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사무처도 반대하는 수사·기소 분리

여권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에 대해 국회사무처가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대한 검토 보고서에서 "수사 검사가 기소·공소 유지를 수행해야 재판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무처는 "검사가 직접 단서를 확보해 수사·기소하는 '인지 사건'은 관련자가 많고 사안이 복잡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런 의견을 국회사무처가 냈다는 사실 말고는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현재 세계 주요국 대부분이 검찰이 수사도 하고 기소도 하는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국가 중 어느 나라도 수사와 기소를 전적으로 분리하는 나라는 없다. 그리고 유럽평의회 소속 46개 국가 중 33개국(72%)이 검찰이 기소권과 직접 수사권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검찰에 영장 청구권이 부여된 나라도 35개국(76%)이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국회사무처의 지적대로 수사 검사가 기소와 공소 유지도 맡아야 재판에서 효과적인 대응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력형 범죄나 금융 범죄 등 '특수수사' 분야가 특히 그렇다. 검찰이 없던 영국이 소속 검사가 수사도 하고 기소도 하는 특별수사검찰청(SFO)을 만든 것은 좋은 예다. 뇌물·횡령·시장 교란 등 대규모 부패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여권은 이런 사실을 숨기고 수사·기소의 완전 분리가 세계 표준인 것처럼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재임 때는 물론 퇴임 후에도 일본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있다는 '가짜 뉴스'를 멈추지 않는다. 관련 법안을 낸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한술 더 떠 수사·기소의 분리가 문명국의 척도인 것처럼 '오버'했다.

이렇게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 정권의 권력형 비리 수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속셈일 것이다. 그 수단이 검찰 해체를 뜻하는 중수청 설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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