현실은 바로 그런 증거이다.선량한 이들의 피해와 고통은 또 다른 후유증을 낳을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침체된 사회 분위기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아울러 애꿎은 피해자들의 정부에 대한 비판적 감정 대응을 초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는 경제 보복 극복에 국민의 힘을 모아야 할 터에 되레 국민적 반감만 조성하고 분열마저 부추기는 악순환이 될 것이 틀림없다. 누구에게도 결코 도움되지 않는 결과이자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정치적 계산을 노린 일부 정당과 정치인, 그들과 연결 고리를 가진 관련 단체와 기관 등에서 쏟아내는 선동적 언동에 휩쓸리지 않고 국민만큼은 분별있게 행동할 때다. 오로지 정파적인 이해득실에 민감한 그들과 멀어져야 한다. 불매 대상은 한정할 필요가 있다. 민간 차원에서의 대응에 지나친 감정 개입은 자제해야 한다. 계획된 여러 민간 교류 역시 멈추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한국은 2만5천 명의 등록 일본인 등 250만 명 외국인이 함께 숨 쉬는 공유의 공간이다. 일본의 편협된 보복과 달리, 이제부터라도 남다른 대응으로 차원 높은 포용적 저력을 드러낼 좋은 기회로 삼을 만하다. 지금처럼은 아니다.

2019-08-07 06:30:00

[사설] 남북경협으로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는다는 황당함

5일 열린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해 어떤 발언을 할지 국민의 관심은 매우 컸다. 현재의 위기에 대처할 실질적 대책을 기대한 것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에게서 나온 소리가 "남북이 경제협력을 해 평화경제가 실현되면 단숨에 일본의 우위를 따라잡는다"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평화경제론'이었다.일본의 보복으로 6개월 뒤에는 일본의 소재부품을 쓰는 국내 기업의 위기가 현실로 닥친다. 그러나 평화경제는 언제 실현될지, 아니 가능할지조차도 가늠할 수 없다. 남북경협을 하려면 대북 제재가 풀려야 한다. 그 전제 조건은 북한 비핵화이다. 그러나 북한은 추호도 그럴 생각이 없다. 각각 3차례의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과 최근의 미사일 도발이 확인해주지 않았나.어떤 근거에서 평화경제가 일본의 우위를 단숨에 따라잡게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북한은 1인당 소득이 가장 낮은 최빈국 중 하나다. 경제 규모가 라오스와 비슷한데 라오스의 경제 규모는 우리의 1% 수준이다. 장형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라오스 정도의 경제 규모를 가진 국가와 경제협력은 도움이야 되겠지만 성장동력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며 "최소한 10년 이상 고도성장을 해야 그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의 GDP는 2017년 -3.5%에 이어 작년에는 1997년 이후 최저인 -4.1%로 곤두박질했다."일본 경제가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경제 규모와 내수(內需) 시장"이란 발언은 무지(無知)하기까지 하다. 경제 규모와 내수 시장에서 일본이 우리보다 우위인 것은 맞다. 그러나 본질은 이게 아니다. 바로 기술력 격차다. 그 격차 때문에 우리가 일본에 당하고 있지 않나. 핵과 미사일 기술 말고는 없는 북한과 경협을 하면 우리 기술력이 일본을 어떻게 단숨에 따라잡을지 의문이다.북한은 문 대통령의 '평화경제' 발언 다음 날인 6일 보란 듯이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북한에도 '평화경제'가 황당한 소리였던 모양이다.

2019-08-07 06:30:00

[사설] 대기오염도 모자라 바가지 요금까지 씌운 지역난방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가 LNG보다 값싸고 공해도 더 많이 배출하는 벙커C유를 연료로 쓰고도 타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더 비싼 난방요금을 대구 사용자에게 물려 원성을 사고 있다. 대구 경실련은 5일 성명서에서 '공사 측의 불합리한 난방요금 체계로 시민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열 생산원가 공개를 촉구했다. 지역 시민단체 주장대로라면 1997년 성서열병합발전소 준공 이후 20년 넘게 벙커C유를 연료로 쓰면서 시민 건강을 위협한 것도 모자라 요금 바가지를 씌어온 것이다.현재 지역난방을 쓰는 세대는 달서구 성서·대곡지구 등 10만9천여 가구다. 알려진 대로 벙커C유의 열 생산단가는 LNG의 61% 수준이다. 가격도 LNG보다 20%가량 더 저렴하다. 이는 연료를 적게 쓰고도 LNG와 동일한 난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지역난방공사는 납득하기 힘든 난방요금 체계로 자기 배를 불려왔다. 몇 해 전 언론이 벙커C유 연료 비용 등으로 추산한 결과 LNG기준 난방요금 징수로 공사 측이 거둔 수익이 연간 10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폭리를 취했다는 말이다.무엇보다 벙커C유는 LNG와 비교해 미세먼지·황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훨씬 더 많이 배출한다. 먼지는 54배, 황산화물은 무려 1천500배가 넘는다. 그런데도 18개 지역난방공사 지사 중 20년 넘게 벙커C유를 연료로 쓰는 곳은 대구와 청주뿐이다. 그동안 지역난방공사가 이런 문제점을 알고도 쉬쉬해온 것은 매우 부도덕한 행위다. 게다가 이달부터 지역난방 요금을 3.79%나 인상해 지역 사용자를 아예 무시하고 우롱했다.대구시는 시민을 속이고 과다한 이익을 챙겨온 지역난방공사에 빠른 시정을 주문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난해 벙커C유 사용에 따른 대기오염 문제가 지역사회에 큰 이슈가 되자 공사 측은 성서열병합발전소 연료를 2021년까지 LNG로 교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도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철저히 감독할 필요가 있다.

2019-08-07 06:30:00

[사설] 닥쳐온 일본 경제 보복 파도…기업 살려야 전쟁 이긴다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 등으로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5일 코스피지수는 2% 넘게 하락해 1천940대로 주저앉았고 코스닥지수는 7% 이상 급락해 560대로 추락했다. 양 지수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폭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미·중 무역 갈등과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규제 등 대외적 경제 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더해짐에 따라 금융시장이 먼저 큰 충격을 받았다.악재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쳐 한국 경제는 미증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27∼0.4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가 장기화해 반도체 생산이 10% 감소할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가져올 파장까지 포함하면 우리 경제가 받게 될 충격은 가늠조차 어렵다.문재인 대통령이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정부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기초 소재 및 부품, 장비 산업의 대일 의존 탈피 등의 대책은 단기간에 실현되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당장 급한 것은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치명상을 입을 위기에 처한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살길을 찾아주는 것이다. 일본 외 대체 구매처 확보를 위한 예산·세제 지원, 기술 개발을 위한 규제 개선 등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기업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앞으로 닥쳐올 해일에 비하면 금융시장 충격은 파도에 불과할 뿐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우리 기업이 직접적이고 광범위한 피해를 보게 되면 그 규모는 헤아리기 어렵다. 일본과의 경제 전쟁을 직접 치러야 하는 기업이 살아야 극일(克日)이 가능하다. 기업들이 버텨내고 힘을 쓸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정부가 내놓지 못하면 '지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말은 허언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과의 경제 전쟁 승리는 물론 경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도록 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뒷받침하는 데 정부는 전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2019-08-06 06:30:00

[사설] 여야는 더 미루지 말고 포항지진특별법 제정 서둘러라

국회가 2일 포항지진 피해와 관련한 추경예산 1천743억원을 통과시킴에 따라 주민들은 시름을 일부나마 덜게 됐다. 추경예산이 정쟁으로 한참 늦어지긴 했지만, 당초보다 560억원이 증액돼 표면적인 피해 복구는 가능해졌다. 그렇지만 추경보다 포항지진 피해 복구에 더 긴요한 포항지진특별법 제정은 계속 미뤄지고 있어 걱정스럽다.2017년 발생한 포항지진은 정부 조사 결과 지열발전소로 인한 인재로 판정났기 때문에 원인 규명과 피해구제·재건 등을 위해서는 특별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각각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지만, 속도를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논의가 늦춰지는 이유는 여야 간 절차 문제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해당 상임위에서는 민주당 홍의락 의원의 특별법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안소위에 상정하지도 못했다. 홍 의원이 이틀 뒤인 24일 뒤늦게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하자, 이번에는 이 법안을 다룰 특별위원회 구성 여부를 놓고 여야 간 의견이 갈리면서 분란 조짐마저 있다.민주당은 '선 특위구성, 후 법 제정'을, 한국당은 '선 법 제정'을 주장하고 있어 협상이 제대로 될지 우려된다. 3당의 특별법안 내용에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절차 문제에 가로막혀 핵심에 접근조차 못하는 꼴이다. 여야는 절차 문제에 공방을 벌이기보다는 이른 시간 내에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여야는 특별법 제정을 해당 상임위에 맡겨두지 말고 원내대표 간 협상을 통한 긴급 현안으로 다뤄야 한다. 한국당은 특별법 제정을 당론으로 결정한 바 있고, 민주당도 많은 수의 국회의원 서명을 받아 발의했으므로 여야가 힘을 모아 특별법 제정에 박차를 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아직도 체육관 텐트에서 더위와 싸우고 있는 이재민이 있음을 기억하고 특별법 제정을 서두르기 바란다.

2019-08-06 06:30:00

[사설] 한일 청구권협정 재검토까지 꺼낸 여당, 왜 이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대응 카드로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협정 재검토까지 꺼냈다. 이재정 대변인은 4일 일제 침략과 식민 지배에 대해 "어떤 사죄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유신 독재정권의 굴욕적이고 졸속적인 한일 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이 가장 큰 이유"라고 주장했다. 협정이 불평등조약이기 때문에 재검토·개정 또는 파기해야 한다는 소리로 들린다.'팩트'부터 틀렸다. 일본은 그 어떤 사죄도 하지 않은 게 아니라 지금까지 3번 사과했다. 1993년 '고노 담화', 1995년 '무라야마 담화', 2009년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무라야마 담화' 계승 선언이 그것이다. 고노 담화는 위안부 강제동원을 사과한 것이고, 무라야마 담화와 하토야마 총리의 선언은 식민 지배와 침략 전반에 대한 것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퇴임 후 2015년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무릎도 꿇었다.두 번째로 유신헌법은 1971년 11월 12일 국민투표로 확정됐다. '협정'이 체결된 1965년 당시 '박정희 정권'은 있어도 '유신 독재정권'은 없었다. 이 대변인의 '역사적 무지'는 '굴욕적이고 졸속적인 협정'을 '유신 독재정권'이 했다고 해야 더 선동 효과가 있다는 '계산'에서 나온 것 같다.청구권협정에서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받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과거 식민 모국이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고 배상·보상한 예는 단 한 건도 없다. 분하지만 그게 국제정치의 현실이다. 이를 바꿀 힘이 우리에겐 없다. 청구권협정은 이런 한계가 있었지만, 경제개발에 필요한 '종잣돈'을 조달케 한 '공헌'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협정'의 '재고'는 이런 사실 때문만이 아니라 그 자체로 위험하다. 한일 관계의 총체적 파탄에 그치지 않고 한국이 국가 간 협정을 손바닥 뒤집듯이 폐기·파기하는 '믿을 수 없는' 국가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은 이미 2015년의 '한일위안부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어느 국가가 이런 나라와 외교적 약속을 하려고 하겠는가.

2019-08-06 06:30:00

[사설] 일본과 경제 전쟁, 문 대통령 리더십의 시험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명단)에서 제외하자, "다시는 일본에게 지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이로써 한국은 사실상 일본과 '경제 전쟁' 상황에 돌입했고, 국민이 일치단결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일본과의 싸움에는 국민적 연대감이 필수적인데, 과연 문 대통령이 그만한 리더십을 발휘할지 걱정스러운 면이 있다.양국 간에 타협이나 반전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일본에 대한 강경 일변도의 조치를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의 성향을 보면 한국 경제가 힘들어지거나 서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한이 있더라도, 적당하게 타협하거나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문 대통령이 일본과의 전쟁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이유는 일본을 싫어하는 국민 정서와 역사 인식 때문이다. 경제 문제를 걱정하는 현실적인 목소리가 있긴 하지만, 일본을 이겨야 한다는 감성적인 여론이 훨씬 우세한 상황이고 보면 문 대통령의 강경 기조는 더욱 힘을 받을 것이다.여기에서 우려되는 것은 국민의 일치단결이 아니라, 우리끼리 싸우고 탓하는 이전투구가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벌써부터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앞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의 리더십이 절실해진다. 문 대통령이 지금처럼 특정 정파만을 위한다는 비판을 들으면서 포용적 관용적 조치를 외면한다면 '적전분열' 양상은 보나마나 뻔하다.'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것은 1960,70년대나 먹힐 구호다. 국민이 단결해야 한다는 당위론만으로는 외부의 적과 싸울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적폐청산, 노동개혁 등 국내 현안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로 반대 세력과 토론하고 고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일본과 맞설 수 있는 내부 동력을 모을 수 있다. 대통령부터 내부의 반대 진영을 껴안고 설득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일본과의 싸움에서 필요한 대통령의 리더십이다.

2019-08-05 06:30:00

[사설] 대일 경제 전쟁 맞불카드로써의 독도 방어훈련은 신중해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일본의 결정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이를 두고 문제 해결보다는 반일 감정을 고조시켜 국내 정치에서 이득을 얻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군이 한일 관계를 고려해 그동안 미뤄왔던 독도 방어훈련을 이달 중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다. 이를 방어하는 훈련은 주권국가로서 불가침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그래서 군은 매년 전반기와 후반기에 훈련을 해왔다. 문제는 '훈련'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강행에 대한 맞불 카드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훈련의 참가 전력 규모는 예년과 비슷하지만, 훈련 시나리오는 훨씬 공세적으로 짜일 것이라고 한다.참으로 미숙한 대응이다. 일본의 극렬한 반발을 부추겨 현안의 '이성적' 해결 가능성을 더욱 좁힐 뿐이다. 일본더러 '정경분리' 원칙을 깼다고 비판하면서 우리도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해서 일본이 달라진다면 방어훈련에 그칠 게 아니라 아예 독도를 요새화하고 해경 대신 군을 배치하는 게 더 확실한 방법이다. 독도 방어훈련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파기가 현실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이후 대응 카드로 이미 '협정' 파기를 언급해왔다. 그 과정에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마저 이제 파기로 돌아섰다. 정부·여당에서 '브레이크'는 사라진 것이다.국민이 흥분해도 국정을 책임진 정부와 여당은 냉철해야 한다. 주도면밀하게 손익을 계산해 손해를 최소화하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는 게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길이다. 그러나 지금 정부는 오히려 국민을 더 흥분시키지 못해 안달이 난 듯하다.

2019-08-05 06:30:00

[사설] 26억원짜리 잡초투성이 청도 산책로…나랏돈을 이리 썼나

26억원의 국비와 경북도·청도군비를 들여 2009년부터 3년간 만든 경북 청도군 화양읍 동천리 남산계곡의 2.8㎞ 구간이 잡초로 뒤덮인 채 방치된 모습이 공개됐다. 청도의 명산인 남산을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애써 돈을 들여 추진한 '남산13곡 관광자원 개발사업'의 하나로 조성된 산책로였지만 제대로 관리를 않은 결과이다. 해마다 관리비 1천만원을 들인다고 하지만 지금 상태로만 보면 실패한 사업이나 다름없으니 한심할 따름이다.청도군이 청도 8경의 하나로 손꼽는 일출을 비롯한 남산의 뛰어난 자연환경과 옛 사람들의 풍류와 멋을 간직한 바위, 정자, 계곡물 등의 문화유산을 묶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업에 나선 일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여러 군데의 쉼터와 황토 포장길 같은 친환경적인 편의시설을 갖춘 까닭은 관광객을 모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는 다른 시군에서도 흔한 모습으로 청도군이 마땅히 할 일인 셈이다.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탓에 찾는 사람의 불만이 넘치고 관리비만 헛쓰는 일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안내판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상태라고 하니 무책임한 관광행정은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특히 경북에서도 낮은 15~16%의 재정자립도 수준인 청도군이 26억원이라는 큰돈을 투입하고도 이처럼 손을 놓고 있으면서 다른 사업 추진을 명분으로 국비나 도비 예산을 바라면 과연 수긍이 될까.이런 사례는 물론 청도 외에도 있다. 경북의 또 다른 군은 정비 지원으로 20억원 넘는 돈을 들여 농촌마을활성화 시설을 짓고도 운영난으로 결국 문을 닫았으니 말이다. 엉성하고 부실한 관리를 보면 나랏돈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부실 행정의 반성도 모자랄 판에 청도군은 되레 지난해 숱한 상을 받았다는 등 자랑에 열심이어서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 세금은 결코 그렇게 허투루 쓰라고 준 돈이 아님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염치를 알기 바란다.

2019-08-05 06:30:00

[사설] 이 판에 미사일 도발하는 북, 침묵하는 정부

한·미·일 동맹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틈만 나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있다. 북은 2일 새벽에도 함경남도 영흥 일대에서 2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쏘았다. 지난달 25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탄도미사일로 우리 정부와 군의 반응을 떠본 후 9일 동안 세 번째 무력시위다. 남북 9·19 군사 합의에 대한 직접적 도발이다. 그런데도 북에 의해 이미 휴지 조각처럼 된 군사 합의를 문재인 정부는 금과옥조처럼 떠받들고 있다. 이를 남북관계의 치적처럼 여기다 보니 북한을 향해 아무런 말도 못한다.반면 북한의 대한민국을 향한 위협은 직접적이다. 김정은은 미사일을 쏘며 '과녁에 놓이는 일을 자초하는 세력들에게는 털어버릴 수 없는 고민거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남한이 과녁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자멸적 행위를 중단하라'고 능멸했다. 우리 군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발표에 대해선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시험'이라며 군의 판단력을 조롱하기도 했다.이처럼 북은 문 정부를 노골적으로 위협하고 조롱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평화 프로세스'란 허울이 무너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의례적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니 북의 위협은 갈수록 도를 더해간다. 북이 여러 차례 도발을 감행하고 협박한 후에도 '(북이)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이란 가정법을 사용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 크다.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 미사일은 문제가 아니다'며 일축했다.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니니 상관 않겠다는 뜻이다. 일본 아베 총리 역시 '일본의 안전 보장에 영향이 없다'며 같은 입장을 취했다. 다들 자국민에게 영향이 없으니 상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민 전부가 과녁에 들었는데 동맹국들은 각각 제 주판알을 튕기기에만 바쁘다. 한·미·일 동맹에 균열이 생긴 징후임이 분명하다.결국 우리 안보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조차 가짜 평화의 틀에 갇혀 스스로 무장해제 조치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런 무능한 정부에 계속 안보를 맡겨 둬야 할지 의문이다.

2019-08-03 06:30:00

[사설] 강경 대응보다는 사태 해결이 먼저다

일본 정부가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명단)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강행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곧바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단호하게 상응 조치를 하겠다"고 천명했다. 한국과 일본은 정면충돌 상황에 직면했고, 이대로 가다간 상대를 적으로 인식하는 최악의 사태까지 우려된다. 한국과 일본이 진흙탕 싸움에 빠져든 것은 양국 정치인들의 무책임과 무대책 때문이지만, 애꿎은 기업과 서민들만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문 대통령은 이날 대일 강경 메시지를 내놓음으로써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불퇴전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이기적 민폐행위' '인류 보편적 가치 위반' 등의 표현을 써가며 맞대응하겠다고 밝혀 당분간 외교적 해결은 요원할 것 같다.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흐른 데는 외교 문제를 경제 문제에 연결시킨 일본의 조치가 원인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잘못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위안부 합의 파기와 강제징용자 대법원 판결에 대해 외교적 교섭을 벌일 노력은 하지 않고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방치한 실책이 분명히 있다.문재인 정권의 잘못이 크다고 해도, 일본이 글로벌 자유무역의 경제 원칙을 위반하는 금도를 깬 것은 국제사회에서 용납받기 힘든 일이다. 일본의 조치가 이 기회에 한국의 미래를 가로막고자 하는 조잡한 술수이자 비겁한 행위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아무리 한국 정부가 밉고 문 대통령이 싫다고 해도, '우방국 지위 박탈'이라는 극단 처방을 한 것은 정상적인 사고로는 도저히 행할 수 없는 짓이다. 태평양 전쟁의 참화를 일으킨 일본이 반성하기는커녕 아직까지 전쟁 전의 미몽에 휩싸여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이제 한국 내에서 이 사태를 두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워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일본의 공격이 시작된 만큼 단결해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벗어나는 것이 먼저다. 한일 관계가 완전히 파탄에 이르지 않은 만큼 정부가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여론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우리끼리 싸움질하는 것을 즐길 곳은 일본 정부뿐이다. 문 대통령은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사태 해결에 주안점을 둬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와 함께 내부 단결을 위해 포용적이고 전향적인 조치를 적극 내놓아야 한다.

2019-08-03 06:30:00

[사설] '살아있는 권력' 건드리지 말라고 정권이 경고한 검찰 인사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손혜원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 의혹 등 문재인 정부에 불리한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이 좌천됐다. 반면 전·전전 정권을 겨냥한 적폐청산 수사에 앞장선 검사들은 영전했다. 검찰 안팎에서 '검찰 길들이기 인사'란 비판이 무성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살아있는 권력'도 제대로 수사해달라는 발언이 살아있는 권력에 단호할 수 없게 만든 검찰 인사로 무색해졌다는 말까지 나온다.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해 전 환경부 장관 등을 재판에 넘긴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는 검사 5명의 소규모 지청장으로 좌천성 발령을 받자 사표를 냈다. 사건을 지휘한 서울동부지검장은 고검장 승진에 누락돼 옷을 벗었고, 차장검사는 검사장 승진에 실패한 뒤 사의를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해 기소한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는 검사장 승진에 실패하고 서울고검으로 발령났고 수사를 지휘한 남부지검장은 사표를 냈다.인사권으로 검찰을 길들이는 행태는 정권마다 되풀이된 악습이지만 이렇게 티 나게 한 적은 없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현 정부에 불리한 수사를 한 사람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면서 정권 차원에서 검사들에게 '알아서 잘하라'는 경고를 한 것이란 지적마저 나온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전에 청와대와 조율했는지, 청와대 의중을 살펴 인사를 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이런 인사를 보고 살아있는 권력에 수사 칼날을 들이댈 검사가 있을까 의문이 든다.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며 "청와대든 정부든 또는 집권 여당이든 비리가 있다면 엄정하게 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살아있는 권력을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에 다름 아닌 이번 인사는 살아있는 권력도 제대로 수사해달라는 대통령 발언과 배치된다. 개각에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이 되면 적폐 수사에 앞장선 윤 총장과 함께 검찰을 틀어쥘 게 분명하다. 검찰 중립은 요원해지고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다. 검찰이 충견으로 남기를 '살아있는 권력'은 강요하고 있다.

2019-08-02 06:30:00

[사설] 혈세 낭비도 모자라 국민 우롱하는 일부 공직자 권력형 비리

경북 일부 시·군 공직자의 '권력형 비리'가 감사원 특별감사에서 무더기로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전후한 과도기의 지방 토착 비리를 점검하면서 도시계획 및 인허가, 계약, 회계, 인사 등 4개 분야를 집중 감사했다. 그 결과 일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위법·부당한 업무 처리로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거나 직접 지원금을 챙기다가 들통이 나 파면·수사요청 등 징계 처분을 받았다.감사원이 적발한 공직자 비리는 영천과 포항, 상주, 김천, 경주시 등 5개 지자체에서 모두 15건이다. 일선 공무원은 물론 전직 시장, 시의원 등 소위 유력자의 권력형 부정부패와 불법행위가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연과 학연 등을 연결고리로 특혜를 주고받거나 특정인이 계약을 따도록 하급 실무자를 압박하는 구조적 권력형 유착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지역 공무원들이 주도한 이런 비리는 단순히 가까운 사람에게 작은 편의를 봐주는 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이번 감사에서 보듯 밑 빠진 독처럼 새어나간 혈세가 수십억원에 이른다. 실무 담당자임에도 억대의 과수원 폐업지원금을 부당하게 수령한 후 관련 서류를 파기하거나 지인에게 지원금을 받게 해준 뒤 사례금을 챙긴 영천시 공무원 사례는 거의 막장 수준이다. 도로와 다리를 건설하면서 시의원의 청탁을 들어주거나 시의원이 소속된 업체에 공사를 맡겼다 수십억원의 세금을 낭비하고, 부당한 보상비를 지급해 혈세를 축내는 일도 비일비재했다.이번에 드러난 비리는 어쩌면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쉬쉬하고 넘어간 지방 공무원의 부정부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15건의 비리 중 파면 징계와 수사 요청한 것은 고작 4건이다. 나머지는 주의와 통보, 현지 조치로 매듭지었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이 비리를 부추긴다는 여론도 만만찮음을 상기할 때 더욱 엄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허술한 감독과 허약한 징벌 구조가 계속된다면 비리가 독버섯처럼 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2019-08-02 06:30:00

[사설] 불법과 갑질의 범벅 대기오염 자료 조작, 엄정하게 다뤄야

봉화 영풍석포제련소 등 경북의 487개 대기배출 업체가 대구의 측정대행 업체 3곳과 짜고 배출물질 측정 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에 의해 드러난 이번 결과에서 환경오염원으로 지목된 석포제련소의 여러 불법과 갑질 행위는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수치 조작 불법에 대한 행정조치에 소송으로 맞서 영업을 계속해온 제련소의 부끄러운 민낯을 다시 한 번 그대로 드러냈다.환경부는 대구의 측정대행 업체 3곳을 조사해 이런 비리를 적발했고, 당국의 이들 업체에 대한 엉성한 관리 감독도 확인했다. 이들 3곳은 지난 2016년부터 대구, 경북, 경남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업체 911곳의 측정을 위탁받아 1만8천115부의 기록부를 거짓 발급했다. 지난 3년 동안이나 당국을 속인 대행 업체의 잘못이 무엇보다도 크지만 이를 모르고 속은 책임은 당국의 몫인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특히 그동안 환경오염과 여러 불법행위에 소송전으로 맞섰던 석포제련소의 반사회적 경영은 엄하게 따져야 한다. 대기업으로서 3년간 1천868건의 조작 기록부로 당국을 속였다. 2017~2018년에는 거짓 자료로 4차례나 기본배출 부과금을 면제받고, 1급 발암물질이자 특정대기 유해물질인 비소는 기준치의 19배가 넘는데 되레 1천405분의 1로 낮췄다. 제련소는 조작을 거부하거나 측정공 설치를 요구한 측정 업체에 수수료 지급도 미루는 갑질을 했다. 회사 입맛대로 자료를 꾸몄다.이런 결과는 당국의 엉성한 감시망과 함께 법 위반에 따른 약한 처벌을 그 원인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있다. 대행 업체의 1차 법 위반 적발 시 과태료 200만원, 3차 위반에도 500만원에 그쳐 부담이 아닌 만큼 처벌 규정의 강화나 위반 업체 퇴출 같은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 위탁 업체와 대행 업체의 갑을 관계의 고리를 끊을 방안도 찾아야 한다. 아울러 불법과 갑질이 범벅된 업체들에 대한 엄정한 조치가 절실하다. 그냥 둘 수 없는 반사회적 행위여서다.

2019-08-02 06:30:00

[사설]  무너지는 제조업…이러고도 제조업 세계 4강 달성하겠다니

제조업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우리나라가 제조업 침몰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제조업 생산 능력은 2018년 8월부터 11개월째 하락해 1971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장'을 기록했다. 분기별 제조업 생산 능력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 1분기부터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해 통계 작성 이후 최장인 6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생산 능력이 떨어진 것은 그만큼 국내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다.한국 제조업의 상징인 삼성전자 실적도 추락했다. 올해 2분기 매출액 56조1천300억원, 영업이익 6조6천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4%, 영업이익은 55.6% 줄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가격 하락세가 지속한 데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도 부진한 탓이다.호재는 찾아볼 수 없고 악재는 숱하게 돌출해 제조업 와해가 가속할 것으로 우려된다. 일례로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른 악영향이 제조업 생산 능력, 삼성전자 실적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7월부터 시행된 일본 수출규제 여파가 제조업 생산 능력에 반영되면 지표가 더 나빠질 게 확실하다.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 추세 역시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와 미중 무역 갈등으로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2030년 세계 4대 제조 강국 도약을 위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직접 발표했다. 2030년까지 제조업 세계 4강을 달성해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껏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 여당은 제조업 살리기보다는 제조업 기반을 약화시키는 행태로 일관했다. 최저임금을 2년 새 29%나 올리며 기업 부담을 가중시켰고 세계가 법인세 인하를 통해 투자 활성화에 나서는데도 거꾸로 법인세를 올렸다.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으로 기업 손발을 묶고 검찰 등은 기업을 탈탈 털고 있다. 기업을 그만두겠다는 기업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한 제조업 세계 4강 달성은 헛된 꿈에 불과하다.

2019-08-01 06:30:00

[사설] 여야, 아무리 싸우더라도 민생법안 처리 우선해야

대구경북의 시급한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각종 법안들이 여야 간 정쟁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1일부터 임시국회를 열어 추경안·민생법안을 처리한다지만, 맨날 싸움질하는 장면만 연상돼 영 미덥지 못하다. 또다시 어떤 돌발변수가 등장해 민생법안을 내팽개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마저 있다.1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추경안에 포항 지진 예산 1천131억원, 강원도 산불 예산 940억원이 포함돼 뒤늦게나마 다행스럽다. 추경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포항 지진은 2017년 11월 14일에 발생해 18개월이 지났고, 강원도 산불은 4월 4, 5일에 발생해 4개월 가까이 지난 점을 고려하면 국회 무용론이 나올 만하다.포항 시민이 기대하는 포항 지진 피해 구제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은 아직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마련에 미적거린 데다 자신들의 법안을 고집하면서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조차 못한 상태다. 정부 지원이 절실한 포항 시민의 애달픈 심정을 생각해서라도 특별법 제정 논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도(古都) 경주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이끌 '신라왕경 핵심 유적 복원·정비에 관한 특별법안', 대구·상주·예천·포항 등 군용비행장 인근 주민들의 소음 피해 보상 절차를 간소화한 '군공항소음대책법' 등도 서둘러 통과시켜야 할 법안이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국가균형발전특별법', 탄력근로제를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택시 사납금제 폐지를 뼈대로 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안' 등도 시급하다.이번에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리는 것은 4월 5일 이후 118일 만이라고 하니 국회의원 세비 아깝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과거에는 여야가 대립하더라도 민생법안은 처리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처럼 무책임한 국회는 처음 본 것 같다. 이번만큼은 민생법안을 제대로 처리해 국회의원다운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

2019-08-01 06:30:00

[사설] 민주연구원 보고서가 확인해 준 '친일 대 반일' 총선 전략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소속 의원 전원에게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현 정권이 총선을 '친일 대 반일' 구도로 치를 것이란 항간의 소문을 사실로 확인해 준다고 할 수 있다.그런 점에서 현 정권이 '이순신 장군' '12척의 배' '죽창가'를 들먹이며 반일 감정을 고조시키는 배경에는 바로 이런 '친일 대 반일' 프레임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보고서 내용은 이런 분석을 잘 뒷받침한다. 보고서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우리 지지층뿐만 아니라 스윙층(50대, 중도, 무당파)도 원칙적 대응을 선호했다"며 "원칙적 대응을 선호하는 여론에 비춰볼 때 총선 영향은 (민주당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적시했다. 강경 대응을 계속하면 총선에서 이길 것이라는 뜻이다.이런 전제 아래 보고서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폐기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대응으로 GSOMIA를 폐기하는 것에 관해 "한국당 지지층만 제외하고 모든 계층에서 찬성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종합하면 일본에 대한 강경 대응이 어떤 부작용을 불러오든 현재의 강경 기조를 총선까지 밀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발상에서 GSOMIA 폐기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참으로 지독한 당파적 이기심이다.민주당은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지도 논의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렵다. 민주연구원은 선거 전략을 짜는 민주당의 핵심 집단이다. 양정철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현 정권 핵심부와의 교감 하에 보고서가 작성, 배포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민주당 의원들의 '반일 원리주의'는 이런 추론을 잘 뒷받침한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국정을 이끄는 집권 여당이 아니라 권력 유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사꾼 집단의 모습이다.

2019-08-0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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