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의 주상복합 용적률 논란, 접점 찾아야

주상복합건물의 용적률을 400%로 낮추려는 대구시의 조례 개정 움직임이 중구 주민과 중구의회 등의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도심 상업지역의 급속한 주거지역화와 일조권·교통 민원 등을 불러일으키는 주상복합건물 건축 러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대구시의 입장과 재산권 침해, 도심 공동화 가속화 등을 우려하는 중구 주민들의 반대가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이 사안은 중구 주민들이 비대위까지 구성할 정도로 크게 반발하면서 지난 10월 대구시의회가 조례 개정안 심사를 유보할 만큼 지역사회에 뜨거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시가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면서 16일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심사가 다시 열릴 예정이다. 이에 중구 주민들은 시청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까지 벌이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미지수다.

최대 1천300%까지 보장되던 용적률이 400%까지 낮아지면 사업성이 떨어져 주상복합건물 신축은 크게 위축되게 된다. 중구 주민들로서는 재개발·재건축 무산에 따른 재산권 피해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반면, 도심에 주상복합이 너무 많이 지어지는 데 따른 후유증이 뻔히 예상되는 마당에 이를 방치할 수 없다는 시의 입장도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사실, 상업지역에는 업무용 건물이 들어서는 게 도시계획 취지에 부합한다. 2003년 이전까지만 해도 상업시설엔 주거시설이 들어서지 못했다. 초고층 주상복합이 도심에 마구 들어서는 것은 도시공간구조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일조권 침해 등 각종 민원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3년간 시에 접수된 주상복합건물 관련 민원이 1천275건이라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대구의 주택 공급 과잉도 감안해야 할 요소다. 대구에서는 적정 수준(연간 1만2천 가구)을 크게 웃도는 아파트 물량 공급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향후 대규모 미분양 사태라도 벌어진다면 그 피해는 중구를 비롯한 대구 전역에 미칠 수밖에 없다. 서울과 광주가 이미 대구시 조례 개정안과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부산, 울산도 관련 조례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너무 급격히 용적률을 낮추는 것은 주민 피해를 부를 수밖에 없으니 시와 시의회, 중구 주민들이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대승적 접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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