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퇴임 후 6평 집에서 살라”는 비판, 언론 탓으로 몰면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사저를 6평(약 19.835㎡)으로 제한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발단은 지난 11일 문 대통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은 경기도 화성시의 행복주택 단지를 방문해 13평형(44㎡) 임대아파트를 둘러보며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나눈 대화였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고 했고, 변 후보자가 "네. 여기는 침실이고요"라고 답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문 대통령은 퇴임 후 2명이 살 거니까 6평 집에서 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문 대통령은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고 '규정'한 게 아니라 '질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질문이라 하더라도 그 속에는 '나는 괜찮아 보이는데, 당신 생각은 어떠냐?'는 뉘앙스가 묻어 있다.

설마하니 문 대통령이 우리나라 신혼부부들이 13평 임대주택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기를 바라겠는가. 이래도 저래도 집값이 치솟으니 우선 소형 임대주택을 공급해서 급한 불을 끄고, 조금씩 나은 방향을 모색해 보자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1980년대도 아니고, 비좁은 '임대아파트'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할 리 없다. 자기 집을 갖고 싶고, 할 수 있다면 넓은 집을 갖고 싶고, 학군 좋고 교통 편리한 곳에서 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문 정부는 부동산만큼은 자신이 있다며 온갖 정책을 마구 내질러 놓고도 집값이 연일 폭등하니 '공공임대주택'을 꺼내고, 비판이 거세자 '언론의 왜곡 보도' 탓을 했다. 문 대통령은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 240만 호를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싼값에 집을 공급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식이라면 저 변두리에 마구 지으면 된다. '임대주택' 정책이 문 정부의 25번째 실패한 정책이 되지 않으려면 이번 논란의 본질을 봐야 한다. 국민이 반발하는 이유를 언론 탓으로 치부한다면 또 실패할 뿐이다.

관련기사

AD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