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집권 여당의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발의는 입법 폭거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부산,울산,경남 지역 의원들이 26일 국회 의안과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을 제출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부산,울산,경남 지역 의원들이 26일 국회 의안과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을 제출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어이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26일 한정애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136명 여당 의원이 참여한 이 특별법안의 내용을 보면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가덕도를 동남권 신공항 입지로 명시하고 2030년 부산엑스포 이전에 신공항을 개항하며 국토부 산하 사업 전담 기구를 구성하고 국가가 필요한 비용을 보조할 수 있게 하는 등 지원 내용이 이를 데 없이 파격적이다.

우리는 여당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안 발의야말로 정치가 국책사업에 개입한 아주 나쁜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고 믿는다. 가덕도에 동남권 신공항을 지을 경우 10조원이 들어갈지, 그 이상 혈세가 투입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도 특별법안은 예비타당성 조사 같은 최소한의 검증 절차마저 생략할 수 있게 했다. 내년에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표를 얻어보겠다고 국책사업의 신뢰성을 내동댕이쳤다.

이는 TK와 PK 사이의 10여 년 지역 갈등을 그나마 봉합했던 4년 전 5개 광역 지자체 김해신공항 수용 합의조차 완전히 뭉개버리는 입법권 남용이기도 하다. 게다가 특별법안을 발의하면서 여당은 "840만 인구 부울경 관문 공항"이라고 한정지었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의 이해 당사자인 대구경북은 아예 안중에도 없다는 투다. 특정 지역의 반발이 심한 특별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헌정 사상 유례가 없다.

21대 국회 의석 분포와 국민의힘 포지션을 봤을 때 이 법안의 통과를 막을 실효적 방편은 사실상 없어 보인다. 이 법에 의견을 내야 할 총리실과 국토부가 짠 듯이 침묵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부 부처가 반대 의견을 낼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남아 있지만 당리당략과 선거에 목을 맨 현 집권 세력에 양심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순진할 수 있다. 국가의 미래가 달린 국책사업을 이런 식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더군다나 당리당략을 위해서는 대구경북 차별마저 불사하겠다는 현 집권 세력의 오만함에 모골이 송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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