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어쩌다 '개집 신세'로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1951년 영국 '더 타임스'는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 더미에서 장미꽃을 찾는 것과 같다"는 기사를 실었다.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밑바닥인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경제 발전이 민주주의 토대가 됐던 역사를 고려하면 한국의 경제 발전은 요원하고 그에 따라 한국에서 민주주의 발전은 불가능하다는 예측이기도 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한국은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를 더불어 쟁취했다. 중도에 고꾸라졌던 수많은 나라와 달리 한국은 경제·민주주의 모두에서 선진국 반열에 등극하는 역사를 썼다. 특히 경제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국가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비약적 발전을 성취했던 한국 경제는 지금 여러 문제에 직면했다. 지난해 출간된 '기적의 한국경제 70년사'는 네 가지 문제를 꼽았다. 대내적 갈등과 정책 실패에 따른 경제성장률의 하락,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의 구조적 변화로 인한 경제·정치·사회에 대한 미증유의 충격, 북한 핵 위협 속에 남북 대치 및 엄청난 통일 비용, 이념·지역·소득계층·세대 간 갈등 심화 등이다. 역사에서 배우고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것 외에 별다른 해법이 없다는 견해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미국 블룸버그 아시아경제 담당 전문가 슐리 렌이 칼럼에서 "한때 '아시아의 호랑이'였던 한국이 이제는 개집(doghouse)에 갇힌 신세가 됐다"는 충격적인 비유로 한국 경제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유로 외부 요인보다 국내 문제에 있고 그중 가장 치명적인 것이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의 사회주의적 실험으로 인해 한때 활기가 넘쳤던 한국 경제의 야성을 앗아갔다고 안타까워했다.

한국 경제가 어쩌다가 개집에 갇힌 신세란 얘기를 듣는 지경이 됐는지 참담하다. 더 안타까운 것은 슐리 렌의 진단이 틀렸다고 반박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주의적 정책을 재고(re-thinking)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슐리 렌은 조언했지만 문 대통령과 정부는 고집을 전혀 꺾지 않아 개집에서마저 쫓겨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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