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런 지역 예산 성적표 들고 자랑질 하나

2021년도 정부 예산안이 통과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사상 최대 예산을 확보했다며 자랑이 늘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내년도 정부 예산은 558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애초 정부가 편성한 555조8천억원보다 2조2천억원이 늘었다. 국가 예산이 사상 최대니 각 지자체가 사상 최대 예산을 확보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랑할 일이 아니다. 특히 대구시와 경북도로서는 예산 공치사를 늘어놓을 때가 아니다.

과연 대구·경북이 이번 예산을 마냥 즐길 일인가. 전북도는 이번에 국비 8조2천675억원을 확보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올해 국비 7조6천억원을 확보했다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전남도 인구는 185만 명, 전북도는 인구 180만 명 선이다. 경남도 역시 내년 사상 처음으로 국비 6조5천637억원을 얻게 됐다고 함박웃음이다. 그런데 인구 263만 명의 경북도가 이번에 확보한 국비는 5조원이 고작이다. 그런데도 4년 만에 국비 5조원 시대를 되찾았다고 반색하고 있다. 겨우 20억원의 포항 영일만 횡단 구간 고속도로 예산을 추가 확보한 것을 자랑한다. 경쟁 도들이 모두 사상 최대 규모 국비를 확보한 상황이라 이는 안주할 일도, 자랑할 일도 아니다.

대구시는 더 한심하다. 대구시는 3조4천여억원의 국비를 받게 됐다. 당초 정부안 3조3천억원에서 1천억원이 증액됐다고 강조한다. 인구 242만 명의 대구시가 확보한 국비 금액은 인구 113만 명인 울산시의 국비 3조3천820억원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인구가 절반도 안 되는 도시와 비슷한 국비를 확보한 것이 자랑인가. 이는 많은 예산을 확보할 만한 프로젝트를 기획하지 못했거나, 지역 차별의 산물이다. 대구시로서는 절치부심해야 한다. 인구 336만 명의 부산시가 올해 사상 최대인 7조7천220억원을 확보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게다가 부산시는 가덕신공항 건설 적정성 검토 용역비 20억원을 확보해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한 토대를 까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도 지역 의원들이 저마다 예산 확보에 공을 세웠다며 자랑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오히려 타 시도와의 예산 형평성을 주장하며 더 투쟁했어야 했다. 지역 의원들이 자화자찬이나 하며 현실에 안주하니 지역 경제의 상대적 낙후를 면하기가 더 어렵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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