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 국민의힘 정치적 득실 따지지 말라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취를 두고 국민의힘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김 대법원장이 '여당 눈치 보기'로 삼권분립을 훼손하고, '거짓 해명'으로 사법 불신을 야기한 만큼 사퇴가 마땅하지만 그가 물러날 경우 문재인 정부가 임기 6년짜리 대법원장을 새로 임명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또 탄핵안을 발의할 경우 174석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부결돼 김 대법원장에게 면죄부만 주게 된다는 우려도 있다.

국민의힘은 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해야 한다. 탄핵안 통과 가능성, 문 정부의 임기 6년짜리 대법원장 새로 임명 등은 부차적 문제다. 김명수 대법원은 국회에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없다"는 허위 답변서를 제출했다. 무엇보다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하면서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되고…. 정치적 상황을 잘 보고…"라고 말했다.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할 법관이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는 '처세법'으로 일을 처리한 것이다.

4·15 총선이 끝나고 10개월이 되어 가지만 총선 관련 소송은 진척이 거의 없다. 과거에는 2, 3개월 안에 재검표는 물론이고 판결이 나왔다. 공직선거법 제225조는 '대법원은 소가 제기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늦어도 지난해 11월 11일까지 판결을 내려야 했지만 지연시키는 것이다. 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의 사직을 만류하며 말했던 것처럼 총선 재판에도 '법률이 아니라 정치적인 상황'이라는 '처세법'을 동원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대선 여론 조작 혐의로 1, 2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대법원 최종심에도 '처세법'이 동원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김 대법원장은 하루도 더 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 국민의힘은 김 대법원장의 퇴진에 따른 득실, 탄핵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 이번 사태는 정치적 득실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에 관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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