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설 곳 없는 동물화장장, 광역 행정의 공론화로 길 찾자

늘어나는 반려동물과 달리 사후(死後) 처리를 위한 대구 서구의 동물화장장 설치를 둘러싼 갈등은 해결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시설 허가를 둘러싼 반대 주민 시위와 소송전으로 행정력도 낭비되고 있다. 시대 흐름과 함께 이제는 필요 시설로 인정되는 동물화장장인 만큼 대구시가 나서 갈등을 풀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대구시의 적극적 관심이 요구되는 까닭은 동물화장장 설치를 두고 지금까지 소송전으로 버티는 서구청 행정의 한계 탓이다. 서구청은 지난 2년 넘게 소송을 끌다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동물화장장 설치 추진 사업자에게 진 뒤에도 올 4월 건축 허가를 않아 곧바로 행정소송을 당하게 됐고, 이어 5월에는 행정심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날로 되돌아간 셈이다.

이 같은 사업자와 서구청 간의 소송 재연은 임시방편으로, 또다시 긴 시간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대구시의 공론화 행정이 절실한 까닭이다. 민간사업과 별도로 공공시설로 동물화장장을 설치하는 문제를 검토할 때가 됐다는 증거다. 이미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 동물화장장 설치를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

대구경북의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만도 벌써 123만 마리를 넘어섰다. 그러나 사후 처리 시설로는 청도와 구미 두 곳뿐인 데 반해, 연간 처리 능력도 1천800마리에 그치는 수준이다. 해마다 8만 마리가 넘는 반려동물이 죽고, 화장을 바라는 반려 인구가 60%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시설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불편 해소는 물론, 지금처럼 소송전으로 행정력 낭비로까지 이어진 동물화장장 문제를 그냥 두기보다 대구시가 나서 해법을 찾는 일은 마땅하다. 대구 8개 구·군에다 인근 경북지역도 넣어 공모를 통한 입지 선정과 혜택 제공 등으로 갈등을 푸는 행정을 펼 만하다. 대구시·경북도 광역 행정은 바로 이럴 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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