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징역 4년 선고받은 정경심 교수,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

입시 비리 및 사모펀드 관련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법원이 엄정한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임정엽)는 23일 정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3천8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정 교수 측이 즉각 항소할 예정이어서 2심과 대법원 최종심이 남아 있지만 일단 검찰이 제기한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됐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검찰 수사에 대한 현 정권과 그 지지자들의 '정치적' 공격에 법원은 현혹되지 않고 '법적 사실'로만 판단함으로써 국민이 사법부를 신뢰할 수 있게 한 것이다.그동안 정 교수 측은 검찰이 유죄로 지목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 '허위 스펙'이 과장됐을 수는 있어도 모두 실제로 한 활동이라며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고 주장해왔다. 조 전 장관 지지자들도 '윤석열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없는 죄를 만들어냈다고 공격했다.그러나 사법부의 판단은 달랐다. 엄정하게 법적 잣대로 사실 여부를 들여다봤다. 결론은 정 교수가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시에 제출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포함해 검찰이 유죄 혐의로 지목한 이른바 '7대 스펙'이 모두 위조 혹은 허위라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언론 등에서 추적 확인한 사실과 일치한다.재판부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모펀드 불법 투자 혐의에 대한 판단에서도 엄정했다. "시장경제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는 것이다. 이 역시 금융계와 법조계의 일반적 시각과 다르지 않다.그러나 정 교수 변호인은 "여론에 의한 괘씸죄" 운운하며 '여론 재판' 때문에 진 것처럼 오도(誤導)한다. 친문들도 판사들을 "법레기(법관+쓰레기)" "'검새'(검사+새끼) '판새'(판사+새끼) 다 때려잡자"며 격한 반응을 보인다. 앞으로도 법원은 이런 몰이성적 막말 공격에 흔들리지 말고 오직 사실에만 근거한 판결을 내리기 바란다.

2020-12-24 05:00:00

[사설] 백신 없어 불안에 떠는 국민이 정권 눈엔 안 보이나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하루 1천 명을 넘나드는 상황에 내몰린 국민은 백신 확보 및 접종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더불어민주당은 백신 도입이 왜 늦어졌는지, 언제쯤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를 국민에게 알리지는 않고 백신 안전성을 들먹이며 상황 호도, 책임 회피에 급급하고 있다. 고통을 당하는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은 행태란 말이 안 나올 수 없다.보건복지부 대변인인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코로나 백신은 상당히 기간이 단축돼서 개발됐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는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주제"라며 "백신을 세계 최초로 맞는 상황은 가급적 피해야 되는 상황이고 그러한 국가들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한두 달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점은 굉장히 다행스러운 점"이라고 했다. 백신 확보 실패에 대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못 구한 게 다행이란 식으로 상황을 호도했다.권덕철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백신 확보 전략에 허점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총리 발언에 대해 "백신의 안전성 유효성이 중요해 그걸 고려해 구입하자는 취지에서 한 것"이라며 엉뚱한 얘기를 했다. 또한 백신 문제에 답답함을 느끼는 국민에게 유감 표시조차 하지 않은 채 "정부가 백신 확보에 소홀한 것이 아니다"고 강변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과 관련 "준비를 잘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백신 만능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하거나 언론이 혹세무민한다며 국민 불안 해소와 동떨어진 언행을 되풀이하고 있다.백신을 확보하고서 안전성을 따지는 것과 확보도 못 했으면서 안전성 운운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안전성을 내세워 백신 확보 실패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일 뿐이다. 포도 따기에 실패하고서 "저 포도는 실 거야"라며 돌아서는 못난 여우 꼴이다. 미국·영국 등 해외 일부 국가는 올해 안에 백신 접종이 시작된 반면 우리는 내년 2, 3월에야 75만 명분이 들어올 예정이다. 백신 없이 겨울을 보낼 위기에 내몰린 국민이 정권 눈에는 안 보이는 모양이다.

2020-12-24 05:00:00

[사설] ‘1가구 1주택’ 법제화 발의한 여당 의원, 공산주의 하자는 건가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가구 1주택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주거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22일 대표 발의했다. 국가 주택정책을 1가구 1주택을 기본으로 하도록 의무화하자는 취지인데 사유재산권마저 뒤흔들 소지가 있어 논란이 거세다. 현 정부 여당이 온갖 땜질식 처방을 남발해 부동산 시장을 나락으로 빠뜨린 것도 모자라 이제는 공산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법률마저 만들 요량인지 보는 눈이 의심스러울 지경이다.이 법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장 논리에 의해 현실 세상에 엄연히 존재하는 전월세 시장의 역할과 기능을 도외시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주택보급률이 100%가 되더라도 전근·전학 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전월세 집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국민 모두가 자가를 보유할 형편이 되거나 그럴 의향을 지닌 것도 아니다. 하지만 법안 취지대로라면 전월세 물량을 공급하는 다주택자는 사라져야 한다. 그 경우 그 많은 민간 전월세 물량을 정부가 공급할 수 있단 말인가.전월세가 사라지면 국민들의 거주 이전 자유도 박탈된다. 집값 잡겠다고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동산 시장에서 부작용마저 불러올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 논란이 일자 진 의원은 "선언적 법안이지 다주택 보유를 금지하거나 1인 1주택을 강제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말이 더 국민을 열불나게 한다. 도대체 강제할 수도 없는 법안을 뭣하러 만들겠다는 것인가.중세 봉건시대나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통할 법한 전근대적 발상을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 대입하려는 위정자들의 현실 인식이 개탄스럽다. 진 의원의 법안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는 "여당 의원 의정활동 멈춤 법안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라는 촌평이 나왔다. '극강의 코미디'라는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도 있었다. 현실성 없는 법안을 마구 발의하는 것이야말로 입법 폭주다. 진 의원의 이 법안은 처음부터 발의해서는 안 될 것이었다.

2020-12-24 05:00:00

[사설] 백신 확보 실패 책임 떠넘기기에 국민은 더 분노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 접종과 관련, "그동안 백신을 생산하는 나라에서 많은 재정 지원과 행정 지원을 해서 백신을 개발했기 때문에 그쪽 나라에서 먼저 접종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일"이라고 했다. 또 "그 밖의 나라들에서는 우리도 특별히 늦지 않게 국민들께 백신 접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있고,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달리 문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회의에선 "그간 백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지시를 몇 번이나 했는데 여태 진척이 없다가 이런 상황까지 만들었느냐"며 참모들과 내각을 질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백신 확보 실패로 불안에 떠는 국민은 상반된 문 대통령 발언에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백신 확보 실패는 문 대통령과 정부·더불어민주당의 무능력·실기·불통이 복합된 인재(人災)다. 미국 등 선진국 지도자들과 여러 부처 수장들이 백신 확보에 적극 나선 반면 우리나라는 실무진에게 백신 도입을 떠맡기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백신 확보에 실패했다.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이 수차례 백신 확보만이 코로나를 근본 종식시킬 수 있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세균 총리가 "정부가 백신 TF를 가동한 지난 7월엔 확진자 수가 100명 수준이어서 백신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정부 잘못을 인정할 지경이다.국정 최고 책임자인 문 대통령은 백신 확보 실패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통령이 일찌감치 백신 확보를 강조하고 참모들과 내각을 채근했다면 이 사태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와서 상황을 호도하거나 참모들과 내각을 질책한 것은 무책임하다. 문 대통령부터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야당·언론 탓을 하는 민주당 행태도 잘못됐다.책임을 회피하고 사태를 모면하는 데 급급한 문 대통령과 여당에 국민은 더 실망하고 분노한다. 임진왜란이 터지자 일부 인사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백성을 버리면서 피난을 간 선조와 그 신하들의 모습을 떠올리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2020-12-23 05:00:00

[사설] 코로나 조심하되, 확진자 혐오나 1호 확진 죄의식은 없어야

영덕에 사는 A씨는 지난달 한 장례식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검체 검사를 받았다. 양성 판정을 받고 생활치료센터에 격리됐다.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머문 시간이 짧았고, 마스크도 잘 착용했는데 양성이라니 이상해서 재검사를 받은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거주지 동네에서 신상이 털려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경북의 또 다른 군에 사는 B씨는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완치가 됐음에도 동네 사람들이 왕래나 접촉을 꺼려 외톨이로 생활하고 있다. B씨는 완치 후에도 한 달 이상 이어진 고립 생활로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확진 후 완치된 C씨는 모임 동료들로부터 "완치됐더라도 혹 모르니 향후 3개월 동안은 모임 참석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왕따를 넘어 전학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확진자 역시 피해자인데 가해자로 인식돼 집단 내에서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집단 내 1호 확진자, 슈퍼 전파자라는 오명이 두려워 코로나 검사를 꺼리는 분위기도 상당하다. 직장인 D씨는 얼마 전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이 나올 때까지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 자신이 회사 내 1호 확진자가 되어 사업장 폐쇄의 원흉이 될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는 "차라리 코로나 검사를 받지 말 것을" 하고 후회도 했다.작금의 코로나 발생 현황을 보면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전염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가 20%를 넘었고, 무작위로 실시한 검체 검사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조심해야겠지만 조심한다고 안전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그러니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혐오나 신상 털기, 완치된 사람에 대한 기피도 없어져야 한다. 또 누구나 코로나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소속 단체 내 1호 확진자라는 죄의식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막연한 혐오와 죄의식은 오히려 검사를 기피하는 원인이 되고, 코로나 확산을 부채질할 수 있다.

2020-12-23 05:00:00

[사설] 김해신공항 백지화 수용해야 한다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김해신공항 재검증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김해신공항 재검증 및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해 21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 자료를 통해 그는 "국토부는 (총리실의) 검증 결과를 수용하고 검증 보고서를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 집권 세력이 밀어붙이고 있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의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는 김해신공항 건설 원점 재검토에 주무 부처 장관이 힘을 실어준 셈이다.변 후보자는 "검증 보고서를 면밀하게 검토 중이며 장관이 되면 보다 자세히 살펴보겠다"는 표현을 '복붙'(복사 후 붙여넣기)이라도 하듯 답변서에 반복했다. 가덕도신공항에 대해서는 "계획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정을 전제로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빠져나갔다. 논란을 피해 보겠다는 의도였겠지만 총리실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만큼은 숨기지 않았다.주지하다시피 현 집권 세력에게 '김해신공항 건설 재검토=가덕도신공항 건설'이다. 이런 발상의 밑바탕에 내년도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통령 선거가 있다는 점은 삼척동자도 안다. 국토부 장관을 바라보는 사람이 여권 내 이런 기류를 모를 리 없다. 그의 입에서 총리실 재검증 수용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큰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변 후보자는 대학교수로 재직 중이던 9년 전 매일신문 기고를 통해 "동남권 신공항은 TK와 PK 측 합의에 따라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4년 전 대구경북과 부·울·경이 도출한 김해신공항 확장 합의가 뒤집어지는 판국인데 국토부를 이끌 수장이 이렇게 소신을 내팽개쳐서는 안 된다. 반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 여부와 관련해 그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이라며 사실상 반대를 했다. 어떤 지역에는 특혜를, 어떤 지역에는 원칙을 요구하는 꼴이다. 이거야말로 이중적 잣대이자 지역 차별 아닌가.

2020-12-23 05:00:00

[사설] ‘아시타비 정권’이 초래한 후안무치, 첩첩산중 나라 꼴

교수신문이 전국 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사자성어를 설문조사한 결과 아시타비(我是他非)가 1위로 꼽혔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아시타비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일컫는 '내로남불'을 한문으로 옮긴 사자성어다. 아시타비에 이어 낯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함을 뜻하는 후안무치(厚顔無恥), 신발을 신고 가려운 곳을 긁는다는 격화소양(隔靴搔癢), 답답한 현실을 지칭하는 첩첩산중(疊疊山中)이 뒤를 이었다.아시타비 등 부정적인 사자성어들이 대거 선정된 것은 이 나라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다.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에 공감하면서 서글픔과 참담함을 느끼는 국민이 대다수일 것이다. 여와 야, 진보와 보수 가릴 것 없이 코로나19 대재앙 속에서 국민에게 희망·용기를 주기는커녕 실망·좌절을 안겨준 것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이 나라를 내로남불, 아시타비로 몰고 간 근본 책임은 국정을 맡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등 정권에 있다. 조국 사태에서 시작한 내로남불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로 정점을 찍고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대신 내 편, 네 편을 따져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정권의 행태가 끝 간 데 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 결과 옳고 그름의 기준이 실종됐고, 국민은 사분오열됐다.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전·전전 정권 탓, 야당 탓, 언론 탓을 하는 것도 아시타비에서 기인한 것이다. 백신 확보 실패에 총리가 "백신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못 했다"고 시인했는데도 민주당은 보수 언론의 K방역 흠집 내기라고 공격하고 있다.문 대통령과 정권에 시급한 것은 옳은 지적을 하는 상대방의 쓴소리를 받아들여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내가 틀릴 수 있고, 상대방이 옳을 수 있다'는 아비타시(我非他是) 인식을 가져야 한다. 여기에서 반성과 성찰, 그리고 개선·발전이 나올 수 있다. 이 시점에 우리가 극복해야 할 것은 코로나와 함께 옳은 것을 그른 것으로 만들고, 그른 것을 옳은 것으로 만드는 아시타비 바이러스다.

2020-12-22 05:00:00

[사설] 北 인권 개선은커녕 우리 국민에 재갈 물린 대북전단금지법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해 미국과 영국 정치권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더불어민주당이 "한국 내정에 대한 간섭이 도를 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21일 "대북 전단 살포는 112만 접경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2014년 10월 북한이 대북 전단을 향해 고사포를 발사한 사례를 들었다.접경 지역 주민들이 북한의 고사포 위협에 노출되기 때문에 '대북 전단 같은 표현의 자유를 자제해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지고 정직해 보이지도 않는다. 한국인이 한국 영토 안에서 북한의 고사포 위협을 받는다면 이를 예방하고 보호할 책임은 국가에 있다. 우리 국민 보호 대책이란 것이 '대북 전단 살포 금지'라니, 결국 북한 정권의 압박에 눌려 우리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한 것이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해도 시원찮을 판에 우리 국민 입에 재갈을 물렸으니 문재인 정부의 '인권'은 거꾸로 가고 있다.문 정부를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는 "북한 내부 문제를 외부의 시각, 외부의 잣대로 평가하지 말고 그들 내부의 자정력에 맡겨 두자"는 사람들이 많다. 쉽게 말해 '북한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내정간섭을 하지 말자'는 거다. 그런 식이라면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아내, 부모의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동들에 대해 보편 인권이니 사회 안전망이니 하는 말도 해서는 안 된다. 남편의 더러운 성격도 특수성으로 인정해 줘야 하니 말이다. 자기보다 몇 배나 큰 덩치와 힘을 가진 부모의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과 독재정권의 압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이 무엇이 다른가.문 정부는 입만 열면 '사람이 먼저'라며 인권을 강조했다. 그런 사람들이 지난해 11월 남한 귀순 의사를 명확히 밝힌 탈북 선원 2명을 북으로 강제 추방했다. 그리고 쉬쉬했다.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북한 정권의 심기가 먼저였던 거다. '사람이 먼저'라면서 어느 편이냐를 따져 보고 우리 편이 아니면 인권도 무참히 짓밟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2020-12-22 05:00:00

[사설] 코로나로 우울한 대구경북 더 슬프게 한 비리와 낮은 청렴도

대구경북 사람들은 지난 18일 3명의 경북 현직 군수가 대구지법에 선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비록 이들의 혐의는 뇌물 수수와 선거법 위반, 이권 개입으로 서로 다르지만 법을 어기고 죄의 대가를 받기 위한 심판대에 선 사실은 같았다. 이날 재판에서 내린 판결은 각각 징역 7년 선고에 법정구속, 벌금 80만원, 구속영장 기각으로 희비가 엇갈렸지만 선출직 공직자의 비리 혐의 자체를 벗지는 못했다.이날의 이례적인 모습은 지역 법조계 증언처럼 현직 군수 3명이 같은 날 법정에 선 첫 사례로, 대구경북 사람들에게는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들 단체장 재판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홍석준 국회의원이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700만원 벌금형 선고를 받아 당선 무효 위기를 맞았다. 이들 말고도 최근 대구경북에서는 경산시의원과 대구 동구의회 의원 등도 비리로 잇따라 기소됐다.이들 선출직인 군수와 의원 소식은 코로나로 어수선한 날을 보내느라 가뜩이나 힘든 지역민을 더욱 지치게 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전국 580곳 공공기관의 청렴도 측정 결과도 대구경북 사람을 슬프게 했다. 5등급 꼴찌를 받은 경북 구미·김천·영주시·군위군, 4등급을 받은 경북도교육청과 상주·안동·영천시와 영덕·영양·청도·청송군의 낮은 청렴도까지 겹쳤으니 말이다. 대구경북 관공서 주변은 올 세밑을 이래저래 암울한 날로 지새게 됐다.이처럼 12월 들어 대구경북에 겹쳐 드리워진 선출직 비리와 관공서의 부정(不淨)한 그림자는 지난 오랜 날들이 낳은 어쩔 수 없는 결과물이기에 하루아침에 없어지거나 사라질 성격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함께할 동반자도 아니어서 지난날처럼 그냥 둘 수는 더더욱 없는 일이다. 사정(司正) 당국의 쉼없는 활동과 이번 같은 일을 계기로 대구경북 선출직과 공직사회 구성원 모두 다시 태어나길 그저 바랄 뿐이다.

2020-12-22 05:00:00

[사설] 갈 데까지 간 개인 방송자들, 엄하게 다스려야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영상물을 제작 방송하는 일부 몰지각한 개인 인터넷 방송 채널이 요즘 우리 사회의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금전적인 이득을 노리고 온라인 영상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마구잡이로 영상물을 내보내는 유튜버나 BJ들이 갈수록 늘어 심각한 부작용 등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심지어 가짜 뉴스 방송까지 서슴지 않는 등 구독자 늘리기에 혈안이 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개인 인터넷 방송은 개인적인 목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해 방송하는 행위를 말한다. '유튜브'가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국내에 아프리카TV, 판도라, 팝콘, 팬더TV 등이 있다. 문제는 부적절한 내용을 방송하다 당국에 고발된 개인 인터넷 방송 신고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개인 인터넷 방송 신고' 현황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최근 4년여간 모두 4천914건의 고발이 접수됐다. 음란물과 차별·비하, 욕설, 사행심 조장 등이 주를 이룬다.지난 1월 말 동대구역에서 '코로나19 방역복 소동'을 촬영해 문제가 된 한 유튜버의 몰래 카메라 경우가 단적인 예다. 감염병에 대한 시민 불안감을 조장하고 혼란을 부추겼다는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최근 대구 꽃게리필음식점 위생 문제를 허위로 고발해 소상공인에게 큰 피해를 준 유튜버 사례나 보안 시설인 경북북부1교도소 상황을 무단으로 방송한 개인 방송 채널도 마찬가지다. 지난 12일 아동 성폭행 혐의로 복역 후 출소한 조두순을 촬영한다며 안산시로 몰려든 개인 방송 운영자들의 광란에 가까운 행태는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이런 현실은 이제 개인 방송 제작자의 자율 규제를 기대하기란 힘들다는 의미다. 가짜 뉴스나 사회 상규에 저촉되는 방송을 내보내는 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제도적 장치가 급하다. 법적으로 방송 범주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방치하기에는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합당한 처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020-12-21 05:00:00

[사설] 법원으로 향하는 윤석열 징계의 정당성 여부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에 불복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낸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재판이 22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다. 이번 재판의 의미는 중차대하다. 대한민국의 법치와 민주주의의 운명이 달렸기 때문이다. 이는 재판장(홍순욱)에게 엄청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에 짓눌릴 필요가 없다. 법관으로서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결한다'는 원칙만 지키면 된다.이번 집행정지 신청 재판은 지난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조치에 대한 윤 총장의 집행정지 신청 재판과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 직무 배제 결정과 똑같이 징계 처분이 정당한가를 들여다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법조계가 이번 재판도 직무 배제 집행정지 신청 재판과 똑같은 결론이 나와야 한다고 보는 이유다.추 장관의 직무 배제 결정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조미연 판사는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해 총장 임기를 2년 단임으로 정한 검찰청법 등의 취지를 몰각(沒却·없애버림)하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판결했다.무엇보다 윤 총장 징계가 부당한 것은 징계 결정이 억지로 꿰어 맞춘 8가지 사유를 근거로 "∼으로 보인다" "∼ 으로 해석된다" 등의 주관적 추측과 일방적 해석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가 "사회에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생각해보겠다"는 윤 총장의 국정감사 답변을 "퇴임 후 정치 활동을 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해석'한 것을 들 수 있다.이를 두고 법조계에서 "궁예의 관심법(觀心法)을 보는 것 같다"는 개탄이 쏟아졌다. '사실'이 아니라 '추측'과 '해석'으로 판단한다면 어떤 사실도 변질·왜곡·날조될 수 있다. 여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맞서겠다는 것이냐"며 집행정지 신청을 '정치 문제'로 비화시키고 있다. 재판부는 이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집행정지 신청은 징계가 정당한지 판단해 달라는 법적 다툼일 뿐이다. 재판부가 사실에 입각해 현명한 판단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2020-12-21 05:00:00

[사설] 文대통령, 정권 명운 걸고 코로나 백신 확보 나서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외에 화이자·얀센·모더나 백신은 내년 1분기에 접종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자 등 3개사 백신을 1분기에 접종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정 총리는 "현재는 없다"며 "계약이 임박했으나 1분기 공급 약속을 받은 것은 없다"고 털어놨다. 다른 나라에 비해 백신이 늦어졌다는 지적에 정 총리는 "정부가 백신 TF를 가동한 지난 7월엔 확진자 수가 100명 수준이어서 백신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정 총리 발언은 정부가 백신 오판(誤判)을 했고,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다.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방역과 함께 백신 확보는 기본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국민 협조와 의료진의 헌신으로 이뤄낸 K방역을 정권의 치적인 양 자화자찬하다가 백신 확보에 실패했다. 정부가 확보한 백신은 전체 4천400만 명분 중 아스트라제네카 1천만 명분이 고작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마저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언제 나올지 모른다. 여론이 악화하자 정부는 "FDA 승인 여부와 상관없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할 수 있는 게 이 백신밖에 없으니 이거라도 빨리 접종하자는 것이다.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닷새 연속 1천 명을 넘는 등 최악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백신 접종 시기를 앞당긴다지만 내년 1분기 접종마저 불투명하다. 이와 달리 영국과 미국 등은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중국, 러시아 등은 자체 백신을 내세우고 있다. 백신을 확보한 나라들이 긴 터널을 벗어나는 빛을 찾은 반면 우리는 캄캄한 터널을 헤매고 있다.코로나로 고통을 겪는 국민은 정부의 백신 확보 실패에 분통이 터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백신 확보와 관련, 잘못된 판단을 하는 등 사태를 초래한 인사들을 가려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통령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면 직접 해명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문 대통령과 정부는 정권의 명운을 걸고 백신 확보에 나서기 바란다.

2020-12-21 05:00:00

[사설] 교회발 코로나 악몽, 되풀이 말아야

전국이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으로 하루하루 살얼음판이다. 특히 지난 2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혹독한 시간을 보내며 엄청난 희생을 치른 대구경북도 최근 다시 코로나 확진자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일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대유행으로 인한 지역 확산에다 교회 같은 종교 시설을 통한 감염과 전파의 차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이다.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집계한 결과, 18일 0시 현재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1천62명이 늘어나 지난 16일 이후 사흘 연속 1천 명이 넘는 숫자를 기록했다. 1천 명 넘는 확진자는 벌써 네 차례에 이르고 일별 증가 폭도 커지는 양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경북도 심상찮기는 마찬가지이다. 비교적 잠잠했던 대구는 최근 수도권발(發) 감염 등으로 지난 12일 35명을 기록한 후 7일째 두 자리 확진자 행진을 잇고 있다. 경북도 18일 3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지난 3월 8일 31명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대구의 경우, 사태 심각성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종교시설을 통한 감염과 전파이다. 달성군의 영신교회, 중구 새비전교회와 남부교회, 남구 신일장로교회 같은 종교시설 집회로 전파된 코로나19 확진자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18일 발표된 대구 확진자 20명 속에는 교회 관련자만 12명이 포함됐다. 이처럼 교회를 매개로 한 코로나 누적 확진자만도 지난 10일 이후 100명에 이를 만큼 심각하다. 이런 교회를 통한 산발적 집단감염이 수그러들지 않는 추세여서 방역 당국과 대구시민들의 걱정은 클 수밖에 없다.대구는 지난 2월 이후 1차 대유행의 회오리 한가운데에서 신천지교회 교인을 중심으로 번진 코로나가 남긴 엄청난 피해와 희생의 뼈아픈 악몽에 시달렸다. 개인은 물론, 교회가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대가가 어떠했는지를 뼈저리게 체험했다. 이후 강화된 정책에 따라 시민 모두 절제와 방역 수칙 준수 노력 덕분에 끝조차 보이지 않던 위기의 긴 어둠 속을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런 만큼 3차 대유행을 맞은 지금, 우린 다시 같은 악몽을 꿀 수 없다. 믿음을 전파하는 교회가 코로나 확산의 터가 되지 않도록 방역 당국과 교회는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2020-12-19 05:00:00

[사설] 백신도 못 구하며 새해 경제 낙관한 정부

대만은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상향 조정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1.1%,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대만보다 높은 경제성장을 이뤄왔다. 2016년 한국이 2.9% 성장할 때 대만의 성장률은 2.2%였다. 하지만 2017년 대만 3.3% 성장에 한국은 3.2%로 역전됐다. 2019년엔 대만 2.7%, 우리나라 2.0%로 성장률 격차가 더 벌어졌다. 급기야 올해는 성장률 격차가 무려 3.6%포인트에 이르게 됐다.대만 경제성장률이 한국을 추월해 질주하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정책이 대만보다 효율적이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올해 대부분 국가들이 역성장하는 상황에서도 대만이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19 사태까지 잘 대처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18일 현재 대만의 누적 코로나 확진자는 757명, 사망자는 8명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4만7천515명이 확진되고 674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만 인구는 2천382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도 안 된다. 이를 고려하면 대만이야말로 코로나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확실히 잡은 나라다.우리나라는 방역에서 대만에 졌고 백신 확보에서는 선진국에 졌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자국민이 사용할 코로나 백신을 넉넉히 확보했다. 미국, 일본, EU를 비롯한 30여 개국이 이달 중 코로나 예방접종에 들어간다. 미국은 내년 4월이면 2억 명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칠 것으로 예상돼 코로나 수렁에서 가장 먼저 빠져나오는 나라가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올해 백신 접종 시작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현재 우리나라가 계약을 완료한 백신은 미 FDA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1천만 명분이 고작이다.그런데도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 3.2%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우리 경제가 거둔 가장 큰 수확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가치를 높인 것"이라며 올해 우리나라 경제 실적도 자랑했다. 하지만 서두에서 말했듯 코로나 이전부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급전직하했다. 코로나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백신마저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장밋빛 경제 전망은 무의미하다. 정부는 우선 코로나 전쟁에서 승리할 방안부터 내놓아야 할 것이다.

2020-12-19 05:00:00

[사설] 尹에게 문 대통령과 맞서지 말라는 여당의 노골적 협박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총장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에 대해 윤석열 총장이 집행 정지 신청과 처분 취소 소송으로 맞서자 여당 의원들이 갖은 비열한 언사를 동원해 공격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맞서지 말고 사퇴하라는 것이다. 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7일 "지금까지는 법무부, 추미애 장관과의 싸움이었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가 난 이제부터는 총장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싸워야 되는데 이 점에 대해서 윤 총장이 선택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도 "윤 총장 스스로 거취를 정할 것 같지 않다"며 "대통령과 '한판 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사실 아주 무서운 분이다. 평소에는 부드러운 듯하지만 마음먹으면 무서운 분"이라고도 했다. 홍익표 의원도 윤 총장이 사퇴하지 않는 것은 "찌질해 보일 수 있다"며 "징계 자체를 수용하면서 스스로의 거취도 한번 판단해볼 시기" "그렇게 본인이 사랑하는 검찰 조직을 위해 결단할 때는 결단해야 된다"고 했다.초등학생이 들어도 비웃을 소리다. 대통령은 전제군주(專制君主)처럼 법률에 구애받지 않는 초(超)법적 존재라도 되나? 법적 구제는 그 대상이 누구든 국민 모두가 제기할 수 있는 기본권이다. 행정처분이 부당하고 그 결정에 대통령이 관여했다면 대통령도 피소(被訴)를 피할 수 없다. 그게 민주주의고 법치이다.문 대통령이 사실 아주 무서운 사람이라는 소리도 참으로 거북하다. 문 대통령이 무서우니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가. 법치에 역행해도 찍소리 말라는 것인가? 두려움은 타인의 동의(同意)에서 나오는 두려움이 진짜 두려움이다. 그렇지 않은 무서움의 과시(誇示)는 경멸의 대상일 뿐이다. 문 대통령의 윤 총장 징계 재가에 국민이 동의한다고 보나? 여론조사는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다. 두 사람의 말은 이유 없이 폭행해 놓고 상대방이 고소하려 하자 '그러면 재미없어'라고 윽박지르는 폭력배의 협박과 다름없다.

2020-12-18 05:00:00

[사설] 찬반 논란 큰 팔공산 구름다리, 잘 지어 대구 명물 만들어야

대구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을 놓고 찬반 논란이 거세다. 지역의 9개 시민단체는 팔공산 생태계가 구름다리 건설로 인해 크게 훼손되는 것은 물론이고 건설 사업 자체가 케이블카 운영 업체에 대한 특혜라며 사업 추진에 강한 제동을 걸고 있으며 최근 동화사도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반면, 팔공산 일대 상인들은 계획대로 구름다리 건설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고 대구시도 건설 의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대구의 대표적 명산이자 도립공원인 팔공산이 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돼서 안 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더군다나 특혜 소지마저 있다면 더더욱 문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구름다리 건설로 인한 환경 훼손보다 시민들이 누릴 편익이 더 크다면 다르게 생각해볼 문제다. 구름다리 교각의 면적이 349㎡라는 대구시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이 정도 환경 훼손은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 하겠다.계획대로 지어질 경우 팔공산 구름다리는 국내 최고(해발 800m)이자 최장(320m)인 산악형 현수교가 된다. 이렇다 할 명승지가 없는 대구로서 전국적 명소를 하나 갖게 되는 셈이다. 대구의 진산(鎭山)임에도 불구하고 연간 방문객이 35만 명에 불과한 팔공산에 이런 구름다리가 생기면 지역 관광산업에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다. 관건은 환경 훼손 최소화와 특혜 불식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케이블카 업체 측이 20년간 총매출액의 3%를 사회공헌기금 및 팔공산 발전 사업에 내놓겠다고 약속했다는데, 특혜 시비를 잠재우기엔 많이 부족하다.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은 21일까지 공사 업체를 선정하지 못하면 국비 25억원을 반납해야 한다. 어렵게 딴 국비 예산을 반납하고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게다가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은 대구시민 원탁회의 찬반 투표 결과 60.7%가 찬성한 사업이다.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고 특혜 시비가 없도록 한다는 전제 아래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은 진행하는 게 옳다.

2020-12-18 05:00:00

[사설] 자기 이익 위해 반일-혐한 감정 부추기는 한-일 협잡꾼들

일본 화장품 대기업 DHC의 요시다 요시아키 회장이 자사의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 한국·조선인을 비하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요시다는 자사와 경쟁사인 산토리를 비교하면서 "산토리의 CF에 기용된 탤런트는 어찌 된 일인지 거의 전원이 코리아(한국·조선) 계열 일본인이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존토리'라고 야유당하는 것 같다"고 썼다. 존토리는 재일 한국·조선인을 멸시하는 표현인 '존'(チョン)에 산토리의 '토리'를 합성한 말이라고 한다.일본 극우파들은 한국인과 한국을 폄훼함으로써 일본인들의 민족적 우월감을 자극하고, 그에 따른 이익을 노린다. 이들의 혐한이 일시적으로 자사 상품 혹은 자신의 입지를 다져 줄 수는 있겠지만, 결국 그 피해는 일본인 전체, 일본 기업 전체가 입게 된다. '혐한' 메시지를 접할 때마다 한국에서 일본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기 때문이다.사람들은 흔히 일본 극우와 한국 친일파가 한통속이라고 오인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혐한 메시지를 쏟아내는 일본 극우 민족주의자와 반일 감정에 호소하는 한국 좌파 민족주의자들은 동일한 협잡꾼들이다. 상대 국가와 국민을 비난함으로써 자국민들의 혐한 혹은 반일 감정에 불을 지르고 자신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 때문이다.'혐일-반일'로 일본인들의 혐한 감정을 걷어낼 수는 없다. 오히려 부추길 뿐이다. 일본에서 잘나가던 한류 스타들이 어째서 하루아침에 사라졌는가? "일왕, 한국에 오려면 사과해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말이 단초가 됐다. 일본인들은 '일왕'이란 표현을 대단히 모멸적으로 받아들인다.일본의 진정한 과거사 반성을 얻어내고, 한국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자면 일본 국민 다수가 한국에 호감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자면 일본에 따질 것은 따지더라도, 자신의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위해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협잡꾼들을 배격해야 한다. '죽창가'로 국민을 선동하는 자, '토착 왜구'를 입에 달고 사는 자는 일본 극우와 마찬가지로 자국에 손해를 끼치는 자들이다.

2020-12-18 05:00:00

[사설] 초유의 검찰총장 정직…후폭풍 文과 정권이 모두 감당해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2년 임기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은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다. 정권 비리를 수사한다는 이유로 검찰총장을 '식물 총장'으로 만드는 최악의 선례를 남기게 됐다. 검찰의 중립성·독립성을 훼손한 것은 물론 법치주의를 뒤흔든 폭거다. 문재인 정권은 나쁜 의미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국민에게 또다시 안겨줬다.징계위의 윤 총장 정직 처분은 위법한 절차와 실체 없는 사유를 앞세운 불법 부당한 조치다. 징계위는 판사 문건 작성 등 4가지 이유로 중징계를 의결했다. 그러나 법무부 감찰위원회와 서울행정법원 판결, 전국법관대표회의 등을 통해 이들 혐의는 터무니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합법적 징계가 아니라 불법적 모함이란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징계위 구성부터 진행, 의결 및 징계 결정 자체가 중범죄에 가깝다. 정권이 짜 놓은 각본에 따라 친(親)정권, 반(反)윤석열 인사들로 구성된 징계위가 행동대 역할을 했다.해임·면직이 아닌 정직 처분을 내린 것 역시 정권의 비겁한 꼼수다. 정직은 검찰총장 직(職)은 유지하지만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다.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하면서 민심의 역풍을 낮추려는 속셈에서 정직을 택했다. 윤 총장 정직으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및 증거 인멸,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라임·옵티머스 등 정권 비리 수사가 흐지부지될 것이다. 정직이 끝나 윤 총장이 복귀하더라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1호 수사 대상으로 삼아 윤 총장 찍어내기를 계속할 가능성이 농후하다.윤 총장 잘못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지시한 문재인 대통령 명령을 충실히 수행한 것밖에 없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징계위 손을 거쳤지만 윤 총장 중징계는 문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문 대통령은 정직 처분 재가를 하면서 검찰 개혁을 들먹이며 사태 무마에 나섰다. 윤 총장에 대한 불법적 징계가 몰고 올 검란과 국민 저항 등 후폭풍은 문 대통령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할 것이다.

2020-12-17 05:00:00

[사설] ‘임대료 멈춤법’ 추진하는 집권 세력, 국민 갈라치기병 도지나

집권 세력이 또 하나의 '국민 갈라치기' 법을 밀어붙일 태세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으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의 임대료 인하를 강제화한 속칭 '임대료 멈춤법'이 그것이다. 임대료 멈춤법은 정부가 개인 간 계약에 개입하고 건물주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클 수밖에 없다. 방역 실패로 인한 정부의 잘못을 임대인에게 전가하는 격인 데다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을 부추길 소지 등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다.지난 13일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감염병 확산에 따른 영업 제한 조치가 취해졌을 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임대료를 임대인이 50~100% 인하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루 뒤 문재인 대통령은 "영업이 제한·금지된 경우 매출 급감에 임대료 부담까지 짊어지는 것이 과연 공정한 일인지에 대한 물음이 매우 뼈아프다"며 법안 발의에 힘을 실어줬다.건물주가 임차인에게 손실을 입히거나 수익을 부당하게 빼앗은 것도 아닌데, 여기에 '공정'을 운운하는 대통령의 머릿속이 궁금하다. 정부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에게 내린 영업 제한 및 중지의 책임이 건물주에 있다는 뜻인가. '임차인=약자' '임대인=강자'라는 이분법적 사고도 유아스럽다. 임대인이라 할지라도 은행 이자 갚느라 여력이 없거나 임대료가 은퇴자의 유일한 소득일 수도 있다. 생색은 정부가 내고 고통은 임대인이 지는 법안에 어찌 공정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가.개인 간의 계약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은 시장 질서를 해치는 것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돕겠다면 '착한 임대인 운동'처럼 자발적 상생 운동을 벌이고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옳다. 사회적 약자를 돕겠다며 다른 국민들의 희생과 고통을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부가 할 짓이 아니다. 혹여라도 집권 세력은 말 많고 탈도 많았던 '임대차 3법'처럼 임대료 멈춤법도 밀어붙일 생각일랑 말아야 한다.

2020-12-17 05:00:00

[사설] 월세 20만원 세입자에게 집 꾸밀 돈 수천만원이 어디 있다고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둘러보며 '호평'하는 바람에 "문 대통령이나 퇴임 후 6평짜리 집에서 살라"는 비판을 받았던 경기도 화성의 13평(44㎡)형 행복주택 2채가 대통령 방문에 앞서 4천290만원을 들여 긴급히 수리하고 꾸민 것으로 밝혀졌다. 대통령이 아이가 어린 신혼부부용으로 소형 임대주택을 긍정 평가해 국민들이 분노했는데, 그마저도 '맨얼굴'이 아니라 '화장발'이었던 것이다.대통령이 둘러보았던 임대주택들은 보증금 약 6천만원에 월 임대료 19만~23만원 수준이다. 월 20만원 안팎 임대주택에 사는 세입자에게 집 꾸미고 보수할 돈 수천만원이 어디서 나오나? 그럴 돈이 있으면 더 살기 좋은 동네, 더 나은 집에 들어가 살지 코딱지만 한 임대주택에 왜 들어가나? 게다가 월 20만원에 빌려 쓰는 남의 집(임대주택)을 뭐 하러 제 돈 들여 수리하겠는가.친정부 인사들은 '유럽의 공공임대주택'을 높이 평가하며, 우리도 그렇게 살면 좋다고 말한다. 실상을 외면한 말이다. 유럽의 임대주택 입주자들은 비가 새도, 목욕탕 타일이 깨져도 좀처럼 수리하지 않는다. 내 집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리해야 할 집이 밀려 있어 관리공단의 보수 서비스를 받으려면 오래 기다려야 한다. 문 대통령이 방문했던 경기도 화성의 임대주택들도 부실시공으로 주민들의 피해 호소가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임대주택은 당장 목돈 들어가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위치상의 불편은 물론이고 집 내부의 고장이나 결함에 따른 불편도 상당하다. 그런데도 정부 여당 인사들은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가능하다'고 우긴다. 발꿈치를 잘라 신발에 발을 맞추라는 식이다. 대통령이 실제와 다른 것을 보고, 실상과 다른 상황 인식 아래, 현실성 없는 대책을 '좋다'고 믿는다. 온 국민이 집 문제로 못살겠다고 하는데도 정부가 '부동산 하나는 자신 있다' 며 벌집 들쑤시듯 뜬구름 잡는 정책을 마구 내놓는 것은 정작 봐야 할 것을 보지 않고, 헛것을 보고 헛것을 믿기 때문이다.

2020-12-17 05:00:00

[사설]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통제 수단’, 속내 드러낸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수단으로 의미가 크다"고 했다. 공수처가 '독재 수단'이라는 야당의 비판에 문 대통령은 "정권의 권력형 비리에 사정의 칼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인데, 이것을 어떻게 독재와 연결시킬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공수처가 설치됐더라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은 없었을지 모른다는 강변까지 했다.문 대통령 말을 들으면 공수처가 검찰 개혁은 물론 정권의 권력형 비리를 차단하는 '전가의 보도'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조만간 출범할 공수처가 문 대통령 말과는 정반대 길로 갈 것이라는 게 국민 대다수의 생각이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및 증거 인멸,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라임·옵티머스 등 정권 비리를 캐는 검찰 수사를 무력화하는 데 공수처가 총대를 멜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권에 충성하는 인사가 공수처장이 되고, 정권과 한통속인 민변 변호사들이 공수처를 장악하는 길을 문 정권이 연 것을 보면 이런 추측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공수처의 앞날을 예고하게 하는 일들이 벌써 곳곳에서 나타났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목했다. 공수처법 통과 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조국 전 민정수석과 그 가족분들이 겪는 멸문지화 수준의 고통을 특별히 기록해 둔다"고 했다. 기소돼 재판을 받는 조국 일가가 검찰 개혁을 막기 위한 의도적 수사의 희생양인 것처럼 주장하면서, 수사 검사나 재판을 맡은 판사들을 간접적으로 협박한 것이다. 정권 비리를 수사하는 검사들이 공수처 수사를 받고, 범죄 피의자들이 피해자로 둔갑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질 것이다.문 정권은 두 개의 권력기관을 손아귀에 넣게 됐다. 정권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을 무력화하면서 틀어쥐게 됐고, 정권 비리를 덮을 수 있는 공수처도 갖게 됐다. 정권을 내주더라도 공수처를 앞세워 수사를 막을 수도 있다. 정권이 공수처에 목을 맨 까닭을 국민이 깨달을 날이 머지않았다.

2020-12-16 05:00:00

[사설] 집권 세력의 오만한 입법 폭주, 민주주의 가면 쓴 의회 독재다

집권 세력의 입법 독재가 점입가경이다. 180석 국회 의석을 앞세운 여권이 야당 반대를 무력화시키면서 입법권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이 점은 통계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21대 국회 출범 이후 국회에서 가결된 총 385건의 법안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이 354건으로 무려 91.9%에 달한다. 대한민국 입법부가 헌정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이는 민주주의라는 가면을 쓴 의회 독재다. 다수의 횡포를 막고 소수 의견을 보호해야 하는 민주주의 이념을 송두리째 내팽개친 의회 폭력으로 군사 정권 시절에도 없던 일이다. 여당이 야당을 따돌리면서 통과시킨 법안의 내용도 문제다. 진영 간 이견이 팽팽히 맞선 쟁점 법안들이 상당수다. 공수처장에 대한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시킨 공수처법,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시킨 국정원법, 대북 전단을 날리면 처벌하게 하는 남북관계발전법, 기업규제 3법, 종부세법 등 손가락으로 꼽기에도 부족하다.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최소한의 염치와 도리도 버렸다. 민주당은 공수처법 처리 후 남은 다른 법안에 대해서는 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당분간 강제 종결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윤희숙 의원(국민의힘)이 12시간 47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하는 등 야당 초선 국회의원들이 너도나도 필리버스터 대열에 합류할 조짐을 보이자 여당은 사흘 만에 안면을 바꿔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켰다.여당의 입법 폭주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다. 공수처법 개정안의 경우 리얼미터 여론조사(12월 7~11일)에 의하면 국민의 54.2%가 잘못이라고 했고, 잘된 일이라는 응답은 39.6%에 불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도 36.7%로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민과 대의가 아니라 자기 당파의 재집권 및 이익을 위해, 때로는 아마추어리즘에서 못 벗어난 경제 관련 법안과 포퓰리즘성 법안들을 마구 통과시키는 거대 여당의 폭주에 나라의 장래가 걱정된다.

2020-12-16 05:00:00

[사설] 경비원 인권보호 조례 중요하나 시민 의식도 이젠 달라져야

대구 기초의회들이 아파트 경비노동자에 대한 차별 피해 구제 등 인권보호 조례 제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지역 기초의회 중 처음으로 조례를 통과시킨 수성구에 이어 달서구와 서구도 경비원 인권보호 조례를 만들었고 다른 기초의회도 조례 제정을 검토 중이다. 조례에는 경비원들이 차별받지 않을 권리와 피해 구제 지원 등이 명시돼 그동안 우리 사회 이슈로 떠오른 경비노동자 인권침해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현재 국내 전체 주택에서 아파트 비중이 60%를 넘는데 아파트는 시민의 보금자리인 동시에 누군가의 일터다. 아파트 경비원 수도 20만 명이 넘는다. 그런데 일부 입주자의 갑질과 차별 등 인권침해를 견디다 못해 경비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5월 입주자의 폭행과 협박 등에 시달리자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희석 씨 사건이나 2014년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 경비원 분신 사건은 경비노동자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일부 몰지각한 입주자의 그릇된 인식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괴롭힘이 불행한 사태로 이어지고 급기야 사회 문제로 비화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비원도 '직장 괴롭힘 금지법'에 포함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가 바로 그들의 직장이기 때문이다.이런 불행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입주자의 의식 전환과 함께 경비원 인권보호를 위한 사회적 장치도 더 보완해야 한다. 공동주택관리법 등 불합리하거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관련 법 개정도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경비노동자가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는 올바른 인식이 중요하다. 이런 인식에 기초한 올바른 관계가 법률이나 조례보다 앞서는 가치다. 대다수 노령층인 아파트 경비원들은 한 가정의 가장이자 생활인으로서 노동 현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다. 결코 갑질과 차별의 대상이 아니다. 고용 불안 등 경비노동자 현안에도 관심을 갖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

2020-12-16 05:00:00

[사설] 방역 실패·백신 확보 지지부진, 文과 정부는 지금껏 뭐했나

[사설] 방역 실패·백신 확보 지지부진, 文과 정부는 지금껏 뭐했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말 국회 시정연설에서 "K-방역은 전 세계의 모범이 되며,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되었다"며 자랑을 되풀이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 만에 문 대통령 발언이 무색해지고 말았다. 하루 코로나 감염자가 1천 명대를 기록하는 등 K-방역 둑이 통째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코로나와의 전쟁에서 '가장 선방하는 나라'라는 문 정권의 자화자찬은 대국민 사기에 가까울 지경이다. 미국·유럽보다는 한국이 확진자가 적지만 베트남·대만 등과 비교하면 우리 상황은 참담한 수준이다. 한국 확진자는 4만3천484명인 데 비해 베트남은 1천397명, 대만은 736명에 불과하다. 100만 명당 환자 수는 한국이 834명이나 되지만 베트남은 14명, 대만은 31명에 그치고 있다. 사망자는 베트남이 0.4명, 대만이 0.3명인 데 반해 한국은 11명이나 된다. 팬데믹으로 빠져드는 한국과 달리 베트남·대만은 클래스가 다른 방역 성과를 자랑하고 있다.백신 확보에서도 한국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등 사실상 실패 수준이다. 영국에선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선진국들은 인구의 수배에 달할 정도의 백신을 확보해 놓고 접종을 준비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백신을 제대로 확보조차 못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백신 접종을 "내년 2, 3월 시작"이라고 했지만 불확실하다. 선진국들이 백신 확보 전쟁을 하고 있을 때 우리는 1천200억원 가까운 홍보비를 들여 K-방역 자화자찬에만 몰두한 결과다.미국·유럽은 백신 확보로, 베트남·대만은 방역으로 코로나 전쟁에서 터널의 끝을 맞고 있지만 둘 다 실패한 우리는 더 어두운 터널로 진입하고 있다. 대통령과 정부가 자화자찬 말고 지난 10개월간 도대체 한 게 뭐냐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대통령의 무능 때문이든, 참모진의 허위 보고 때문이든 이 사태의 모든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 방역 백신을 모두 놓친 것 못지않게 걱정인 것은 대통령 말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추락이다. 코로나 3차 대유행으로 국민을 각자도생하도록 만들어 놓은 게 K-방역 성공이란 말인가.

2020-12-15 05:00:00

[사설] 미 핵은 5천 개가 넘는데, 북 핵은 왜 안 되냐는 송영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1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미국은 5천 개 넘는 핵무기를 가지고 해마다 발전시키고 개발하면서 어떻게 북한에 핵을 가지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느냐"고 했다. 적대적인 이웃이 총으로 무장하는데, 나는 왜 총을 가지면 안 되느냐는 논리이니 그럴듯해 보인다.하지만 이 논리는 북한 외무상이나 내놓을 논리이지 우리나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할 말은 아니다. 북한 핵이 노리는 곳이 어디인가? 북한이 백만 번 "미국 본토"를 입에 올리더라도 북한의 공격 목표는 한국일 수밖에 없다. 미국 공격은 실패 가능성이 높고, 설령 성공하더라도 곧 자신의 파멸을 부르기 때문이다.북한은 1인 독재국가다. 집단지도체제니 뭐니 해도 핵심 권력은 1인에게 집중돼 있다. 따라서 핵무기 사용 결정을 내리는 데 김정은 개인의 판단이 절대적이다. 이에 비해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최종 결정권자가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결정 과정에 많은 절차와 논의를 거치기 마련이다. 또한 치명적인 만큼 핵 사용은 다수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전제로 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지지를 잃은 정권은 붕괴한다. 하지만 1인 독재국가는 권력자를 위해 국민이 존재하기에 권력자의 이익을 위해 핵무기 사용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국민적 동의라는 어려운 절차가 생략되는 것이다. 동일하게 핵무기를 가지고 있더라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핵무기와 1인 독재국가 혹은 전체주의 국가 핵무기의 위협 정도가 다른 까닭이다.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이라는 비대칭 전력으로 무장한다면,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이 팔짱 끼고 있을 리 없다. 일본으로서는 이보다 더한 핵 무장 명분이 없다. 북한의 핵 무장은 결과적으로 한반도를 더 위태롭게 만든다. 송 의원은 "한미 동맹은 동일한 원칙을 공유하는 가치 동맹이지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북한 핵 무장이 집권 민주당의 원칙이고 가치인가?

2020-12-15 05:00:00

[사설] ‘사람이 먼저’라더니 반인권 대북전단금지법 내놓은 정부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하려는 문재인 정권 때문에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 중 거의 유일하게 민주주의를 만개(滿開)시킨 국가로 찬사를 받는 대한민국이 미국의 인권 감시 대상국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했다. 참으로 개탄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다. '사람이 먼저'라며 입만 열면 인권 보호를 강조해 온 정권이 '표현의 자유'란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억압하려 드니 기가 막히는 역설이다.미국 의회의 초당적 국제인권기구인 '톰 랜스 인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11일 성명을 내고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해 "'시민적·정치권 권리에 대한 국제 규약'(ICCPR) 준수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법안이 발효되면 국무부가 발표하는 연례 인권보고서, 종교 자유 보고서 등에 한국을 감시 대상 국가 명단에 올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스미스 의원만이 아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국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인권에 대해 자신들이 알고 있던 모든 것을 잊어버린 것처럼 보인다"고 했고, 데이비스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이 법안은 무엇보다 도덕적 측면에서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이런 비판이 아니어도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나아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인도주의 활동을 범법행위로 만든다는 점에서 절대로 발효돼서는 안 되는 것은 자명(自明)하다. 반(反)인권국임을 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굴종적인 대북 정책이 수치스러운 이런 인권침해 법안을 낳았음은 모두가 안다.이에 대해 통일부는 "접경 지역 국민의 생명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우긴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접경 지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북한 손에 맡기겠다는 소리 아닌가? 이건 정부가 아니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정부는 인권을 타협할 수 없는 가치로 존중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을 조롱하는 말장난이다.

2020-12-15 05:00:00

[사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머뭇거릴 여유 없다

13일 코로나19 감염병 신규 확진자 수가 결국 1천 명을 넘어섰다.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충격이 큰 것은 어쩔 수 없다. 확산세가 앞으로 얼마나 걷잡을 수 없이 커질지 쉽게 가늠할 수조차 없어 국민 불안도 커지고 있다. 대구와 경북은 지난 2, 3월 1차 대유행 이후 시민들의 개인위생 수칙 준수와 방역 당국의 헌신적 노력 덕분에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들어 매일 수십 명씩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경보음이 다시 울리고 있다.우려하던 겨울철 대유행이 현실로 닥친 국면이다. 게다가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9만 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에서나 보던 하루 수천 명 확진자 발생 같은 시나리오도 이제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닐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 집단감염 비중이 4분의 1 미만으로 떨어지고 일상에서의 감염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여서 이제는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확산 증가세가 이토록 가파른 데에는 한 박자 늦은 정부 대응이 한몫했다고 봐야 한다. 국민적 피로도와 사회·경제적 피해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급격히 강화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있음을 인정하더라도 지난 8, 9월 2차 대유행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에서 1단계로 낮춘 것은 성급했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에서 5단계로 개편하면서 기준을 완화한 것도 패착이었다. 최근의 유행 국면에서도 거리두기 상향 기준을 충족했는데도 정부는 단계를 격상하는 데 머뭇거리고 있다.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의 3단계 격상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는데 좌고우면하지 말기 바란다. 당장 큰 피해와 불편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오히려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의 조속한 시행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또한 시기가 문제일 뿐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는 불가피해 보인다. 통제 불능 상태가 되고 사태가 더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는 과단성 있게 실행에 옮기는 게 낫다.

2020-12-14 05:00:00

[사설] “文 퇴임 후 6평 집에서 살라”는 비판, 언론 탓으로 몰면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사저를 6평(약 19.835㎡)으로 제한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발단은 지난 11일 문 대통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은 경기도 화성시의 행복주택 단지를 방문해 13평형(44㎡) 임대아파트를 둘러보며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나눈 대화였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고 했고, 변 후보자가 "네. 여기는 침실이고요"라고 답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문 대통령은 퇴임 후 2명이 살 거니까 6평 집에서 살라"고 비판했다.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문 대통령은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고 '규정'한 게 아니라 '질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질문이라 하더라도 그 속에는 '나는 괜찮아 보이는데, 당신 생각은 어떠냐?'는 뉘앙스가 묻어 있다.설마하니 문 대통령이 우리나라 신혼부부들이 13평 임대주택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기를 바라겠는가. 이래도 저래도 집값이 치솟으니 우선 소형 임대주택을 공급해서 급한 불을 끄고, 조금씩 나은 방향을 모색해 보자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1980년대도 아니고, 비좁은 '임대아파트'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할 리 없다. 자기 집을 갖고 싶고, 할 수 있다면 넓은 집을 갖고 싶고, 학군 좋고 교통 편리한 곳에서 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문 정부는 부동산만큼은 자신이 있다며 온갖 정책을 마구 내질러 놓고도 집값이 연일 폭등하니 '공공임대주택'을 꺼내고, 비판이 거세자 '언론의 왜곡 보도' 탓을 했다. 문 대통령은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 240만 호를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싼값에 집을 공급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식이라면 저 변두리에 마구 지으면 된다. '임대주택' 정책이 문 정부의 25번째 실패한 정책이 되지 않으려면 이번 논란의 본질을 봐야 한다. 국민이 반발하는 이유를 언론 탓으로 치부한다면 또 실패할 뿐이다.

2020-12-14 05:00:00

[사설] 지역 균형발전과 협력 모델 본보기 될 ‘백두대간 트레일’ 사업

'백두대간 트레일 세계화'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화하면서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6개 도, 32개 시·군이 참여하는 한반도 트레일 세계화 조성 사업을 초광역 협력 프로젝트 지원 대상 사업의 하나로 선정해 5년간 1천448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각 지역이 공유한 자원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지역 발전 모델로 확립하는 동시에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상품으로 키우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특히 이 프로젝트 추진에서 영주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영주시가 이 초광역 사업을 견인할 주관기관이라는 점에서 무척 반가운 일이다. 지역 공동 이슈 개발과 자원 공동 개발에는 뛰어난 행정력과 리더십이 필요한데 영주시가 그동안 이를 주도적으로 기획 발굴해 온 것은 지방 도시의 행정 역량을 새롭게 확인하는 대목이다. 영주시는 앞으로 각 시·군 네트워크를 통해 트레일 인프라와 통합데이터센터 구축, 드라이빙 트레일 연계 사업 등을 단계별로 추진한다.그런 점에서 앞서 녹색뉴딜정책의 하나로 정부가 추진해 온 '국토종주자전거길'은 백두대간 트레일 사업에 좋은 선행 자료다. 2009년 자전거 이용 문화 확산을 목표로 입안해 2011년부터 본격화한 자전거길 조성 사업으로 현재 전국 13개 코스에 1천853㎞의 종주 자전거길이 마련됐다. 여기에 9개 지자체 명품 자전거길까지 포함하면 누구나 국토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을 만큼 완성도 높은 자전거길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국내 자전거 동호인은 물론 외국 관광객의 자전거길 종주 참여도 크게 늘어 새 관광상품으로서 주목도가 높아진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백두대간 트레일은 자연환경 이용과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에 있어 뚜렷한 좌표가 될 수 있는 협력 사업이다. 앞으로 각 시·군은 백두대간 권역의 균형발전이라는 대전제 아래 트레일의 세계화와 경쟁력 제고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러려면 기본계획과 실행, 완성까지 각 지역 간 긴밀한 협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핵심 포인트다.

2020-12-14 05:00:00

[사설] 대구의 주상복합 용적률 논란, 접점 찾아야

주상복합건물의 용적률을 400%로 낮추려는 대구시의 조례 개정 움직임이 중구 주민과 중구의회 등의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도심 상업지역의 급속한 주거지역화와 일조권·교통 민원 등을 불러일으키는 주상복합건물 건축 러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대구시의 입장과 재산권 침해, 도심 공동화 가속화 등을 우려하는 중구 주민들의 반대가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이 사안은 중구 주민들이 비대위까지 구성할 정도로 크게 반발하면서 지난 10월 대구시의회가 조례 개정안 심사를 유보할 만큼 지역사회에 뜨거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시가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면서 16일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심사가 다시 열릴 예정이다. 이에 중구 주민들은 시청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까지 벌이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미지수다.최대 1천300%까지 보장되던 용적률이 400%까지 낮아지면 사업성이 떨어져 주상복합건물 신축은 크게 위축되게 된다. 중구 주민들로서는 재개발·재건축 무산에 따른 재산권 피해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반면, 도심에 주상복합이 너무 많이 지어지는 데 따른 후유증이 뻔히 예상되는 마당에 이를 방치할 수 없다는 시의 입장도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사실, 상업지역에는 업무용 건물이 들어서는 게 도시계획 취지에 부합한다. 2003년 이전까지만 해도 상업시설엔 주거시설이 들어서지 못했다. 초고층 주상복합이 도심에 마구 들어서는 것은 도시공간구조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일조권 침해 등 각종 민원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3년간 시에 접수된 주상복합건물 관련 민원이 1천275건이라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대구의 주택 공급 과잉도 감안해야 할 요소다. 대구에서는 적정 수준(연간 1만2천 가구)을 크게 웃도는 아파트 물량 공급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향후 대규모 미분양 사태라도 벌어진다면 그 피해는 중구를 비롯한 대구 전역에 미칠 수밖에 없다. 서울과 광주가 이미 대구시 조례 개정안과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부산, 울산도 관련 조례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너무 급격히 용적률을 낮추는 것은 주민 피해를 부를 수밖에 없으니 시와 시의회, 중구 주민들이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대승적 접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2020-12-1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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