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화문 집회를 '생화학 테러'로 몬 김부겸의 '언어 테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19일 오전 대전시 서구 탄방동 오페라웨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19일 오전 대전시 서구 탄방동 오페라웨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이 보수 단체의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를 코로나 확산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가운데 당권 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이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등 광화문 집회 주최자들이 테러 집단이라고 주장하며 미래통합당을 그 배후로 지목했다. 김 전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바이러스는 사람의 생명을 위협한다. 동시에 사회 활동을 차단하고 경제가 위축된다. 이 두 가지는 정확히 테러가 노리는 효과"라며 전 목사 등을 겨냥해 "자신과 이웃을 숙주 삼아 바이러스 확산을 조장하는 일종의 생화학 테러 집단"이라고 비난하며 "배후에는 미래통합당이 있는 듯하다"고 했다.

경악할 폭언이다. 여당의 당권 주자로서 이런 엄청난 주장을 하려면 최소한의 근거를 대야 한다. 그러나 그런 것은 전혀 없다. 집회 주최 측이 테러 집단이며 집회를 통해 바이러스를 확산시켜 사회를 혼란으로 몰아넣는 '저강도 생화학 테러'를 했다는 일방적 주장뿐이다. 이런 게 바로 유언비어다. 명색이 여당 당권 주자인데 이런 소리를 거리낌 없이 뱉어내다니 그 무모함이 놀랍다.

김 전 의원의 폭언은 광화문 집회가 바이러스 재확산 주범이라는 여당의 주장을 사실로 전제한 것이다. 그러나 의료계에 따르면 여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코로나 재확산은 광화문 집회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확진자는 14일까지 두 자릿수를 유지하다 15일부터 세 자릿수로 폭증했는데 평균 5.2∼14일인 잠복기를 고려하면 최근 증가한 확진자는 8월 14일부터 최소 5.2∼14일 전인 7월 31일부터 8월 9일 사이에 감염된 사람이 확진된 것이란 얘기다. 그런 점에서 여당과 김 전 의원의 주장은 코로나 확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참으로 질 나쁜 '음모론'이다.

김 전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광화문 집회에 모인 국민은 소수의 음모 기획자가 조종하는 '생화학 테러 도구'에 불과하다. 과연 그런가. 이들은 대부분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항의하기 위해 모였다. 김 전 의원은 이들까지 모욕한 것이다. 용서할 수 없는 '언어 테러'이다.

관련기사

AD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