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9일 대구 시내 한 서점에 진열된 분야별 베스트셀러 서적들을 손님들이 살펴보고 있다. 올 한해 출판계에서는 유튜브 채널에 소개된 책들과 여행 에세이, 한일 경제전쟁, 아이돌, 페미니즘 관련 책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사설] 출판계의 유튜버셀러 열풍을 경계한다

출판계에도 유튜브 열풍이 후끈하다. 유튜브 방송을 통해 소개된 책이 독자의 관심을 이끌며 베스트셀러 순위를 움직이고 있다. 먼저 인기 유튜버들의 콘텐츠와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유튜브 스타 박막례 할머니의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예약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나아가 유튜브 '김미경 TV'에 소개된 '말센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등의 도서는 방송 후 일주일 만에 판매량이 350%에서 최대 5천% 넘게 증가했고, 유튜버 '라이프해커자청'이 소개한 '정리하는 뇌'는 순위 역주행을 거듭하며 종합 베스트셀러 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따라서 올해 출판계의 뜨거운 화두는 단연코 '유튜버셀러'(유튜버+베스트셀러)였다.그러니 '미디어셀러' '아이돌셀러'를 넘어 '유튜버셀러'가 당분간 출판계의 빅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형 서점의 유료 매대나 인터넷 서점 광고보다 효과가 크다 보니 이 같은 추세를 반기는 분위기도 적잖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홍보·협찬 비용의 지속적 상승이 크고 작은 출판사 간 불균형 심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얘기다.이 때문에 출판계에서는 유튜버셀러의 시류를 인정하면서도 윤리적인 차원의 규범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낸다. 적어도 협찬 여부를 구독자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출판계가 걱정하는 것은 유튜버셀러로 인한 베스트셀러 왜곡 가능성이다. 어떤 출판사는 자사의 여러 홍보 채널에 일제히 신간을 노출하고 서평을 달면서 금방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한다.청년 멘토를 자처하는 독서모임 카페를 운영하면서 자기 출판사 책을 홍보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한다. 더욱 큰 문제는 해당 도서가 정말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양질의 책이냐는 것이다. 유튜버셀러 또한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마케팅의 산물이라면 이는 독자를 기만하는 행위이다. 도서 유통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는 경계해야 한다.

2019-12-11 06:30:00

[사설] 한국 진보가 정신적·도덕적으로 파탄 났다는 진보학자의 질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9일 지금 우리 정치 상황을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이며 "위기의 본질은 한국 진보의 정신적·도덕적 파탄"이라고 규정했다. 문재인 정권, 더 구체적으로는 문 정권의 주축인 '386 민주화 운동권 세력'의 정체를 국민들에게 분명히 알리는 노학자의 양심의 소리이다. 최 교수가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정치학자로 꼽힌다는 점에서 이런 '진보 비판'의 울림은 깊고도 넓다. '진영'을 초월해 객관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그렇다.최 교수의 비판 하나하나가 귀담아 들어야 할 가치가 있지만, 특히 적확(的確)한 것은 386 운동권 세력이 '스스로 민주주의자로 여기는 민주주의 적대자'가 됐다는 진단이다. 그는 "(민주화를)직접 만들어왔다는 사람들이 정치 계급이 되어 한국 정치를 주도하게 될 때 이런 상황이 왔다"며 "(이들이)스스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정치를 만들어내는 주역이 됐다는 것은 패러독스"라고 했다.이런 비판을 증명하는 사례는 차고도 넘친다. 조국 일가의 비리와 '울산시장 선거 공작'을 수사하는 검찰에 대한 청와대와 여당의 집요한 공격이 대표적이다. 그 연장선 상에서 나온 공수처 설치 기획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정치'의 더 노골적인 행태다. 범(汎)여권에 유리하게 선거제도를 바꾸려는 기획도 마찬가지다. 장기 집권을 위한 '선거독재'의 제도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최 교수는 진보·좌파의 민주주의관(觀)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진보·좌파는 "다수로 표현된 인민의 의사를 전체 사회의 일반 의사·의지로 이해한다"며 "이런 틀에서 이해되는 민주주의는 전체주의와 동일한 정치체제"라는 것이다. 조국 사태 때 조국이 검찰을 겨냥한 대규모 비난 집회에 대해 "검찰 개혁이란 시대적 과제, 역사적 대의를 위해 모이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한 것은 이를 잘 입증한다.최 교수의 비판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결론은 민주주의의 발전과 관련해 현 집권 세력에 기대할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은 무엇을 해야 할지 자명하다.

2019-12-11 06:30:00

[사설] 文정부의 무턱댄 공무원 증원, 그 뒷감당은 국민의 몫

경기 침체로 세수 부족이 뻔한 데도 문재인 정부의 국민 세금 펑펑 쓰기가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총선이 있는 내년에 역대 최대인 25조7천여억원의 일자리 예산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여기에 내년에도 대대적인 공무원 증원에 나선다. 자기 지갑에서 나온 돈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을 정부가 거리낌 없이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내년 중앙 및 지방정부 공무원 증원 규모가 3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직 공무원 1만6천300명이 늘어나고 지방직 충원 규모도 1만4천400명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에도 공무원을 3만3천 명이나 증원했다. 공무원 증원 규모가 2년 연속 3만 명을 돌파하는 것은 노태우 대통령 시절인 1991년, 1992년 이후 28년 만이다.정부는 공무원 증원 이유로 청년실업난 해소와 대국민 서비스 향상을 내세우고 있다. 이 명목으로 2022년까지 17만4천 명 증원을 밀어붙이고 있다. 기업 활동을 뒷받침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는 못하고 세금으로 공무원 자리를 늘려 청년실업을 해결하겠다는 발상부터 잘못됐다. 전산화가 많이 이뤄진 마당에 공무원 수가 적어 대국민 서비스가 낮다는 논리도 궁색하기 짝이 없다. 총선을 앞두고 청년들의 환심을 사고 고공비행하는 청년실업률을 떨어뜨리기 위한 꼼수로 봐야 한다.무턱댄 공무원 증원은 국민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올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5년간 공무원 증원으로 더 들어가야 하는 인건비가 26조9천억원이나 된다. 2022년까지 공무원 17만4천 명을 증원하면 국가가 2052년부터 지급해야 할 공무원 연금은 9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임기 중 공무원 12만 명 감축을 추진하는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내 공무원 17만 명 증원에 목을 매고 있다. 두 대통령이 나란히 임기 반환점을 돈 지금 프랑스는 '경제 모범국'으로 거듭난 것과 달리 한국은 경제가 '폭망' 수준이다. 국가 지도자가 무슨 일을 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갈라지는 또 하나의 본보기다.

2019-12-11 06:30:00

[사설] 국민 우려 큰 진보·보수 갈등, 文대통령과 정치권이 책임져야

우리 사회의 갈등(葛藤)에 대해 국민 대다수가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첨예화한 진보와 보수 간 갈등을 걱정하는 국민이 90%를 웃돌았다.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8월 27일부터 9월 27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5천100명을 대상으로 개별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2019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4%포인트) 결과 진보와 보수 간 갈등이 크다는 응답이 91.8%나 됐다. 이는 2016년 조사 때보다 14.5%포인트가 상승한 것이다. 이어 정규직-비정규직(85.3%), 대기업-중소기업(81.1%), 부유층-서민층(78.9%), 기업가-근로자(77.6%) 등의 순서로 갈등이 크다고 답했다.국민 열 명 중 아홉 명이 진보와 보수 간 갈등에 우려를 표한 것은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갈등이 치유 불능 수준으로 치달아 국론 분열은 물론 국민 통합을 무너뜨리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조국 사태'와 진보와 보수가 둘로 갈라져 거리에서 세(勢) 대결을 한 것이다. 지금도 청와대를 향한 검찰 수사, 검찰 개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대통령 퇴진 등 여러 사안을 두고 진보와 보수가 광장에서 맞서고 있다. 총칼만 들지 않았지 내전(內戰)을 방불케 하는 진보와 보수 사이의 갈등·투쟁에 국민의 우려는 클 수밖에 없다.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엔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책임이 크다. 조국 사태에서 보듯이 정권 출범 후 문 대통령은 지지 진영에 경도된 인사와 정책으로 일관했고 민주당은 상식을 내팽개치면서 비호와 책임 떠넘기기에 열을 올렸다. 문 대통령이 내세운 '국민 모두의 대통령' 공약은 휴지통에 버려졌다. 대안 제시와 협상은 않고 삭발과 단식 등 장외투쟁에 몰입한 자유한국당도 갈등 증폭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국민 통합을 위한 '불쏘시개'가 되기보다 갈등을 부추기는 '도화선'이 된 데 대한 문 대통령과 여야의 통렬한 자성과 쇄신이 절실하다.

2019-12-10 06:30:00

[사설] '하명 수사' 경찰관의 집단 소환 불응, 나라 꼴이 한심하다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와 관련된 경찰관 10명이 검찰의 소환에 모두 불응했다. 경찰은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이라고 하지만 검찰은 조직적인 수사 거부로 의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명 수사를 지휘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검찰 수사를 "야당과 보수 언론의 청부를 받아 진행하고 있는 청부 수사"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선거 개입 수사"라고 매도하고 나섰다.현재까지 드러난 사실을 종합하면 하명 수사가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의혹 단계에서 사실 확인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수사에 관여했던 경찰관을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소환 불응은 진실 규명의 집단적 방해라고 할 수밖에 없다.더 큰 문제는 소환 불응이 개인적인 판단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해당 경찰관들은 모두 검찰의 소환 통보 사실을 청문감사관실에 보고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소환에 불응했다. 검찰의 의심대로 조직적 수사 거부일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실이면 법치의 최일선인 경찰이 법질서를 근본부터 뒤흔드는 심각한 문제다.선거공작 수사를 놓고 경찰은 '대든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만큼 검찰에 맞서고 있다. 극단적 선택을 한 수사관 A씨의 휴대전화를 검찰이 압수하자 경찰은 자기들도 조사해야 한다며 2차례나 검찰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이런 '대담한' 행동은 여당의 검찰 압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당은 검찰 수사를 '강압 수사' '선택적 수사'라며 수사 대상인 경찰과 합동수사를 하라고 검찰을 을러대고 있다. 경찰이 국민의 경찰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의 '견찰'(犬察)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의 '청부 수사' '선거 개입 수사' 주장은 소가 웃을 일이다. 황 청장이야 말로 '청부 수사' '선거 개입 수사' 의심을 사는 장본인이다. '살아있는 권력'에 밀착하는 그의 이런 행태는 검찰이 아니라 경찰 개혁이 더 급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해준다.

2019-12-10 06:30:00

[사설] 신천 위협하는 가창 폐광산 중금속 오염수 대책 세워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텅스텐 폐광산에서 흘러나오는 중금속 오염수가 십수 년째 신천에 그대로 유입돼 환경오염 우려를 키우고 있다. 광산 유출수를 정화하는 시설이 있지만 연결 관로가 완전히 막혀 구리·납·비소 등 중금속 오염수가 그대로 신천에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이 정화시설 교체를 서두르고 있으나 빨라도 2022년 이후에나 가능해 인근 주민의 불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1974년 폐광된 가창 광산의 중금속 오염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1년 민주당 김재균 의원은 달성광산 유출수에서 기준치보다 2~5.6배 높은 아연과 망간이 검출됐다는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최근 국립생물자원관의 조사에서도 달성광산 주변 광물 찌꺼기 적재장 토양에서 다량의 구리와 납, 비소가 검출됐다.사정이 이런데도 시설 관리처인 한국광해관리공단과 대구시가 대책 마련을 늦잡치면서 폐광산 인근의 토양오염과 신천 수질오염이 가속화한 것이다. 본지가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을 찾아본 결과 신천 지류인 상원천 주변의 암석에는 중금속오염 때문에 누렇게 변하는 '옐로우 보이' 현상이 광범위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무엇보다 납득하기 힘든 대목은 1998년 달성군청이 자연 정화시설을 처음 설치한 이후 광해공단이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중금속오염을 키웠다는 점이다. 관로가 막혀 정화시설이 무용지물인 데도 제때 손을 쓰지 않고 방치해온 것이다. "정화시설 설치 초기를 빼면 거의 제 기능을 한 적이 없다"는 전문가 지적대로라면 공단과 대구시가 환경오염의 방조자인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많은 예산을 들인 신천·금호강 종합개발계획은 빛 좋은 개살구와 다를 바 없다. 새 정화시설 교체까지 또 몇 년을 마냥 기다릴 처지가 아니다. 우선 막힌 관로부터 정비하고 주변 오염지역 정화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손을 대야 한다. "유출수가 유입된 신천 약 1.7㎞ 구간은 죽음의 구간"이라는 전문가의 말이 예사롭지 않다.

2019-12-10 06:30:00

[사설] 청와대, 떳떳하다면 '김기현 문건' 공개 못할 이유 있나

'선거 공작' 의혹에 대한 청와대와 여당의 해명은 한마디로 코미디이다. 의혹의 핵심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리 첩보를 누가 만들었느냐부터 그렇다. 청와대는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소셜미디어로 제보받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제보자로 지목된 송병기 울산 부시장은 "행정관이 물어서 문자로 보냈다"고 했다. 청와대가 '주문'했다는 것이다. 제보자가 청와대의 주장을 부정한 것이다. 그러자 청와대는 "어떤 것이 사실인지 밝혀낼 부분은 더 이상 아니다"며 "수사기관이 밝혀낼 것"이라고 했다.국민을 바보로 아는 소리다. 지금 여당은 검찰에 '수사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경찰과 합동수사를 요구하며 특검 카드를 꺼낸 데 이어 '검찰공정수사 촉구 특별위원회'라는 희한한 조직까지 만들었다. 그 위원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민에 충성하지 않고 검찰 조직에만 충성하고 있다"고 매도했다. '수사기관이 밝혀낼 것'이란 말이 진심이라면 검찰 공격부터 그만둬야 하지 않나.청와대가 2017년 말 경찰에 이첩한 문제의 첩보 문건에 대한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의 '해설'도 마찬가지다. 홍 대변인은 이 문건을 한 달 전에 입수했다며 "지역에서 제기된 의혹을 그대로 정리했을 뿐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라 할 만한 내용이 없다"고 주장했다.이런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문건을 공개하는 것 말고는 없다. 그러나 지금껏 홍 대변인은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누구에게서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니 그 문건이 진본을 '가공'한 것인지 아닌지는 물론 홍 대변인이 정말로 문건을 갖고 있기나 한 것인지부터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민주당은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이 불거지자 청와대가 경찰에 이첩한 문건의 원본을 공개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백번 맞는 소리다.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을 둘러싼 소모적 논란은 단번에 잠재울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당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구린 게 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2019-12-09 06:30:00

[사설] 독도 헬기 참사 영결식, 고귀한 희생 받들 후속조치 급하다

지난 10월 31일 밤 독도 인근 해상에서 일어난 헬기 추락 참사로 희생된 중앙119구조본부 소방항공대원 5명의 합동분향소가 6일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백합원에 마련됐다. 그리고 10일의 합동영결식을 끝으로 대원들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면 영면하게 된다. 이들 외에 응급 환자와 보호자까지 모두 7명의 사망 실종 참사 이후 계속된 구조 활동에도 대원 2명과 보호자 1명은 찾지 못했지만 공식적인 수색 활동은 안타깝게도 8일로 그치게 된다.이번 분향소 설치와 합동영결식은 무엇보다 유가족들의 고뇌에 찬 결정으로 이뤄지게 됐다. 특히 시신조차 찾지 못한 유가족의 아픔과 슬픔은 무엇과도 비할 수 없겠지만, 마냥 수색 결과만을 기다릴 수 없는 현실적인 여러 이유를 고려해 내린 힘든 결정으로 보여 그 고귀한 뜻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영결식을 위해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두 소방 대원은 어쩔 수 없이 사망 처리를 해야 하는 겹고통까지 견뎌야만 했기에 더욱 그렇다.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한밤중 출동한 이들 대원들의 숭고한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는 일은 이제 정부의 몫이 됐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분명하게 드러난 독도와 울릉도의 긴급 상황 발생에 따른 구조 체계의 난맥상은 반드시 짚고 바르게 고쳐야 할 과제가 됐다. 울릉도를 찾는 발길이 늘고, 매년 20만 명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독도나 인근 해상에 응급 환자 발생 같은 긴급 상황이 생겨도 현재의 구조 체계로는 제대로 된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한 탓이다.울릉도의 소방서 설치나 경북소방본부 소속으로 현재 1대뿐인 야간 운행이 가능한 소방 헬기의 추가 확보로 야간 동원 체계의 강화가 필요하다. 또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을 이유로 경북도가 요청하는 예산조차 책정하지 않아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독도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또한 절실하다. 아울러 이번 참사 초기 불거진 지휘 보고 체계의 문제와 혼선도 바뤄야 한다. 이번 참사 희생의 교훈을 받드는 최소한 도리이기도 하다.

2019-12-09 06:30:00

[사설] 대구 '워킹맘 급감'…사회적 관심과 제도 개선 뒤따라야

직장에 다니며 아이를 키워야 하는 '워킹맘'의 95%가 퇴사를 고민했으며, 그 갈등의 가장 큰 분수령이 학부모가 되었을 때라는 한 연구소의 설문조사 내용이 최근 발표되었다. 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서울과 전국의 광역시 거주 워킹맘(만 25~59세 여성 취업자) 2천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 결과였다. 특히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퇴사나 이직을 가장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아이들의 학교 수업은 물론 방과 후 일정까지 엄마의 보살핌이 많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들이 퇴사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것도 절반 이상이 부모 등 가족의 도움 덕분이었다. 이는 여성들의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제도나 사회적 노력의 결여를 의미한다.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직장생활을 지속하길 원하는 이유로 워킹맘 4명 중 3명이 경제적인 문제를 든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대구의 '워킹맘'이 올 들어 크게 줄어들었다. 자녀를 둔 여성의 감소 폭보다 워킹맘이 두 배 이상 줄었고, 워킹맘 고용률도 전국 특별·광역시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는 추세이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자녀별 여성의 고용지표'에 따르면 대구의 자녀동거 여성 중 취업자는 13만4천 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 명(6.7%) 감소했다.따라서 자녀동거 여성의 고용률은 56.0%로 자난해보다 3%포인트 하락했는데, 전국의 자녀동거 여성 고용률이 전년 대비 0.3% 상승한 것과 대비를 이뤘다. 특별·광역시 7곳 중에서 대구의 자녀동거 여성 고용률 하락 폭이 가장 큰 것도 지역의 경기침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여성들의 경력단절은 사회의 큰 손실이다. 이 해묵은 병폐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관심과 제도의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은 물론이요 기업의 인식 변화도 절실하다. 유연근무제 활성화와 기업의 여성고용 유지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대해야 한다. 직업훈련 강화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 재취업정책의 실효성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야 한다.

2019-12-09 06:30:00

[사설] 거리로 내몰리는 철거민, 지원 대책 급하다

쪽방 거주민 등 주거 취약계층에게 올겨울 추위는 유난히 매섭고 혹독하다. 대구 원도심 주택정비사업이 본격화하면서 현 거주지에서 대책도 없이 내쫓기거나 적은 이주보상비만 손에 쥔 채 새 거처를 찾느라 동분서주하는 주거빈곤층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 몇 년 새 대구 도심을 중심으로 활발해진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빚어낸 결과다.대구쪽방상담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대구 지역 재건축·재개발로 철거된 쪽방 건물은 모두 22채다. 개별 방 수로 따지면 모두 270여 개 수준으로 쪽방 철거가 진행되면서 어쩔 수 없이 떠난 철거민도 대략 수백 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다. 동구 신암동과 중구 북성로·태평로 일대, 서구 원대동 일대 등이 현재 대규모 주택정비사업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문제는 갑작스레 이주 통보를 받은 상당수 주거 취약계층이 최소한의 보상도 받지 못한 채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큰 고통을 받고 살아온 이들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친 것이다. 누구 하나 이들을 배려하거나 지원하는 곳도 없다. 무작정 길거리로 내몰리면서 양극화의 문제점을 더욱 심화시키며 사회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철거민들의 사정은 매우 딱하다. 새 거처를 마련할 형편이 안 되는 대다수 철거민들은 노숙 생활자가 되거나 20만~30만원에 이르는 월세 부담에도 주변의 모텔방을 거처로 정할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자리와 소득이 거의 없는 철거민들에게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은 악몽이나 마찬가지다.어렵게 새 거처를 마련하더라도 집 걱정이 끝나는 게 아니다. 쪽방 생활과 거의 다를 바 없는 주거 환경에서 어려운 일상을 이어가야 하는 데다 20만원이 채 안 되는 주거급여로는 월세를 감당하기조차 힘들다. 주거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이려고 다른 사람과 좁은 방을 나눠 쓰는 등 이들의 어깨는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더는 우리 사회가 이들의 아픔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주체는 물론 대구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 예산 편성 등 철거민의 주거 부담을 낮춰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거리로 내몰리는 주거 빈곤층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대구시가 적극 대책을 세워야 한다.

2019-12-07 06:30:00

[사설] 여당은 검찰 압박 대신 민생부터 챙겨라

여당의 검찰에 대한 공격의 강도가 세고 거칠어지고 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이른바 '하명 수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둘러싼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의 간담회에 강남일 대검 차장과 임호선 경찰청 차장 등을 불렀으나 모두 불참하는 바람에 체면도 구겼으니 여당의 검찰 압박은 그럴 만하다. 하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것 같다.여당의 험한 목소리는 6일 강병원 의원이 언론을 통해 "한국당하고 검찰의 검은 커넥션, 짬짜미가 우리 국민들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 "대통령과 국민을 뒤통수친 검찰총장" 등 발언에서도 그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또 이날 여당의 확대간부회의에서 이해찬 대표도 "민주당은 특검을 해서라도 진실을 낱낱이 밝혀내도록 하겠다"며 검찰 수사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이 같은 여당의 검찰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이나 검찰을 압박하는 정치적 공세는 이어지겠지만 듣는 국민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지난 7월 야당의 공격과 비판 속에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과 그가 이끌 검찰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고, 지난달 19일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조차도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 대한 거듭된 신뢰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의 검찰이 검찰 개혁을 이끌기를 바라면서 직접 주문에 나서지 않았던가. 윤 총장 또한 평소 소신처럼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며 과거와는 달라진 검찰 모습을 이미 공언한 터였다.윤 총장이 취임한 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에서부터 이른바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연루된 최근의 의혹 수사에 이르기까지 벌인 일들은 국민 입장에서는 마땅히 밝힐 사안이다. '죽은 권력'의 지난 시절 적폐 청산과 의혹 해소만큼이나 '산 권력' 주변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에 불편하다고 해서 그냥 묻어둘 수는 없다. 자칫 정권 차원의 위기는 될지 모르나 차라리 나라 앞날을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인 만큼 여당은 오히려 민생법안 해결에 정력을 쏟는 게 맞다. 의혹 해소는 대통령이 믿고 맡긴 윤 총장의 검찰 몫으로 돌리는 게 순리다.

2019-12-07 06:30:00

[사설] 사상 최대 피해 보이스피싱 범죄, 총력 대응해 뿌리뽑아야

보이스피싱 범죄가 계속 기승을 부리자 대구경찰청이 4일 범인들의 음성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보이스피싱 사기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선언했다.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시민에게는 최대 1억원의 신고보상금 지급을 약속하는 한편 범인 목소리를 녹음한 파일 제보도 접수한다고 경찰청은 밝혔다.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대구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모두 1천58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43건과 비교해 42%나 늘었다. 피해 금액도 지난해 84억원보다 2배 넘게 급증해 175억여원에 달했다. 이 같은 통계는 보이스피싱이나 SNS·메신저를 이용한 메신저피싱 범죄에 시민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금융감독원이 올 상반기에 발표한 '2018년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 통계 또한 국내 보이스피싱 범죄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지난해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무려 4천44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2017년의 2천431억원보다 2천억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피해자 수도 총 4만8천743명으로 하루 평균 134명이 12억2천만원의 금전 피해를 입었다. 1인당 평균 900만원꼴이다.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피싱 범죄 피해가 모든 연령대로 확산하는 추세인 데다 사기 수법도 날로 지능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민에게 저금리 대출을 핑계로 접근해 대출금·수수료를 가로채는 '대출빙자형' 범죄가 70%(3천93억원)에 이르고 검·경찰과 금감원 등 기관을 사칭하거나 SNS에 친척·지인을 가장해 사기를 치는 '사칭형' 범죄도 전년 대비 2배 넘게 늘어 1천346억원의 피해를 입었다.보이스피싱은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추악한 사기 범죄이자 중대한 사회악이다. 사정당국이 총력을 다해 뿌리를 뽑아야 하지만 시민도 경계의 고삐를 절대로 늦춰서는 안 된다. 한 순간의 방심과 실수에 금전 피해 등 큰 고통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고 늘 조심할 필요가 있다.

2019-12-06 06:30:00

[사설] 대구경북의 고액·상습 체납자 증가 부끄러운 일이다

지난해 전국의 개인 고액 체납자 상위 100명이 내지 않은 세금이 6천억원에 이른다는 보도가 있었다. 한 사람당 평균 59억2천만원을 체납한 것이다. 그런데 고액·상습 체납자 개인 공개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대구의 고액 체납액이 315억원을 넘어 비수도권 지역 중에서는 가장 많았다. 나아가 올해는 대구경북의 고액·상습 국세 체납자와 체납액이 지난해보다도 늘어났다고 한다.특히 대구 개인과 경북 법인의 체납자와 체납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국세청이 공개한 '2019년 국세 고액·상습 체납 명단'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개인과 법인 고액·상습 체납자는 516명으로 지난해보다 8.6%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체납액도 3천8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6.7% 증가했다. 지역 최고 체납자는 대구에 사는 40대로 체납액이 113억원을 웃돌았다.국세청은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가 2억원 이상인 경우 성명(상호)과 체납액 등을 홈페이지와 관할 세무서 게시판에 매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실효성이 크지 않다. 체납자들이 명단 공개쯤은 우습게 알고 버티기 때문이다. 이들의 행태 또한 가관이다. 자녀 명의로 된 고급 아파트에 살면서 외제차를 굴리는 것은 기본이다.싱크대 수납장에 수억원의 현금이 든 비닐봉지를 넣어 두는가 하면, 세금 징수를 피해 위장 이혼을 하거나 고령의 부모 명의로 재산을 빼돌리기도 한다. 체납자들의 재산 은닉 방법도 갈수록 지능화한다. 국세청은 국민적 공분을 사고도 남을 상습 체납자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대구경북에 고액·상습 체납자가 많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국난의 위기 때마다 개인과 가문을 희생해가며 구국의 대열에 앞장섰던 영남인의 혼을 좀먹는 행위이다. 보수의 진정한 가치는 품격과 희생이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지역에서 보수를 들먹일 염치가 없어지는 것이다. 참된 민주주의 가치 실현을 위해서도 고액·상습 체납은 절대 좌시해서는 안 된다.

2019-12-06 06:30:00

[사설] 법무부 장관 앞세워 靑 향한 검찰 수사 힘 빼겠다는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공석인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청와대는 "추 내정자가 보여준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이 희망하는 사법개혁을 완수하고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청와대가 사법개혁, 법치국가 확립을 들먹였지만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다음 날 문 대통령이 서둘러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속셈은 다른 데 있을 것이다.여당 대표까지 지낸 '추다르크'(추 의원 별명)를 내세운 것은 '강성' 장관을 통해 검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나아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개입하고 압박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봐야 한다. 추 의원이 장관이 되면 청와대를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한 법무부 감찰, 검찰 간부 인사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힘을 뺄 것이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무슨 수를 동원해서라도 검찰 수사를 제어하고 싶을 정도로 문 대통령과 정권이 어려운 국면으로 내몰리고 있다.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은 '선거 공작'이란 증거들이 속속 튀어나오고 있다.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비위 첩보를 생산하고, 이를 문서로 만든 장본인들이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측근과 문 대통령의 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의 친구인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편끼리 야당 시장 관련 비위 정보를 주고받으며 선거에 개입한 의혹이 인다. 유 씨 감찰 무마 의혹은 청와대 압수수색에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정권 실세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다.두 사건에 정권 핵심 실세들이 앞다퉈 연루된 탓에 문 대통령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말만 하면 뒤집히는 청와대 대변인 변명은 집어치우고 문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서서 있는 그대로를 정직하게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청와대가 내세운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은 말장난일 뿐이다. 법무부 장관을 앞세운 검찰 힘 빼기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모면하려는 꼼수를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2019-12-06 06:30:00

[사설] 대통령 지시 못 지킨 의성 쓰레기산, 책임 떠넘길 일 아니다

경북 의성군 단밀면의 '쓰레기산'이 지난 3월 외신보도로 국제적 망신을 사자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연내 전량 처리 특별지시까지 내리면서 정부 차원의 해결에 나섰으나 결국 물거품이 될 모양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6월 현장에 들르는 등 연내 처리를 약속했으나 예산 확보 등 후속 조치 문제로 해를 넘기게 됐다. 기대를 걸었던 지역민의 실망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환경부는 그 책임을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돌려 원성을 사고 있다.17만3천t이 쌓인 의성 폐기물 쓰레기산 사태가 터지자 환경부는 문 대통령의 특별지시 탓에 신속한 행동을 보였다. 조 장관이 의성을 방문해 현장을 확인, 연내 처리를 약속한 데다 8월까지만 해도 같은 입장을 밝히며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함께 경북도와 의성군 역시 연내 처리를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 이는 경북에서의 쓰레기 처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만큼 마땅한 일이었다.그러나 정부 약속과 달리 처리는 지지부진했고 마침내 환경부는 연내 처리 불가 입장을 밝히고 내년 상반기 중 처리로 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까지 전체 17만3천t의 23.1%인 4만t만 처리하는 데 그쳐서다. 이는 전국의 불법 폐기물 120만3천t의 60.3%인 72만6천t을 처리한 것과 비교해도 턱없는 수준이다. 말하자면 정부의 의성 쓰레기산 연내 처리 목소리는 크고 요란했지만 실제 결과는 초라했으니 빈말이 행동을 앞선 셈이다.이런 결과는 결국 환경부의 판단 잘못과 미덥지 못한 행정이 빚은 일로 볼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무리한 계획을 세운 때문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지자체의 소극 행정과 추경 지연 등을 이유로 들며 책임을 떠넘기니 할 말이 없다. 이미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처리 계획을 재점검하여 이른 시일 내 약속을 차질 없이 실천해 정부 행정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2019-12-05 06:30:00

[사설] '낙하산 인사' 탓인가, 비리 판치는 공공기관

회계 분식을 통한 성과급 잔치, 친인척 채용 비리 등 공공기관들의 비리가 도를 넘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해 1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도 잘못된 회계를 통해 3천억원 가까운 흑자를 낸 것으로 속이고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채용 비리가 적발된 공공기관들도 줄을 이었다.기획재정부의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 수정안'에 따르면 코레일은 2018회계연도에 순이익이 2천892억원 발생했다고 결산했으나 실제로는 1천51억원 적자를 봤다. 일부 회계사항을 미반영해 순이익이 실제보다 3천943억원 더 많게 산정한 것이다. 기재부는 코레일 임직원의 성과급 일부를 환수 조치하고 관련 직원에 대한 인사 조치를 요구했다. 또한 기재부는 친인척 부정 채용·비정규직 채용 업무 부당처리 등이 확인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국제공항공사, 한전KPS,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대해선 문책·주의 처분 등을 통보했다.공공기관에서 비리가 횡행하고 경영이 방만·부실한 데엔 전문성 없는 인사들이 자리를 꿰차는 낙하산 인사 탓이 크다. 바른미래당의 '문재인 정부 낙하산 인사 현황'에 따르면 전체 공공기관에서 515명이 '정치적 이유'로 고위직에 취업했다. 문 정부에서 임명한 2천799명의 임원 중 18.4%나 된다. 5명 중 1명이 낙하산인 셈이다.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정권 입김 덕분에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이 경영을 제대로 하고 비리를 차단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심지어 이들이 비리를 저지르는 경우마저 비일비재하다.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박근혜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비판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낙하산 인사가 사라지기는커녕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문제가 된 코레일 경우 3선 의원 출신인 오영식 사장이 작년 2월 취임해 10개월여 사장을 지냈다.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인 그가 사장이 되자 철도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부족한 사람을 사장에 앉혔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권이 공공기관 자리를 전리품처럼 자기편에 나눠주는 한 공공기관 비리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2019-12-05 06:30:00

[사설] 공수처 설치 부당한 이유 말해주는 여당의 도 넘은 검찰 압박

'울산시장 선거공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을 향한 여당의 반발이 위험 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어떻게든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이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극단적 선택을 한 A수사관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검경합동수사단 구성을 요구했다. 검찰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특검'도 불사하겠다고도 했다.수사를 하지 말라는 노골적인 협박이다. 경찰은 청와대 민정비서실이 기획한 '선거 공작'의 하수인이란 의혹을 받는다. 검찰이 지정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피의자다. 경찰 자체가 수사 대상이란 얘기다. 국민을 개, 돼지로 여기지 않으면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특검 소리는 더욱 가관이다. 특검을 하려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여당이 내세우는 이유는 검찰이 '강압 수사'와 '선택적 수사'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A씨는 검찰이 입건도 하지 않았다. A씨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전화를 많이 받았다"라고 한 것으로 미뤄 '강압'은 청와대가 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선택적 수사'도 마찬가지다. 검찰의 칼끝이 자신들을 향하면 '선택적'이고 그렇지 않으면 '공정한 수사'인가.A씨의 극단적 선택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의 당위성을 이끌어내는 궤변은 조소(嘲笑)마저 자아낸다. 이 대표는 "이 사건은 왜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한 검찰 개혁이 필요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지금의 검찰 체제로는 '강압 수사' '선택적 수사'를 막을 수 없으니 공수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실상은 정반대일 것이다. 공수처가 있다면 '선거 공작' 같은 권력형 대형 비리는 덮어버렸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검찰'에 대한 여당의 압박은 역설적으로 공수처를 설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잘 말해준다.아니 땐 굴뚝에서는 연기가 나지 않는다. 노골적인 여당의 검찰 압박은 이 단순한 진리를 다시 일깨울 뿐이다.

2019-12-05 06:30:00

대한항공이 대구공항과 인천공항을 잇는 환승전용 내항기를 사실상 자사 국제선 이용객에 대해서만 발권할 수 있도록 지난 9월 규정을 바꿔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경북 포항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대한항공 A220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멀어지는 인천공항 대구경북민은 안중에도 없나

인천공항 가는 길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대구공항과 인천공항을 잇는 환승 전용 내항기를 사실상 대한항공 국제선 이용객에 대해서만 발권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고 한다. 대구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지금까지는 인천~해외 항공권이 있으면 대구~인천 내항기 탑승권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대한항공 국제편을 이용하지 않으면 대구~인천 내항기 환승이 불가능하도록 단독발권을 막은 것이다. 결국 인천공항 환승 혜택을 누리려면 국제선까지 대한항공을 이용하라는 얘기다. 대구공항에는 현재 내항편 외에는 인천공항행 노선이 없다. 대한항공의 이 같은 환승 정책 변경은 승객 편의보다는 수익성에 치중한다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대구경북의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들은 대구공항에서 내항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가서 곧바로 미주나 유럽행 항공편으로 갈아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4시간 남짓 걸리는 고속버스를 타거나 KTX를 이용해 서울역이나 광명역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 그러잖아도 동대구역~인천공항 직통 KTX마저 폐지되면서 인천공항 가는 길이 갈수록 멀어진다는 불만이 팽배하던 참이다.내항기는 국제선 이용객의 환승 편의를 위해 국제선 자격으로 운항하는 국내선 항공편이다. 대구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고 짐을 부친 뒤 인천공항에 도착해 별다른 수속 없이 다음 비행기로 갈아타면 된다. 대한항공이 올 2월부터 하루 2편 운항하던 내항기를 1편으로 줄인 것도 모자라 이제는 내항기 이용 조건까지 옥죄는 이유가 뭔가.일각에선 대한항공이 비용이 많이 드는 내항기 사업을 아예 접으려는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이용률을 더 떨어트려 노선 중단의 명분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제는 대한항공 국제선을 구매하지 않을 경우 KTX나 고속버스 등을 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인천공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

2019-12-04 06:30:00

[사설] 文대통령 '부동산 자신 있다'더니 역대 정부 중 땅값 최고 상승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 부동산 가격을 잡아왔고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자신 있다'는 문 대통령의 말이 허언(虛言)이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아파트·땅 등 부동산이 가파르게 상승해 문 대통령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역대 정부별 땅값 상승세를 분석한 결과 문 정부가 연평균 1천27조원이 올라 최고를 기록했다. 그 뒤를 노무현 정부(625조원) 박근혜 정부(277조원) 김대중 정부(231조원) 이명박 정부(-39조원) 등이 따랐다. 전체 토지의 38%를 차지한 토지 보유자 상위 1%는 땅값 상승으로 2년 만에 1인당 49억원이나 되는 불로소득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아파트값도 멈추기는커녕 계속 상승 추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1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0.69% 올랐다. 서울 아파트 거래 3건 중 1건꼴로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에 따른 주택 공급 감소 우려와 교육제도 개편으로 인한 학군 우수 지역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평등·공정·정의를 내세운 문 정부에서 부동산이 폭등한 것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신뢰를 잃은 탓이 크다. 정부 정책과 반대로 움직이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실제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일이 터지고 난 뒤 땜질 처방을 하는 부동산 대책도 문제다. 이 탓에 17차례에 이르는 부동산 대책이 무용지물이 됐다. 경실련은 "문 정부에서만 서울 아파트값이 한 채당 4억, 강남4구는 6억이 상승했다"며 "그런데도 정부 통계에서는 2년 반 동안 7%밖에 안 올랐다고 주장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통계가 왜곡됐다고 판단하고 국민을 속이는 가짜뉴스를 만드는 자들이 누구인지 몸통을 밝히기 위해 국토부·한국감정원 관계자 등을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고발할 사람들이 어디 이들뿐일까란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2019-12-04 06:30:00

[사설] 또 도진 청와대'여당의 검찰 공격, '선거 공작' 덮으려 드나

청와대와 여당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을 공격하고 나섰다. 조국 사태 때와 똑같은 수사 방해와 법치 교란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 운영한 '별동대'의 일원으로 알려진 검찰 수사관 A씨가 서울중앙지검 조사를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검찰 수사팀의 강압 수사가 없었는지 즉각 특별 감찰로 규명할 것을 법무부에 촉구한다"고 했다. A씨의 죽음이 검찰 탓인양 호도하려는 의도이다.이에 앞서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도 "과도한 오해와 억측이 고인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가"라고 했다. 검찰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검찰이 강압수사를 하고 있으며 A씨는 그 희생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함부로 말해도 되나.'하명 수사' 의혹의 수사는 이제 시작 단계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과 지난달 전 울산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A씨를 제외하고 '하명 수사'를 기획하고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는 백 전 비서관 등 주요 관련자는 검찰이 소환 통보도 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강압 수사'라고 우기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불리하면 강압 수사인가.'강압적'은 오히려 청와대에 해당하는 표현인 듯하다. A씨는 검찰 조사를 앞두고 주변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괴로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그 전화 내용이 무엇인지는 검찰 조사에서 밝혀지겠지만, A씨의 극단적 선택과 깊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하명 수사'는 경찰력을 동원한 집권 세력의 '선거 공작'이다. 사실로 드러나면 문재인 정권은 치명상을 입게 된다.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보면 '하명 수사' 의혹은 사실일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의 검찰 공격은 이를 차단하려는 불순한 책동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심이 싫으면 검찰 수사를 조용히 지켜보면 된다.

2019-12-04 06:30:00

[사설] 잘못된 운전 습관에 큰 경종 울리는 '민식이법'

국회 파행으로 일명 '민식이법' 통과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청이 1일 어린이보호구역 및 통학버스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학교 주변 통학로 등 스쿨존의 무인단속 장비 확대 설치와 함께 어린이보호구역 제한속도를 예외없이 30㎞로 낮추는 방안을 담고 있다. 또 오후 2~6시 하교 시간에 맞춰 전국의 교통경찰관 620명을 스쿨존에 전환 배치하는 등 어린이 교통사고 방지에 경찰이 앞장서기로 했다.경찰청의 이번 안전대책은 비록 때늦은 감은 있으나 스쿨존 안전에 대한 경찰의 자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그렇지만 빈발하는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사고는 우리의 후진적 교통문화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어 국민 모두가 반성할 일이다. 모든 운전자가 어린이 등 노약자 안전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도 이를 외면하거나 무시하면서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어서다.대구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대구시내 스쿨존 교통사고는 모두 35건으로 40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건(부상 36명)에 비해 30%가량 사고가 증가한 것이다. 2014년부터 최근 5년간 전국의 스쿨존에서 모두 2천457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는데 연평균 491건꼴이다. 이 사고로 31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지난 9월 충남 아산시에서 발생한 스쿨존 교통사고로 초등학생 김민식 군이 사망하면서 국회가 관련 법률 개정에 나서는 등 뜨거운 사회 관심사가 되고 있다. 개정 법률안에는 스쿨존 사고 가해자에 대한 가중 처벌과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 의무화를 담고 있다.'민식이법'을 계기로 이제는 운전자 스스로 안전 의식과 운전 태도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 음주운전은 말할 것도 없고 어린이·노인 등 노약자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횡단보도나 인도에 나선 사람들이 모두 내 아이이자 내 부모라는 생각을 갖고 잘못된 운전 습관을 고쳐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9-12-03 06:30:00

[사설] 석면 안전불감증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석면의 폐해에 대한 숱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석면건축물로 분류된 어린이집과 천장을 페인트로 덧씌운 요양병원 등은 여전하다. 2011년 석면안전관리법이 제정된 지 8년이나 지난 석면 관리의 현주소이다. 대구시는 법 제정 5년이 지난 2016년에야 석면건축물 실태 파악에 나섰고, 다시 3년이 지났지만 석면 감소율은 10%에도 못 미친다.대구에서 석면 건축자재를 사용한 면적의 합이 50㎡ 이상인 건축물은 공공건축물, 어린이집, 대학 등 모두 900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 건물의 석면 총면적은 120만㎡가 넘어 대구시청사 건물 100개와 맞먹는 규모이다. 대구시내 초·중·고교에 남아 있는 석면 자재 사용 면적도 110만5천㎡를 넘어 전체의 16.7%에 이른다는 것이다.그런데도 기준치만 초과하지 않으면 페인트 등으로 석면을 덧씌우는 이른바 '덧방' 시공만 한 채 방치하는 사례가 많다. 해체 비용과 절차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석면이 흩날릴 위험이 없다는 이유로 석면 가까이 생활하는 노약자나 영유아 가족들의 걱정은 숙지지 않는다. 천장과 벽면이 깨지고 갈라져 비산 먼지가 날릴 가능성이 큰 데도 석면을 방치하는 건 더 심각한 문제이다.현재 남아 있는 석면이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지만, 석면을 방치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천장이든 벽면이든 석면 함유 건축물에 손상이 발견되면 즉시 보수가 원칙인데,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많다는 건 예삿일이 아니다. 오늘의 허술한 대응이 내일의 치명적인 후유증을 양산할 수도 있다.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와 오랜 잠복기를 거쳐 악성 폐질환을 일으키는 '조용한 살인자'이다. 석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부터 타파해야 한다. 해체의 당위성은 물론 석면이 포함된 벽면이 손상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경계심부터 일깨워야 한다. 전문가들도 석면 안전관리 방안이 지금보다는 강화되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2019-12-03 06:30:00

[사설] 울산시장 관련 검찰 수사관 죽음, 헛되지 않게 진상 밝혀야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수사에 관여했던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 검찰 수사관이 1일 예정된 검찰 참고인 신분 조사를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모두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고, 유가족도 "최근 많이 힘들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시장 수사를 둘러싼 소위 '하명 수사' 의혹을 풀 핵심 인물로 지목된 만큼 그의 죽음은 심적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무엇보다 평소 헌신적인 근무를 했다는 40대 가장의 죽음이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그의 불행은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검찰을 떠나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으로 지난해 6·13 지방선거 직전 울산시장 관련 경찰 수사를 점검한 일로 빚어졌지만 결국 그는 희생자나 다름없다. 1년 6개월가량의 비서관실 소속으로나, 올해 인사로 검찰 복귀 뒤로나 그는 몸담은 조직 체계의 지휘 계통에 따라 일했을 터인데 목숨을 버려야만 했으니 말이다.이제 검찰의 할 일은 분명하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뤄졌던 야당 소속 울산시장 관련 수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부터 밝혀야 한다. 그리고 업무에 헌신적이었던 수사관을 죽음으로 내몬 사람이 과연 누구였고, 이유가 무엇인지 낱낱이 캐 관련자는 누구든지 엄정한 법의 심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대학 입시 자녀와 가족을 두고 목숨을 버린 한 수사관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커지는 국민적 의혹을 풀기 위해서라도 검찰의 진상 규명은 반드시 필요하게 됐다.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가 절실한 까닭이다. 특히 청와대는 숨진 수사관이 몸담았고 그가 울산시장 선거와 관련한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로 지목을 받았던 만큼 모든 관련 자료와 정보를 내놓고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혹여 수사관의 죽음 뒤에서 진상 규명을 못하게 하는 방해 같은 일은 결코 해서는 안 된다. 이는 고인을 두 번 죽게 할 뿐만 아니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 진실을 감추는 어리석음으로, 자칫 더욱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2019-12-03 06:30:00

[사설] '사람이 먼저'라더니 또 탈북민 구조요청 외면한 문 정부

한국으로 오려던 탈북민 14명이 지난달 23일 베트남을 거쳐 라오스로 향하던 중 체포돼 중국으로 추방됐으며, 이들은 29일 다시 베트남 입국을 시도하다 다시 체포돼 중국 공안으로 넘겨질 위기에 처했다. 과거의 사례로 보아 이들의 북송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에 앞서 이들을 돕던 북한 인권단체는 우리 정부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외교부는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라"고만 했다.문재인 정권의 의도적 방치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들을 돕던 북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이들이 추방된 직후 외교부에 다시 전화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였다. 인권단체 관계자는 "정부를 믿고 기다리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구조했을 것"이라며 분노했다.지난 4월도 같은 일이 있었다. 한국으로 오려던 탈북민 3명이 베트남 검문소에서 붙잡혀 중국으로 추방됐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이들을 돕던 북한 인권단체가 우리 정부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외교부는 "기다리라"고만 했다.이번 사건은 탈북민 출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의 말대로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시점에 발생한 것이어서 문재인 정권이 의지만 있으면 베트남 정부의 협조를 얻어 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올 수 있었을 것이다.결국 이번 사건은 베트남에서 벌어졌을 뿐 지난달 북한 선원 2명을 강제 북송한 것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문 정권이 왜 이러는지 국민은 안다. 북한 김정은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결국 문 정권에 탈북민은 구출해야 할 동포가 아니라 김정은과의 밀월을 방해하는 성가신 존재일 뿐이다.북한은 한국으로 가려 한 탈북민에게는 '조국 반역죄'를 적용해 최고 사형에 처한다. 그런 점에서 문 정권의 방치는 반(反)인륜 범죄나 다름없다. 반인륜 범죄가 별것이 아니다. 직접 사람을 고문·살해하지 않아도, 그렇게 되도록 방치·조장하는 것도 반인륜 범죄다. 그래 놓고 문 정권은 사람이 먼저라고 한다. 탈북민은 사람이 아닌가.

2019-12-02 06:30:00

[사설] 지방 소멸 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뭔가

경북 영양군이 '인구 1만7천 명 붕괴'라는 현실이 눈앞에 닥쳤다. 영양군의 인구는 7만791명이던 지난 1973년이 분수령이었다. 그때부터 내리막길로 들어선 인구수는 산업화에 따른 젊은 층의 유출로 2002년에는 2만 명 선이 무너졌다. 한때는 모범 사례로 평가될 만큼 적극적이었던 군 당국의 출산정책도 역부족이었다. 지난 10월 말에는 인구가 1만7천15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그야말로 지역의 존립이 시한부로 내몰리는 상황과 맞닥뜨리고 있는 것이다. 영양군은 당연히 비상이 걸렸다. 인구 절벽과 지방 소멸 등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인구 지키기 범군민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영양군의 기관단체와 기업 관계자들은 지난달 29일 모두 군청 대회의실에 모여 비상 대책회의와 함께 결의대회를 가졌다.학생들의 역외 진학 문제, 공무원 전출 제한, 기관 직원들의 숙소 제공, 농업기반 조성을 통한 도시민 유치 등의 장·단기적인 대책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공직자와 기관단체, 기업 임직원들은 물론 친인척·출향인을 대상으로 주소지 이전 운동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영양뿐만 아니다. 군위·의성·청송·청도·봉화 등도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소멸위험지수가 높은 지역에 속한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전국의 24개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들이 최근 단양군청에 모여 '특례군' 법제화에 나서기도 했다. 인구가 3만 명 미만으로 감소하거나 정주 여건 악화로 소멸 위험에 직면한 지자체에 국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우선해달라는 것이다.영양군처럼 인구 2만 명 회복이 절체절명의 과제가 된 곳도 있지만,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지자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이미 국가적 현안이 되었지만 뚜렷한 해법 또한 없는 게 현실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상호 협력과 해법 모색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런데 경제정책 실패와 정쟁의 일상화로 혼란의 늪에 빠진 현 정권이 그럴 여유나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다.

2019-12-02 06:30:00

[사설] 文대통령 이번에도 검찰 개혁 둘러대며 검찰 압박할 텐가

문재인 대통령이 하루 연차휴가를 내 어제까지 사흘을 쉬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강행군으로 지친 몸을 추스르기 위해서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장고(長考)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린 것이 휴가의 진짜 이유일 것이다. 자유한국당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중단이 정권의 뇌관(雷管)이 된 탓에 문 대통령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오늘 청와대에서 열리는 수석·보좌관 회의 또는 내일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두 사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문 대통령이 정상적인 처리 절차에 따랐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오히려 검찰 수사를 압박·비판하는 것이다. 벌써 이를 예견하게 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청와대 비서관이 검찰에서 한 진술이 중계방송 되는 듯한 현 상황은 분명하게 비정상적"이라며 "어떤 부적절한 의도가 있지 않기를 우리는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검찰이 선택적·정치적·자의적 수사를 반복하며 불공정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조국 사태 때 문 대통령은 "성찰하라" "수사 방식도 개혁해야 한다"며 검찰을 비판한 바 있다. 이번에도 검찰 개혁을 앞세워 검찰 수사를 압박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당위성을 강조하는 카드를 들고나올 개연성이 있다.두 사건은 조국 전 장관 일가 비리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국정농단, 국기문란, 권력의 사유화와 직결되는 문제인 데다 의혹과 관련돼 거론되는 5명이 친문(친문재인)을 넘어 진문(진짜 친문) 중의 진문으로 꼽히는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정권이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조국 사태처럼 검찰을 압박하고 나선다면 의혹을 덮으려는 시도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문 대통령은 검찰을 향해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고 수사하라고 독려해야 한다.

2019-12-02 06:30:00

[사설] '일자리 정부'라는 간판이 부끄럽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하고 취임 한 달 만에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상황판까지 걸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에 국민의 기대가 컸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민간 부문 일자리는 감소한 반면 세금을 퍼부어 만든 일자리가 대폭 늘어났다. '일자리 정부'가 아닌 '세금 일자리 정부'란 말이 딱 어울린다.추경호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올해 상반기와 문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17년 상반기에 이뤄진 '지역별 고용조사'를 분석한 결과 세금이 대거 투입되는 공적 일자리가 증가하고 도·소매업 등 민간 부문 일자리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간 취업자가 29만4천132명 늘었는데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일자리가 82.3%인 24만1천990명에 달했다. 공공기관이거나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곳이 대부분인 비거주 복지시설 운영업의 취업자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공무원이 속한 입법 및 일반 정부 행정도 취업자 증가 상위 5개 분야에 포함됐다.일자리가 가장 많이 줄어든 분야는 고용 알선 및 인력공급업으로 13만3천111명 감소했다. 고용 알선은 직업소개소처럼 일손이 필요한 사업장과 구직자를 연결해주는 것이다. 인력공급업체는 대규모 사업장으로 출퇴근하는 직원을 파견하는 회사다. 인건비 부담이 늘고 근로시간 준수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일할 사람을 찾는 사업장이 크게 준 탓이다.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친노동 정책 폐해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다. 섬유, 의복, 신발 및 가죽 제품 소매업과 생활용품 도매업 등 주요 도·소매업에 속한 취업자도 크게 줄었다.정부는 최저임금 과속 인상과 무차별 주 52시간제 등에 따른 고용 참사를 세금으로 땜질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정부는 세금을 퍼부어 만든 일자리를 앞세워 소득주도성장 성과라고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총선이 있는 내년에도 역대 최대인 25조7천697억원의 일자리 예산을 쏟아부어 실효성이 없는 단기 일자리를 잔뜩 만들 것이다. 정부의 만성적인 세금의존증 탓에 재정 부담은 물론 민간 경쟁력 저하, 고용시장 왜곡 등 문제가 심각하다. 제대로 된 민간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만 쏟아내는 문 정부는 '일자리 정부'란 간판을 스스로 떼는 게 맞다.

2019-11-30 06:30:00

[사설] 문 대통령, 측근비리 엄정수사 검찰에 닦달하라

더하면 더했지 조금도 덜하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 비리를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 비리와 견줬을 때 나오는 말이다. 조국 사태, 유재수 감찰 중단,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등이 잇달아 불거지고 있다. 적폐를 청산한다며 전, 전전 정권까지의 비리는 샅샅이 캐더니 이보다 더한 적폐를 쌓고 있었다는 지적엔 눈을 감고 있다.최근 의혹이 불거진 인물들은 하나같이 문 대통령의 측근들이다.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민정비서관으로 일했다. 노 전 대통령 장례식 때 고함을 지르며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달려가다 제지를 당하자 문 대통령이 "껴안아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했던 사람이다. 그가 넘긴 첩보 수사를 바탕으로 8전9기한 송철호 울산시장은 '문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문 대통령의 진짜 복심"이라 표현했다.그런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지금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백 전 비서관은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반발했다.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던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금 진술을 거부하며 검찰을 조롱하고 있다. 그 역시 절대다수 국민이 법무부 장관 임명은 안 된다고 외쳤음에도 문 대통령이 밀어붙였다. 대통령 측근들의 이런 자신감이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의아할 따름이다.영원한 재야로 불리는 장기표 씨는 "박근혜에게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이 한 명이지만 문재인에게는 최순실이 열 명이 될 것"이라 했다. 지금 청와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 이 진단은 조금도 틀리지 않아 보인다. 오죽하면 참여연대조차 진상조사와 명확한 설명을 요구했을까. 한국당은 이를 '친문 농단 게이트'로 규정했다.그런데도 청와대와 여당이 공수처법 처리에 몰입하는 것은 그 의도를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공수처법이 통과되는 순간 문 대통령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들은 유야무야 되기 십상이다. 이는 권력형 비리를 막기 위해 공수처를 설치해야 한다는 문 정부의 주장에도 정면으로 어긋난다. 정녕 당당하다면 문 대통령은 공수처가 아니라 검찰에 측근 비리 전모를 수사해 밝히도록 닦달해야 한다.

2019-11-30 06:30:00

[사설] 靑 '하명 수사' 의혹 검찰 수사를 '정치적'이라는 백원우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겨냥한 경찰 수사의 청와대 하명(下命)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의혹의 중심에 있는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덮어씌운 더불어민주당의 물타기 시도의 재판이다.현재까지 검찰이 확인했다는 사실은 두 가지다. 청와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시장 비위 첩보를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에 내려 보냈다는 것과 그 첩보 문건은 민정비서관실에서 만들었으며 이를 당시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같은 민정수석실 산하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건넸고, 이것이 경찰에 내려가 수사가 시작됐다는 것이다.이는 김 전 시장의 억울한 낙선을 초래한 경찰 수사가 백 부원장의 '기획'에 의한 '하명'이었을 것임을 시사한다. 경찰청이 청와대에서 받아 울산경찰청장에게 내려 보낸 문건 중에 '수사 진척이 느리다'고 청와대가 질책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거나, 경찰의 압수수색 계획 등 수사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았다는 검찰의 전언은 이를 강력히 뒷받침한다. 이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청와대가 경찰력을 동원해 관권선거를 획책한 노골적 정치공작으로, 문재인 정권의 도덕성의 총체적 파탄이기 때문이다.현재까지 드러난 '하명 수사' 의혹 관련 인물은 백 부원장, 박 비서관,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현 대전경찰청장) 등 3명이고 이 중 '몸통'이 백 부원장이다. 문제는 이런 엄청난 일을 백 부원장 단독으로 기획했느냐이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그래서 수사 결과에 따라 이번 사건은 대형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할 수도 있다.이 사건은 이제 덮을 수 있는 지점을 넘어섰다. 백 부원장의 '정치적 의도' 운운은 이런 곤경에서 벗어나려는 '정치적' 술수라고 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청와대나 여당이 검찰의 수사에 어떤 방어 전술을 펼지 짐작게 한다. 검찰은 이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검찰 뒤에는 국민이 있다.

2019-11-29 06:30:00

[사설] 대구경북 상생협력 형식보다 실제 성과가 중요하다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상생협력 과제로 추진한 시·도 공무원 상호 파견 근무가 도입 1년 만에 막을 내릴 전망이다. 27일 대구시장 교환 근무 차 시청을 방문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내년부터 사람 교환은 안 하는 게 좋겠다"며 "업무 통합이 더 나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내년 대구경북 문화관광의 해에 문화관광 분야부터 실제적 공조를 통한 프로그램 공동 개발을 제안했다.대구시와 경북도는 올 들어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국장과 과장에 대한 1년간 상호 파견제를 시행해왔다. 그러나 곡절이 없지 않았다. 경북도에 파견 중이던 대구시 국장이 6개월 만에 중도 복귀하면서 후임 국장이 다시 나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전시 행정이라는 지적도 뒤따랐다.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올 새해 벽두 국립영천호국원을 공동 참배하는 것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상생협력을 시·도정의 중심에 두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이에 따라 시·도지사 교환 근무와 국·과장급 인사 교류, 공동 관광상품 개발 등 다양한 협력 관계를 모색해온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대구·경북을 하나의 관광권역으로 발전시키려는 일차적인 노력도 기울였다.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사업을 순조롭게 견인했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 지자체 간 이견과 갈등을 중재하고 통합하는 리더십을 발휘한 것도 사실이다. 시·도지사가 과거와는 다른 공조 노력과 상생 의지를 보여온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그러나 아무리 취지와 방향이 옳아도 실제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법이다.대구와 경북은 한 뿌리이다. 많은 대구시민의 고향이 경북이다. 시도민들에게는 정서적으로 경계가 없다. 공직사회의 행정 이기주의와 편의주의가 늘 문제였을 뿐이다. 이번의 시·도 공무원 상호 파견 근무 철회 방침이 말로만 상생을 외친 또 한 번의 이벤트성 협력 관계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상생협력과 공동사업이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2019-11-29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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