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집중호우에 대규모 피해 없도록 적극 대비해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13일부터 대구경북에 강한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침수·강풍 피해가 우려된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14일까지 지역별 최대 강수량이 200㎜에 이를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특히 경북 동해안 지역은 강풍 예비 특보까지 내려져 시설물 관리 등에 당국과 시민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때다.이번 장맛비가 우리에게 큰 경계심을 요구하는 이유는 그동안 한반도 남쪽에 머물러 있던 장마전선이 북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마전선이 거의 움직이지 않고 묶여 있던 중국 남부와 일본 규슈 지방은 근 한 달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홍수 피해가 심각한 중국의 경우 안후이·후난성 등 27개 성에서 141명이 사망하고 모두 3천8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직접적인 경제손실만도 14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일본도 구마모토현 등에 폭우 피해가 막대해 모두 85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다행하게도 기상청은 "이번 주초 우리나라 쪽으로 장마전선이 북상하더라도 장기간 폭우가 쏟아진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마전선이 한 지역에 정체돼 집중호우를 뿌리기보다 움직임이 크고 강수량도 지역별로 분산될 것으로 보여서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부분 침수 피해 가능성은 있지만 그 규모 또한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관측이다.대규모 피해 가능성은 낮다 하더라도 기상 상황이 언제 갑자기 바뀔지 예측하기 힘든 만큼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 14일 오후까지 남부 지방에 시간당 30㎜ 안팎의 호우가 쏟아질 것이라는 예보가 있는 만큼 집중호우에 따른 인명·재산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대비가 있어야 한다. 이상기온 탓에 올 들어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는 홍수나 가뭄의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예상하지 못하는 재해에 바짝 긴장하고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저지대 및 농경지 침수 피해와 산사태, 축대 붕괴 등 재해 발생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20-07-14 06:30:00

[사설] 미국도 백선엽 장군 추모하는데 문 정부는 왜 말이 없나

지난 10일 영면(永眠)한 백선엽 예비역 대장에 대해 미국에서 존경과 추모의 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는(NSC)는 12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국은 1950년대 공산주의 침략을 격퇴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백선엽과 영웅들 덕분에 오늘날 번영한 민주공화국이 됐다"며 "그의 유산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역대 한미 연합사령관들도 이에 동참했다. "미국 독립전쟁을 이끈 조지 워싱턴과 같은 한국군의 아버지"(버웰 벨),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안보에 전념한 매우 헌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제임스 셔먼), "백 장군의 사망은 한미 동맹에 깊은 손실"(빈센트 브룩스), "영웅이자 애국자"(존 틸럴리) 등 하나같이 존경과 감사의 헌사(獻辭)를 전했다. 이에 앞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 미군 사령관은 성명을 통해 "백 장군은 영웅이자 국보"라고 추모했다.마치 백 장군이 미국의 전쟁 영웅인 듯 착각하게 할 정도다. 백 장군의 영면을 대하는 문재인 정권의 태도는 정반대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백 장군이 별세한 뒤 지금까지 어떤 추모 성명이나 논평도 내지 않았다. 백 장군과 그의 공적을 폄훼하려는 의도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로 내세우는 것이 백 장군의 이른바 '친일 행적'이다. 민주당은 "백 장군이 4성 장군으로 한국전쟁 때 공을 세운 것은 맞으나 친일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고 했다. 백 장군이 1943년 일본군 특수부대인 간도특설대에 복무한 사실을 가리킨 것이다.그러나 당시 간도에는 항일 독립군이 일본군의 토벌에 밀려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고 없었다는 것이 백 장군의 주장이었다. 독립군과 전투 행위는 없었다는 것이다.백 장군을 '친일파'로 몰려면 이를 반박할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런 적은 없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도 용렬(庸劣)한 후손에게 '친일파'로 매도당하는 백 장군의 가시는 길이 참으로 슬프다.

2020-07-14 06:30:00

[사설] 곳간 비어 가는데 나랏돈 쓰는 데 매달린 정부

문재인 정부가 14조2천448억원에 이르는 긴급재난지원금에 이어 할인소비쿠폰 및 상품권 제공 등 '돈 풀기'를 계속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가 목표로 하는 소비 진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현장에서 나오는 것은 물론 브레이크 없는 국가재정 지출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정부는 8월부터 외식·숙박 등 8대 분야에 할인소비쿠폰을 제공할 예정이다. 1천684억원을 들여 1천618만 명에게 나눠준다. 여기에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된 온누리상품권, 지역사랑상품권 등 4조원 예산을 풀면 소비 및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하지만 재난지원금과 달리 소비쿠폰 정책은 소비 진작에 효과가 작을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 중론(衆論)이다. 대상자가 제한적인 데다 쿠폰을 받기 위해 거쳐야 하는 많은 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혜택은 적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외식 쿠폰 경우 주말에 외식업체에서 2만원 이상 5번을 이용해야 1만원짜리 쿠폰을 받을 수 있다. 거의 한 달을 이용해야 최소 사용 금액의 10% 할인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이마저도 모든 이용객에게 지급하지 않고 330만 명에 한해 선착순으로 지급한다. 쇼핑 앱이나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제공하는 할인율에 크게 못 미쳐 실질적인 소비 유인책이 되기 어렵고,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무릅쓰고 외식을 해야 하는 현실적 장벽도 무시할 수 없다.무엇보다 나라 곳간에 들어오는 세수가 급속도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가 포퓰리즘에 빠져 재정 지출에만 매달리는 행태가 가장 큰 문제다. 올 들어 5월까지 국세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21조3천억원이나 줄었다. 반면 정부의 총지출은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24조5천억원이나 급증해 259조원을 넘었다. 실질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7조9천억원 적자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 치웠다. 이런데도 정부·여당은 나랏빚에 대한 도덕적 해이에 빠져 나랏돈을 물 쓰듯 하고 있다.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증가한 나랏빚 탓에 국민이 나중에 어떤 희생을 치러야 할지 두렵다.

2020-07-14 06:30:00

[사설] 임박한 최저임금 결정, 노사 모두 무리한 요구 거둬야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이 임박했다. 최종 고시 기한이 8월 5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이달 15일 전후로는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특히 올해에는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 차가 너무나 크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경영계는 동결 내지 삭감안까지 들고 나왔다.경제가 IMF 외환위기에 버금갈 정도로 어렵다는 것은 노사 모두에게 똑같은 환경인데 해법과 요구는 상극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먼저 우리는 경영계의 삭감안은 무리한 요구라고 진단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1988년 이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에도 최저임금은 각각 2.7%, 2.8%씩 올랐다.경영계의 최저임금 삭감 주장은 노동계의 대폭 인상 요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내건 협상용 카드로 해석하고 싶다. 기업의 영위 자체가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 여력이 바닥 수준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삭감 요구는 현실성이 없다. 노동계 역시 최저임금 대폭 인상 요구를 거둬들여야 한다. 누울 자리 보고 다리를 뻗으라 했는데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최저임금 뜀박질을 감당할 체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설령 노동계 요구가 받아들여져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더라도 그 혜택은 대기업 근로자들에게 돌아갈 뿐이다. 대다수 중소기업 및 영세업장 근로자와 취업 준비생들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축소 후폭풍에 고스란히 노출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최저임금을 더 올리면 줄폐업 사태가 생길 것이라는 소상공인들의 외침은 결코 엄살이 아니다. 경영계는 삭감안을 철회해야 하며, 노동자 측도 무리한 인상 요구를 자제해야 한다. 지금은 사회 경제 주체 모두가 조금씩 양보해 나라 경제부터 살려 놔야 할 시기이다.

2020-07-13 06:30:00

[사설] 결코 미화해서는 안 될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

박원순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은 분명히 비극이다. 하지만 유력한 대권 주자로 운위돼 온 공인으로서 마땅히 견지해야 할 '문제' 해결의 방식은 아니라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전 비서가 성추행 고소장을 제출한 뒤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데서 성추행 의혹과 박 시장의 '선택' 간의 연관성을 떠올리는 것은 '상식적'이다.그런 점에서 박 시장은 '의혹'이 사실이 아니면 사실이 아니라고 하고, 사실이라면 인정하고 책임을 져야 했다. 후자일 경우 박 시장의 지금까지의 삶은 송두리째 부정되겠지만, 공인으로서 마땅히 감수해야 할 운명이다.그러나 여권의 움직임을 보면 이런 문제에 대한 성찰은 찾아볼 수 없고 그저 '애도'와 '추모'의 말만 넘쳐 난다. 한 여권 인사는 "삶을 포기할 정도로 자신에 대해 가혹하고 엄격한 그대가 원망스럽다"고 했는데 박 시장이 정말로 자신에게 가혹하고 엄격했다면 극단적 선택을 해야 하는 처지로 자신을 몰지도 않았을 것이다.언제부터인가 우리 정치권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미화하는 경향이 자리를 잡았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극단적 선택의 원인에 대한 언급은 강고한 금기(禁忌)다. 부인의 뇌물 수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투신한 전 대통령, 대중성 있는 진보 정치인으로 많은 지지자가 있었으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포착돼 투신한 전 야당 의원 등이 그랬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들의 마지막 선택은 "또 다른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박 시장의 선택도 마찬가지다.그런 점에서도 박 시장의 장례를 5일간의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박 시장은 공무 중 사망한 게 아니라 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라'는 청와대 청원 참여 인원이 왜 폭발적으로 늘겠나. 이런 비판에도 국민 세금을 들여 서울시장으로 치르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박 시장을 두 번 죽이는 꼴이기도 하다.

2020-07-13 06:30:00

[사설] 백선엽·박원순, 두 죽음에 대한 정권의 너무나 다른 태도

[사설] 백선엽·박원순, 두 죽음에 대한 정권의 너무나 다른 태도

하루 차이로 유명을 달리한 백선엽 장군과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등 문재인 정권의 태도가 너무나 대조적이다. 백 장군에 대해선 민주당이 당 차원의 공식 논평조차 내지 않은 반면 박 시장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추모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정파적 이해득실에 따라 갈라치기를 하는 문 정권의 고질병이 백 장군과 박 시장 두 죽음을 두고서도 재발하고 있는 것이다.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백 장군의 별세에 대해 민주당이 공식 논평을 내지 않기로 하면서 밝힌 이유는 치졸하기 짝이 없다. 당 관계자는 "백 장군이 4성 장군으로서 한국전쟁 때 공을 세운 것은 맞으나 친일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며 "별세에 대해 당이 입장을 내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국론 통합에 앞장서야 할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처사다. 백 장군의 공로와 상징성을 고려하면 국립서울현충원이 아닌 대전현충원에 안장키로 한 정부 결정도 문제가 있다. 이렇다 보니 민주당은 물론 청와대·정부가 백 장군을 '홀대'한다는 비판까지 나온다.반면 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시장에 대해 민주당은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민주화에 앞장섰던 분, 서울 시민을 위해 헌신하셨던 분"이라며 "명복을 빈다"는 당 공식 논평을 냈다. 또 서울 곳곳에 '故(고) 박원순 시장님의 안식을 기원합니다. 님의 뜻 기억하겠습니다'란 현수막까지 내걸고, '맑은 분' '자신에 대해 가혹하고 엄격' 등 추모 분위기 만들기에 동분서주하고 있다.문 정권이 백 장군을 외면하는 것은 여권 일각에서 백 장군을 '친일파'로 매도하고, '친일파 파묘' 입법이 추진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앞선 정부는 백 장군의 공로와 상징성을 감안해 서울현충원의 '장군 묘역'에 자리가 없어도 '국가유공자 묘역'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문 정권 들어 이 방안이 철회됐다. 백 장군과 박 시장, 두 죽음에 대한 정권의 상반된 태도에서 국론 통합보다 국론 분열을 촉발하는 문 정권의 실체를 국민이 또 한 번 확인하고 있다.

2020-07-13 06:30:00

[사설] 시스템 바꿔 제2·제3의 최숙현 사태 막아라

고 최숙현 선수의 극단적 선택으로 체육계의 고질병이 또 도마에 올랐다. 수사에 착수한 대구지검은 최 선수와 관련한 수사 상황을 일부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엄벌을 주문했고, 선수 출신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유가족을 만나 철저한 원인 규명을 약속했다. 국회는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책임 논란에 휩싸인 대한체육회도 스포츠계 폭력 근절을 위한 결의대회를 갖는다고 한다.책임 있는 기관들이 너도나도 나서 '엄정 처벌'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모양새는 그럴듯하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 속은 타들어간다. 사건만 터지면 호들갑을 떨다 여론이 숙지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이번 최 선수 사태 역시 불과 2년여 전 쇼트트랙 스타 심석희 선수 사건의 데자뷔다.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던 심 선수는 2018년 1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선수촌을 뛰쳐나갔다. 체육계에서는 감기 몸살로 둘러댔는데 알고 보니 코치에게 '맞아서'였다. 심 선수는 그해 12월 '체육계 미투'가 터졌을 때 코치를 성폭행으로 고소했고 그제야 대한체육회는 사과문을 내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도 당시 "가해자들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리고 쇄신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그러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랬더라면 문 대통령이 이번에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합당한 처벌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말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문체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도 판박이다. 온갖 기관들이 나서 대책이라며 내놓던 그 순간에도 최 선수가 여전히 극심한 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이를 웅변한다. 그럴듯한 말과 사후약방문식 대책으로는 체육계의 폭력, 인권침해를 뿌리 뽑을 수 없다.최 선수는 경찰과 경주시청, 대한체육회, 국가인권위원회 등 온갖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움을 얻지 못했다. 어떤 사회적 안전장치도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각 기관들이 '피해자'의 입보다 조직의 이익에 주목하는 한 제2, 제3의 최숙현 사태를 막을 수 없다. 체육계 내부의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강제할 사회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야말로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최 선수의 절규에 진정 화답하는 길이다.

2020-07-11 06:30:00

[사설] 7·10 부동산 대책, 또 다른 땜질 처방 아니어야

정부가 10일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무려 22번째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다. 다주택자에 대해 주택 관련 모든 세금을 대폭 인상하겠다는 내용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강도의 충격 요법이다. 정부는 실거주 이외 주택을 무조건 팔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과연 집값이 잡힐 수 있을지,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현재로서 예단키 어렵다.정부의 7·10 대책은 취득·양도·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모두 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 최고 4%인 다주택자 취득세율을 최대 12%까지, 종합부동산세율을 기존보다 2배 가까이 오른 6.0%까지 올리겠다고 했다. 양도세도 1년 미만 보유 시 70%, 2년 미만 보유 시 60%씩 매기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징벌적 세금 폭탄을 매겨서라도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다.이번에는 지난 21차례 정책 발표와 다른 시장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이 의도한 효과만 내는 것은 아니다. 전례가 늘 그랬다. 보유세를 높이면 취득세·양도세를 내려야 시장 기능이 작동할 텐데, 이번에는 세금 폭탄을 통해 보유와 매매 양쪽을 다 틀어막아 버렸다. 그 결과 매물 잠김으로 인해 집값이 오히려 더 오르고 전·월세 시장의 불안도 커지는 역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문재인 정부는 세금을 부동산 정책 전가의 보도인 양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며 재건축 등을 통한 주택 공급 통로를 끊어 놓은 채 징벌적 과세만으로 과연 집값이 잡힐는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당연히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병행해야 하며, 실수요자들이 집을 사는 것마저 대출 규제로 다 틀어막은 규제 기조는 재고해야 마땅하다.문 대통령은 취임 초기 "부동산 문제만큼은 자신 있다"고 호언했다. 하지만 현 정권은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질 때마다 뒷북 땜질 처방을 남발해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를 잃어버렸다. 7·10 부동산 대책이 또 하나의 땜질식 처방이서는 안 된다.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차제에 정부는 강력한 자기반성 '시그널'을 보일 필요가 있다. 고강도 부동산 대책도 내놨으니 이제는 정책 실패 책임을 물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경질하는 것이 마땅하다.

2020-07-11 06:30:00

[사설] 도 넘은 ‘박정희 흔적 지우기’, 역사 부정일 뿐

경부고속도로 개통 50주년을 맞아 한국도로공사가 김천 추풍령휴게소에 세운 기념비와 명패석이 논란을 사고 있다. 건설을 주도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이 빠졌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 들어 갈수록 노골화하는 '박정희 흔적 지우기'의 하나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경부고속도로는 '박정희 시대'의 상징 중 하나다. 경제 성장과 산업화의 초석이 되면서 조국 근대화를 가능케 했고 국민에게 '하면 된다'는 정신을 고취시켰다. 경부고속도로는 박 전 대통령의 '작품'이다. 건설 결정부터 준공까지 박 전 대통령의 의지·노력이 없었다면 도로는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야당은 물론 학계, 언론은 "국가 재정이 파탄 난다"는 이유 등으로 격렬하게 반대했다.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직접 지도에 서울부터 부산까지 연필로 도로 노선을 그리고, 인터체인지를 스케치하고, 점퍼 차림으로 현장을 찾아 근로자들을 격려하는 등 열정을 쏟았다. 덕분에 착공 후 2년 5개월 만인 1970년 7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됐다. 전국이 일일생활권이 되면서 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도로공사가 세운 기념비와 명패석엔 건설부 장관을 비롯해 관료, 국방부 건설공병단 장교, 설계 건설업체 관계자 등 530여 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하지만 대역사(大役事)를 진두지휘한 박 전 대통령 이름은 기념비와 명패석 어디에도 없다. 1970년 세운 준공탑에 박 전 대통령 휘호가 들어 있어 뺐다는 도로공사 해명은 가당치 않다. '5000년 역사에 유례없는 대토목 공사' '조국 근대화의 초석' 같은 의미를 부여하면서 박 전 대통령 이름을 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 50주년을 맞아 작년 11월 건립된 기념비에도 박 전 대통령 이름이 빠지는 등 '박정희 흔적 지우기'가 비일비재하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의 부정적 면을 다룬 영화, 방송은 쏟아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공(功)은 파묻고 과(過)만 드러내려는 정권의 의도가 묻어나는 현상들이다. 역사 왜곡을 넘어 역사 부정이다.

2020-07-10 06:30:00

[사설] 추미애·최강욱 커넥션 의혹, 국정 농단의 냄새가 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정식 공표하지도 않은 공지 메시지를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과 '조국 백서' 관계자 등이 입수해 공개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를 두고 추 장관과 법무부가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수사지휘권' 갈등과 관련해 추 장관의 의중을 여권 관계자들에게 알리고 대응 방향을 조율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이라면 '최순실 국정 농단'과 다름없는 '국정 농락'이란 비판도 나온다.최 의원은 8일 오후 9시 55분쯤 페이스북에 "법무부 알림"이라며 "법상 지휘를 받드는 수명자는 따를 의무가 있고 이를 따르는 것이 지휘권자를 존중하는 것임"이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는 법무부 대변인실이 출입 기자들에게 공지하는 문자 메시지 형태였다.하지만 이는 출입 기자들에게 발송된 적이 없는 메시지이다. 법무부는 이에 앞서 오후 7시 50분쯤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최 의원이 올린 글과 표현이 전혀 다르다.'커넥션'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다른 분의 글을 복사해 잠깐 옮겨 적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믿기 어렵다. 언제 생성된 누구의 글인지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 의원은 해당 글 게시 20여 분 뒤 삭제했다. 그 사이 법무부가 최 의원에게 '실제 상황'을 알려준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메시지는 추 장관이 작성하고 보좌관이 외부로 유출했다고 한다.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검언 유착보다 더 심각한 법정(법무부·정치권) 유착" "비선 실세 등장한 제2의 국정 농단" "도대체 누가 법무부 장관인가" 등의 비판과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최 의원이 수사지휘권 갈등을 촉발한 이른바 '검언 유착' 사건과 관련해 허위 녹취록 요지를 공개해 검찰에 고발당한 '사건의 당사자'라는 사실이다. 의혹대로 추 장관이 최 의원과 수사지휘권 문제를 놓고 조율했다면 엄청난 문제다. 피의자가 관련 사건의 수사에 개입하는, 법치의 정면 부정이 되기 때문이다.

2020-07-10 06:30:00

[사설] 국민 신뢰 얻으려면 고위 공직자, 다주택 처분 동참해야

다주택을 보유한 선출직 공직자 및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아파트 처분 압박이 드세다. 문재인 정권 부동산 정책의 처참한 실패로 화약고가 된 아파트값 폭등 사태의 불똥이 사회 지도층의 다주택 보유로 튀고 있는 형국이다.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다주택 보유 고위 공직자에 대한 아파트 처분을 종용하고 나설 정도로 여론도 매우 악화되고 있다.집값 폭등으로 엄청난 고통과 박탈감을 겪는 서민들과 달리 사회 지도층들은 아파트 투기로 큰 부(富)를 일구는 게 오늘날 대한민국 현실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 가운데 민정수석 등 9명이 다주택자이고 기획재정부 장관과 1차관, 금융위원장이 2주택 보유자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시 돈 앞에서는 보수·진보가 따로 없다. 부동산 정책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부처의 고위직 인사들 중 상당수가 다주택자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자료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88명이 다주택자이다. 더불어민주당 43명, 미래통합당 41명으로 아파트 투기엔 여·야가 따로 없다. 3주택 이상 보유자도 16명이나 된다. 현 정부가 22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서민들은 이제 집값이 잡히려나 일말의 기대를 했지만, 고위 공직자들과 정치인들은 강남에 사 둔 '똘똘한' 아파트 생각에 뒤에서 웃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국민들의 분노가 더 큰 것이다.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느 누구도 타인에게 사유 재산 처분을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고위 공직자와 국회의원들은 이참에 다주택 처분에 동참하는 등 솔선수범을 보이는 게 옳다. 특히나 부동산 정책 관련 정부 부처 공직자들과 국회 기획재정위·국토교통위 소속 국회의원의 다주택 보유는 이해 충돌 소지마저 다분히 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들은 주택을 처분하지 않겠다면 해당 보직 또는 소속 상임위를 옮겨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당연한 주장이다.

2020-07-10 06:30:00

[사설] 국군포로 배상 판결, 정부는 ‘연락소’ 폭파에 왜 가만히 있나

6·25전쟁 때 북한군에 포로로 잡혀 강제 노역을 했던 국군포로 2명에 대해 법원이 각각 2천100만원씩 손해배상을 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우리 법원이 북한과 김정은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다. 이로써 북한 정권의 인권 및 재산 범죄에 대한 금전적 배상을 받아낼 수 있게 됐다.이에 따라 다른 국군포로나 납북 피해자도 비슷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번 소송을 도운 시민단체 '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회'는 다른 국군포로 생존자와 유가족의 의사를 확인한 후 추가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추정에 따르면 국군포로는 8만 명, 납북자는 10만 명 정도이다.이번 소송에서 배상 판결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법원이 북한의 법적 지위를 국내 법률의 취지대로 '외국'이 아니라 한국 법원의 관할권이 미치는 국내의 일부로 봤기 때문이다. 국내 법률상 북한은 '반국가단체'이지 '외국'이 아니다.그리고 이번 판결은 이런 상징적 의미에서 나아가 실제로 집행할 수 있다. 남북경제협력문화재단이 북한의 조선중앙TV에 지급할 저작권료 20억원을 법원에 공탁했는데 변호인단은 여기서 배상액만큼 추심한다는 계획이다.이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무책임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재산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국제법과 기존 합의서 등에 비춰 대응한다고 했지만 말뿐이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은 "인내하겠다"고 했다. '인내'하면 북한이 뉘우치고 배상을 한다는 것인가?북한의 폭파로 국민 세금 168억원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반드시 북한에 그 책임을 물려야 한다. 그 방법은 이번 소송 판결이 분명히 제시했다. 국내에 있는 북한 자산이 얼마 되지 않아 배상 집행에 한계가 있지만 북한의 나쁜 행동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행동'해야 한다. 이런 길이 열렸는데도 가만히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 유기다.

2020-07-09 06:30:00

[사설] 시민 불신 키우는 대구시의 위법·부당한 행정 처리, 문제 많다

대구시가 최근 5년간 각종 사업 추진과 재정 운용 과정에서 법규를 위반하거나 부당하게 업무를 처리해 큰 재정 손실을 입힌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7일 대구시에 대한 기관 운영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문제가 된 30건의 위법·부당 사항의 시정과 관련 공무원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시의 부당한 업무 처리로 인해 수백억원 규모의 재정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나 공직 윤리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과 함께 대구시 행정 역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특히 지난 2017년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설치 사업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대구시의 행정 난맥상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사업 추진 방식이 명백히 민간투자사업(BTO)에 관한 법률에 어긋나는데도 대구시가 편의대로 일을 추진하면서 특정 업체의 특혜 시비를 키우고 결과적으로 213억원이라는 거액의 예산 낭비를 불렀다. 더욱이 법률 위반 사실을 알고도 대구시가 사업을 강행한 것은 다분히 의도된 것이라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어 최종 책임자인 시장과 관련 공무원은 비판 여론을 피해 가기 어렵다.이런 결과에 대해 감사원은 대구시장에 대해 주의 처분하고, 사업 추진 관련자 4명에 대해 징계(경징계 이상) 및 주의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잘못된 업무 처리 과정과 드러난 결과에 비하면 이는 턱없이 낮은 징계 수위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은 제2, 제3의 행정 오류를 예방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점에서 보다 엄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그동안 사회기반시설 관련 사업 과정에서 대구시가 노출한 행정 오류는 한둘이 아니다. 앞서 진행한 달서구 서부하수슬러지처리시설과 서구 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은 대표적인 부실 사례다. 많은 예산을 들여 시설을 만들었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제 기능을 못 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똑같은 오류를 반복하는 것은 대구시 행정에 대한 불신만 키우는 꼴이다. 보다 강력한 예방책과 사후 조치가 있어야 한다.

2020-07-09 06:30:00

[사설] 어렵게 지킨 대구 도심 녹지공간, 재정 부담 해소책도 마련해야

대구시가 장기 미집행 공원 조성 사업을 확정해 도심 허파 역할을 할 녹지공간 상당수를 지키게 됐다. 그러나 수천억원의 재정 부담에 대한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됐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재정이 고갈된 마당에 추가로 빚을 내 공원 조성에 나서야 되는 만큼 늘어날 시민 빚 부담은 풀어야 할 과제다. 도시 녹지공간 확보와 재정 문제 해소책 마련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대구시는 7일, 도시계획시설 결정 이후 20년간 장기 미집행돼 일몰 대상인 도시공원 39곳에 대한 사업 계획을 밝히면서 범어공원 등 26곳은 지켰다. 13곳은 일몰(실효)로 도시공원에서 해제된다. 이로써 이달부터 시행된 도시공원일몰제로 인해 대구 도심의 공원 73%는 시민들 품에 안기게 됐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26곳에 이르는 협의 매수 대상 공원과 도시계획시설 지정 공원(강제 수용 대상), 민간 특례 사업 추진 공원 등에 투입될 토지 보상비 등 막대한 비용 부담은 피할 수 없다.이런 공원 조성 사업 비용으로 현재 대구시가 예상하는 돈은 4천846억원이지만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이다. 실제 보상 절차에 들어가면 몇 배의 비용이 더 들지도 모른다는 전문가 진단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미 대구 수성구 범어공원 등 협의 매수 대상 4곳의 공원 일부 매입에만 1천800억원이나 들었다. 남은 3천여억원으로 계획된 공원 조성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대구시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빚을 내서라도 사업을 추진할 것이고 이는 고스란히 시민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물론 대구시의 국가 정책에 따른 공원 조성은 마땅하다. 또 공원 부지 소유 개인의 재산 피해도 외면할 수 없다. 그런 만큼 대구시는 시민 부담을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아울러 시민 부담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설득도 필요하다. 대구시의 어려운 입장과 시민 부담 증가라는 현실을 살펴 공원 조성 사업 편입지 소유자에게도 무리한 보상 요구와 같은 일은 삼가는 성숙한 공동체 시민 의식을 기대한다.

2020-07-09 06:30:00

[사설] 뒤집힌 코로나 대구 양성 판정, 재발 막는 계기로 삼아야

올 1월 우리나라에 전파된 뒤 2월 18일 대구에서도 첫 양성 확진자가 나온 코로나19의 국가적 재앙에 맞서 사투를 벌여온 의료진과 방역 당국이 대구 확진자 2명의 첫 판정 오류로 난처한 입장에 몰렸다. 지난 2일 코로나19 확진자로 발표된 초등학생 1명과 60대 여성이 재검사 결과 5일 최종 음성으로 나왔다. 처음 양성 판정 이후 이들과 접촉한 가족과 주변인은 물론, 같은 학교 1천600여 명이 등교를 못 하는 등 혼란과 피해는 피할 수 없었다.4개월 넘도록 계속된 의료진과 방역 당국의 헌신적 분투 활동은 이미 평가를 받은 터다. 정신적 물리적 한계에도 결코 물러서지 않고 버틴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국민적 성원에 힘입어 대구는 긴 암흑의 코로나 전선을 뚫고 다른 곳과 달리 연일 확진자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코로나와의 지루한 방역전에서도 의료진의 역할과 헌신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엄중한 비상 상황에서의 오류 판정인 만큼 더욱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됐다.무엇보다 질병관리본부 지침을 어긴 점이다. 처음 확진 당시 바이러스 배출량을 알 수 있는 'CT값'(바이러스 증폭 횟수)의 기준에 따라 CT값이 33.5를 넘으면 재검사 대상인데 최고 33.7인 초교생의 재검사를 않은 까닭이 석연치 않다. 60대 여성은 CT값이 32로 재검 대상이 아니지만 재검사한 것도 그렇다. 지침대로만 했더라면 이런 어이없는 실수는 막을 수 있었고, 혼란과 피해도 없었다. 두 확진자 모두 재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판정 오류 원인 규명은 필요하다.이번 오류는 현재처럼 안정적 국면이 아닌, 수백 명의 확진자가 쏟아질 즈음이었다면 그 피해는 더욱 컸을지도 모를 일이다. 따라서 단순 실수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는 없었는지 살펴야 한다. 이번처럼 잘못 끼운 첫 단추로 빚어지는 후유증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한 만큼 보다 철저한 코로나 검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방역 당국은 잊지 말아야 한다.

2020-07-08 06:30:00

[사설] 아예 지방 성장의 싹마저 잘라내는 정부의 수도권 규제 풀기

정부의 잇따른 수도권 규제 풀기 움직임에 지방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정부는 공업 시설 배치와 생산 실적이 미진한 지방 산업단지나 중소기업·소상공인 밀집 지역에 한해 세제·금융 지원을 해오던 '지방중소기업특별지원지역' 정책을 폐기하고 수도권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이도 모자라 산업 시설의 수도권 집중을 막는 견제 장치인 '수도권 공장 총량제'마저 완화할 기미를 보이자 "국가균형발전을 가로막는 노골적인 지방 홀대"라는 격앙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6일 대구와 부산, 광주 등 5개 지방 상공회의소가 공동 발표한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수도권 규제 완화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은 어려운 지방의 상황을 외면하는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 흔들기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정부가 아무런 공론화 과정도 없이 '동반성장'이라는 국가정책의 근간을 허무는 것은 한마디로 수도권 일핵(一核)을 부추기는 근시안적인 발상이다.수도권에 몰리는 사회경제적 역량을 분산해 지방을 활성화하는 정책은 형평성과 일관성이 관건이다. 고작 몇 년 적용해 보고는 수도권 소재 기업들의 반발이나 효율성 등을 핑계로 손바닥 뒤집듯 정책 기조를 바꾸는 것은 결국 지방에 대한 무시이자 수도권 눈치 보기에 불과하다. 정부가 이미 비대할 대로 비대한 수도권에 틈만 나면 규제의 끈을 늦춰 주고 특혜를 몰아 주지 못해 안달하는 것은 그나마 조금씩 돋아나는 지방 성장의 싹을 아예 잘라내는 짓이다.현재 지방은 갈수록 인구가 줄어들고 경제 자립의 기반마저 무너지는 등 앞날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최근 수도권 인구가 지방 인구를 넘어섰다는 사실만 놓고 봐도 수도권 집중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청년 인재도 떠나고 자금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마저 봇물 터지듯 수도권으로 계속 쏠린다면 국가균형발전은 빈말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지방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2020-07-08 06:30:00

[사설] 꼬여만 가는 통합신공항 이전, 소송전으로 가서는 안 된다

끝내 김영만 군위군수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공동 후보지 유치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가 군위군 우보면 단독 후보지를 탈락시킨 데 대한 법적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의사 표시도 했다. 군위군이 밝힌 일련의 입장은 안 그래도 교착 상태에 빠진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을 더 깊은 수렁에 빠뜨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당초부터 고려 대상도 아니었고 군민 74%가 반대하는 공동 후보지(군위 소보면·의성 비안면) 유치 신청을 선택할 수 없다는 군위군의 주장은 충분히 이해된다. 게다가 이전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군위 군민이 받은 자존심 상처 역시 적지 않아 보인다. 공동 후보지 유치 신청을 하지 않겠으며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군위 측의 강경한 태도에서는 그동안의 누적된 불만과 불신을 읽을 수 있다.하지만 군위군이 지금 가려는 길은 대구경북은 물론이고 군위군의 미래에 최선의 선택일 수 없다. 법 규정상 군위군수의 공동 후보지 유치 신청 없이는 공항 이전 사업이 단 한 치도 나아갈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군위군이 우보면 단독 후보지 탈락에 대해 법적 소송까지 제기한다면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더 꼬일 수밖에 없다. 향후 확장될 김해신공항과의 경쟁에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자생력을 갖추려면 시장 선점 효과가 매우 중요한데 지역으로서는 더 이상 허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통합신공항 이전이 대구경북 공동 번영 가치를 실현하기보다 갈등과 반목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군위군은 다시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하고 소송 제기 방침도 마땅히 철회해야 한다. 국방부와 대구시, 경북도, 의성군은 군위군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일 당근과 명분을 찾아야 한다. 주어진 시간은 국방부의 공동 후보지 적합 여부 판단 유예 시점인 이달 31일까지다. 통합신공항 이전 시계가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이들 5개 기관은 협의를 서둘러, 구속력 있는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2020-07-08 06:30:00

[사설] 국민을 북핵 인질로 내주겠다는 새 안보팀의 ‘스몰딜+α’

문재인 대통령이 새 안보팀을 지명했을 때 파탄 난 기존 대북 정책을 고수하는 것에서 나아가 더 '친북적'인 방향으로 가려는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그 예상은 적중되고 있는 듯하다. 여권에 따르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가 '스몰딜+α'로 미국과 북한을 설득해 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포함해 일부 고농축우라늄(HEU)·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설의 불능화 또는 폐기에 나서면 미국이 약속 불이행 시 제재 재도입을 전제로 대북 제재를 일부 완화한다는 것이다.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김정은이 노리는 것으로, 북한을 핵무장 국가로 사실상 인정하자는 것이다. 핵 무력 보유를인정한 채 대북 제재를 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김정일·김정은 2대에 걸쳐 추구해 온 핵무장 국가 인정이란 꿈을 이루게 된다. 용납할 수 없는 거래이다. 남한 국민을 북핵의 인질로 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이런 발상에는 남한 국민의 안전과 생존 문제에 대한 고려는 추호도 없다. 박 후보자의 발언은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그는 지난달 16일 "영변 핵시설을 플러스해서 폭파하고 '행동 대 행동'으로 미국도 제재 해제와 경제 지원을 하는 돌파구라도 만들어야 트럼프도 살고 김정은도 살 수 있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트럼프와 김정은이 사는 것이지 남한 국민의 생존 문제가 아니라는 소리 아닌가.'스몰딜'은 김정은의 속임수다.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이유다. 여기에 '+α'를 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핵 무력을 폐기하는 'α'를 김정은이 내줄 리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α'의 후보로 박 후보자가 든 영변 핵시설이 그렇다. 북한에 산재한 여러 핵시설 중 하나일 뿐이다. 게다가 노후화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이런 시설의 폐기를 '플러스'하는 대가로 대북 제재를 완화·해제하는 것은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표현대로 '조현병 같은 생각'이다.

2020-07-07 06:30:00

[사설] 고 최숙현 선수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다

[사설] 고 최숙현 선수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다

고 최숙현 선수와 함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팀에 소속해 있던 동료들이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폭로 내용이 충격적이다. 이들에 따르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은 상습적 폭력과 폭언, 이간질이 난무하는 야만의 현장이나 다를 바 없었다. 최 선수가 남긴 녹취 파일 내용보다 더 심각한 가혹 행위가 벌어졌고 선수들은 협박과 폭력으로 공포에 떨어야 했다.선수들이 밝힌 가혹 행위 내용들을 보면 말문이 막힌다. 뺨이나 가슴과 명치를 때리는 것은 일상사이고 폭행으로 선수 손가락이 부러지고 고막이 터진 사례도 있다고 한다. 옥상으로 끌고 간 뒤 뛰어내려 죽으라고 협박하거나 미성년 선수에 대한 음주 강요가 있었다는 대목은 듣는 귀마저 의심스럽게 만든다. 맹장이 터져 수술받고 퇴원해 실밥도 풀지 않은 선수에게 반창고 붙이고 수영 연습하라고 강요했다고 하니 이런 강압도 없다.감독, 팀 닥터뿐만 아니라 특정 선수의 가혹 행위 사실도 추가 폭로됐다. 팀의 집단 합숙소가 특정 선수 및 그의 어머니 명의로 돼 있으며 팀 닥터가 이 선수 어머니의 소개로 팀에 합류했다는 의혹도 언론을 통해 나왔다. 폭로와 보도가 사실이라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은 감독과 팀 닥터, 특정 선수가 전횡을 휘두르는 왕국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경주시와 체육회는 사태 파악도 못 했고, 대책도 내놓지 못했다.6일 40여 스포츠·시민 단체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숙현 선수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규정했다. 지당한 지적이다.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체육계 근본 구조 개혁이 시급한데, 지금껏 관계 당국이 보여 온 행보를 보면 이것이 가능할는지 의문이다. 특히 경찰서 참고인 조사에서 수사관이 일부 진술을 삭제하거나 "고소하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말라"고 했다는 증언까지 있었다. 석연찮은 정황들이 많은 만큼 철저한 수사가 우선이다. 검찰이 사건 지휘를 통해 내막부터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2020-07-07 06:30:00

[사설] 탈원전 손실 국민에게 떠넘기려는 文 정부의 몰염치

한국수력원자력이 한무경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으로 한수원이 치러야 할 비용이 1조원대 중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진 신한울 3·4호기에 쓰인 금액이 1천777억원에 달하고 울진군의 8개 대안 사업비 1천400억원, 주기기 사전제작비 3천230억원 등을 합하면 매몰 비용이 6천400억원을 넘는다. 건설 중단이 확정된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에 투입된 비용을 더하면 신규 원전을 짓지 않는 데 따른 비용이 7천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주 월성 1호기 개·보수 등에 쓰인 7천억원까지 포함하면 1조원대 중반에 이른다.문제는 문 정부가 한수원이 치러야 할 비용을 국민에게 전가하려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탈원전에 따른 한수원 손실을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보전해 줄 방침이다. 이 기금은 국민이 내는 전기료에서 3.7%씩 떼어 내 조성한 돈이다. 기금 규모가 지난해 말 4조4천714억원, 올해는 5조원 안팎으로 전망되는데 기금의 20~30%를 한수원 탈원전 비용 처리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잘못은 정부가 저질러 놓고 그 부담은 국민에게 떠넘기려는 발상이 경악스럽다.전력산업기반기금은 전력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기반 조성에 목적을 두고 있다. 탈원전 비용 보전에 사용할 법적 근거가 없자 정부는 전기사업법 시행령까지 고칠 계획이다. 앞으로 계속해서 국민이 낸 전기료로 조성한 기금을 탈원전 비용 보전에 쓰겠다는 속셈이다. 정부가 시행령까지 바꿔 한수원 손실을 보전해 준다는 것은 해선 안 되는 일을 억지로 강요했다는 것을 정부가 자인한 꼴이다.탈원전 비용 청구서가 국민에게 날아오기 시작했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한수원 손실 보전 비용으로 쓰겠다는 것은 탈원전 손실을 국민에게 떠넘기겠다는 정부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저유가에 따른 연료비 하락으로 전기료를 내릴 수 있는데도 탈원전 탓에 한국전력·한수원 경영이 나빠져 전기료 인하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전기료 인상 등 탈원전 청구서가 줄줄이 국민에게 날아올 것이다.

2020-07-07 06:30:00

[사설] 코로나 잘 버틴 대구, 눈물로 쌓은 방역망 허물지 말자

수도권과 광주, 대전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세가 심상치 않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5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1명이나 늘어 사흘 연속 60명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초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이라 바짝 긴장할 만도 하다. 이런 전국적 비상 상황과 달리 대구는 지난 3일 신규 확진자 14명 발생 이후 4, 5일 이틀 동안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전국 추세를 보면 결코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임을 잊어선 안 된다.지난 3일 대구 신규 확진자 14명은 4월 7일의 13명 이후 87일 만의 일이고, 거주지가 8개 구·군에 고루 분포해 대구시와 방역·교육 당국 모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대구 중구의 한 예능학원에서만 10명의 확진자가 나온 데다, 상대적으로 접촉 활동이 많을 여고 수강생이었던 만큼 추가 발생 우려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파력도 전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진 터여서 대구로서는 3일부터 숨죽인 날이었다.관련 학교 학생과 교직원 등 주변인에 대한 선별 검사에서 다행히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고 당국의 유사 학원에 대한 집합 제한 행정조치로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이번 집단 감염 발생에서 지적된 문제는 꼭 짚고 풀어야 한다. 먼저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이나 이동 제한과 같은 방역 수칙의 미준수이다. 나이 어린 아동이 불편도 참고 울면서 어른이 만든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 사례는 숱하다.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켜 이들의 울음이 헛되지 않게 해야 한다.경주의 한 확진자처럼 코로나 의심 증상에도 진료소 검사를 받지 않거나, 검사 뒤 집에서 대기하지 않고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외출 행동 등은 삼갈 일이다. 또 이번 학원 집단 감염에서 드러났듯이 무증상자에 대비한 방역 고민은 물론, 대면 수업이 불가피할 경우에라도 투명 마스크 착용과 같은 상황에 맞는 방역 대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힘들게 버티며 어렵게 쌓은 대구 방역망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2020-07-06 06:30:00

[사설] 故 최숙현의 비극…자정 능력 잃은 체육계 폭력·가혹 행위

꽃다운 나이의 체육 유망주가 선수단 내 폭력과 가혹 행위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은 사회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비극이다. 또한 우리나라 스포츠계가 성적지상주의와 폭력 둔감성 등 고질적 병폐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뼈아프게 보여준다.최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다섯 달간 인권위원회와 경주시,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등 여러 기관에 5차례 진정을 내고 경찰에 고소를 하는 등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어느 곳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않았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스물세 살 젊은 체육인을 비극으로 몰고 간 것은 일차적으로는 선수단 내의 가혹 행위이지만, 2차적으로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외면한 체육계 내부와 우리 사회의 둔감성이다.지난해 1월 쇼트트랙 간판 스타 심석희 선수가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을 때 체육계는 반성과 자정 선언, 재발 방지 대책 등 많은 약속을 내놨지만, 결국 말뿐이었음이 드러났다. 지도자의 과도한 권한 행사와 가르침을 명분 삼은 폭력 행위, 선후배 간 강압적 위계질서 등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우선은 최 선수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있어야 한다. 운동처방사가 어떻게 선수에게 강압적 언사와 폭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 감독은 왜 이를 방치했는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체육계 스스로는 자정 능력이 없음이 이번 사건으로 드러났다. 차제에 체육계 폭력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 법 개정은 선수단 내 폭력·가혹 행위를 한 지도자나 선수가 현업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징계 수위를 대폭 강화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내달 발족 예정인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도 체육계 내 폭력을 방지하고 체육인 인권을 보호하는 창구로서 기능과 역할을 다해야 함은 물론이다.

2020-07-06 06:30:00

[사설] 검사장들 걱정 말고 추 장관이야말로 ‘올바른 길’을 가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국 검사장들에게 "흔들리지 말고 우리 검찰 조직 모두가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추 장관은 4일 "개혁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초석이며 결코 정치적 목적이나 어떤 사사로움도 취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검사장들이 '위법' 의견을 재고해 달라는 것이다.이에 앞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불참한 가운데 3일 열린 전국 검사장회의에서 검사장들은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위법·부당하며 윤 총장은 직(職)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윤 총장은 오늘 검사장회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검사의 이의제기권을 명시한 검찰청법 제7조 2항에 의거해 추 장관에게 '지휘 철회'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추 장관의 말은 이런 움직임에 적잖게 당황해 하고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검사장들의 이런 '반기'는 추 장관의 수사 지휘가 검찰청법 위반 논란을 낳은 점에서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추 장관의 '올바른 길' 운운은 귀를 씻게 하는 '언어의 오용'이다. 과연 누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인가. 위법한 수사 지휘를 한 추 장관인가, 위법한 것을 위법하다고 한 검사장들인가."정치적 목적이나 어떤 사사로움도 취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정작 그렇게 하고 있는 당사자는 바로 추 장관이란 게 법조계의 지배적 견해다.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을 이용한 '윤석열 쳐내기' 기획이라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자면 추 장관의 수시 지휘는 매우 정치적이며 사사롭기 이를 데 없는 것이다.이런 비판은 추 장관이 '검언 유착'을 기정사실화했다는 점에서도 설득력을 갖는다. 추 장관은 의혹을 뒷받침하는 여러 증거가 제시됐다고 했다. 그러나 녹취록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판단을 하게 하는 대목도 분명히 있다. 이런 점에서도 추 장관의 수사 지휘는 반대 증거들을 무시하고 '사건'을 의도한 대로 몰기 위한 정치적이고 사사로운 권한 남용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2020-07-06 06:30:00

[사설] 민심 이반에 급락한 文 대통령 지지율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두 달 만에 21%포인트나 빠졌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4·15 총선 후인 5월 1주 차에 71%까지 올랐던 문 대통령 지지율이 이번 주엔 50%로 떨어졌다. 지지율 급락은 여러 악재(惡材)들이 겹친 탓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민심이 나빠졌고 추미애·윤석열 갈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북한의 도발,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 등이 지지율을 끌어내렸다.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중 부동산 관련 지적이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한 것에 주목하게 된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 했지만 국민 대다수는 '부동산 정책 실패'로 판단한 것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최근 부동산 시장이 매우 불안정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며 사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21차례에 달하는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값이 폭등한 것도 문제이거니와 국민을 더욱 분노하게 한 것은 문 정권의 표리부동한 행태다. 국민에겐 부동산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하면서 정작 정권 고위 인사들 중 다주택자들은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버텨 집값 상승 덕을 봤다. 이런 탓에 정부가 아무리 부동산 대책을 내놓아도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해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국민만 바보가 된 현실에 문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비판이 터져 나오는 게 당연하다.법으로 정한 2년 임기를 절반이나 남겨 놓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몰아내기 위한 집권 세력의 조직적인 겁박 역시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가져왔다. 보수 정권을 수사할 땐 응원하고 검찰총장이 될 때엔 '우리 윤 총장'이라고 추켜세우더니 문 정권 비리를 파헤치자 내치려는 정권의 '내로남불'에 민심이 돌아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선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높고, 윤 총장에 대해선 부정 평가보다 긍정 평가가 높은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총선 압승에 취해 폭주·독재를 하는 정권을 두고 볼 국민은 없다. 문 대통령 지지율 급락은 민심이 보내는 경고다. 문 대통령이 폭등하는 부동산값을 잡지 못하거나 윤 총장에 대한 겁박을 계속 내버려두면 지지율은 더 추락할 것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겸허한 마음과 민심에 순응하는 자세로 국정을 이끌어가기 바란다.

2020-07-04 06:30:00

[사설] 대구경북 신공항에 날개를 달아주라

[사설] 대구경북 신공항에 날개를 달아주라

국방부가 '대구 군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를 열고 단독후보지(군위 우보)에 대해 부적합 결론을 내렸다. 공동후보지(군위 소보·의성 비안)에 대해서는 31일까지 결정을 유예했다. 선정위가 단독후보지에 대해서만 결론을 내리고 공동후보지 결정은 유예함에 따라 이때까지 '신공항 무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돼서는 안 된다는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염원이 받아들여진 결과라 할 수 있다.대구경북 신공항을 살리려는 각계각층의 노력은 지속되어야 한다. 신공항은 꺼져가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 국가 경쟁력을 높여줄 기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선정위 개최를 앞두고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협조를 요청한 것이나,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역사회에 합의를 위한 시간을 더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도 신공항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으려는 고육책이었다.선정위의 결정은 이런 시도민들의 한결같은 공항 요구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역사회로선 다시 한번 합의의 시간을 벌게 됐다. 그렇다고 그 시간이 마냥 길지만은 않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른 일차적 책임은 처음부터 이전 부지 선정 절차 기준을 명확하게 하지 않아 지역 갈등 요인을 제공한 국방부에 있다. 하지만 이젠 떨쳐야 한다. 새로이 합의의 시간을 갖게 된 만큼 공항이 끝내 무산되면 이후 화살은 빌미를 제공한 지자체와 그 장에게 돌아가게 돼 있다.대구경북 신공항이 낳을 경제 사회적 파급효과에 지역의 미래가 달려 있다. 연간 1천만 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게 되고, 10만t 이상의 화물도 처리한다. 미주나 유럽 등 장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해진다. 신공항과 배후 지역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9조원을 들여 광역철도망 구축을 시도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배후 지역에 대규모 항공산업 클러스터가 들어서고 신도시 건설도 추진된다. 항공벤처와 연구단지 등이 집적된다.무엇을 어디로 보내든 군위와 의성의 상황은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도 끝내 합의를 못 하고 공항이 무산되거나 다른 제3 지역이 물망에 오른다면 실익은 사라지고 책임만 돌아온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군위와 의성의 대승적 합의가 더 절실해졌다.

2020-07-04 06:30:00

[사설] 윤 총장은 수사지휘 수용하고, 권력형 범죄 수사 끝장을 내라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채널A' 기자와 한동훈 전 부산고검 차장 검사의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와 관련해 대검찰청에 '전문수사자문단 절차 중단' 수사지휘를 내렸다. 이는 지난달 대검에 전문자문단 소집 절차 중단과 특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을 부여해 달라고 서울중앙지검이 공개 요청한 것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대검이 '요청'을 거부하자 추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이용해 이성윤 서울지검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당시 이 지검장의 '요청'은 검찰총장에 대한 공개 '항명'이란 게 중론이었다. '요청'은 한마디로 윤석열 총장에게 수사지휘를 하지 말라는 소리다. 이는 검찰총장의 검찰 지휘권을 명시한 검찰청법 12조의 명백한 위반이다. 결국 추 장관의 수사지휘는 일선 지검장의 '항명'과 법률 위반을 법무부장관이 추인한, 법무부장관에 의한 법치 문란이다.왜 이런 무리수까지 두면서 윤 총장을 압박하는지는 상식을 가진 국민이면 누구나 안다. '윤석열 쳐내기'일 것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등 문재인 정권의 권력형 범죄 수사의 원천 차단이라는 것도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안다. 그 기획의 정점에는 청와대가 있을 것이다.이제 윤 총장은 검찰의 독립성을 부정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할지 말지 결단해야 한다. 선택지는 세 가지다. 불복하고 자진 사퇴하거나 해임되는 것 그리고 수용하는 것이다. 자진 사퇴는 최악의 선택이다. 문 정권이 가장 바라는 바이다. 해임도 다르지 않다. 윤 총장이 '제거'되기 때문이다. 남은 길은 수사지휘의 수용이다. 그렇게 하면 문 정권이 윤 총장을 쫓아낼 방법이 없다.이렇게 검찰총장직을 유지하면서 문 정권의 권력형 범죄 수사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면 문 정권엔 최악이고 국민에겐 최선이다. 윤 총장은 오늘로 예정됐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취소해 일단은 수사지휘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윤 총장의 슬기로운 판단과 행보를 기대한다.

2020-07-03 06:30:00

[사설] 근로자 질식사 사고 예방, 밀폐공간 파악 조치부터 하라

지난달 27일 대구시 달서구 갈산동의 한 자원재활용업체 맨홀 청소 근로자 4명 가운데 2명이 숨진 사고의 원인 조사 결과, 황화수소 질식 때문으로 추정됐다. 또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밀폐공간 안전사고 가운데 이번처럼 황화수소 질식 사고는 해마다 반복되고, 특히 6~8월에 집중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유사 사업장에 대한 현황 파악과 함께 사전 관리나 감독의 필요성을 말해준다. 그대로 방치하면 같은 사고는 피할 수 없는 재앙과도 같다.이번 근로자 질식 사고는 맨홀 등 밀폐된 공간에서의 작업 안전에 대한 사업주나 당국의 무관심과 무책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될 만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4~2018년 5년 동안 일어난 밀폐공간 안전사고는 총 95건에 피해자 150명, 사망자는 76명이었다. 해마다 29건의 사고 발생으로 피해자 절반이 넘는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으니 해마다 15명이 숨진 꼴이다. 사업주나 당국이 반복된 사고와 희생을 방치한 결과인 셈이다.특히 밀폐공간 안전사고 95건 가운데서도 황화수소 질식 사례가 27건(28.4%)으로 가장 많고, 무엇보다 6~8월의 황화수소 중독 사례만도 14건으로 전체의 절반에 이르지만 이번 사고처럼 아무런 대책이 없으니 재발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난 5년의 사례 분석에서처럼 밀폐공간에서 이뤄지는 작업의 위험성과 안전사고 발생 빈도 및 높은 사망률에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방치되는 현실은 또 다른 사고를 부르는 악순환의 예고나 다름없다.밀폐공간에서의 반복된 사고는 작업에 앞서 안전한 작업 환경을 확보하지 못한 데 따른 예견된 인재(人災)가 분명하다. 그런 만큼 재발을 막는 장치 마련은 피할 수 없다. 물론 사업주의 안전에 대한 준비와 대책이 먼저임을 말할 필요조차 없지만 당국이 이 같은 사업장의 현황을 파악하는 일 역시 절실하다. 사고 예방을 위한 홍보와 관리 감독을 위한 전제이다. 이는 행정 당국의 마땅한 역할이 아닐 수 없고, 머뭇거릴 일은 더욱 아니다.

2020-07-03 06:30:00

[사설] 환경부의 오판으로 2년 허송세월한 대구취수원 문제 해결

환경부가 대구취수원의 이전 대안으로 검토해 온 '구미 산업단지 폐수 무방류 시스템' 도입에 대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2년이나 검토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하는데 대구 시민들 맥 빠지게 만드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시가 급한 낙동강 취수원 문제 해결이 환경부의 설익은 판단으로 2년이나 허송세월한 셈이니 열불 터질 노릇이다.환경부는 2018년 6월 발생한 대구 수돗물 과불화화합물 검출 사태를 수습하겠다며 구미산단 폐수 무방류 시스템의 도입 용역을 발주하겠다고 발표했다. 구미산단에서 나오는 폐수를 한 방울도 낙동강에 흘려보내지 않는 획기적 방법을 통해 취수원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이는 낭만적 기대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용역 결과 드러났다. 무방류 시스템을 운용하려면 산단의 하·폐수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슬러지(폐기물)를 매립해야 하는데, 토양 오염 및 비용 발생 문제로 인해 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유감스럽게도 이런 판단은 이미 2년 전에 나왔다. 학계 전문가들은 이번 용역 결과에서 제시된 것과 같은 여러 문제점 때문에 세계 어디에서도 폐수 무방류 시스템을 운용한 사례가 없는데 환경부가 쓸데없는 일을 시도했다고 꼬집고 있다. 결과적으로 환경부는 대구취수원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혼선을 부추겼고 대구취수원 해법 시계를 2년 전으로 되돌려놓은 셈이 됐다.우리는 대구취수원 이전에 부정적 정서를 가진 환경부가 무방류 시스템이라는 설익은 아이디어에 매달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대구와 구미 간 중재를 위한 현실적 방안 발굴에 공을 들여도 모자랄 판에 기회비용만 날려버린 환경부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대구 시민 입장에서는 취수원 문제 해결만큼 시급한 과제도 없다. 속히 환경부는 무방류 시스템 도입 실패를 공식 선언하고 취수원 이전에 다시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주문한다.

2020-07-03 06:30:00

[사설] 국민 삶보다 대통령 뜻 받든 민주당의 추경안 폭주

[사설] 국민 삶보다 대통령 뜻 받든 민주당의 추경안 폭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3차 추가경정예산안의 6월 통과를 촉구하며 "비상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 입에서 '비상한 방법'이란 말이 떨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은 35조원에 이르는 3차 추경안 국회 통과를 위한 폭주(暴走)를 시작했다. 단독으로 16개 상임위를 열어 1, 2시간 만에 추경 심사를 끝낸 것은 물론 정부 제출안보다 3조1천억원을 증액하기까지 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3차 추경이 날림·졸속 심사에다 '예산 뻥튀기'까지 거쳐 3일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3차 추경 재원의 3분의 2인 24조원은 세수가 모자라 빚을 내서 조달한다. 민주당이 정부안보다 3조1천억원을 증액해 적자 국채 발행 규모가 더 늘어나게 됐다. 국민에게 천문학적인 빚을 지우면서도 민주당은 미안한 기색조차 없다. 정의당조차 민주당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 정의당은 "3일 만에 무려 35조3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심사해 의결한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정부가 제출한 3차 추경안이 워낙 부실한 탓에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해 여·야가 면밀하게 심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앞세워 9조원을 풀어 일자리 60만 개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꼭 필요하지도 않은 3~6개월짜리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도서관 도서 배달, 산불 감시, 멧돼지 폐사체 수색, 야생동물 수출입 현황 조사, 해외 온라인 위조 상품 재택 모니터링 등 세금 퍼주기 '가짜 일자리'가 숱하게 많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질 낮은 일자리만 과도하게 공급한다"며 면밀한 국회 심사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지적을 위한 지적을 한다"며 원안 그대로 상임위를 통과시켰다.민주당은 문 대통령 명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하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예산안 심의 의결이 국회 고유 권한이라는 사실은 안중에 없다. 적자 국채까지 발행해 국민은 물론 미래 세대에게 빚을 지우면서 추경안 통과에 올인하는 민주당에겐 국민보다 대통령이 상전이란 말인가.

2020-07-02 06:30:00

[사설]  6·25 70주년 ‘쇼’에서 소모품 취급 당한 국군 유해

[사설]  6·25 70주년 ‘쇼’에서 소모품 취급 당한 국군 유해

6·25전쟁 70주년 기념행사가 많은 뒷말을 낳고 있다. 진정성이 결여된 '쇼'에 치중한 결과 미국에서 모셔온 국군 유해를 행사 소모품처럼 취급했다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행사에서 연주된 '애국가 전주'가 북한 애국가의 도입부와 똑같은 것으로 확인돼 '실수'인지 '의도'인지 엄중히 가려내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행사'에 동원된 공중급유기가 국군 유해 147구를 운구한 1호기가 아니라는 사실은 행사 직후부터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정부는 코로나 방역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방역에 많은 시간이 들어 유해를 다른 공중급유기(2호기)에 옮긴 뒤 행사를 치러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영상 투사 이벤트(미디어 파사드) 예행연습 때문이었다고 한다.'미디어 파사드'는 사전에 투사하는 면적과 영상을 '매칭'시키는 이른바 '매핑' 작업을 해야 하는데 비행기 표면처럼 곡면에서는 평면보다 작업이 더 오래 걸린다고 한다. 이를 위해 국군 유해를 1호기에서 빼내 '행사용' 2호기에 넣어 3일 전부터 서울공항에 가져다 놓았다고 한다. 그러고는 행사 당일 유해가 운구해 온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처럼 '쇼'를 벌인 것이다.망자(亡者)는 한번 안치하면 영면(永眠) 의례 때까지 이리저리 옮기지 않는 게 상례의 기본이다. 정부는 최고의 예우로 모셔야 할 국군 유해에 이런 기본도 지키지 않았다. 70년 만에 돌아온 국군 유해는 행사의 소모품 취급을 당한 것이다.'애국가 전주'가 북한 애국가 도입부 첫마디와 악보, 박자, 리듬이 똑같다는 사실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행사 직후부터 이런 비판이 나왔는데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1일 뒤늦게 사실이라고 확인했다.이에 대해 편곡자와 이를 연주한 KBS 교향악단 관계자는 "알았다면 오히려 배제했을 것" "전혀 몰랐다"고 해명하지만 곧이들리지 않는다. '우연의 일치'라는 주장인데 과연 그럴 확률이 얼마나 될까. 이런 사실들은 문재인 정부가 과연 제대로 가고 있느냐는 의문을 계속해서 낳는다. * 해당 내용 중 사실 관계를 바로 잡기 위해 국가보훈처에서 다음과 같이 알려왔습니다.○70년 만에 귀환하신 국군 유해 147위가 직접 운구한 비행기에서 다른 비행기로 옮겨진 것은 6.25 70년 행사의 영상 투사 이벤트(미디어파사드) 예행 연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방역과정에서 발열자가 발생하여 대기 중이던 다른 비행기로 옮길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또한, '애국가 전주'가 북한 애국가 도입 첫 마디와 악보, 박자, 리듬이 똑같다는 것을 국가보훈처 관계자가 사실로 확인했다는 것은 오보로 처음 보도한 매체도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 정정 보도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2020-07-0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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