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수처법 개정 강행, 문 대통령 퇴임 후 안전판 마련인가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기습 처리했다. 이 법안은 이르면 9일, 늦으면 10일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법사위 통과 전 과정은 말 그대로 민주주의의 파괴였다. 여당은 법사위 통과에 앞서 야당의 요구로 안건조정위에 회부된 개정안을 민주당 소속 의원 3명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1명 등 4명의 찬성으로 기습 통과시켰다. 안건조정위는 최대 90일까지 할 수 있지만, 여당은 단 1시간 만에 끝냈다.

여당은 안건조정위를 기자들이 참여한 공개 회의로 하자는 야당의 요구도 거부했다. 그리고 곧바로 개정안을 법사위 전체회의에 기습 상정했다. 당초 전체회의는 낙태죄 관련 공청회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반대 토론을 신청했지만, 윤호중 위원장은 거부하고 기립 표결로 밀어붙였다.

잘 짜인 각본이 빈틈없이 실행된 '민주주의 말살 막장극'이었다. '권력기관의 권한 분산' 운운하며 "공수처가 출범하기를 희망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8일 발언은 그 신호탄이었다. 이로써 우리의 민주주의는 유신시대보다 더 캄캄할 '반동의 시대'를 마주하게 됐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공수처라는 보호막 아래서 무슨 짓이든 하겠다는 것이다. 공수처는 검찰이 수사 중인 모든 사건을 가져갈 수 있다. 판사·검사를 사찰해 재판과 수사를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갈 수 있다. 당장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울산시장 선거 개입,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뭉개버릴 수 있다. 이런 기능이 잘 작동하도록 야당의 공수처장 거부권도 삭제했다. 자기들 말을 잘 듣는 인사를 처장으로 앉혀 공수처를 정권의 친위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재임 중 비리로 퇴임 후 기소·처벌받는 사태도 피할 수 있다. 친정부 인물로 채워질 것이 확실시되는 공수처 검사의 임기는 7년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가 막히는 퇴임 후 안전판이다. 촛불 정신을 계승했다는 정권은 이렇게 흉측한 독재로 타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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