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윤석열 직무 배제 재판, 법치의 사멸이냐 존속이냐

[사설] 윤석열 직무 배제 재판, 법치의 사멸이냐 존속이냐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 배제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재판이 30일 오전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다. 윤 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처분이 긴급한 필요가 있고 적법했는지 본안 소송에 앞서 판단하는 것으로, 대한민국의 법치가 존속할지 아니면 파괴될지를 사실상 결정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참으로 중차대하다.윤 총장에 대한 직무 배제와 징계는 대체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인 대다수의 지적이다. 우선 내용에서 그렇다. 추 장관이 든 여섯 가지 근거는 '근거'라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정도로 궤변과 억지의 조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단적인 예가 가장 뜨거운 쟁점인 '판사 사찰'이다. 추 장관이 든 '사찰'의 내용은 인터넷에서 조금만 찾아보면 모두 확인·입수할 수 있는 공개된 정보다.그리고 '사찰'이 성립하려면 당사자에게 피해를 줄 목적, 불법 감청, 미행 등 위법한 정보 수집 방법, 직무 범위 이탈 등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추 장관이 주장한 '판사 사찰'은 이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추 장관의 조치는 절차적으로도 정당하지 않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고 해도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와 법치의 유린이다. 추 장관은 '판사 사찰'로 감찰한다는 사실을 윤 총장에게 알려주지도 않았다. 감찰 대상자의 '의견 진술'이란 절차를 막아 버린 것이다.또 감찰의 정당성을 들여다보는 감찰위원회를 '패싱'하고 징계위원회를 열려고 했다. 그리고 징계의 기정사실화를 위해 감찰위의 의견을 듣도록 한 규정을 듣지 않아도 되도록 이달 초 슬며시 고쳤다. 이는 행정절차법 제46조의 위반이라는 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이런 변경을 위해서는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윤 총장 직무 배제 및 징계는 상식과 법리, 내용과 절차에서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 오직 양심과 법률만 따른다면 어떤 판단을 해야 할지 명확하다. 오늘 재판을 맡은 조미연 판사의 판결에 법치가 달렸다.

2020-11-30 06:12:42

[사설] 7900억 날리면서 기어코 신한울 3·4호기 끝장내려는 정부

[사설] 7900억 날리면서 기어코 신한울 3·4호기 끝장내려는 정부

산업통상자원부가 신한울 원전 3·4호기를 전력 공급원에서 빼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을 전력정책심의회에 보고했다. 9차 전력계획은 공청회, 국회 보고, 전력정책심의회 의결을 거쳐 연내 공포된다. 이대로 계획이 확정되면 신한울 3·4호기는 이미 투입된 7천900억원을 날린 채 퇴출 수순을 밟게 된다. 정부의 탈원전 각본에 따라 신한울 3·4호기가 월성 1호기와 같은 운명을 맞을 위기에 몰렸다.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염원하는 서명이 80만 명에 달했다. 원전산업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 차원에서 신한울 3·4호기를 지어야 한다는 국민 여론도 비등했다. 그러나 산업부는 탈원전 정책으로 생긴 문제를 거꾸로 신한울 3·4호기 퇴출 근거로 삼는 자가당착을 저지르면서까지 전력계획안을 짰다. 정부가 만든 에너지전환 정책 계획 때문에 한국수력원자력이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못 한다고 했는데, 산업부는 한수원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일정을 못 잡는다고 전력계획에서 뺐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탈원전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본 정부가 그 전에 신한울 3·4호기 퇴출을 해치우려는 속셈마저 엿보인다.산업부가 8차 전력계획에서 월성 1호기를 배제하자 한수원은 이를 바탕으로 조기 폐쇄를 의결했다. 신한울 3·4호기도 유사한 방식으로 건설 취소가 결정될 우려가 크다. 발전사업 허가를 취득한 지 4년 이내에 공사 계획 인가를 받지 못하면 허가 취소 사유가 되는 전기사업법을 동원할 수도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정부는 신한울 3·4호기를 끝장낼 태세다.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취소되면 그 피해는 가늠조차 어렵다. 7천900억원에 이르는 매몰비용에다 두산중공업 등 민간 업체 손해배상에 더 큰 비용이 들어갈 수도 있다. 경제 피해액만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최고인 원전산업 생태계 붕괴에 원전 수출도 어려워지게 된다. 원전 비중 축소로 전기요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엇을 위한 신한울 3·4호기 퇴출이냐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2020-11-30 05:00:00

[사설] 성주 사드 기지 충돌, 국방부는 주민 믿음 얻을 일 해야

[사설] 성주 사드 기지 충돌, 국방부는 주민 믿음 얻을 일 해야

국방부가 지난 27일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공사 자재 등을 실은 차량 25대를 들여보내려다 주민과 사드 반대 모임의 반발로 충돌을 빚었다. 그러나 다행히 자재 차량을 빼고 장병 생필품과 폐기물 반출용 차량 14대를 기지로 들어보내기로 합의를 하면서 또 다른 충돌은 피하게 됐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사드 갈등이 이번 충돌로 끝나지 않고, 언제든지 터질 시한폭탄과도 같은 현안이라는 데 있다.지난 2017년 4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성주에 사드 배치가 이뤄진 이후 기지 내 공사 관련 차량 출입 등을 둘러싼 충돌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국가 차원에서 배치가 이뤄졌지만 반대 목소리도 여전하다. 정부는 성주 주민에게 사드 기지에 따른 민원과 불편 등 각종 문제의 화답으로 성주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여러 공약(公約)을 내놓았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정부가 바뀌고 문재인 대통령 출범 이후 임기 2년도 채 남지 않은 아직까지 공약은 헛말이니 성주 주민들 심정은 어떻겠는가.이러니 국방부가 사드 기지 내 장병을 위한 생활 개선 공사를 위한다는 설명에도 차량 출입을 반대하고 의심하는 행동은 한편 이해할 만하다. 특히 일부 참석자는 "강제 진입을 중단하지 않으면 계곡으로 뛰어내리겠다"는 극단적 움직임까지 보였다니 정부에 대한 불신의 깊이를 보는 듯하다. 그래도 기지 장병을 위한 생활 목적의 차량만큼은 출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 결정된 만큼 사드 기지 근무자들을 위한 편의시설 개선 작업마저 할 수 없도록 해서는 곤란하다.이번 충돌은 끝났지만 국방부는 기지 내 장병들 생활 시설 개선을 위한 자재 반입이 필요한 만큼 주민과 반대파의 신뢰를 얻을 노력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뭉갠 여러 약속부터 하나씩 지키는 실천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이는 국방부가 앞장서야 할 몫이자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다. 국방부의 무인(武人) 정신 발휘를 촉구한다.

2020-11-30 05:00:00

[사설] 文 정권의 윤석열 찍어내기, 국민은 신물 난다

현 집권 세력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물러나게 하는 것이 성에 안 차는지 감옥에 보내겠다는 속내마저 숨기지 않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직무 배제 조치를 내린 것을 기점으로 여권이 '윤석열 제거 작전'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 개시와 직무 정지 조치, 수사 의뢰 등 일련의 과정에서 빚어지는 절차적 정당성 결여와 위법성 논란, 국민의 부정적 정서 따윈 아랑곳하지 않는다.검찰총장 찍어내기에서 드러난 절차적 문제와 위법성 시비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법무부는 자문 규정을 개정하는 방법을 통해 감찰위원 반대를 사전에 무력화시키는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중요 감찰 사안에 대해서는 감찰위원 자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지난 3일 임의 규정으로 바꿔놨다. 검찰총장의 직무 정지 조치를 반대하고 있는 상당수 감찰위원들의 반발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법무부가 직권남용 혐의로 윤 총장 수사 의뢰를 하면서 감찰담당관이 상관(감찰관)의 결재조차 거치지 않고 전결 처리한 것도 의심스럽다. 대검 감찰부가 판사 사찰 이야기도 꺼내기 전에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 압수수색 영장을 작성해 청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위법성 시비마저 일고 있다.코로나19 감염병이 3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경제가 최악이고 부동산 대란이 벌어지는데 현 정권은 민생과 하등 관계없는 사안에 매몰돼 있으니 국민들로서는 이보다 볼썽사나운 일이 없다. 한국갤럽이 27일 발표한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는 긍정 평가가 40%로 정권 출범 이후 최저치(39%)에 근접했으며 부정 평가는 48%로 3%포인트나 상승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법무부와 검찰 갈등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이 지지율 하락의 새로운 원인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이다.여권 일각에서는 "부동산 정책 이슈 등으로 내년 보궐선거를 치르기보다 진영의 총력전으로 가는 게 낫다"는 말마저 나온다는데 기가 찰 노릇이다. 여기에는 검찰 개혁도, 적폐 청산이란 말도 붙이기 아깝다.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탈원전 수사, 라임·옵티머스 펀드 비리 등 정권 심장부를 노린 검찰 수사의 예봉을 꺾기 위한 집권 세력의 몸부림이라고 의심하는 국민이 많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2020-11-28 05:00:00

[사설] 공직 비리 대충 넘어가면 누가 ‘감사’ 신뢰하나

경북경찰청이 최근 경상북도 감사관실과 안동시 도시건설국, 안동시 A 전 국장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올해 초 자신의 땅과 친·인척 소유의 땅 주변에 주민 숙원 사업을 추진해 부당한 이득을 봤다가 징계받은 안동시 고위공무원을 도청 감사관실이 고발하지 않고 봐주기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공무원 비리·부패 행위와 관련해 철저한 감사는 물론 명확히 후속 처리를 해야 할 감사관실이 절차를 어기고 흐지부지하다 수사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사태의 발단인 안동시 A 전 국장은 재임 중 본인과 친·인척 소유의 땅 주변에 1억3천만원 규모의 예산이 드는 주민 숙원 사업을 추진해 땅값 상승 등의 비리 의혹을 샀다. 이에 경북도 감사관실이 지난 1월 감사를 벌여 문제점을 확인하고 감사 결과에 따라 A 국장에 대해 3개월 감봉 처분의 경징계를 했다. 징계와 함께 A 국장은 지난 6월 말 퇴직했다.문제는 그다음이다. 공무원 직무 관련 범죄 고발 지침상 각급 행정기관의 장은 직무에 관한 부당한 이득과 관련된 범죄에 해당하면 고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도 경북도는 규정을 어기고 A 국장을 고발하지 않았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고발하지 않았을 경우 그 사유를 기록해 관리해야 한다.만약 고위공무원이 혈세를 끌어다 사리사욕을 채운 문제점을 감사관실이 확인하고도 솜방망이 처벌에다 제 식구 감싸기를 한다면 누가 감사실을 존중하고 신뢰하겠나. 감사관실은 이번 사안에 대해 "문제 제기에 따라 적극 감사에 나섰고, 무분별한 고발이 자칫 권한 남용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공직자의 비위 사실을 확인하고도 적당히 징계하고 넘어가는 게 맞다는 소리인가. 아무리 감사 역할 수행을 강조하더라도 규정을 무시한 채 고발 없이 넘어간 것은 잘못이다. 이런 식의 감사 조치가 계속될 경우 공직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경찰은 특히 A 전 국장의 비위 사실에서부터 안동시의 주민 숙원 사업 시행 과정의 문제점, 경북도 감사관실의 징계 절차나 수위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더는 한솥밥 먹은 처지라고 마냥 제 식구 감싸기를 할 때가 아니다. 추상같은 감사 본연의 직무를 다시 한번 성찰하고 추락한 신뢰를 빨리 되찾아야 한다.

2020-11-28 05:00:00

[사설] 후폭풍 드센 추 장관의 검찰총장 직무 배제, 나라 꼴이 참담하다

[사설] 후폭풍 드센 추 장관의 검찰총장 직무 배제, 나라 꼴이 참담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내리자 검사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고 외친 평검사에 대한 추 장관의 비판으로 시작된 '검란' 수준의 두 번째 집단 반발이다. 이들의 반발에는 직위의 상하(上下)와 지역이 따로 없고 주장도 다르지 않다. 정부와 여당, 추 장관의 행동과 조치는 검찰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는 데 모아진다.26일 검찰 내부 통신망 글에서 평검사들은 "사실 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징계 청구와 동시에 이뤄진 직무 배제 명령은 검찰 업무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조치로 위법·부당하다"고 반발했다. 이날 전국 검사장 17명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검찰의 민주 통제와 정치 중립을 담보하려는 검찰 개혁의 본래 목표가 왜곡되거나 진정성이 훼손되고 있음을 지적했다.지금까지 정부·여당이 추 장관을 앞세워 검찰 개혁이라며 취한 일련의 행동과 조치가 윤 총장 직무 배제에서 드러난 것처럼 민주적이지도, 법치에도 맞지 않고 오히려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들은 선언하고 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충돌로 빚어진 두 차례 검사 집단 반발로 현재의 검찰 개혁 정책이 정부와 여당의 입맛에 맞는 검찰을 만들려는 '정치적' 행위인 사실만 더욱 분명하게 부각됐다.추 장관의 잦은 수사지휘권과 감찰권, 인사권 행사는 사실 현재 윤 총장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월성원전 조기 폐쇄 의혹과 라임·옵티머스 펀드 수사, 청와대 울산시장 공작 개입 의혹 등 청와대와 권력층을 향한 수사를 막으려는 의도와 맞물려 있다. 그렇더라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온 나라가 괴질 방역에 혼란한 틈을 탄 정부와 여당의 검찰 개혁 빌미의 윤 총장 몰아내기 연출은 막장극 같다. 정부와 여당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막장극의 관객은 흥미로울지 모르지만 이런 나라 꼴에 지친 국민은 참담하다.

2020-11-27 05:00:00

[사설] 집권 여당의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발의는 입법 폭거다

[사설] 집권 여당의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발의는 입법 폭거다

기어이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26일 한정애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136명 여당 의원이 참여한 이 특별법안의 내용을 보면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가덕도를 동남권 신공항 입지로 명시하고 2030년 부산엑스포 이전에 신공항을 개항하며 국토부 산하 사업 전담 기구를 구성하고 국가가 필요한 비용을 보조할 수 있게 하는 등 지원 내용이 이를 데 없이 파격적이다.우리는 여당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안 발의야말로 정치가 국책사업에 개입한 아주 나쁜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고 믿는다. 가덕도에 동남권 신공항을 지을 경우 10조원이 들어갈지, 그 이상 혈세가 투입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도 특별법안은 예비타당성 조사 같은 최소한의 검증 절차마저 생략할 수 있게 했다. 내년에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표를 얻어보겠다고 국책사업의 신뢰성을 내동댕이쳤다.이는 TK와 PK 사이의 10여 년 지역 갈등을 그나마 봉합했던 4년 전 5개 광역 지자체 김해신공항 수용 합의조차 완전히 뭉개버리는 입법권 남용이기도 하다. 게다가 특별법안을 발의하면서 여당은 "840만 인구 부울경 관문 공항"이라고 한정지었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의 이해 당사자인 대구경북은 아예 안중에도 없다는 투다. 특정 지역의 반발이 심한 특별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헌정 사상 유례가 없다.21대 국회 의석 분포와 국민의힘 포지션을 봤을 때 이 법안의 통과를 막을 실효적 방편은 사실상 없어 보인다. 이 법에 의견을 내야 할 총리실과 국토부가 짠 듯이 침묵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부 부처가 반대 의견을 낼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남아 있지만 당리당략과 선거에 목을 맨 현 집권 세력에 양심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순진할 수 있다. 국가의 미래가 달린 국책사업을 이런 식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더군다나 당리당략을 위해서는 대구경북 차별마저 불사하겠다는 현 집권 세력의 오만함에 모골이 송연해진다.

2020-11-27 05:00:00

[사설] 임원 급여는 2배씩 올리고 ‘적자 탓에 운행 중단’ 협박하나

[사설] 임원 급여는 2배씩 올리고 ‘적자 탓에 운행 중단’ 협박하나

경주시 시내버스 업체가 결손 비용 미지급을 이유로 '버스 운행 중단'을 거론하고 나서자 시민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현재 경주 시내버스 운영을 독점 중인 ㈜새천년미소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경주시가 2018, 2019년 2년간 결손 비용 36억원을 주지 않아 적자가 쌓여 버스 운행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그동안 방만·부실 경영으로 공익 신고가 접수돼 감사원 감사를 받은 데다 올해 임원 3명의 급여를 많게는 2배 이상 인상해 논란을 계속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업체의 이번 주장은 사실상 '시민을 볼모로 한 협박'으로 비치고 있다.현재 경주 시내 85개 노선에 버스를 운행 중인 이 업체는 비수익 노선 손실 보전과 재정 지원 보전 등의 명목으로 매년 90억원가량 보조금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버스 이용객이 감소하자 경주시가 65억원의 손실 보조금을 더 지원했는데 이를 합하면 모두 161억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적자 때문에 운행 중단' 운운하는 것은 업체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다.경주시는 그동안 버스 업체가 재정지원금을 적절하게 집행했는지에 대해 점검을 마쳤다고 밝혔다. 조만간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연도 결손액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더 엄중히 따져봐야 할 점은 따로 있다. 애초 경주시가 '공익 사업'이라는 명분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버스 업체에 손실 보전금을 과도하게 지급해 왔을 가능성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임원 급여가 하루아침에 2배씩 뛰는 게 가능한 일인가. 이는 상식에 어긋난다.상황이 이런데도 업체 측이 적자 타령을 하며 손을 벌리는 것은 조금이라도 보조금을 더 받아내려는 떼쓰기나 다름없다. 업체 주장대로 적자가 쌓여 직원 임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유독 임원 월급만 급등한 것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다. 이번 사태는 경영 합리화나 서비스 개선 노력은 뒷전이고 제 배만 불리면 된다는 시내버스 업체 운영자의 그릇된 의식이 낳은 결과다.

2020-11-27 05:00:00

[사설] 윤석열 검찰 직무 정지시킨 정권,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가

[사설] 윤석열 검찰 직무 정지시킨 정권,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정지 명령을 내린 것에 대해 '문재인 정권은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가'라는 비판이 비등한다. 추 장관의 조치는 문재인 정권의 치부를 가리려는 정권 차원의 음모라는 것이다. 추 장관의 폭거를 전후한 문 정권의 행동은 이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추 장관은 직무 정지 명령을 브리핑하면서 제 할 말만 했다. 기자들이 "너무 일방적이다"며 질의응답 요청에 응할 것을 요구했지만, 거부하고 곧바로 법무부 청사를 떠났다. 자신이 있으면 이러지 않았을 것이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직무 정지 명령을 내린 여섯 가지 이유의 법률적·논리적 허점이 드러나는 것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추 장관은 직무 정지 명령 발표 직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무언(無言)의 허락을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법률 공부를 했고 변호사를 했으니 추 장관의 조치가 무리한 정도를 넘어 아예 말도 안 되는 명령임을 잘 알 것이다.그럼에도 허락했다는 것은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 한다. 그것은 윤 총장이 자리를 지키는 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유재수 감찰 무마,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경제성 조작 등 문 정권의 권력형 비리의 전모가 밝혀지는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일 것이다.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를 15분 만에 산회한 것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은 25일 윤 총장 직무 배제 사태 진상 파악을 위해 전체회의를 단독 추진하면서 "윤 총장이 대검에서 출발했으니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민주당 소속 윤호중 위원장은 곧바로 산회를 선포했다. 추 장관의 조치가 누가 봐도 합당하다면 이러지 않을 것이다.추 장관의 폭거를 두고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고 했다. 왜 추 장관만이겠는가. 문 정권 전체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이러니 586 독재의 길로 간다는 소리가 나온다.

2020-11-26 05:00:00

[사설] 정치가 뒤덮은 것 김해신공항·월성 1호기 말고도 많다

[사설] 정치가 뒤덮은 것 김해신공항·월성 1호기 말고도 많다

'바른 과학기술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련)이 '정치가 과학을 뒤덮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는 성명을 내고 문재인 정부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비판했다. 과학계 전문가 800여 명을 회원으로 둔 과실련은 보수·진보를 떠나 여러 이슈에 목소리를 내온 단체다.과실련은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은 과학기술의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 국가 정책의 수립"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정부에서는 정반대 양상이라는 게 과실련의 진단이다. 과실련은 "지금의 현실은 정책 결정의 정당화를 위해 과학기술 결과가 조작되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 과학기술 전문가들의 소리는 묻히고 매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김해신공항을 사실상 백지화한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에 대해 과실련은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해신공항 타당성 분석에 사용된 기초 자료에 지대한 변경이 있지 않았는데도 2016년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과 2020년 검증위 분석 결과가 배치된 것은 어느 한쪽이 정치 행위에 좌우된 때문이라고 과실련은 지적했다. 과실련은 검증위 발표를 '김해신공항 백지화'나 '가덕도신공항 추진'으로 호도하는 여·야 정치인들의 행위를 비이성적, 후진적 선동이라고 질타했다.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과실련은 "예상 수익과 비용의 추정이 사회과학과 공학기술의 상식적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는 감사원 발표는 사실일 경우 명백한 중대 과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지시에 굴복한 공무원들의 조직적 조작 증거 발표에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김해신공항, 월성 1호기 같은 국책사업에서 정치가 과학을 뒤덮은 작금의 현실은 국가적 재앙을 예고할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 돌이킬 수 없는 짐을 떠안기는 무책임한 일이라는 과실련의 개탄은 매우 옳다. 두 사안뿐만 아니라 국정 운영 전반이 정치에 휘둘리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장은 사퇴하면서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고 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꼴을 국민이 언제까지 봐야 하나.

2020-11-26 05:00:00

[사설] 가장 효율 높은 코로나 방패는 마스크와 자발적 거리두기

[사설] 가장 효율 높은 코로나 방패는 마스크와 자발적 거리두기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이어지자 대구시가 25일부터 '대구형 사회적 거리두기'에 돌입했다. 이달 들어 외부 유입에 의한 감염 사례가 눈에 띄게 늘면서 다음 달 2일까지 일주일간 강화된 방역 관리 방안을 선언한 것이다. 대구형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금처럼 1단계 거리두기를 계속 유지하지만 내달 3일 대입 수능시험을 앞두고 학교·학원가의 n차 감염 차단을 위해 일정 기간 방역 강도를 한층 높이는 조치다.25일 0시 기준 대구 5명, 경북에서 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18일 이후 최근 일주일 새 대구 지역 확진자는 15명으로 모두 외부 요인에 의한 감염이다. 경북의 경우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을 중심으로 김천·영주 등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달 19일 이후 모두 11명의 재학생이 확진된 김천대 사례는 지역 코로나 상황과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북도는 일단 경제에 미치는 부담 등을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방안보다는 마스크 착용 등 생활방역에 치중하면서 코로나 확산을 억제해 나갈 방침이다.기온이 떨어지는 시기와 맞물려 국내 코로나 사태가 3차 유행기에 접어들면서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대구경북은 타 지역과 비교해 비교적 안정적인 방역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외부 요인에 의한 지역 내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수도권 등 위험 지역 방문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특히 학생들 출입이 많은 시설에는 방문을 자제하고 음식물 섭취 등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상황'을 최소화하는 것도 다급한 일이다.무엇보다 수험생을 둔 가정에서는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이런 안타까운 심정과 상황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감싸 안고 위기를 이겨내는 데 협력해야 한다. 요즘 같은 비상 시기에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 강화 등 당국의 선제적인 조치도 중요하나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방역 수호자'라는 마음가짐으로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야말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포인트다.

2020-11-26 05:00:00

[사설] 추미애 장관이 ‘검찰 개혁을 열심히 잘하고 있다’니

[사설] 추미애 장관이 ‘검찰 개혁을 열심히 잘하고 있다’니

정세균 국무총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퇴진 불가 입장을 밝혔다.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를 두고 여권에서 누가 먼저 물러나든 둘 다 퇴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 정 총리가 이런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곧 있을 부분 개각에서 당초 전망과 달리 추 장관 유임 쪽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뜻이 기운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정 총리가 추 장관 퇴진 불가 이유로 추 장관이 검찰 개혁을 잘하고 있다고 했다. 정 총리는 23일 방송에 출연해 "해임 건의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추 장관은 검찰 개혁을 열심히 잘하고 있다. 그래서 격려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추 장관이 지금 하는 대로 계속하도록 내버려두겠다는 소리다.추 장관이 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치장해도 검찰 개혁이 아니다. 조국 일가 비리, 울산시장 선거 개입, 유재수 감찰 무마,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등 문 정권의 권력형 비리에 대한 윤석열 검찰의 수사를 막은 법치 유린일 뿐이다. 이를 위해 수사지휘권, 인사권, 감찰권을 마구 휘둘렀다. 정권의 치부(恥部)를 가리는 데 법무부 장관의 권한을 악용한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법무부 장관은 없었다.추 장관과 여권은 이를 '검찰 개혁'이라고 강변한다.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을 모욕하는 요설(妖說)이다. 정 총리는 합리적이고 균형감각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그런 정 총리가 이런 요설을 그대로 반복하다니 그런 평가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할 수밖에 없다.동반 퇴진 역시 안 될 말이다. 윤 총장은 내년 7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다. 중도 해임하려면 직무 수행에 문제가 있어야 한다. 지금 윤 총장이 직무 수행에 문제가 있나? 있기는 하다. 바로 윤 총장의 직무 수행을 방해하는 추 장관의 존재다. 그래서 퇴진은 추 장관 한 사람이어야 한다. 동반 퇴진은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윤 총장을 제거하려는 비열한 '자폭 작전'이다.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2020-11-25 05:00:00

[사설] 시작된 종부세 폭탄, 부동산 투기 핑계로 증세에 혈안인 정부

[사설] 시작된 종부세 폭탄, 부동산 투기 핑계로 증세에 혈안인 정부

2020년도 귀속분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납부고지서가 발송되기 시작하면서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납세자로서는 보유세율 인상에다 집값 상승, 공시가격 현실화 등 세금 인상 요인이 삼각파도처럼 들이닥치는 형국이다.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보다 20만 명 가까이 증가한 70만 명대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부세 대상인 공시가격 9억원 이상 공동주택도 28만1천여 가구로 지난해보다 40%나 늘었다.종부세 인상 러시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웬만한 고가 아파트 보유자라면 매년 뜀박질하는 세금 고지서에 경악할 날이 머지않았다. 내년에는 종부세율이 최고 3.2%에서 6%로 오르고 공시가 현실화율도 5~10년 안에 시세의 90%까지 오른다. 향후 종부세가 몇백~1천%까지 오를 수도 있다. 재산세를 이렇게 마구잡이로 올리는 나라는 없다. 현 정권은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미국보다 낮다고 주장하지만 우리나라의 거래세(양도소득세)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은 애써 외면한다.종부세 인상에 따라 올해 관련 세수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3조3천400억여원을 훌쩍 뛰어넘어 4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 포퓰리즘에 빠진 정부가 구멍 난 나라 곳간을 채우기 위해 주택 관련 세금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보유세를 올린다면 거래세를 내려 탈출구를 마련해 줘야 하는데, 정부는 그런 것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국민의 지갑 터는 것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는 것도 불치병이다. 종부세 대상자가 소수일 뿐이라며 국민을 상대로 갈라치기를 해 빠져나갈 일도 아니다. 비록 소수라 할지라도 부동산 세금 인상으로 겪는 이들의 고통 크기 또한 중요하다. 특히 1주택 장기 보유자나 노령 은퇴자들로서는 종부세 뜀박질을 감당하기 어렵다. 재산세가 오르면 의료보험도 늘어나고 복지 혜택도 줄어든다. 투기꾼이 아닌 실거주자의 가처분소득마저 빼앗는 것이 가렴주구(苛斂誅求)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2020-11-25 05:00:00

[사설] 대구·광주 공항 특별법, 가덕도공항 추진 위한 물타기일 뿐

[사설] 대구·광주 공항 특별법, 가덕도공항 추진 위한 물타기일 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일부에서 정부가 미는 부산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위해 가덕도공항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무안광주공항을 특별법으로 처리하자는 해괴한 해법을 동원하고 있다. 전혀 성격이 다른 세 현안을 단지 공항이란 이름을 핑계로 부산과 대구경북, 광주의 지리를 거론하며 '지역 균형'을 위하는 듯한 억지 논리까지 들먹이고 있다. 이는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비판하는 국민을 속이고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나서려는 음흉한 '물타기'나 다름없다. 거칠게 말하면 속이 뻔한 꼼수일 뿐이다.가덕도신공항 추진을 위해 이미 검증위원회는 납득할 수 없는 김해공항 확장안의 재검토를 결정했고, 이후 부실 검증에 대한 비판과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당황한 정부와 여당은 부산·울산·경남 국회의원들이 가덕도특별법을 발의하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광주공항을 연계시키고 있다. 대구의 무소속 홍준표 국회의원까지 가세하자 이들은 세 공항 관련 특별법이 마치 '신의 한 수'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엉터리 검증위 결정을 틈탄 정부·여당에다 일부 부울경 정치인과 무소속 홍 의원의 특별법 처리 움직임은 결코 해법이 될 수 없고 눈속임과 같다. 그런 만큼 대구경북 정치권은 물론, 야당인 국민의힘은 무엇보다 먼저 문제의 본질인 검증위의 부실과 의혹을 따지고, 검증위 결정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내야 한다. 특별법 논의는 이후 사안별로 이뤄져야 한다. 내년 부산시장 선거를 겨냥한 정부, 여당에다 정치적 고려를 앞세운 일부 부울경 야당 국회의원들의 짬짜미에 결코 말려들어선 안 된다.정부·여당과 부울경 일부 정치인의 국가정책 번복 또는 동조 행태도 실망스럽지만 무소속 홍 의원의 발상은 더욱 납득할 수 없다. 특히 홍 의원은 지난 2016년 영남 5개 시장·도지사가 정부 결정에 따르기로 한 합의서에 서명한 당사자였다. 그랬기에 정부 여당의 손바닥 뒤집기 같은 행태를 반기듯 옛 합의서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모습이 낯설다.

2020-11-25 05:00:00

[사설] 與 공수처법 개정안 등 강행 처리 방침…국민 심판 받을 것

[사설] 與 공수처법 개정안 등 강행 처리 방침…국민 심판 받을 것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과 기업 규제 3법 등 위헌 소지가 있거나 이견이 첨예한 15개 쟁점 법안을 정기국회에서 강행 처리할 방침이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25일 법제사법위원회 법안 심사 1소위원회와 다음 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으로라도 통과시킬 태세다. 다른 법안들도 정기국회 및 연말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여기에 '가덕도신공항 특별법'도 밀어붙이고 있다.민주당이 강행 처리에 나선 법안들은 위헌 논란이 제기되는 등 사법 체계와 경제 전반에 파장을 몰고 올 우려가 큰 것들이다. 상임위에 상정되지 않았고, 공청회를 거치지 않은 등 미성숙 법안들도 수두룩하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야당의 공수처장 후보 비토권을 무력화하고, 공수처 중립성을 훼손하는 등 개정이 아닌 개악(改惡)이다. 자기 편 인물로 공수처장을 세워 정권의 충견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깔렸다. 기업 규제 3법은 경제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역행하고,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노린 정략적 법안이다. 5·18민주화운동특별법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입법 독재' 비판을 받으면서도 민주당이 문제투성이 법안들을 밀어붙이는 데엔 이낙연 대표의 정치적 속셈과 무관하지 않다. 이 대표는 "법사위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해 주고, 그 밖에 개혁·공정·미래를 위한 입법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마무리해 달라"고 했다. 내년 당 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부추긴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4·15 총선 때 지역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득표율은 49.9% 대 41.5%였다. 총선에서 표출된 국민의 뜻은 '일당 독재'가 아니라 '협치'였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협치는커녕 다수의 힘을 앞세워 입법 독재 가속 페달을 더 밟고 있다. 국민의 명령을 외면하고 의회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폭주를 계속하는 민주당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대선에서 국민의 매서운 심판을 받을 것이다.

2020-11-24 05:00:00

[사설] 가덕도신공항 논란에 대한 총리실과 국토부의 비겁한 침묵

[사설] 가덕도신공항 논란에 대한 총리실과 국토부의 비겁한 침묵

김해신공항 백지화와 가덕도신공항 건설 논란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백년대계라고 할 수 있는 국책사업이 백지장처럼 뒤집어지고 있으며 TK와 PK 간의 지역 갈등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는데도 당리당략에 눈먼 정치권은 오히려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작태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 정부라도 중심을 잡고 이 사태를 진정시켜 나가야 하건만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국토교통부의 비겁한 침묵이 계속되고 있다.논란의 단초가 된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재검토 발표는 아무리 뜯어보더라도 '김해신공항 백지화'라고 해석할 여지가 없다. 오히려 김해신공항 건설의 당위성이 높다는 결론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며 이는 "김해공항 확장안을 취소한 적이 없다"는 김수삼 검증위원장의 발언을 보더라도 명확하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표 좀 얻어보겠다는 요량으로, 4년 전 공식 평가에서 꼴찌를 한 가덕도에 동남권신공항을 지어야 한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민주당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제정 등을 추진하는 것도 모자라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국민의힘이 특정 지역을 대변하는 정당이냐"는 정치 공세마저 벌이고 있다. 견강부회식 해석으로 특정 지역 편을 들고 국책사업을 무책임하게 흔들어서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훼손하는 것은 정작 자신들인데 이런 적반하장도 없다.논란을 가라앉히려면 정부가 조속히 명확한 입장을 내놔야 하건만 청와대, 총리실, 국토부 할 것 없이 짜 맞춘 듯 입을 닫고 있다.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김해신공항 검증 작업을 부산 여론에 떠밀려 1년간 벌인 총리실은 더 이상 검증위 뒤에 숨어 있지 말고 검증위의 17일 발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공식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동안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반대 의견을 일관되게 내놨던 국토부도 '영혼 없는 공무원'으로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지 말고 공항 주무 부처로서의 의견을 분명히 내놔야 한다.

2020-11-24 05:00:00

[사설] 월배 차량기지 이전 논란, 주민 배려 없으면 풀 수 없다

[사설] 월배 차량기지 이전 논란, 주민 배려 없으면 풀 수 없다

대구시가 달서구 월배 지역에 1997년 조성된 대구도시철도 1호선 차량기지를 동구 안심으로 옮기려는 내부 계획이 알려지면서 동구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구시가 소음 등의 불편을 내세우며 다른 곳으로 이전을 바라는 월배 지역 주민의 뜻은 받들면서 정작 새로운 기지로 고려한 지역의 민심은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으니 반발은 마땅하다. 아직도 대구시 행정의 일방통행식 옛 모습이 여전함을 보여주는 한 사례가 될 만하다.무엇보다 이번 안심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불만은 대구시의 신중하지 못한 현장 행정이 자초한 일이나 다름없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는 오래전부터 자신이 사는 지역에 소음과 민원을 일으키는 시설 입주를 꺼리는 움직임이 일상화됐다. 그런 만큼 대구시는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했지만 이번 차량기지 이전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내부 검토에서 안심 지역 기존 차량기지의 넓은 부지 등 때문에 최적지로 꼽혔겠지만 안심 주민들 생각을 읽지는 못했다.신서혁신도시가 조성된 지역이 인근에 있는 만큼 그와 관련된 기관이나 시설이 들어설 것을 기대했을 주민들의 억장이 무너질 만도 했다. 게다가 대구시는 월배 차량기지를 옮긴 뒤 그 자리에 주민들을 위한 문화·예술시설 등을 갖추겠다는 장밋빛 계획까지 세웠다. 반면 월배 주민의 기피 시설을 안심 지역 새 이전지로 옮기겠다면서도 정작 안심 주민을 배려한 조치는 아예 없었다고 하니 이런 대구시의 무성의한 행정을 어느 주민이 반길 것인가.대구시가 뒤늦었지만 지난해 6월 시작해 이달 내에 끝내기로 했던 조사 용역 기간을 연장했다니 다시 새로운 이전지 선정 작업을 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차량기지는 오랜 세월 시민을 위한 시설로 없어서는 안 되는 만큼 적지 선정에 신중한 접근과 검토가 필요하다. 아울러 새로운 이전지 주변 주민 반발과 불편을 해소할 방안까지 마련, 주민들과 소통을 통한 원만한 이전이 이뤄져야 한다. 자칫 일방통행은 행정 낭비 등 불필요한 부작용만 키울 뿐이다.

2020-11-24 05:00:00

[사설] 수능 코앞에 두고 코로나 3차 유행…방역 고삐 다잡아야

[사설] 수능 코앞에 두고 코로나 3차 유행…방역 고삐 다잡아야

어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30명 늘어 닷새 연속 300명대를 기록했다. 2∼3월 대구경북 '1차 유행', 8∼9월 수도권 '2차 유행'에 이어 우려하던 '3차 유행'이 닥쳐왔다. 이번 집단감염은 고위험시설이 아닌 직장이나 학원, 친목 모임 같은 일상 공간에서 발생하고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감염자가 속출해 사태가 더 심각하다.무엇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3차 유행이 현실화해 걱정이다. 대한감염학회 등 11개 전문가 단체는 "효과적인 조치 없이 1~2주가 경과하면 하루에 1천 명에 육박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루 1천 명 확진자 발생이란 최악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 등 선제적 방역이 절실하다.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국민의 피로감과 불감증이 누적됐다. 코로나에 대한 위기의식이 많이 낮아져 있고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 형편이다. 여기에 정부가 거리두기를 3단계에서 5단계로 개편하고, 8대 소비 쿠폰 발행을 추진하는 등 코로나에 대한 국민의 경계심을 떨어뜨린 것도 문제다. 또한 보수단체의 8·15 광화문 집회는 철저하게 차단했으면서도 민노총의 도심 집회는 신고된 장소별 인원이 100명 미만이라는 이유로 허용한 것도 코로나에 대한 이완된 분위기를 촉발했다.감염 확산을 막으려면 철저한 방역 말고는 답이 없다. 정부는 발등의 불인 수능 대비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중환자 병상과 생활치료센터·격리시설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현행 거리두기 1.5단계로는 대유행을 막을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정부가 실기하지 않고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키로 한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다.국민의 자발적 방역 참여가 없으면 대유행을 막을 수 없다. 각종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고 가급적 집 안에 머물러야 한다. 철저한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코로나 사태로 힘들게 입시 준비를 해온 49만 수험생들을 생각해서라도 국민 모두가 방역에 나서야 할 때다.

2020-11-23 05:00:00

[사설]  ‘가덕도’ 내분 치닫는 국민의힘

[사설] ‘가덕도’ 내분 치닫는 국민의힘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타당성 검증 결과 발표 이후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에 빠졌다. 하태경 부산시당위원장 등 부산 지역 의원 15명이 더불어민주당보다 먼저 '가덕도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와 논의도 없이 그렇게 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고 했다. 부산의 지역 이기주의와 이에 편승한 정치적 이해타산, 이를 제지하지 못하는 지도부의 무능으로 제1야당이 둘로 쪼개지고 있는 것이다.부산 지역 의원들의 행위는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의미를 '가덕도신공항' 카드로 덮어버리려는 민주당의 계략에 스스로 말려들겠다는 소리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오거돈 전 시장이 성추행으로 물러나 치르는 것이다. 그런 권력형 성추행에 대한 심판의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그러나 민주당은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가 나오자마자 '가덕도신공항'을 밀어붙인다. 하지만 검증위원장은 검증위의 결론이 "(김해신공항을) 재검토를 거쳐 쓸 수 있으면 쓰라는 것"이라고 했다. 검증 결과를 '김해신공항 백지화'와 '가덕도신공항 추진'으로 연결하지 말라는 것이다. 실제로 검증위의 결론에 '백지화'라는 표현은 어디에도 없다.국민의힘은 지도부부터 '가덕도신공항'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주 원내대표는 "중요한 국책사업 변경 과정에서 무리나 불법이 있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다른 의견을 보였다. 부산 지역 의원들이 지도부를 '패싱'하고 '특별법' 제출로 민주당과 야합하는 것은 바로 이런 지도부의 무능 때문이다.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국가적 사업을 놓고 당론도 마련하지 못하는 제1야당을 민주당은 마음껏 조롱한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지도부란 존재하는가"라며 "학교 학생회의 정치력도 이보다는 낫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무기력과 지리멸렬을 정확히 저격했다. 앞으로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

2020-11-23 05:00:00

[사설] 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 조건으로 가덕도공항 용인하자고?

[사설] 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 조건으로 가덕도공항 용인하자고?

홍준표 국회의원이 "대구·부산·광주 신공항 관련 특별법을 동시에 일괄 처리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현 집권 세력이 가덕도신공항 건설이라는 막장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을 과연 막을 수 있겠는가 하는 가정을 바탕에 깔고 있으며 이참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실익이나 챙기자는 주장이다. 언뜻 그럴싸해 보이지만 지역의 여론 응집력을 떨어뜨리는 주장이며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은 소리다.홍 의원의 제안은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 정치인들마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제정에 속도를 내는 데 따른 대구경북의 자구책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기부 대 양여 방식이어서 재원 마련 등에 난관이 많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사업 특성상 특별법은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K2 부지 개발 이익으로 재원을 충당하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우리나라 양대 관문 공항으로 정부에 의해 집중 육성되는 가덕도신공항은 특별법이라는 허울 아래 맞바꿀 사안이 아니다.오히려 특별법 일괄 제정 주장은 "통합신공항을 갖게 된 대구경북이 왜 가덕도신공항에 딴지를 거느냐"는 부산의 선전전에 힘만 실어줄 뿐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20일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특별법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특별법이라는 당근으로 대구경북의 반발을 무마시켜 보려는 속내가 빤히 들여다보인다.동남권신공항은 말 그대로 1천300만 영남인 모두가 사용해야 하는 공항이다. 부산 최남단에 짓겠다는 가덕도신공항은 접근성 측면에서 대구경북민에게 결코 동남권 관문 공항일 수가 없다.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발표의 진짜 의미도 김해신공항에 보완할 사항이 있음을 지적한 것이지, 김해신공항 백지화가 아니라는 점이 이미 분명해졌다. 따라서 지금은 김해신공항의 부실 검증을 규탄하고 원안대로 김해신공항 사업 추진을 강력히 촉구하되, 정히 보완 불가능하다면 동남권신공항 입지 재선정을 강력히 요구하는 것이 옳다.

2020-11-23 05:00:00

[사설]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백지화’로 몬 여권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문재인 정권이 '백지화'로 몰고 있는 가운데 김수삼 검증위 위원장이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검증위 결론의 핵심은 "(김해신공항을) 재검토를 거쳐 쓸 수 있으면 쓰라는 것"이다.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검증위의 최종 발표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가덕도신공항이 사실상 확정됐다"며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나섰다. 검증위의 결론을 '김해신공항 백지화-가덕도신공항 추진'으로 단정한 것이다.사실 검증위의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이 정권이 처음부터 이를 의도한 것이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 일부 검증위원들에 따르면 최종 보고서 의결을 위한 지난 9월 25일 마지막 전체회의가 열릴 때까지만 해도 김해신공항 유지 의견이 다수였다고 한다. 그런데 결과 발표 5일 전인 지난 12일 전체 위원 21명 가운데 검증위원장과 4명의 각 분과장 등 5명이 모여 '재검토'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지난해 12월에 구성돼 10개월 이상 검토 작업을 해 온 검증위가 검토 마지막 단계에서 결론을 180도 바꾼 것은 어떻게 봐도 비정상이다. 검증위가 다루는 안전, 시설 운용·수요, 환경, 소음 등의 문제와 상관없는 정치적 고려가 개입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문 정권 사람들이 뱉어낸 말들은 이런 의심을 뒷받침한다. 정세균 총리는 지난달 부산에서 "부·울·경 시도민의 간절한 여망이 외면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지난 4일 "부·울·경의 희망고문을 끝내겠다"고 했다. '가덕신공항'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3월 "부산 시민들이 제기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의사 결정 과정에서 (여권으로부터) 상당히 강력한 압박을 받았다는 일부 검증위원들의 전언도 있다. 그동안 김해신공항안(案)을 고수해 온 국토부도 검증 결과 발표 뒤 "조속히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입장을 뒤집었다.결국 검증위는 처음부터 들러리였던 것이다. 사실 검증위는 필요 없었다. 이미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인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이 김해신공항이 최선이라고 결론을 냈다. 이들이 문 정권의 '뒤집기'에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안 봐도 뻔하다.

2020-11-21 05:00:00

[사설] 여·야 합의 없는 공수처는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연내 출범을 공언하고 있다. 여·야 합의 실패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활동 종료를 밝히자마자 야당의 공수처장 추천 비토권을 없애기 위한 법 개정 속도전에 들어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본격적으로 공수처법 개정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고, 이낙연 대표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거들고 나섰다. 공수처장을 여당이 자의적으로 임명하려는 속셈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리 되면 검찰과 법원을 아우르며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를 권력기관이 정권 휘하에 들게 된다. 위헌이란 소리가 나오고, 독재란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게다가 여당은 법을 개정하기 위해 지난해 공수처법 도입 당시 입장을 뒤집기까지 했다. '검찰 개혁'을 내세운 공수처가 정권 보위를 위한 호위 무사 구실을 하게 될 것이란 우려는 지난해 법 도입 당시부터 제기됐다. 야당이 '독재 기구의 탄생'이라며 우려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여당이 내세운 것이 야당의 비토권이었다. '야당의 비토권이 인정되기 때문에 여당에서 아무리 자기네 입맛에 맞는 사람을 추천위원회에 올리고 싶어도 올릴 수가 없는 구조'라 했다. 실제로 현행법상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위원 7명 중 6명이 찬성해야 의결이 가능하다.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하면 공수처장 후보를 낼 수 없다. 여당이 말한 구조는 이를 말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 구조'를 바꾸려 한다. 아직 법 한 번 시행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비토권 제도를 무용지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지난 공수처장 후보 추천엔 후보 10명이 나왔다. 이들 중 한 명이라도 정족수인 6표 이상을 얻어야 했지만 아무도 필요한 표를 얻지 못했다. 이는 여·야가 모두 만족할 만한 독립된 중립적 인사가 없었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그렇다면 법을 바꿔 여당이 단독으로 임명을 서두를 일이 아니다. 재추천을 받더라도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그런 중립적 인사를 추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대 여당이 단독으로 법을 바꿔 가면서까지 공수처 출범을 서두른다면 이야말로 현 정권의 안위를 위해 독재 기구를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공수처라면 정권을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는 아무런 필요가 없다.

2020-11-21 05:00:00

[사설] 민주당은 ‘가덕도신공항 건설 특별법’ 입법 폭주를 멈추라

[사설] 민주당은 ‘가덕도신공항 건설 특별법’ 입법 폭주를 멈추라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재검토 의견이 나오자마자 더불어민주당이 기다렸다는 듯 '가덕도신공항 건설 특별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고 나섰다. 4년 전 세계적 공항 전문 기관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의해 가덕도신공항이 김해신공항은 물론이고 밀양신공항보다도 동남권신공항 부지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이 났는데도, '김해신공항 부적절'을 '가덕도신공항 건설'로 해석하는 집권 여당의 견강부회(牽强附會)에 혀가 내둘릴 지경이다.민주당 몇몇 국회의원들은 동남권신공항으로서 가덕도 외에 대안 부지가 없다는 억지 주장을 펴면서 이달 안으로 가덕도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속도전에 나서는 양상이다. 이 특별법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올릴 수도 있다는 애드벌룬도 띄우고 있다. 김해공항 이외 지역에 동남권신공항을 건설하려면 부지 검토 및 예비 타당성 조사 등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특별법을 통해 이를 깡그리 건너뛰겠다는 속셈이다.여당의 이 같은 행각은 국가 백년대계를 도외시한 채 당리당략만 생각하는 입법 독재이자 폭주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정부 부처(국토부)의 손발을 묶고,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문에 적극 반대 포지션을 취할 수 없는 야당의 약점을 파고드는 비열한 정치 셈법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 집권 세력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원칙과 법적 정당성 따위를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설령 검증위의 김해신공항 재검토 의견이 맞다 하더라도 동남권신공항 논의는 밀양과 가덕도가 경합하던 4년 전 시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게 순리다. 하지만 가덕도가 크게 밀린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여권 정치인들이 아예 특별법 카드로 부산에 특혜를 주겠다는 것으로밖에 해석하기 어렵다. 더구나 특정 지역(대구경북)의 반대가 극심한 이슈를 특별법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전례조차 없다. 집권 여당은 가덕도신공항 건설 특별법 추진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2020-11-20 05:00:00

[사설] 정부 강행 원전 건설 중단 의혹, 감사원은 철저히 밝혀야

[사설] 정부 강행 원전 건설 중단 의혹, 감사원은 철저히 밝혀야

경북 울진범군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와 울진군의회 원전관련특별위원회는 울진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중단과 관련한 위법성 검증을 위해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전 정부에서 발전 사업 허가까지 받은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중단되는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와 법적인 오류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피해와 의혹이 큰 만큼 감사원의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무엇보다 이번 감사 청구에 따른 감사원의 규명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신한울 3·4호기는 지난 2017년 2월 사업 허가를 받았으나 문 정부 출범 이후 2017년 말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배제됐고, 한수원은 2018년 건설 중단을 결정했다. 따라서 허가 이후 4년 기한인 2021년 2월 26일까지 공사 계획 인가를 받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취소되고, 토지 매입비 등으로 들인 7천790억원은 허공으로 날아갈 판이다. 또한 신한울 3·4호기 건설로 지역 발전을 꿈꾸던 울진군과 군민에겐 엄청난 타격이 아닐 수 없다.범대위 등의 감사 청구는 정부의 건설 중단 조치를 둘러싼 의혹을 그냥 바라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문 정부는 출범 이후 신고리원전 5·6호기 공사 여부는 공론위원회 결정에 따라 공사 재개를 받아들이면서 신한울 3·4호기는 그런 절차도 없었다. 게다가 지난달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실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해 정부가 한수원 측의 의견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건설 중단 결정을 내렸다는 주장을 내놓았다.범대위 주장과 윤 의원실 분석 주장을 보면 정부가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처럼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에 맞춰 졸속으로 신한울원전 3·4호기의 건설 중단도 밀어붙였을 것이라는 의심과 의혹은 합리적이다. 이미 지난 감사원의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감사에서도 정부의 의도적인 경제성 저평가와 문서 삭제 등의 잘못이 세상에 밝혀지지 않았던가. 감사원은 이번 국민감사에 대해서도 현재 제기된 국민적 의혹 등을 조속히 밝혀야 한다.

2020-11-20 05:00:00

[사설] 윤석열이 무엇을 잘못했기에 강제 퇴임 밀어붙이나

[사설] 윤석열이 무엇을 잘못했기에 강제 퇴임 밀어붙이나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갈등 구도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데 여권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그 방안으로 윤 총장을 먼저 강제 퇴임시키고 이를 명분으로 추 장관을 교체하는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이게 어느 정도 무게가 실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문재인 대통령 등 정권 핵심부의 뜻과 다르지 않다면 참으로 곤란하다. 윤 총장 제거를 노린 '물귀신' 작전이라고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2년 임기가 보장된 현직 검찰총장을 퇴진시키려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런 이유가 있나? 국민 대다수는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형사소추를 당하지도 않았다. 추 장관이 최근 한 달 사이에 네 번이나 감찰을 지시했지만 모두 '헛방'이었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강제 퇴진시킨다는 것인가.윤 총장의 잘못(?)이라면 조국 일가 비리를 시작으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유재수 감찰 무마,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등 문 정권의 권력형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하고 있는 것뿐이다. 모두 수사하지 않으면 검찰의 직무 유기가 되는 사건들이다.추 장관은 이를 막으려고 수사지휘권·인사권·감찰권을 마구 휘둘렀다. 그러면서 윤 총장에 대해 '정치적'이라는 인신공격을 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한동훈 검사장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휴대전화 비밀번호 잠금 해제를 강제하는 위헌적 법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누가 물러나야 하나? 우문(愚問)일 뿐이다.'윤석열-추미애' 갈등의 원인 제공자는 추 장관이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정당한 검찰권 행사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분란을 야기했다. 그런데도 정세균 국무총리는 윤 총장에게 '자숙'을 요구했다. 정작 자숙해야 할 장본인은 추 장관인데도 말이다. 윤 총장을 먼저 강제 퇴진시키든 추 장관을 교체하고 그렇게 하든 본질은 같다. 윤석열을 제거해 검찰을 권력의 사냥개로 만들려는 추잡한 음모일 뿐이다.

2020-11-20 05:00:00

[사설] 월성 1호기 ‘판박이’ 김해신공항 백지화…이런 게 국정 농단

[사설] 월성 1호기 ‘판박이’ 김해신공항 백지화…이런 게 국정 농단

김해신공항을 사실상 백지화한 검증위원회 검증이 허점투성이다. 억지 논리로 짜 맞추거나 모순적 논리로 백지화 결론을 끌어냈기 때문이다. '김해신공항 백지화→가덕도신공항 건설' 수순에 따라 구색 갖추기 검증 작업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조기 폐쇄 결론에 맞추려고 경제성 평가를 조작한 월성 원전 1호기를 방불케 한다.검증위는 "김해신공항은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서 역할을 하는 데 최소한의 기본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안전성, 소음 등 논란이 된 핵심 쟁점의 80~90%가 "큰 문제가 없다" "저촉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합격 기준'을 통과했다. 김해신공항이 큰 흠결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검증위는 보고서 끝에서 2050년 이후 미래 상황 변화에 대한 대응 가능성, 여기에 일부 보완 필요성을 근거로 내세워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론을 내렸다.검증위가 백지화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 앞뒤 논리를 바꾸고 끼워 맞추기를 한 것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검증위는 활주로 용량이 2056년 추정 연간 여객 수요 2천925만 명뿐 아니라 3천800만 명 수요까지 충족할 수 있다면서도 미래 변화를 수용하기에는 입지 여건상 제한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객 처리 용량을 넘어서는 '미래 변화'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36년 후 인구 감소 등 어떤 일이 일어날 줄 알고 그 먼 미래를 기준으로 잡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4년 전 평가에서 김해신공항이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경제성과 접근성 평가를 검증에서 제외한 것도 백지화 결론을 내기 위한 의도로 의심케 한다.문재인 정권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해 가덕도 신공항을 적극 써먹을 태세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검증위가 김해신공항 백지화 총대를 멨다. 정권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정해 놓고 경제성을 축소한 것처럼 김해신공항도 백지화 결론을 정하고서 황당한 검증을 했다. 백년대계 국책사업을 정권이 정략적 이익에 따라 뒤집는 게 국정 농단 아닌가.

2020-11-19 05:00:00

[사설] 국가적 사업 뒤엎어 놓고 침묵하는 문 대통령

[사설] 국가적 사업 뒤엎어 놓고 침묵하는 문 대통령

김해신공항안(安)을 백지화하기로 한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다. 이미 결론이 난 국가적 사업을 뒤집고 지역 갈등을 격화시킨다는 비판론의 정중앙에 있으면서도 이렇게 백지화에 대한 사과나 설명도 없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하다. 매사가 이런 식이다. 불리하면 뒤로 숨는다.김해신공항 백지화는 문 대통령이 견인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그동안의 과정을 보면 그렇다. 문 대통령은 작년 3월 부산을 방문해 "(지자체 간) 생각이 다르다면 부득이 검증 논의를 총리실 산하로 승격해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부산 시민들이 제기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동남권 신공항을 총리실 검증을 거쳐 사실상 부산 가덕도로 재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현실은 관측대로 됐다.이뿐만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초 휴가차 경남 양산시로 내려갔을 때 더불어민주당 부산·경남 지역 의원들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이때 지역 의원들이 가덕신공항 건립 필요성을 건의했다고 한다. 이후 청와대와 국토교통부가 부산시로부터 가덕신공항 관련 자료를 받아간 것으로 전해진다.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누가 들어도 무슨 소리인지 금방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김해신공항 백지화-가덕신공항 재추진' 신호를 보냈음을 짐작할 수 있다.백번 양보해 그렇지 않다 해도 이미 정해진 정책을 스스로 뒤집었으면 그에 대한 합당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게 제대로 된 정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아무 말이 없다.이번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민주당 대표일 때 '잘못이 있으면 재·보궐선거에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을 만들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려고 이를 고쳤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아무 말이 없었다. '정치 발전의 출발점'이라고 자랑했던 당헌을 파기했는데도 말이다. 참을 수 없는 침묵이다. 제대로 된 대통령이라면 이러지 않아야 한다.

2020-11-19 05:00:00

[사설] ‘백사장 유실’ 내성천과 ‘녹조’ 영주댐 둘 다 살릴 해법 찾아야

[사설] ‘백사장 유실’ 내성천과 ‘녹조’ 영주댐 둘 다 살릴 해법 찾아야

우리나라의 대표적 모래 하천인 내성천에서 백사장 곳곳이 풀밭 또는 자갈밭으로 변하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유리알처럼 맑던 강물도 이끼로 현격히 탁해지고 있다. 얕은 강물이 금빛 모래톱을 휘감아도는 절경을 자랑하던 회룡포는 이제 명승지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할 지경이다. 멸종위기 1급 물고기 흰수마자마저 자취를 감추는 등 생태계 파괴도 심각하다.이런 환경 변화는 실측 데이터로도 확연하다. 환경부의 '내성천 유역 자연생태계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49.6%에 달하던 내성천의 모래 비율은 지난해 19.4%까지 줄었다. 풀, 나무 등 식생은 같은 기간 28.7%에서 54.4%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금으로서는 회룡포와 선몽대를 품은 생태하천으로 전국에서 명성이 자자한 내성천이 그저 그런 샛강으로 전락하는 것이 시간 문제로 보인다.내성천 생태계가 악화되고 있는 데에는 10년째 이어진 유역 일대의 강수 부족과 부영양화(富營養化) 등이 제기되지만, 상류에 건설된 영주댐을 결정적 변수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댐 조성 이후 방류수의 양이 급격히 준 데다 홍수 때 하류로 실려 내려가던 모래를 댐이 가로막으니 백사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영주댐 조성으로 인한 하류의 생태계 변화 대비를 해도 모자랄 판에 댐 건설 기간 동안 상류에서는 축산농가 사육 두수가 오히려 크게 늘어나고 골재 채취가 무분별하게 이뤄졌다니 말문마저 막힌다.영주댐 조성 목적의 90%는 낙동강 수질 개선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영주댐 조성 이후 내성천 수질이 나빠졌으니 이런 역설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1조원 넘게 투입돼 지은 영주댐을 대책 없이 철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내성천의 본모습을 되살리고 영주댐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공존의 묘수를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영주댐이 있는 영주뿐만 아니라 봉화, 안동, 예천 등 내성천 유역 지역민들의 여론을 반영하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2020-11-19 05:00:00

[사설] 김해신공항 백지화…선거 이기려 무슨 일도 하는 정권

[사설] 김해신공항 백지화…선거 이기려 무슨 일도 하는 정권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김해신공항을 사실상 백지화한 것이다. 이를 빌미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가속할 태세다. 민주당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하기로 했다.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내년 4월 치러지게 된 부산시장 보궐선거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문재인 정권은 가덕도신공항 카드를 다시 들고나왔다. 이를 위한 첫 단계가 검증위에서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하는 것이다. 검증위가 정권 입맛에 맞는 검증 결과를 내놓은 셈이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가덕도신공항은 선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지만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김해신공항은 세계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프랑스 업체가 1년간 조사한 뒤 2016년 내린 결론이다. 이미 상당한 경제적·사회적 비용이 들어갔다. 이를 엎어버리고 가덕도신공항으로 바꾸는 것은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를 망가뜨리는 등 국가적으로 매우 위험한 행위다.문 정권은 선거에서 이기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슨 일이라도 감행하는 것이 다반사다. 선거에서 이기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승리 만능론에 사로잡혀 있다. 가덕도신공항은 김해신공항보다 6조원이 더 많은 10조7천578억원이 들고, 지역 간 갈등이 다시 폭발할 게 뻔하다. 그러나 문 정권은 정파적 이익을 따지며 개의치 않는다. 정부·여당은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를 이유로 9조원대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을 결정했고, 서울·부산시장 선거 후보를 내려고 당헌까지 뒤집었다.가덕도신공항은 부산시장 선거 승리를 노린 정권의 '매표 행위'다. 정부·여당은 서울시장 선거를 겨냥해서도 표를 얻기 위한 충격적인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정권의 사활이 걸린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선 상상 못 한 일들도 강행할 것이다. 표를 얻기 위한 정권의 포퓰리즘 행태 탓에 국가의 앞날이 암울해지고 국민이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2020-11-18 05:00:00

[사설] 청문회 ‘도덕성 검증’ 비공개, 국민의 눈 가리는 여야의 야합

[사설] 청문회 ‘도덕성 검증’ 비공개, 국민의 눈 가리는 여야의 야합

여야가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에 합의하고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전환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회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았을 때 박병석 국회의장과 만나 '도덕성 검증이 과하게 이뤄지면서 좋은 인재를 쓰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이런 시도는 이번만이 아니다. 과거 정부에서 여러 차례 같은 의견이 나왔고 이 정부 들어서는 지난 6월 인사청문회를 '공직윤리청문회'와 '공직역량청문회'로 분리해 윤리청문회를 비공개로 하는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인사청문회가 공직 후보자의 능력 검증은 근처에도 못 간 채 정쟁의 도구로 전락해 유능한 인사의 공직 기피, 정치 불신 조장, 국회 파행 등 부작용이 컸음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인사청문회가 제 기능을 못한 데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도 '내 편'이면 무조건 공직 후보로 지명하는 대통령의 '내 사람' 심기가 더 큰 몫을 했다. 그 결과 청와대 인사 검증에서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걸러지지 않았던 도덕적 하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나기 일쑤였다.이런 결함 때문에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은 23명이나 된다.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하면 대통령은 임명 강행에 따른 여론 악화 부담 없이 '내 편'을 심을 수 있다.미국은 백악관인사팀·공직자윤리국·연방수사국(FBI)·국세청 등이 수개월에 걸쳐 가족·교육·납세·전과 등 신상을 말 그대로 탈탈 턴다. 여기서 문제가 없어야 정책과 능력을 검증하는 의회 청문회에 설 수 있다.우리는 이런 제도가 없다. 이런 상태에서 도덕성 검증 비공개는 국민의 눈을 가리는 밀실의 짬짜미일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도 이를 잘 알 텐데 도덕성 검증 비공개에 덥석 동의하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러니 '국민의 짐' '좀비 정당'이란 조롱을 받는 것이다.

2020-11-1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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