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독도 해상 헬기 추락, 원인 밝혀 이런 참사 없도록 해야

지난달 31일 오후 9시 33분 발생한 독도 해상 소방헬기 추락으로 7명의 탑승자가 숨지거나 실종된 사건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사고로 심야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출발, 울릉도를 거쳐 독도에서 손가락 절단 환자를 대구의 병원으로 이송해 수술과 치료를 받게 하려는 일념은 물거품이 됐다. 헬기에 탄 기장을 포함한 소방대원 5명, 환자와 보호자까지 사망 또는 실종되고 말았다. 이런 참사가 안타깝기만 하다.해양경찰청과 행정 당국은 한밤 긴급 출동에 나섰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이들의 헌신적 활동이 헛되지 않게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먼저 당국은 3일 현재까지 수습된 2구의 시신 외에 아직 남은 탑승자 수색에 만전을 기해 애타는 가족들의 슬픔을 달래고 안심시켜야 한다. 물론 수색 과정에서 또 다른 2차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보다 세심한 주의도 필요하다. 또한 원만한 사고 수습을 위한 후속 절차의 차질 없는 진행에도 신경을 쏟아야 한다.당국은 무엇보다 이번 사고 원인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 이미 사고 헬기와 같은 기종이 2016년 4월 노르웨이 해상에서 떨어져 탑승자 13명 전원이 죽는 일이 발생하자 유럽항공안전청은 같은 해 6월 해당 기종 헬기의 운항금지 조치를 내린 사례가 있다. 게다가 한국은 이 사고 한 달 전인 2016년 3월에 같은 기종 헬기를 도입, 중앙119구조본부 영남항공대에 배치했다. 기체 결함 등 여러 갈래 사고 원인의 규명과 대책이 더욱 필요하다.아울러 이번 기회에 경북소방본부 소속 헬기 2대 가운데 1대는 아예 야간 운행이 불가능한 만큼 이에 대한 점검과 조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날 경북본부 헬기 2대 가운데 야간 이동이 가능한 다른 1대는 정기 점검 중이어서 출동할 수 없어 경북본부는 2대 헬기로도 응급에 대처할 수 없는 문제가 드러났다. 이번 같은 응급 상황이 동시 여럿이면 속수무책일 수 있다. 긴급 상황 발생은 어쩔 수 없겠지만 사고만큼은 이제 막아야 한다.

2019-11-04 06:30:00

[사설] 칠성 야시장 성공 유지, 연계 전략이 필요하다

대구 칠성 야시장이 화려한 개막식을 가졌다. 서문 야시장의 흥행에 이은 대구의 두 번째 야시장이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배광식 북구청장 등도 참석한 지난 금요일 밤 개장 첫날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야시장을 찾아 발 디딜 틈 없는 인파로 북적거렸다. 신천 둔치의 밤을 모처럼 환하게 밝힌 것이다. '별별상상 칠성 야시장'이라는 이름도 호기심을 불러모으기에 충분하다.75개의 판매대가 손님을 맞이한 칠성 야시장에는 육전, 순대·보쌈, 갈비, 닭꼬치 등 전통 음식들이 주를 이뤘는데 고기 메뉴들이 가장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특별한 것은 불쇼와 칼질 등 상인들의 현란한 손기술이 방문객의 시선을 끌며 방문객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특화 주류 판매장인 '칠성 주도 상회'가 선보인 저렴한 가격의 칵테일과 수성 고량주를 베이스로 한 모히토 칵테일 '부엉이 모히토'도 인기를 끌었다. 400여 석의 휴게 공간을 마련해 방문객의 편의를 도모했으며, 주말에는 플리마켓을 운영하고 별빛소원등 띄우기, 거리 노래방, 문화공연, 포토 존 등 다양한 이벤트도 펼쳤다.대구 칠성교와 경대교 사이 신천 둔치 공영주차장에 자리 잡은 칠성 야시장은 주차장 사용 문제와 일부 상인들의 반대라는 난관을 만나면서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열었다. 그렇게 첫 출발은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제는 칠성 야시장이 흥행을 이어가며 롱런을 할 수 있도록 당국과 상인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전국적으로도 야시장 개장이 붐을 이루고 있으나 성공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곳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국내외 방문객을 불러모으는 최대의 관건은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 운영이다. 대만의 야시장 등 외국의 유명 야시장은 물론 서문 야시장의 경우도 이를 토대로 방문객을 견인해 왔다. 청결과 친절, 품질은 기본이다. 먹거리의 특별함에다 볼거리와 얘깃거리를 함께 갖춰야 한다. 칠성 야시장이 고유한 색깔과 차별화된 콘텐츠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또 하나의 대구 명소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2019-11-04 06:30:00

[사설] 북한 미사일이 안보 위협 아니라는 정의용, 북 대변하나

지난 1일 청와대의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뱉어낸 언사는 그가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실장인지, 북한 대변인인지 의심케 했다. 이는 나아가 청와대, 더 나아가 문재인 정권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라는 책무를 맡겨도 되느냐는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한다.정 실장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우리 안보에 위중한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현실은 정반대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갈수록 고도화하고 있다. 수평비행을 하다 갑자기 수직강하 하는 등 비행 궤적이 종잡을 수 없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단적인 예다. 현재 남한의 미사일 요격 체계로는 방어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정 실장은 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이동식 발사대(TEL)로 발사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은 2017년 ICBM인 화성-15형을 TEL에서 발사한 바 있다. 또 북한이 TEL로 ICBM을 발사 가능한 수준까지 고도화돼 있다는 게 군의 판단이다. 결국 정 실장은 의도적인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기본적인 사실조차 모르는 무능력자라고 할 수밖에 없다.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의 정체에 대한 '오판'도 마찬가지다. 정 실장은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이 폐기되면 ICBM 발사 능력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고 했다.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은 ICBM의 전 단계인 장거리 미사일 실험 장소이지 ICBM 발사기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북한이 동창리 시설을 폐기하겠다고 한 것은 ICBM 발사 방식을 고정식에서 사전 탐지가 매우 어려운 이동식으로 전환하는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기 때문이다.정 실장은 이렇게 사실을 호도하면서 "우리도 북한 못지않게, 북한보다 적지 않게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고 있다"며 북한을 두둔했다. 그렇다 해도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북한은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능력을 지녔다. 왜 이런 사실은 말하지 않나. 이런 인사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자리에 버티고 앉아 있다. 어리석은 정권 탓에 국가안보가 무너진다.

2019-11-04 06:30:00

[사설] 상주시의 잇따른 악재, 자존감 회복의 전기로

삼백(三白)의 고장 상주(尙州)가 수난의 시대를 겪고 있다. 선거법 위반에 따른 현직 시장의 낙마라는 충격적인 소식에다 한국타이어와 오랜 소송전 끝에 돌아온 씁쓸한 승소, 그리고 훈민정음 해례본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명예를 실추시키고 주민 실망을 증폭시키는 잇단 악재로 상주 지역사회 전체가 위축된 가운데 침통한 분위기마저 감돈다.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란 원심 판결을 확정함에 따라 황천모 시장이 시장직을 상실한 것은 시민들에게 전례 없는 커다란 혼란을 안겨주고 있다. 시정 추진 동력이 떨어지면서 지역 현안 사업에 차질이 우려되는 것은 물론 공직사회 기강 이완과 내년 총선과 더불어 시장 재선거를 앞둔 정치적 혼란마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5년 넘게 끌어온 상주시와 한국타이어 간 소송전도 그렇다. 한국타이어에 2천5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주행시험장과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약속해 놓고 시장이 바뀌면서 착공한 사업에 제동을 걸면서 비롯된 일이다. 양해각서가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상주시가 겨우 승소를 했지만, 산업단지 유치 무산과 지역 신뢰도 실추라는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떠안았다.귀중한 겨레의 문화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취득 경위와 소유권을 둘러싸고 법정다툼도 벌어졌다. 상주본의 소유권은 국가에 있다는 대법원 판결까지 나온 상황이지만, 이를 은닉한 것으로 알려진 상주 사람이 1천억원의 보상을 요구하며 국가 반환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한글날에는 고교생들까지 나서서 상주본 국민반환을 촉구했다.이 같은 불명예스럽고 비실리적인 사안들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상주 지역민들의 낭패감과 불신감도 누적되고 있는 형국이다. 내로라하는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이 하나같이 법정시비에 휘말린 것도 유례없는 일이다. 그러나 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상주는 고려시대부터 경상도(慶尙道)라는 행정구역 명칭에 상주의 이름 첫 자를 차용했을 만큼 오랜 역사적 고장이다. 이럴 때일수록 공직사회의 자발적인 기강 유지와 주민들의 애향심 결집으로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한다. 상주의 저력을 믿는다.

2019-11-02 06:30:00

[사설] 공론화 통한 신공항 부지 선정안, 존중해야

국방부가 군위 군민과 의성 군민의 숙의형 의견 조사 방식을 통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최종 이전지 선정 기준을 확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부지 선정을 두고 두 후보 지역 간 대립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국방부가 해법을 내놓은 것이다. 그동안 대구시와 경북도, 군위와 의성군 등 4개 지자체의 합의가 여러 차례 뒤집어지면서 시간만 허비했다는 점에서 국방부 제안은 최종안으로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숙의형 의견 조사 방식은 공론화위원회와 시민참여단을 구성하는 대구시 신청사 추진 과정과 비슷하다. 공론화위를 구성해 시민참여단 표본을 추출한 후 숙의 및 설문조사 과정을 거쳐 최종 이전부지 선정 기준을 확정하는 방식이다. 시민참여단은 군위와 의성 군민을 각각 지역, 연령, 성별을 고려해 동수로 무작위 선발, 구성해 시비 여지를 줄였다. 시민참여단 구성은 1개월 이내로 하고 2박 3일간 합숙을 거쳐 선정 기준을 확정한다는 구체적 시나리오도 제안했다. 특혜나 공정성 시비를 원천적으로 막기에 손색이 없는 방안이다.시민참여단의 토론에는 그동안 논의됐던 모든 부지 선정 방식이 도마에 오르게 된다. 그동안 4개 지자체가 마련했던 선정기준안은 합산찬성률, 군위·의성 군별 주민투표 찬성률, 찬성률+투표참여율, 여론조사 방식 등 갖가지다. 하지만 국방부 용역안이던 합산찬성률 방식은 의성군이 '불공정하다'며 거부했다. 군별 찬성률 방식은 군위군이 주민투표법에 저촉된다는 문제를 제기해 좌절됐다. 이에 권영진 대구시장은 찬성률과 주민투표 찬성률을 합산해 선정하자는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이 역시 군위군의 거부로 무산됐다. 결국 대구경북 전체 시도민 여론조사까지 더해 결정하자는 안을 국방부에 전달했고 국방부가 숙의형 방식을 내놓은 것이다.국방부는 애초 합의를 바랐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며 시간만 허비했다. 그렇다고 앞으로 두 군이 합의에 이를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당초 올해 내로 하려던 최종 부지 선정이 불가능해졌을 뿐이다. 그렇다면 국방부 제안을 최종적이고 이론의 여지가 없는 해법으로 받들어야 할 것이다. 대구경북 발전을 위해 통합신공항 이전을 하루도 늦출 수 없는 만큼 이를 통해 최종 이전지 선정 기준을 둘러싼 갈등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2019-11-02 06:30:00

[사설] 언론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법무부, 무엇이 두려운가

법무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란 훈령은 시대착오적 독재 회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도 시도하지 못했던 언론 통제가 목적이니 그렇다. 뭐가 두려워 이렇게 언론의 입을 틀어막으려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국내외 독재정권들이 연명(延命)을 위해 몸부림칠 때 보여준 말기적 증상을 보는 듯하다.'훈령'은 처음부터 끝까지 독소조항으로 채워져 있다. 심각한 오보(誤報)를 낸 기자의 검찰청 출입 제한부터 그렇다. '심각한'이 어떤 정도인지, 오보의 기준은 무엇인지, 그리고 오보 여부를 누가 판단하는지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법무부가 '심각한 오보'라고 찍으면 그만이란 얘기다. 법률 위에 올라서겠다는 소리 아닌가.오보인지 아닌지는 언론중재위원회나 명예훼손 소송 등 제도적·법적 절차를 거쳐야 확정된다. 이 나라에서 그 누구도, 심지어 대통령도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언론 보도의 당사자가 오보 판정을 내릴 권한이 없다. '훈령'은 그렇게 하겠다는 소리다. 누가 그런 권한을 줬나? 오보 딱지를 붙였지만, 나중에 '진실 보도'로 드러나면 어떻게 하나? 민주화로 가는 데 큰 이정표를 세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보도가 바로 그렇지 않았나.기자가 검사·수사관 등을 일체 만날 수 없고 공보 담당자를 통해 공보자료만 보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취재하는 기자가 아니라 적어준 대로 옮기는 필경사가 되라는 것이다. 언론을 정부 홍보기구로 격하시키는 반민주적 발상이다. 북한 기자들이나 그렇게 한다.훈령은 이달을 준비 기간으로 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검찰 소환이 임박한 것을 감안하면 시행 시기를 이렇게 잡은 것은 조 전 장관을 첫 수혜자로 만들려는 계산이란 의심을 떨칠 수 없다. 이런 의심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조 전 장관, 나아가 현 정권 핵심부의 치부가 심각할 것이란 또 다른 의심을 낳는다. 억울한가? 그렇다면 '훈령'을 즉각 폐기하면 될 일이다.

2019-11-01 06:30:00

[사설] 풍기역에 흉물로 방치된 객차는 무책임 행정의 전형

영주시와 코레일 경북본부는 풍기인삼시장과 풍기역 등지에 홍보센터와 문화광장, 홍보조형물, 객차 휴게실 조성 등 문화관광형 전통시장 육성사업을 추진해왔다. 그중에서 6억7천만원을 투입해 풍기역 내에 조성한 학생 체험학습용 객차 등을 오랫동안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바람에 흉물로 전락했다고 한다. 더구나 이곳이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가 되고 있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본지 기자가 확인한 결과, 객차를 조성한 이래 5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이용한 관광객이 1천800명에 불과했다. 더구나 2016년 7월 이후에는 국토교통부가 화재 등 안전 및 용도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며 운영 중단 조치를 내린 상태였다. 그렇게 방치된 숙박 체험용 게스트하우스(선비객차)와 증기기관차, 쉼터 등 시설물은 몰골이 말이 아니다.페인트가 벗겨지고 녹이 슬어 흉물스럽기까지 한 상태라고 한다. 주민들도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관광체험용 시설을 내버려 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수리해서 제대로 사용하든지 다른 장소로 옮기든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화관광사업이란 면밀한 타당성 조사와 수요 예측에 따른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중앙선 기차역인 풍기역은 일제강점기에 비롯된 오래된 역으로 인삼의 고장 풍기를 상징한다. 인근에 풍기인삼전통시장이 있고 소백산과 부석사 등이 머잖아 관광 수요가 제법 있는 역이다. 풍기역 객차 조성도 그런 배경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우리 기간 산업과 생활문화 변천의 출입구였던 기차역은 경제적 가치로만 재단할 수 없다.농촌 공동화로 본래의 역할을 내려놓고 있는 간이역조차 정서적·문화적 공간으로 부활하며 많은 도시민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는 사례가 많다. 그런 측면에서 보더라도 영주시와 코레일의 무턱댄 추진과 무개념 사후 관리 문화관광사업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6억원이 넘는 돈이 아이 이름인가. 그 예산 낭비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참으로 무책임한 행정이다.

2019-11-01 06:30:00

[사설] 총선 겨냥한 예산 풀기, 국가 미래는 안중에 없나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겨냥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여당 소속 단체장의 선심성 선물 보따리 공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금을 나눠주는 식의 예산 집행, 지역 민원 해결을 빙자한 사업 추진으로 나라 곳간이 비고 국가 채무 증가로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지우는 등 폐해가 우려된다.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은 513조5천억원 규모의 내년 정부 예산안이 총선용이란 비판부터 나온다. 정부와 민주당은 확장재정이 필수적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야당에선 일자리·복지예산 등을 들어 총선을 염두에 둔 선심성 예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가 현금으로 지급한 선심성 복지 예산이 2017년 22조원에서 지난해 28조2천억원, 올해 40조5천600억원으로 급증했다. 총선이 있는 내년엔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대상이 확대되고 국민취업지원과 청년저축계좌지원, 고령자계속고용장려금제도 등이 새로 도입돼 현금을 나눠주는 복지가 더 확산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수도권을 비롯한 5개 대도시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철도·도로망을 확충하는 국토교통부의 '광역교통비전 2030' 역시 총선용이란 의심을 사고 있다. 사업 추진을 위한 첫 관문인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한 사업이 부지기수인 데다 지역 민원이 대거 포함돼 총선을 겨냥한 선물 보따리가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미취업 청년에게 6개월간 50만원씩 주는 청년수당 지급 대상을 올해 6천600여 명에서 내년에는 3만 명으로 늘려 3년간 모두 10만 명에게 주겠다고 밝혔다.조국 사태와 경제 위기 등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함에 따라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 집행 및 사업 추진이 더 심해질 개연성이 크다. 지지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금을 허투루 쓰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 나라 살림이 거덜날 수밖에 없다. 정부 예산안 심의와 사업 심사 과정에서 면밀한 검증 작업이 이뤄져 국민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국가는 무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2019-11-01 06:30:00

김영만 군위군수(왼쪽부터)와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김주수 의성군수가 21일 도청에서 만나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 건설지역 선정 방식에 합의했다. 이들은 의성과 군위 주민투표 찬성률에 따라 통합 신공항 이전 후보지를 선정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사설] PK 정치권 툭하면 통합신공항 딴죽걸기

부산경남(PK) 정치권이 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에 트집을 잡고 나섰다. 경남 김해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국회의원이 28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뜬금없이 대구공항 통합이전 문제를 들고나온 것이다. 김 의원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대구공항 통합이전이 전적으로 대구시 의견에 따라 진행됐다"며 졸속 추진 의혹을 제기했다.그러면서 대구공항 통합이전과 관련한 타당성 용역보고서 제출을 요구한 것이다. 김 의원은 또한 국방부 검토 보고서에 대구공항 통합이전 후보지의 절토 공사비가 조금씩 다르게 산출된 것을 지적하고 나섰다. 대구시의 통합신공항 이전 건의서는 국방부가 이미 타당성 검토를 했고 이에 대한 적정 통보를 한 사안이다.검토보고서 또한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산출한 것이기 때문에 산정 기준에 따라 통상적으로 오차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대구지역 국회의원들도 반격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위원장인 정종섭 의원과 정태옥 의원은 "국가 정책과 법적 절차에 의해 결정된 신공항 사업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불순한 의도의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부산경남 정치권의 신공항 딴죽걸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11일에도 오거돈 부산시장이 "김해신공항 관련, 5개 광역단체장의 합의 약속을 먼저 어긴 것은 대구경북"이라는 억지 주장을 내놓았다. 이들의 저의는 뻔하다. 김해신공항을 무산시키고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려는 부울경 정치권과 현 정권의 복심을 대변하는 것이다.현재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선정 기준을 두고 대구시와 경북도가 최종 절충 방안을 제시한 가운데 연내 이전지 확정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군위군수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과 피의자 신분 조사를 둘러싸고 통합신공항 이전 추진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그럴수록 지역 민심과 여론을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 내우외환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2019-10-31 06:30:00

[사설]'탈원전 재앙', 결국 국민 전기료 부담만 늘린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1조1천억원이 넘는 각종 전기료 특례 할인을 모두 폐지하고 전기요금 원가를 공개하는 방안 등을 정부와 협의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부담을 한전이 더는 감내하기 어렵자 사실상의 전기료 인상을 들고나온 것이다.전기료 특례 할인은 필수 사용량 보장 공제, 여름철 누진제 할인, 주택용 절전 할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 할인, 신재생에너지 할인, 전기차 충전 할인 등으로 작년 1조1천434억원에 달했는데 한전 비용으로 전가됐다. 한전이 전기료 특례 할인을 폐지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의 전기료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게 필연적이다.문 정부는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전기료 인상은 없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탈원전으로 적자 확대 등 한전의 경영이 악화함에 따라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 식언(食言)이 될 우려가 커진 것이다. 연간 수조원이 넘는 흑자를 내던 한전은 탈원전 이후 적자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6년 만에 1조1천700억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냈고 올 상반기엔 영업적자 9천285억원을 기록했다. 이 탓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전의 신용 등급을 'BBB'에서 투자 적격 등급 10개 중 가장 낮은 등급 'BBB-'로 하향 조정했다.탈원전을 강행할 때부터 한전의 부실, 그에 따른 전기료 인상은 '예고된 재앙'이었다. 정부는 한전의 적자가 탈원전과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한전이 발전단가가 싼 원전 대신 고가의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인 영향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한전이 더는 버티기 어려운 한계에 달했고 결국 전기료 인상이 눈앞에 닥쳐왔다. 해법은 나와 있다. 한전은 국민에게 전기료 부담을 전가하지 말고 원전 비중을 올려서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정부는 국가 백년대계산업인 원전산업을 초토화하고 전기료 인상을 촉발한 탈원전을 폐기해야 한다. 나라를 망가뜨리고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탈원전을 정부는 언제까지 고집할 것인가.

2019-10-31 06:30:00

[사설]청년수당마저 지방과 큰 격차 벌이는 서울시의 정책 독주

서울시가 내년부터 3천300억원의 예산으로 청년수당 확대 지급을 발표하자 권영진 대구시장이 발끈하고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무분별한 '현금 복지'가 지방 청년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고 청년인구 유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최근 서울시는 '2020 서울시 청년출발지원정책'을 발표했다. 현재 만 19~34세 중위소득 150% 미만 미취업 청년 6천500명에게 매달 50만원씩 6개월간 지급하는 청년수당을 내년부터 크게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내년 지급 대상자 3만 명 등 3년간 총 10만 명의 미취업 청년에게 별도의 심사 없이 요건만 맞으면 바로 수당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연평균 예산 규모로 따지면 1천100억원이다.재정 형편이 넉넉한 서울특별시가 일자리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현금 지원 정책을 펴는 것에 대해 굳이 날을 세워 비판하고 깎아내릴 이유는 없다. 하지만 서울과 지방 간의 형평성 등 문제가 그리 간단치 않다는 점에서 서울시의 보다 신중한 정책 판단을 바라는 것이다.서울시의 이 같은 현금 복지는 그럴 형편이 못 되는 다른 지자체나 우리 사회 전체에 크고 작은 영향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대구시도 현재 월 50만원씩 3개월간 청년수당을 주고 있으나 대상자가 1천466명에 불과하고 전체 예산이라고 해봐야 고작 10억원이 전부다. 서울 거주 청년과 어렵기는 매한가지인 지방 청년들이 서울시의 사례를 지켜보고 어떤 감정을 가질지는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복지 서비스의 방향과 수단이 아무리 지자체 고유의 판단이라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 전체에 미칠 영향 등을 살펴본 뒤 시행하는 게 맞다. 물론 당장 일자리가 없어 생계가 곤란한 청년들에게 현금 복지가 취업의 마중물이 될 수 있고 또한 생활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만한 규모의 예산이라면 벤처기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의 정책 재검토 등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2019-10-31 06:30:00

[사설] 개발에 내몰린 철거민, 최소한 몸 둘 곳은 있어야 맞지 않나

대구 곳곳에서 주거환경 개선 명목으로 대규모 개발사업이 이뤄지면서 강제로 쫓겨나는 세입 이주민들이 속출하지만 대구시는 대책 마련을 외면하고 있다. 이들 주거 취약계층은 개발에 따른 법적·제도적 보호가 없고 이주비 보상도 받지 못하기 일쑤다. 심지어 가재 도구마저 용역업체에 빼앗기는 불이익이 돌아오고 최소한의 머물 공간조차 구하지 못해 길에 나앉는 현실에서 올겨울을 맞게 됐다.현재 대구의 도시정비사업은 228건에 이를 만큼 동시다발이다. 특히 입주민이 사업지 개발로 주거지를 떠날 수밖에 없는, 정비사업의 마무리 단계인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사업만 28건이다. 이들 사업지 세입자에게 남은 선택은 강제로 쫓겨나거나 이주하는 길뿐이다. 무엇보다 개발 사업은 소유자의 소유권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세입자 보호 장치는 없는 셈이다. 2년의 계약기간이 지나면 집주인은 재계약 거부 또는 이주비 보상이 없는 독소 조항을 넣은 계약을 요구하는 탓에 사실상 세입자는 보호를 받을 수 없다.이처럼 유례없는 대구 도심 곳곳의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사업이 소유권자에게는 부동산 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과 수익성 보장 수단이겠지만 세입자로서는 생존의 위협이나 다름이 없다. 물론 민간 차원에서의 이런 사업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대책없이 쫓겨날 수밖에 없는 주거 취약계층인 숱한 세입자의 고통을 외면할 수는 더욱 없는 일이다. 더구나 계속될 도시정비사업을 고려하면 철거 세입 이주민 대책은 꼭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최근 '세계 빈곤 퇴치의 날'을 맞아 대구시청 앞에서 벌어진 시민사회단체 시위에서 철거 세입자 등에 대한 대책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당연하다. 시민의 안정적인 삶을 책임진 대구시가 더 이상 이들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되는 까닭이다. 대구시가 먼저 이런 사업의 인허가권을 쥔 만큼 인허가 과정에서부터 대책 마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사업을 추진하는 조합 등도 시작 단계에서부터 세입자를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을 가질 때다.

2019-10-30 06:30:00

[사설] 이회창 전 총재가 '공수처' 찬성했다는 여당의 가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이기 위해 없는 소리까지 지어내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1998년 9월 23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정치적 사건이나 고위공직자 비리 사건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위해 독립된 수사기관 설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해찬 대표도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같은 주장을 했다.이 전 총재가 그렇게 말한 것은 맞다. 그러나 발언의 취지는 공수처 설치가 아니라 특별검사제 도입이다. 이 전 총재는 1998년 9월 23일 참여연대 박상중 공동대표 등을 면담하면서 '부패방지법' 제정에는 동의하지만 참여연대의 공수처 설치에는 반대하고 특별검사제 도입을 주장했다. 당시 참여연대는 상설 특검 형태의 공수처를 추진했다.또 이 전 총재는 특별검사도 공수처처럼 상설기구로 두는 것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수처와 같은 독립적 수사기구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상설화에 대해서는 유보적 태도를 취한 것이다. 결국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이회창 공수처 설치 주장' 발언은 명백한 가짜 뉴스다.물론 "이재오·정몽준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한국당 주요 인사가 공수처를 20년 넘게 주장해왔다"는 이 원내대표의 '팩트 체크'만큼은 정확하다. 그러나 이것도 '문재인 정권식(式) 공수처'를 설치해야 하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것은 정치적으로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는 막강한 사정(司正) 권력을 대통령에게 안기기 때문이다. 문 정권의 공수처가 단기적으로는 내년 총선, 장기적으로는 '20년 집권'을 위한 '정권보위부'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이해찬 대표도 이런 공수처에는 반대했다. 국무총리로 지명된 2004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사정 집행기관을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검찰권의 이원화도 적절치 않다"고 발언했다. 그런데도 문 정권은 사실상 대통령 직속의 공수처를 만들려 한다. 부끄러워해야 할 자가당착이다.

2019-10-30 06:30:00

[사설] 비정규직 근로자 역대 최고…또 하나의 '일자리 참사'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정규직 근로자 수는 1천307만8천 명으로 전년 대비 35만3천 명 줄었다. 반면 비정규직은 748만1천 명으로 지난해보다 86만7천 명 늘었다. 전체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36.4%로 전년보다 3.4%포인트 높아졌다. 비정규직 근로자 수와 비율이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국정 과제 1호로 추진한 문재인 정부에서 오히려 정규직이 줄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이를 두고 통계청장은 "올해 조사부터 관련 기준이 달라짐에 따라 지난해와 올해 조사를 동일한 잣대로 봐서는 안 된다"며 "예전 기준으로는 정규직에 포함됐던 35만~50만 명 정도가 조사 방식 변화로 비정규직에 새로 포함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수치를 제외하더라도 최소 36만 명의 비정규직이 증가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연간 비정규직 증가 규모가 1만~3만 명 내외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비정규직 증가 폭은 폭발적인 수준이다.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을 신호탄으로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적극 추진한 상황에서 비정규직 근로자 수와 비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은 충격적이다. "고용 사정이 어렵지만 고용의 질은 개선되고 있다"는 청와대와 정부 진단이 무색하다.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리니 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노인 일자리 같은 초단기 일자리를 늘리니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가 25.4%인 193만8천 명으로 가장 많았다.정부의 조사 방법 운운은 변명일 뿐 고용의 질이 악화하는 추세는 확연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평균 근속 기간 차이가 더 벌어지고 월급 격차가 확대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결론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참사'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다. 정부가 근로자 고용 주체인 기업의 기를 살리는 쪽으로 일자리 정책을 전환하지 않고 세금으로 단기 일자리 늘리기에만 치중하는 한 일자리 참사는 계속될 것이다.

2019-10-30 06:30:00

[사설] 전국 유일의 고교 유상급식, 대구시는 뭐하고 있나

경북도가 내년부터 단계별로 고교 무상급식을 도입하면서 대구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북도는 내년에 3학년생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고교 전학년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구는 고교 무상급식을 시행하지 않는 전국 유일의 지방자치단체로 남게 돼 조속히 무상급식을 시행하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대구시는 올해부터 중학교 무상급식에 들어갔다. 하지만 고등학교는 여전히 급식비를 내야 한다. 내년 경북도의 제도 시행으로 무상급식에 관한한 전국의 고교생 중 대구만 외톨이가 되는 셈이다. 이런 처지인데도 대구시가 고교 무상급식제 도입을 꺼리는 것은 어려운 시 재정도 있지만 일부 학부모의 반대 등 여론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대구시가 "재정 형편도 그렇지만 예산을 우선 투입해야 할 사업에 대한 여론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무상급식 도입 시기에 대한 조절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물론 이런 대구시 해명에 재고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구시 재정자립도(51.6%)나 학부모 부담을 줄여준다는 제도 효과 측면에서 볼 때 무상급식에 마냥 인색할 이유가 없다. 반면 시교육청은 "올해 중학교 무상급식 시행으로 부담은 되지만 대구시와 협의해 방법을 찾겠다"는 입장이다.고교 무상급식에 적지 않은 추가 예산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내년 경북도 고교 3학년생 무상급식에 드는 예산이 152억원인데 도교육청이 55%, 지자체가 45%를 분담한다. 또 초중학교 무상급식 확대로 대구 학교급식 예산도 매년 증가세다. 2016년 617억원에서 2017년 760억원, 2018년 919억원, 올해 1천175억원이 들어갔다.그렇다고 이미 대세가 된 무상급식을 대구시가 계속 외면하는 것은 시대 흐름이나 형평성에 어긋난다. 대구시장이 의지를 갖고 있다면 어렵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대구도 빠른 시일 내 고교 무상급식이 실시되도록 시와 교육청이 머리를 맞대 과제를 적극 풀어야 한다.

2019-10-29 06:30:00

[사설] 대구 축산·농수산도매시장 갈등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가

대구 축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불협화음이 도를 넘는 양상이다. 북구 검단동에 위치한 축산물도매시장과 매천동에 있는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벌어진 도매시장 운영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양 도매시장에서 불거진 운영권 관련 소송만 8건에 달하니, 내부에 축적된 비위 논란이 한계를 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축산물도매시장 운영을 한 업체가 40년간 독점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 현재 축산물도매시장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업체가 1970년대부터 시립도축장과 중앙도매시장 조수육부(가축 경매·도매) 업무 대행을 맡아왔다고 한다. 이 업체는 2001년 5월 축산물도매시장 신장개업 후에도 위탁 업무를 독점해오고 있다는 것이다.물론 일을 잘했고 탈이 없었으니 독점권이 유지된 게 아니냐는 항변이 나올 수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이 업체의 도축 작업자와 현장 책임자 등이 수억원의 육류를 빼돌리는 비리가 드러나 축산농가의 항의 시위와 법인 교체 요구도 있었다. 따라서 여러 업체들이 불공정 거래 등을 이유로 대구시에 청원과 진정을 했지만, 대구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사회 통념상 납득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시민들이 의구심을 품을 만한 일이기도 하다. 축산물도매시장 독점 운영과 관련해서는 지금도 한 축산업체가 대구시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부류에서는 대구시의 재지정 불가 처분에 반발한 한 업체의 행정소송이 다음 달 말경 선고를 앞두고 있다.농수산물도매시장은 관련 업무를 맡았던 전직 공무원들이 퇴직 후 같은 시장 업체에 재취업한 사실이 다시 드러나면서 말썽이 되기도 했다. 이번 소송도 전직 공무원들이 재취업한 업체에 계속 특혜를 주고 있다는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구시의 배짱 행정과 반부패 감수성이 다시 드러난 게 아닌가. '법과 원칙을 중시해 업체를 지정하고 있다'는 답변을 믿을 시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2019-10-29 06:30:00

[사설] 민심은 안중에도 없는 국회의원 정수 늘리기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4월 총선 국회의원 정수와 관련해 "현행 300석에서 10% 범위에서 확대하는 그런 합의가 이뤄진다면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이날 발언으로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당파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나라 앞날과 민심, 국민적 여망조차 언제든지 뭉갤 수 있는 우리 정치권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무엇보다 심 대표의 시각은 실망이다. 국회의원을 10% 늘리면 "가장 바람직하다"고 했지만 이는 말도 되지 않는다. 국민은 결코 이를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미 드러났다. 올해 나온 결과만 봐도 그렇다. 무려 70% 수준에서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했다. 되레 정수를 10% 줄이자는 자유한국당 제안에 60%가 찬성한 조사도 있다. 그만큼 국민은 정수 확대를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심 대표는 거꾸로 민심을 오도(誤導)하니 속내는 오직 자신만의 잇속 챙기기인 듯하다. 과연 국민이 안중에 있는지 의심스럽다.아울러 심 대표가 극히 민감한 사안을 작정하고 내놓은 주장의 시점은 더욱 부적절하다. 이미 국민은 지난 2개월 넘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계기로 국회와 국회의원의 무능을 질리도록 지켜봤다. 나라는 두 쪽으로 쪼개졌고 국회는 하는 일 없이 허송했다. 국정감사는 생생한 그 현장이었다. 국감다운 국감의 모습은커녕 오로지 진영으로 나눠 싸움질에만 매달리지 않았던가. 무릇 국민은 의지할 데 없어 답답할 즈음에 심 대표가 겨우 내놓은 생각이 제 밥그릇 늘리는 일이니 할 말을 잃을 뿐이다.국회의원 수가 모자라서, 국회의원 특권이 부족해서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 나라 국민은 없다. 내려놓겠다던 특권 포기 약속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 마당에 국회의원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심 대표 발상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 지금은 갈라진 민심을 모아 추스리고 민생을 돕는 시늉이라도 하는 게 차라리 나을 때다.

2019-10-29 06:30:00

[사설] '환자를 돈으로 부른' 포항 한 요양병원, 비리 낱낱이 밝혀야

대구지검 포항지청이 사건 송치 이틀 만에 불기소 처분한 122억원 국가보조금 사기 혐의를 받는 포항 한 요양병원이 '환자를 돈으로 부르곤 한' 사실을 전직 간호사가 폭로했다. 특히 이 병원은 환자 전문 중개인을 직원으로 두고 환자 유치 과정에서 한 달 용돈 5만원 지급을 약속했는가 하면, 60대 남성 암 환자는 퇴원과 치료 요청조차 거절당해 결국 복합 증세로 숨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검찰 불기소 처분 배경에 더욱 의혹이 쏠릴 수밖에 없게 됐다.무엇보다 전직 간호사의 증언은 충격적이다. 포항 검찰은 병원의 국가보조금 사기 등 혐의에다, 재단 이사장이 돈을 멋대로 쓰고 아들·남편과 가까운 인물로 이사진을 꾸려 사유화를 노린 전횡에도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 조치도 의아할 일인데, 병원이 아예 환자를 '돈으로 부르곤 한' 행태는 분노를 자아내고 남을 만하다. 게다가 환자 등급을 국가보조금액에 따라 나눴으니 이 병원의 배금(拜金)주의는 극치에 이른 셈이다.문제는 인구 고령화 추세로 우후죽순처럼 생긴 많은 요양병원 가운데 이런 부류가 더 없겠느냐는 데 있다. 물론 요양병원 취지에 맞춰 모범적 운영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포항에서와 같은 사례가 없을 수는 없다. 이미 업계에서는 그런 소문이 나돌고 있지 않은가. 겉만 요양병원이지 포항처럼 국가보조금을 노려 전문적 환자 유치 직원과 용돈 지급 미끼 등 불법적 운영의 병원이 있을 개연성은 충분한 만큼 그냥 둘 수 없는 일이다.이번 기회에 보건·사법 당국은 전수조사를 통해 국민 혈세를 노리고 무늬만 그럴듯한 불탈법적 요양병원을 솎아내야 한다. 그대로 두면 나라 곳간을 축내 개인 호주머니를 채우려는 악덕 요양병원이 기승을 부리고 국가 복지정책은 헛바퀴만 돌리게 될 터이다. 특히 포항 검찰은 어느 때보다 검찰 개혁이 화두인 요즈음 과연 제대로 할 일을 했는지 되돌아보고 서둘러 재수사로 암 환자 죽음의 의혹 등을 낱낱이 밝혀 실추된 신뢰를 되찾을 때다.

2019-10-28 06:30:00

[사설] 본말전도에 폐해 뻔한 文대통령의 '공정 드라이브'

문재인 대통령이 공정(公正)을 내걸고 국정 전반에 '공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와 정시 비중의 지나친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을 시작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공정 드라이브를 가속할 전망이다.국민 관심사인 대학입시를 들쑤시며 문 대통령이 공정을 들고나온 것은 '조국 정국'에서 빠져나오려는 몸부림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임기 5년인 역대 대통령들은 예외 없이 취임 이후 2년 6개월을 기점으로 지지율이 추락했고 이를 만회하려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정 의제를 설정하고 국정 전반을 직접 챙기는 만기친람(萬機親覽)을 했다. 국민에게 내세울 국정 성과가 없는 데다 조국 사태로 지지율이 급락한 문 대통령으로서는 상황이 더 절박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공정 드라이브를 건 요인이 됐을 것이다.하지만 문 대통령의 공정 드라이브는 본말전도(本末顚倒)에다 혼란과 부작용, 폐해가 불가피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됐는데도 문 대통령은 유감 표명조차 없다. 공정을 크게 훼손한 조국 사태에 대한 사과 없이 난데없이 공정 드라이브를 건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은 물론 후안무치다. 문 대통령이 지시한 정시 비중 확대는 교육부의 기존 입장과 배치돼 교육계는 물론 학생·학부모의 혼란을 초래했다. 대학입시와 같이 대통령이 공정을 앞세워 사안 하나하나마다 깨알 같은 지시를 하면 그로 말미암은 폐해가 속출할 개연성이 크다.문 대통령은 이달 말 반부패협의회를 주재하고 공정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이번엔 어떤 지시를 할지 우려가 앞선다. 지금 문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전반기 국정 운영에 대한 심도 있는 성찰과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데 대한 통렬한 반성이다. 그와 함께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하고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해야 한다. 공정을 앞세워 국면 전환을 꾀하는 것은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하고 또 하나의 국정 실패로 귀착될 것이다.

2019-10-28 06:30:00

[사설] 도청 신도시 호민지 주변 낚시꾼 쓰레기 개탄스럽다

경북도청 신도시를 상징하는 저수지인 호민지가 몰상식한 낚시꾼들이 마구 버린 온갖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곳곳에 쌓인 쓰레기 더미에다 컵라면을 비롯한 음식물 찌꺼기는 물론 부탄가스통과 낚시 관련용품 등이 뒤섞여 악취를 풍기고 있다고 한다.호민지가 비록 낚시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곳곳에 세워둔 수질오염 행위 금지 경고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떡밥을 뿌리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모습이 일상화되어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이곳에서 용변까지 해결하는 몰지각한 낚시꾼도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닌가.또한 온갖 쓰레기가 담긴 비닐봉지 등을 눈에 잘 띄지 않는 풀숲으로 던져버리는 것도 골칫거리라고 한다. 관리 당국이 수거와 처리에 애를 먹는 것은 물론, 썩은 쓰레기 더미 주변에 날파리가 들끓어 인근 주민들과 산책 나온 방문객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니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일이다. 도청 신도시 남동쪽에 위치한 호민지는 안동시 풍천면 일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한 저수지였다.이곳이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 구역으로 포함되면서 경북개발공사가 순환 산책로와 인공 습지, 연결 보행교, 휴게 공간 등을 갖춘 수변생태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호민지 주변을 신도시 주민들의 여가 활동과 생태학습 체험 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인근 명소와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호민지야말로 도청 신도시를 대표하는 호수이기 때문이다.낚시꾼들의 쓰레기 투기 행위가 그래서 더욱 개탄스러운 것이다. 관리 당국인 농어촌공사의 소극적인 대처도 문제이지만, 낚시꾼들의 환경 의식 실종이 더 한심한 일이다. 낚시는 긴장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숨결과 함께 좌망과 사색의 시공간을 즐기는 여가 활동이다. 낚시에 대한 기본 개념조차 없는 사람들이 자연을 더럽히고 낚시의 철학을 오염시키고 있다.

2019-10-28 06:30:00

[사설] 예산 흥청망청 쓴 산하기관 공개한 경북도

경상북도가 감사를 통해 산하기관들이 흥청망청 나랏돈을 쓴 사실을 적발하고 이를 공개했다. 그동안 경북 곳곳에 분산된 산하기관들이 느슨한 관리 감독 아래 예산을 남용한다는 지적은 수도 없이 나왔다. 그런데 이번 감사 결과 그런 지적들이 틀리지 않았음이 입증된 것이다. 이철우 도지사는 취임 후 산하기관에 대한 인사혁신과 구조조정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번에 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예산 낭비에 대해 강력한 경고장을 던진 셈이다.감사 결과 산하기관의 민낯이 드러났다. 경북도문화재연구원은 경영이 악화하자 경비 절감 등 경영을 개선할 생각은 않고 '경북도문화재연구원 기금' 70억원 가운데 20억원을 축냈다. 2016년 이후 업무추진비 중 85%인 2천100만원을 축·부의금으로 전용한 것은 기가 막힌 일이다. 학술용역 국외 여행 후 보고서도 내지 않은 연구원들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경북신용보증재단은 최근 3년간 인건비를 정부 가이드라인을 훌쩍 넘겨 인상했다가 적발됐다. 그 결과 2018년 기준 6급 이상 임직원 48명 가운데 10명이 1억원 이상의 급여를 챙겼다. 경북도경제진흥원은 정규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며 직급별로 나눠 먹기도 했다. 이 기관은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 개선과 경쟁력을 강화한다며 설립했지만 20년이 지나도록 자체 수익으로 인건비 충당조차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잘못된 성과급 잔치를 벌여왔다.새마을세계화재단 역시 세금을 쌈짓돈 쓰듯 썼다. 비상임이사가 해외 출장을 갈 때도 대표이사 기준 1등석 운임을 적용해 2천118만원을 과다 지급했다.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납품이 지연되었음에도 허위로 준공 검사를 내주고 1억원이 넘는 지연 배상금조차 부과하지 않았다.경북도 산하기관들은 대부분 자립 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혈세 투입으로 연명하고 있다. 그런 기관들이 알뜰 경영으로 내실을 다지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 몫이다. 예산을 흥청망청 쓰면서도 만성 적자를 당연시하고 다시 혈세 지원을 요구하는 산하기관의 행태는 바로잡아야 한다. 도민들의 혈세를 한 푼이라도 낭비했다면 마땅히 환수하고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다. 감사 결과를 낱낱이 밝힌 경북도의 의지는 높이 살 만하다. 하지만 이에 그칠 일이 아니라 걸맞은 후속 조치를 기대한다.

2019-10-26 06:30:00

[사설] 문 정권의 충견 작정한 '민갑룡 경찰'

지금껏 검찰이 '권력의 충견'이란 소리를 들어왔지만 문재인 정권에서는 경찰이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할 판이다. 검찰은 대통령과 여당의 온갖 방해 공작에도 '조국 수사'에 '올인'하고 있는 반면 경찰은 검찰의 '조국 수사'를 비난하는 여당 내 싱크탱크의 보고서를 전 직원에 배포하는 등 '코드' 맞추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의 보고서 2건을 경찰청 내 모든 부서에 배포하면서 '전 직원에게 전파해주시고, 모든 국장·과장·계장급 이상은 필독해달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에 각 부서는 문제의 보고서를 소속 직원 1천여 명에게 배포했다. 이는 이달 중순 경찰청 고위 간부회의에서 민갑룡 청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이 보고서를 언급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보고서 내용은 한마디로 왜곡이다. '조국 일가에 대한 무리한 수사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는 조국 전 장관이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폭넓게 들으라고 지시하면서 청취 대상으로 '콕 집은'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의 말이다. 그는 "이번(조국) 수사는 사냥처럼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그렇지 않다. 조국 수사는 검찰이 처음부터 조국을 치려 기획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뒤 언론의 추적 취재와 관련자 증언 등으로 온갖 불법 혐의가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보고서는 조국 편에 선 검사 한 사람의 개인적이고 편파적인 감정의 표현을 검찰 내부의 자성으로 뻥튀기한 것이다.사실이 이러함에도 문제의 보고서를 전 직원에게 배포하고 일정 직급 이상 간부들에게 필독하라고 한 것은 민 청장의 개인적인 믿음을 부하 경찰에 강요한 '양심에 대한 폭력'이나 다름없다. 특정 정당의, 그것도 왜곡으로 가득한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는 간부들의 심경은 참담할 것이다.이번 사안은 문 정권에서 경찰이 권력의 충견임을 자임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드루킹 사건' 부실 수사로 그것은 이미 예고됐다. 이런 사실들은 문 정권은 입에 거품을 물고 '검찰 개혁'을 외치지만 정작 더 화급한 과제는 '경찰 개혁'임을 말해준다.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더 많은 권한을 가지려 한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이 확보되지 않은 한 절대로 안 될 일이다.

2019-10-26 06:30:00

[사설] 이용객 급감한 대구공항, 노선 다변화 등 정책 재검토할 때

지난해 연간 이용객 400만 명을 넘어선 대구국제공항이 올들어 이용객과 항공기 운항 편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통상 겨울에는 운항 편수가 10%가량 감소하지만 올해는 주 684편에서 490편으로 28%나 떨어졌다. 이 같은 위축은 일본여행 불매에다 항공사 간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국제선 운항이 큰 폭으로 감소한 탓이다.항공사의 실적 부진은 당장 대구공항 이용객 감소로 이어졌다. 올 9월 기준 대구공항 이용객 수는 30만8천여 명으로 작년 8월의 42만1천여 명에 비해 27%나 줄었다. 2014년 저비용항공사의 본격 취항과 함께 가파르게 성장해온 대구공항의 기세가 4년여 만에 풀이 꺾인 것이다.활주로 길이(2천750m)가 짧아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일부 단거리 노선이 주를 이루는 대구공항의 한계는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다. 인천·김해에 비해 수요도 적고 군 공항과 겹쳐 제약이 많은 환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공항이 최근 몇 년간 경쟁력이 높아지고 이용객이 폭증하면서 흑자를 낸 것은 사실 거의 기적에 가깝다.그렇지만 대구공항의 성장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상황이 돌변하고 있다. 항공사 간 과열 경쟁에 따른 손실 확대와 신규 취항 위축 등 환경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가 보다 유연한 정책 자세로 급변하는 수요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올들어 이용객이 2배나 증가한 대만 등 일부 대체 노선의 성공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단거리 노선 위주에서 벗어나 몽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중거리 노선 취항 등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신공항 건설 등 과도기에 놓인 대구공항이 그나마 현상을 유지하고 우량한 지방 공항의 위상을 계속 지켜나가려면 발빠른 정책 대응과 관광업계, 항공업계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무턱대고 정책노선에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만 항공 수요를 꾸준하게 유지하는 마중물 차원에서 정책노선 확대 등 개선책을 검토해야 할 때다.

2019-10-25 06:30:00

[사설] 한국경제 '성장률 쇼크'를 돈 풀어 막자는 정부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4% 성장에 그쳐 올해 성장률이 1%대로 주저앉을 우려가 커졌다. 한국 경제의 마지노선인 연간 성장률 2% 선이 무너질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올 성장률이 2%가 되려면 4분기 성장률이 1.0% 이상 나와야 하는데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데다 재정지출에 목을 매는 정부 주도 성장이 한계에 부닥쳐 목표 달성이 어려운 실정이다.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진 것은 연간 성장률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4년 이후 네 차례밖에 없었다. 흉작을 겪은 1956년(0.7%)과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7%),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5%)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이다. 앞선 사례들이 글로벌 변수가 작용하거나 일시적인 위기로 말미암아 성장률이 크게 떨어진 것과 달리 올해 상황은 저성장이 고착화할 우려가 커 위기감이 가중할 수밖에 없다.정부는 2% 성장률 달성을 위해 올해 마지막까지 재정 여력을 총동원해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성장률을 그나마 견인했던 '정부의 힘'이 크게 떨어져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정부가 상반기 재정 집행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반짝 효과만 냈을 뿐 하반기에 들어서자마자 성장을 이끄는 힘이 쪼그라든 것이 이를 방증한다.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소득 여건 개선 등 좋은 지표를 내세우며 "확장 예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했다.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잘못된 경제정책을 뜯어고치지 않고 재정지출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을 고집하겠다는 말이다. 정부의 재정지출이 민간의 투자·소비와 연결되지 않아 성장률이 급락하는데도 돈을 풀어 해결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 시급한 것은 산업 구조개혁이나 노동생산성 및 경쟁력 강화 등과 같은 근본 처방이다. 기업이 투자와 고용 창출을 주도하도록 정부가 뒷받침해야 한다. 현실을 무시한 정책을 고집하는 대통령과 정부 탓에 경제가 얼마나 더 망가지고 국민은 얼마나 더 고통받아야 한단 말인가.

2019-10-25 06:30:00

[사설] 조국 수사 앞둔 검찰, 오직 국민만 보면 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씨가 24일 구속됐다. 전직 대통령보다 더 많은 18명의 매머드급 변호인단이 정 씨의 구속을 피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만큼 정 씨 구속을 위한 법리와 증거 싸움에서 검찰이 정 씨 변호인단을 압도했다는 얘기다. 이로써 '윤석열 검찰'은 정 씨 수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은 물론 이번 사건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조 전 장관을 신속하게 수사할 수 있는 동력도 확보하게 됐다.검찰이 구속 사유로 정 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표창장 인턴증명서 위조 등 입시 비리, 사모펀드 투자를 둘러싼 횡령, 증거인멸, 자본시장법 위반 등 모두 11개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중 입시 비리와 증거인멸 방조 등 적어도 4개 혐의에 조 전 장관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정 씨는 지난해 초 2차 전지 업체 WFM의 내부 정보를 이용해 차명으로 이 회사 주식 12만 주(6억원어치)를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조 전 장관 계좌의 돈이 정 씨 계좌로 흘러들어간 단서를 검찰이 포착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주식의 직접 투자를 금지하는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검찰은 이들 혐의에 대해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정 씨의 구속은 '시작'일 뿐이다. 수사의 종착점은 조 전 장관이다. 그렇게 해서 조 전 장관의 위선과 허위를 벗겨내 평등·공정·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지금 검찰에 주어진 과제다.그 과정은 험난할 것이다. 이를 예고하듯 벌써부터 "백번 양보해서 정 씨가 유죄라 해도 조 전 장관은 몰랐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라며 조 전 장관의 무죄를 기정사실화하는 소리가 여당에서 나오고 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 이런 '방해 공작'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미 대통령부터 검찰권 행사를 자제하라며 검찰을 압박한 터이다. 검찰은 이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검찰 뒤에는 국민이 있다. 오직 국민만 보고 수사에 임해야 한다.

2019-10-25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유근 1차장, 김현종 2차장. 연합뉴스

[사설] 도 넘은 文정부 '캠코더 인사'…이러고도 공정?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공정'을 27차례 언급하며 "공정을 위한 개혁을 더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국 사태'에서 봤듯이 공정을 망가뜨린 장본인은 문 대통령과 집권 세력이다. 도를 넘은 공공기관 '캠코더(대선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 하나만 보더라도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라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표가 무색할 지경이다.지금까지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설립한 공공기관 자회사의 대표 대다수가 여권 출신 낙하산 인사로 채워졌고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10명 중 4명꼴로 캠코더 인사란 지적이 나왔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위원회 소관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정규직 전환 자회사 대표이사 현황에 따르면 공공기관 자회사 8곳 중 6곳의 대표이사와 상임이사 1명이 여권과 직접 관련된 인사로 드러났다. 경남 노사모 대표이자 민주당 지역위원장 출신 인사, 민주당 재선 지방의원 및 정책위 부의장 출신 인사, 문재인 대선후보 노동팀장 출신 인사 등이 앞다퉈 자리를 꿰찼다.또한 문 정부 출범 후 대통령과 장관이 임명한 산자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286명 중 42%에 달하는 120명이 캠코더 인사로 확인됐다. 임명권자 성향에 맞는 코드 인사가 61명으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 출신 인사가 43명, 캠프 관계자가 16명에 달했다. 환경부 산하 기관 임원 59%가 캠코더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도 국감에서 나왔다.공공기관의 혁신 성패는 기관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의지와 능력에 달렸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전문성이 없는 캠코더 인사를 박아넣은 것은 정권 의중을 반영, 정부 정책에 따르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공공기관 개혁은 뒷전으로 미루고 내 사람 심기에 열을 올린 것은 정권 지지 세력을 더 키우겠다는 의도도 깔렸다. 불평등·불공정·불의한 인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이 내세운 공정을 위한 개혁은 캠코더 인사 척결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2019-10-24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설] '정권 친위대'라고 할 수밖에 없는 문 정권의 공수처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검찰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며 국회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 검찰 개혁과 관련된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공수처 설치가 검찰 개혁이라는 오도된 인식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다. 공수처 설치는 검찰 개혁과 전혀 상관 없는 문제다. 오히려 현재 검찰이 안고 있는 '비대한 사정(司正) 권력'이란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개악'이다.검찰 개혁의 대원칙은 권력으로부터 독립이다. 공수처 설치는 그 정반대로 가겠다는 소리다. 검찰 위에 검찰을 능가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사정기관을 만들어 사실상 대통령 직속으로 둔다는 것이니 그렇다. 공수처의 권력이 얼마나 막강한지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검찰 권력이 비대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한다면서 공수처에는 이를 몰아준다니 기가 막힌다.또 검찰과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도 넘겨받을 수 있고, 검사는 물론 판사와 군 장성급도 수사할 수 있다. 삼권(三權)의 경계를 마음대로 넘나들며 거의 모든 공직자를 수사할 수 있는 것이다. 수사 대상 혐의도 뇌물 수수 등의 비리는 물론 직권 남용, 직무 유기도 포함된다. 대통령이 마음먹으면 정치적으로 얼마든지 악용 가능한 무소불위의 권력이다.세계에서 이런 기관을 둔 정상 국가는 없다. 독재국가인 중국이나 북한만 그렇다. 이는 공수처를 설치하면 우리나라도 중국과 북한과 같은 '비정상' 국가로 전락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이다. 입만 떼면 '촛불 정신'을 계승했다고 하는 문재인 정부가 이런 짓을 벌이고 있다.더 기만적인 것은 문재인 정권의 공수처가 대통령 가족과 청와대 수석, 장·차관, 국회의원은 기소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살아있는 권력'도 단죄하는 공수처가 아니라 '정권 보위부'를 만들겠다는 소리다. 공수처가 '북한 정치보위부의 남한 버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문 정권은 이런 '정권 보위부'를 임기 내에 만들려고 한다. 그 목적은 '20년 집권'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19-10-24 06:30:00

[사설] 포항 검찰의 의혹투성이 요양병원 불기소, 누굴 위해선가

정부 보조금 122억원 부정수급 등의 혐의를 수사해 포항 북부경찰서가 지난 6월 넘긴 경북 포항의 한 요양병원에 대해 대구지검 포항지청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재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지역본부와 경찰이 조사·수사한 혐의에 대해 별도 수사 보강 지시나 지휘도 없이 검찰 송치 이틀 만에 사건을 불기소로 처리했으니 과연 누굴 위한 검찰 조치인지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질 만하다.이번 포항 검찰의 신속한 조치는 놀랍다. 122억원의 정부 보조금 부정수급,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무자격 의료기관 개설 등의 혐의는 이미 보험공단과 경찰의 8개월 집중 조사로 파악됐다. 그런데 검찰은 마치 기다린 것처럼 이틀 만에 불기소 처분했다. 게다가 그런 처분의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도 않았고, 보강 수사 같은 후속 조치도 없었다. 검찰이 할 일을 제대로 했는지 의심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다. 재수사 촉구는 너무나 당연하다.특히 이 요양병원의 의료재단 이사장은 상임이사에 아들, 감사에 남편을 등록하고 가사 도우미와 병원 청소업체 직원, 이사장 남편의 친인척 등으로 이사진을 구성했다. 이는 재단의 사유화 전횡의 증거가 될 만하다. 아울러 이런 내부 구조를 통해 재단은 그동안 정부 보조금 등을 바탕으로 짠 예산을 마음대로 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말하자면 처음부터 나랏돈을 헛되이 쓸 여지를 만들어 놓은 셈이다.이런 의혹투성이 요양병원을 둘러싼 문제를 낱낱이 밝혀 제대로 바로잡는 일은 경찰과 검찰의 책무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일이니 도저히 그냥 둘 수 없지 않은가. 그러나 이번 포항 검찰의 조치는 한마디로 스스로 의혹을 자초했다. 이 같은 부류의 사례 재발을 막기는커녕 되레 나랏돈을 함부로 써도 된다는 나쁜 선례만 부추기고 검찰 불신을 키울 뿐이다. 이제 포항 검찰의 선택은 분명하다. 이번 신속한 불기소 처분의 용기에 걸맞게 재수사에 나서 엄정한 검찰 모습을 되찾으면 된다.

2019-10-24 06:30:00

[사설] 모순된 관공서 경유차 미세먼지 대책, 규정부터 뜯어 고쳐야

대구시와 8개 구·군 기초자치단체가 11월 6~15일 한국환경공단 등과 함께 겨울철 미세먼지 대책으로 경유차 대상의 자동차 배출가스 집중 단속에 들어간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21일 올가을 첫 고농도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가 시행되는 등 중국발 미세먼지 공습에 대비한 조치인 셈이다. 국민 건강을 위해 마땅한 일이지만 그동안 대구시 등 관공서의 노후 경유차 관리 대책에 비춰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란 비판이 나올 만하다.이번 단속 대상은 미세먼지 배출 비중이 높은 화물차 등 경유차다. 특히 이들 경유차 가운데서도 낡고 오래돼 문제가 될 차량은 미세먼지 배출에서 더욱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 이런 문제의 경유차를 줄이고 폐차에 앞장서야 할 관공서 정책은 되레 이와 어긋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10년 이상 또는 운행거리 12만㎞를 넘긴 경유차는 폐차할 수도 있지만 대구시 등은 대부분 폐차보다 민간에 파는 반면, 민간의 노후 경유차는 보조금을 주면서까지 조기 폐차 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실제로 대구시와 산하 기관 및 8개 구·군에서는 15년 넘는 경유차 187대를 비롯, 최근 3년 동안 10년 이상 노후 경유차 380대를 팔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조차도 최근 5년간 환경부와 산하기관에서만 모두 391대의 공용 경유차를 중고값으로 팔았으나 폐차는 겨우 8대에 그쳤다. 이런 형편은 대구와 환경부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닐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이들 기관에서의 사례와 같은 모순된 노후 경유차 관리 정책은 관련 법규가 매각을 우선하고, 폐차는 팔 수 없을 때만 허용한 탓이다.미세먼지 배출 노후 경유 차량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이 같은 현재 규정의 손질이 필요하다. 이는 전국의 공용차 모두 해당되는 만큼 노후 경유 차량의 매각과 폐차에 따른 손익을 충분히 따져 현실에 맞는 규정부터 마련해야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 공습의 철저한 대비는 당연하지만 우리 스스로 해야 할 마땅한 조치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2019-10-23 06:30:00

[사설] 도시공원 일몰제, 지자체 재정 부담 대책 필요하다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을 앞둔 전국의 시·도 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심각한 재정 위기에 내몰린 17개 광역 지자체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촉구하는 단체행동에 나서기에 이른 것이다. 전국 시도지사협의회가 '도시공원 일몰제 대안 입법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도시공원 일시 해제와 부지 매입에 따른 엄청난 재정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시도지사협의회는 전국의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물론 광역 및 기초의회의장단 등과도 연대해 정부의 도시공원 일몰제 해결을 위한 민·관공동 촉구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도시공원 일몰제'는 한마디로 '도시공원으로 지정만 해놓고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인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에서 풀어주는 것'을 말한다.헌법재판소가 지난 1999년 '지방자치단체가 개인 소유의 땅에 도시계획시설(녹지·학교·공원·도로 등)을 짓기로 하고 장기간 이를 집행하지 않으면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해당 도시계획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내년 7월부터는 전국의 도시공원 396㎢가 공원 효력을 잃으며 일시에 해제된다.지방자치단체들은 이들 부지를 매입하는데 엄청난 재정을 투입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정부가 내놓은 해법이라고는 지방채 발행에 따른 약간의 이자 감면이 전부이다. 대구시의 경우 일몰제 대상 도심 공원 부지를 매입하는데 지방채를 포함해 4천8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해야 할 판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들로서는 난감한 현실이다.대구시와 경북도의 경우도 우선 주민들의 활용도가 높은 공원 부지와 진입로 인근 땅을 사들이는 단기대책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공원 해제에 따른 지주와 주민 간 갈등 빈발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일몰제 대상 부지의 상당 부분은 중앙정부가 지정한 것이다. 책임을 지자체에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일몰 대상 조정과 무상양여는 물론 대폭적인 재정 지원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2019-10-2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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