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백신 확보 실패 책임 떠넘기기에 국민은 더 분노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 접종과 관련, "그동안 백신을 생산하는 나라에서 많은 재정 지원과 행정 지원을 해서 백신을 개발했기 때문에 그쪽 나라에서 먼저 접종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일"이라고 했다. 또 "그 밖의 나라들에서는 우리도 특별히 늦지 않게 국민들께 백신 접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있고,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달리 문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회의에선 "그간 백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지시를 몇 번이나 했는데 여태 진척이 없다가 이런 상황까지 만들었느냐"며 참모들과 내각을 질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백신 확보 실패로 불안에 떠는 국민은 상반된 문 대통령 발언에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백신 확보 실패는 문 대통령과 정부·더불어민주당의 무능력·실기·불통이 복합된 인재(人災)다. 미국 등 선진국 지도자들과 여러 부처 수장들이 백신 확보에 적극 나선 반면 우리나라는 실무진에게 백신 도입을 떠맡기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백신 확보에 실패했다.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이 수차례 백신 확보만이 코로나를 근본 종식시킬 수 있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세균 총리가 "정부가 백신 TF를 가동한 지난 7월엔 확진자 수가 100명 수준이어서 백신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정부 잘못을 인정할 지경이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문 대통령은 백신 확보 실패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통령이 일찌감치 백신 확보를 강조하고 참모들과 내각을 채근했다면 이 사태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와서 상황을 호도하거나 참모들과 내각을 질책한 것은 무책임하다. 문 대통령부터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야당·언론 탓을 하는 민주당 행태도 잘못됐다.

책임을 회피하고 사태를 모면하는 데 급급한 문 대통령과 여당에 국민은 더 실망하고 분노한다. 임진왜란이 터지자 일부 인사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백성을 버리면서 피난을 간 선조와 그 신하들의 모습을 떠올리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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