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일상의 기후변화 속 경북 농업, 위기에도 살길은 있다

[사설] 일상의 기후변화 속 경북 농업, 위기에도 살길은 있다

경북의 농업이 기후변화의 위기에 맞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살길을 찾는 과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우리의 연평균 기온 상승 추세가 이어졌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불어닥친 세계적인 농정 개방 흐름에 의한 국내 농산물 시장의 수입 자유화처럼 또 다른 큰 부담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특히 농도(農道)인 만큼 경북도는 선제적으로 새롭게 그려질 경북 농산물 지도를 준비하는 앞서가는 정책이 필요하게 됐다.경북의 전국 1, 2위인 작목은 여럿이다. 사과와 포도, 복숭아 등 과수와 인삼 같은 특용작물도 경북은 잘 알려진 생산 재배지이다. 하지만 벌써 일부 작목은 재배지 북상(北上)으로 주산지 명성이 강원, 충청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구 사과 명성이 경북 중북부 지역으로 넘어간 것처럼 아예 경북을 벗어나는 흐름이다. 또 높아진 기온에 따른 예상치 못한 새로운 병충해 발생과 피해도 걱정스러운 위협이다.자연의 힘에 의한 날씨 변화는 인력으로 쉽게 피할 수는 없다. 지난 30년 넘게 농촌을 덮친 농산물 개방의 험난한 파고에 맞서 생산, 유통 등 전반에 걸친 경쟁력 강화 노력으로 활로를 튼 것처럼 기후변화도 미리 대비, 적응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이미 경북 포항의 일부 농가에서는 바나나 등 아열대성 과일 재배 생산에 나서 나름 성과를 거둔다는 소식이다. 안동과 영천의 일부 과수 농가도 같은 방식으로 새로운 소득원을 일구고 있다.경북도와 경북농업기술원 등 농업 당국은 이미 농촌 현장에서 시작된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 변화 추세에 맞는 농정을 펴야 한다. 넓은 경북의 지역별 환경에 맞는 작목 선정과 재배, 유통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 특히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빚어질 피해와 혼란을 줄이기 위한 관련 정보의 공유 역시 절실하다. 지금까지 겪지 못한 기후변화에 맞춰 앞선 농가의 귀한 경험과 기술의 공유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를 발휘할 때이다.

2020-09-24 05:00:00

[사설] 코로나 방역 비협조자, 엄하게 처벌해 재발 막아야

[사설] 코로나 방역 비협조자, 엄하게 처벌해 재발 막아야

코로나 방역 수칙을 무시하거나 심지어 거짓말로 역학조사에 혼선을 주는 사례가 빈발하자 단호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감염 의심자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빠른 검사와 격리, 치료를 위해 역학조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도 의도적으로 동선과 직업 등을 속이면서 감염 확산 등 피해를 키우는 사례가 숙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최근 병원 내 집단감염을 부른 포항시 사례는 방역 수칙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일부 사람에게 따끔한 교훈이 되고 있다. 포항시는 이달 15일 이후 1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한 감염 의심자의 어처구니없는 거짓말이 부른 결과다. 성남시에 거주하며 서울 사랑제일교회 교인으로 파악된 한 50대 남성이 이달 중순 포항 세명기독병원에 입원한 부친을 찾은 것이 사태의 발단이다. 병원 내 확진자가 나오자 최초 전파자를 추적하던 병원 측이 이 남성을 특정했으나 병원 방문기록이 허위로 드러났고, 역학조사 때도 동선을 속이는 등 거짓말로 일관했다. 결국 의료진까지 감염돼 2개 병원이 '코호트 격리'된 상태다.경주시에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경주시는 그제 50대 여성 확진자(85번)를 고발 조치하고 모든 방역 비용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했다. 다른 확진자와의 밀접 접촉 사실을 숨기는 등 방역 활동을 방해한 혐의다. 지난 5월 이태원 집단감염 사태 당시 동선과 직업을 속여 80명의 대규모 지역 감염을 초래한 인천 학원강사 사례도 마찬가지다. 방역을 방해한 혐의로 고발돼 구속기소된 그는 최근 열린 재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한순간의 그릇된 판단과 거짓말이 자신은 물론 가족과 주변에 큰 화를 부르는 것은 누가 봐도 어리석은 처신이다. 검사와 치료비 등 사회적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최악의 경우 사망자 증가 등 피해를 키우기 때문이다. 감염병 확산을 조기에 막기 위해 주변과 지역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져야 할 때다.

2020-09-24 05:00:00

[사설] 현금 뿌려 추석 민심 잡겠다는 속전속결 국채 추경

[사설] 현금 뿌려 추석 민심 잡겠다는 속전속결 국채 추경

정부는 4차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된 2차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지급 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 새희망자금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아동특별돌봄, 청년특별구직지원 등 6조3천억원에 이르는 자금이 1천23만 명에게 추석 연휴 전 지급될 예정이다. 사실상 전액 적자국채 발행으로 충당되는 추경 7조8천억원 대부분이 재난지원금으로 투입된다.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석 연휴 전 지급'을 서두른 탓에 심사 및 선별 기준 등을 주먹구구식으로 정하면서 현장에선 혼란과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원 대상에서 빠진 사람들이나 업종 관계자들은 "지급 기준이 뭐냐"며 명확하지 않은 정부 지급 기준에 불만을 터트린다. 중학생 돌봄비는 주면서 고등학생은 왜 안 주는지, 30∼34세에게는 통신비를 주면서 60∼64세에게는 안 주는 이유나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따지고 있다. 애초 없던 지출 항목이 추가된 것도 문제다. 원칙과 충분한 심사 없이 여야가 어정쩡하게 조정하다 보니 맞춤형 지원 취지가 퇴색하고 말았다.여당과 정부가 추석 연휴 전 지급에 목을 맨 것은 정치적 고려가 개입됐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추석 연휴 전 현금을 뿌려 추석 밥상머리에서 터져 나올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에 따른 정권 비판 민심을 무마하려는 포석이 깔렸을 것이다. 4차 추경이 통과도 안 된 상태에서 정부는 재난지원금 입금 계좌를 확인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재난지원금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것을 되풀이하고 싶었을 것이다.코로나로 타격을 받은 취약계층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전액 나랏빚으로 충당해야 하는 만큼 국고 형편을 따져 재정지출의 필요성과 효과를 보다 정교하게 살피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명절을 앞두고 이웃 주민들에게 떡 나눠주듯 재정을 물 쓰듯 쓴 대가는 재정 건전성 악화란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추미애 사태'로 악화한 민심을 대통령 결단으로 풀지 않고 현금 뿌리기로 모면하려는 정권의 술수가 너무도 얄팍하다.

2020-09-24 05:00:00

[사설] 경북도와 예천군이 날린 나무값 11억, 반성 보고서라도 써라

경상북도와 예천군이 과거 예천 신도시와 원도심을 잇는 도로에 약 11억원을 들여 심은 가로수를 모두 없애고 대신 올 3~5월 3억8천만원을 투입해 이팝나무로 교체했다. 이는 예천군이 지난 2014년 심은 6천500만원 상당의 둥근 소나무 105그루와 경북도로부터 2016년 기증받아 심었던 10억원 상당의 메타세쿼이아 1천140그루가 각각 교통에 방해된다는 운전자 민원 또는 말라 죽는 고사현상에 따른 조치였다. 한 도로의 거리 조경에 무려 15억원이나 들어간 셈이다.이번 조경수 교체 사업은 나랏돈을 헛되이 쓴 예산 낭비 행정의 전형적인 한 사례가 될 만하다. 먼저 행정 당국의 준비 소홀을 지적할 수 있다. 11억원을 들여 조경수를 심으면서 과연 장소에 어울리는 수종인지, 뿌리를 잘 내리고 자랄 만한 곳인지 등 기본적인 사전 조사 작업을 제대로 했는지 의혹이다. 사람처럼 식물도 성장과 식생에 필요한 나름의 환경이 있게 마련인데 이를 살폈는지도 의문이다. 또한 경북도의 해명처럼 전문가 자문을 받았다면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사후 검증이 필요하다.다음 살필 일은 관리의 문제이다. 이번 조경수를 심고 관리했을 업체의 경우, 분명 전문적인 경험과 기술을 갖췄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자격 있는 업체답게 제대로 심고, 뿌리를 내리도록 충분하고도 효율적인 관리를 했는지 반드시 짚어봐야 한다. 비록 정해진 2년간의 보증 기간이 지났을지라도 이는 추후 이뤄질 조경사업을 위해서라도 그냥 대충 넘어가서는 안 된다. 만약 관리상의 문제가 드러나면 마땅히 책임을 따져 물어야 한다.경북도와 예천군으로선 '묻지마 가로수 행정'이라는 비아냥을 듣게 됐지만 어쩔 수 없다. 개인 정원의 작은 나무 한 그루도 가꾸는 데 온 가족이 정성을 쏟는 법인데, 11억원을 들인 조경수를 모두 뽑아내고 새로 4억원 가까운 돈을 썼으니 그런 비판은 차라리 털처럼 가볍다. 이번 실패를 거울 삼기 위한 반성의 보고서라도 쓸 일이다.

2020-09-23 05:00:00

[사설] 공수처 급히 만들어 정권 비리 수사 뭉개려는 속셈인가

[사설] 공수처 급히 만들어 정권 비리 수사 뭉개려는 속셈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서 "입법과 행정적인 설립 준비가 이미 다 끝난 상황인데도 출범이 늦어지고 있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독려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관련 '야당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공수처장 추천 요건을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 동의'에서 '5명 이상 동의'로 완화하는 데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정권이 공수처 설치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현행 공수처법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를 여당 교섭단체 추천 2명, 야당 교섭단체 추천 2명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개정안은 여야 구분 없이 국회가 4명을 추천해 7명을 구성하도록 했다. 또한 7명 중 6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 요건도 7명 중 5명 이상만 동의해도 되도록 바꿨다. 작년 말 공수처법을 강행 처리하면서 민주당이 밝힌 '야당의 비토권을 보장하는 법'이란 주장과는 정면 배치된다.공수처법은 헌법에 따라 국무회의를 거쳐 임명되는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침해하고, 수사 개시 여부 등 조직·운영에 관한 사항을 자체 규칙으로 정하도록 한 것 등 위헌(違憲) 요소가 다분하다. 이런 까닭에 야당은 지난 2월 헌법재판소에 위헌 심판을 청구했다. 검·경찰보다 더 큰 권한을 가진 권력기구가 헌법도 아닌 법률로 설치되는데 위헌 여부를 따지는 것은 마땅하다.헌재 판단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야당을 무시하면서 정권이 공수처 설치를 서두르는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공수처가 검찰에 수사 이첩을 요구하면 검찰이 응할 수밖에 없도록 법에 규정돼 있어 공수처를 통해 권력 비리 수사를 흐지부지시킬 수 있다. 추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 같은 정권 관련 사건을 이관받아 뭉개는 것도 가능하다. '정권의 충견'이 될 우려가 큰 공수처를 서둘러 설치해 권력 비리를 덮으려는 정권의 속셈이 아닌지 국민은 의심하고 있다.

2020-09-23 05:00:00

[사설] 이번에는 中企 ‘비상금’에 세금 뜯겠다는 정부

[사설] 이번에는 中企 ‘비상금’에 세금 뜯겠다는 정부

정부가 이번에는 중소기업들의 사내 유보금에 세금을 매기겠다고 나섰다. 국내 중소기업들의 경영 의지를 꺾어 놓는 또 하나의 기업 적대적 정책의 등장이다. 가족 경영 중소기업이 세금 회피 목적으로 쌓아둔 사내 유보금에 과세를 하겠다며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상을 따져보면 이거야말로 양두구육(羊頭狗肉)이자 꼼수 증세의 전형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세법 개정안을 보면 '최대 주주 및 가족의 지분율이 80%를 넘는 기업의 사내 유보금에 대한 초과 유보소득 배당 간주 과세' 항목이 들어있다. 내년부터 당기순이익의 50% 혹은 전체 자본의 10%가 넘는 사내 유보금에 대해 미리 배당소득세를 14% 징수하겠다는 것이다. 이 정책은 가족형 기업들이 소득세를 피하기 위해 사내 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다는 의심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사내 유보금은 언제 닥칠지 모를 경영 위기에 대비하려는 기업들의 '비상금'이지 세금 회피 수단일 수 없다. IMF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기업들 사이에서 형성된 생존 본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투자 또는 연구개발을 위해 쌓아둔 사내 유보금을 과세 대상으로 보는 발상 자체가 어이없다. 실현되지도 않은 소득에 세금을 매기겠다는 격인 데다 법인세와의 이중과세 논란도 피해갈 수 없다.포퓰리즘 복지정책에 매달려 예산을 흥청망청 쓰면서 '세금 곳간'이 비어가자 정부가 대기업, 개인소득자에 이어 이번에는 중소기업의 현금성 자산에 탐을 내는 것이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 사내 유보금이 많은 기업은 대개 우량 기업이다. 국내기업 가운데 80%는 중소기업이고 이들 중 절반가량은 가족형 기업이다. 정부의 이번 정책은 안 그래도 경제위기 불안감을 느끼는 중소기업들의 경영 의지를 꺾을 우려가 크다. 중소기업이 문을 닫으면 고용시장도 없다. 기업 괴롭히는 악취미를 가진 게 아니라면 이번 정책은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

2020-09-23 05:00:00

[사설] 영천시의 예산 반납과 불용, 정작 쓸 데 못 쓰게 하는 행패

[사설] 영천시의 예산 반납과 불용, 정작 쓸 데 못 쓰게 하는 행패

경북 영천시가 지난해 짠 일반회계 예산 1조468억원 가운데 쓰지 못한 돈이 2천228억원(21.3%)에 이르렀다. 또 특별회계 예산 1천329억원의 41.7%인 554억원도 남겼다. 특히 일반·특별회계 예산에서 사업계획 변경 등의 이유로 예산을 쓰지 못하거나 사용할 수 없게 된 불용액만도 673억원이나 됐다. 게다가 취약계층 생계 급여와 기초연금 지원 등을 위해 지원받은 국·도비 보조금 53억5천만원은 아예 반납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는 결국 영천시의 1년 살림살이 계획이 엉성했거나 짜임새를 갖추지 못했다는 해석을 낳게 하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영천시가 당초 지난 한 해 동안 추진할 1년 사업을 짜면서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확보했거나 지원을 받도록 큰 노력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결국 2019년 한 해를 결산하면서 예산 편성과 집행의 적절성을 따진 결과, 처음 계획과는 어긋난 행정을 편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말하자면 계획과 실제의 아귀가 맞지 않았다.물론 영천시로서는 제대로 예산 집행을 못해 돈을 남겼으니 그에 따른 불이익 감수는 어쩔 수 없다. 사업의 성격에 따라 남은 예산을 넘겨 다시 쓸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반납하는 예산의 문제는 다르다. 영천시의 예산 불용 및 반납 행정으로 혜택을 받지 못한 불이익과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더욱 큰 손실은 한정된 국가 및 경북도 예산의 효율적 배분을 막고 꼭 쓰일 곳에 예산을 지원할 수 없게 한 일이다.영천시의 2019회계연도 결산검사서를 두고 영천시의회가 예산의 합리적 편성·운영을 촉구하는 까닭은 너무나 마땅하다. 이 같은 시의회 주문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지난해 영천시의 예산 편성과 집행 사례는 분명 짚고 갈 사안이다. 나라 곳간도 따져야겠지만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경북도 23개 시·군의 살림을 살펴 무턱대고 예산부터 챙기는 행정은 안 된다. 한정된 예산 자원의 적재적소 투입은 다른 시·군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2020-09-22 05:00:00

[사설] 코로나 사태로 더 심각해진 청년 도박, 예방 대책 급하다

[사설] 코로나 사태로 더 심각해진 청년 도박, 예방 대책 급하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불법 온라인 도박에 빠져드는 청년이 크게 늘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이 6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한 불법 온라인 도박에 손을 댄 청년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탓이다. 재미 삼아 시작한 베팅 게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중독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불법 도박 게임 단속과 적극적인 도박중독자 치료가 급하다.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구센터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만 20세 이상 성인 100명 중 7명이 도박중독 상태다. 이는 지역 성인의 7%가 도박에서 비롯된 여러 문제로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조사 결과는 더욱 놀랍다. 2017년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1만2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도박중독 폐해가 가장 큰 문제군(반복적 도박 경험이 있고 심각한 수준의 폐해가 나타난 상태)의 비율이 1.1%인 데 비해 20대의 문제군은 2.5%로 나타났다. 이는 20대 청년층의 도박중독 폐해가 일반 성인보다 두 배 이상 높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임을 보여준다.게다가 코로나 사태는 청년층 도박중독에 기름을 끼얹었다고 해도 지나지치 않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보니 호기심으로 온라인 도박 게임을 접하게 되고 급기야 중독 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올 들어 청년층 도박 상담 건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10~20% 증가했다. 중장년층에 비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많고 정보통신기기 이해력이 높은 청년층이 불법 온라인 도박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문제는 한번 빠져들면 쉽게 헤어나지 못하는 속성 탓에 도박중독자들이 계속 늘어나게 된다는 점이다. 대구 도박문제관리센터 개소 이후 15만~16만 명으로 추산되는 잠재적 도박 상담자의 1.3%만이 상담 받는 데 그친 것만 봐도 도박에서 벗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말해준다. 당국은 도박이 초래하는 가족 간 갈등과 사회적 관계 단절 등 부작용이 커지기 전에 예방 및 근절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금이라도 불법 온라인 도박을 규제하고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2020-09-22 05:00:00

[사설] 보수의 가치 허무는 김종인의 ‘공정경제 3법’ 찬성

[사설] 보수의 가치 허무는 김종인의 ‘공정경제 3법’ 찬성

여당과 정부가 추진 중인 이른바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 제·개정안)에 대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혀 논란을 빚고 있다. 김 위원장은 "개정이 내 소신"이라는 의견을 잇달아 밝혀왔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기업인을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 "무조건 개별 의견에 따라 움직일 수는 없다"며 기업과 당내 반대 의견은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과거 우리 정당의 '제왕적 총재'를 빼다박은 독선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잠시 당을 맡은 시한부 관리인이다. 그러나 언행은 당의 주인이나 되는 듯 거침이 없다. 보수 정당에 "보수라는 말도 쓰지 마라"고 했다. 공정경제 3법이 내 소신이라는 말은 그런 독선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비대위원장이 뭔데 자기 소신을 당에 강제하나.공정경제 3법은 기업 경영권을 흔드는 위험 요소로 가득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정부와 여당이 개정에 착수할 때부터 이런 비판이 비등했으나 문재인 정권은 귀를 닫았다. 이렇게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이유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공정경제'란 유혹적 수사(修辭)로 다음 대선에서 득을 보겠다는 정치적 속셈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기업인의 기(氣)를 한껏 살려도 모자랄 경제 위기 상황에서 이런 반(反)기업 법률을 군사작전 하듯이 밀어붙일 수가 없다.김 비대위원장의 공정경제 3법 찬성은 이에 불안을 느껴 그냥 있다가는 공정경제라는 이슈를 문 정권이 독점하게 된다는 판단에서 나온 듯하다. 이 역시 경제와 동떨어진 정치적 셈법이다. 이렇게 여당을 따라하면 지지층이 넓어질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참으로 오산이다. 그래 봤자 문 정권의 2중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여당과 다를 게 없는 야당을 국민이 관심이나 갖겠나.국민의힘은 보수 정당이다. 그리고 '기업할 자유'는 보수의 핵심 가치 중 하나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런 기본적인 가치를 손상하고 있다. 보수의 가치를 지키면서 외연을 확장할 능력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것이 옳다.

2020-09-22 05:00:00

[사설]  ‘공정’ 37번 언급한 文…불공정한 나라로 추락했다는 방증

[사설] ‘공정’ 37번 언급한 文…불공정한 나라로 추락했다는 방증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를 강조했다. 대통령의 철석같은 약속에 국민은 기대를 걸었다. 3년 반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은 평등·공정·정의로운 나라가 됐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 의혹,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특혜 논란을 보면서 국민의 분노지수가 치솟았다. 문 대통령 약속과는 반대로 불평등·불공정·불의가 횡행하기 때문이다.문 대통령은 지난주 청와대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사에서 '공정'을 37번 언급했다. 이렇게 공정을 많이 거론한 것은 역설적으로 문 대통령 본인이 불공정을 절감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여전히 불공정하다는 청년들의 분노를 듣는다"며 "끝없이 되풀이되는 것 같은 불공정의 사례들을 본다"고 했다. 추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요원의 정규직 전환 논란 등 청년층에서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 이슈에 대한 강한 반발이 이어지자 이를 달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인국공 사태'에 에둘러 입장을 표명했을 뿐 문 대통령은 '추미애 사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공정을 바라보는 눈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공정에 대해 더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직접 언급 않았지만 인국공 사태에 '성찰'이란 말로 사과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 아들 군 특혜 논란엔 침묵한 채 맥락에 맞지 않게 "병역 비리를 근절할 것"이라고 했다.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청년들과 함께하고자 했고 공정과 정의, 평등한 사회를 위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고 했다. 청년층은 물론 국민이 대통령 말에 얼마나 공감할지 의문이다. 부모 덕 본 자녀 얘기로 나라가 2년째 혼란을 겪고 있다. 불공정 자체도 문제이거니와 검찰, 국방부, 권익위 등 국가기관마저 불공정에 가세하고 있다. 이에 대한 언급 없이 공정만 강조한 문 대통령을 두고 딴 세상에 산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공정을 앞세운 정권에서 불공정이 판을 치는 이 기막힌 사태, 문 대통령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2020-09-21 06:30:00

[사설] 추미애 부부 민원 녹음 파일, 못 찾나 안 찾나

[사설] 추미애 부부 민원 녹음 파일, 못 찾나 안 찾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부부가 아들의 국방부 민원실에 아들의 휴가 연장 청탁 전화를 했다는 의혹을 입증할 '스모킹 건'이 녹음 파일이다. 그런데 검찰이 지난 15일 국방부 압수수색을 통해 국방부 민원실 녹음 파일 1천500여 개를 확보했으나 추 장관 부부의 전화 녹음 파일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당초 검찰이 확보한 녹음 파일에는 추 장관 부부의 청탁 녹음 파일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었다. 그러나 조선일보에 따르면 6월 14일 녹음 파일에서는 추 장관 부부의 전화 녹음 파일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해 다른 시기에 추 장관 부부가 전화한 녹음 파일이 있는지도 검찰이 확인 중이지만 아직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사실이면 이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추 장관 부부의 녹음 파일이 아예 없을 가능성이다. 그러나 이는 압수수색 당일 군 고위 관계자가 "추 장관 부부의 녹음 파일이 국방부 내 국방전산원 메인 서버에 저장돼 있다"고 한 사실과 배치된다.또 "부모님과 상의했는데 부모님께서 민원을 넣은 것으로 확인됨"이라는 군 부대 면담 기록과도 상치된다. 국방부는 이 기록을 "군 내에서 확인 가능한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 확인 위주로 작성한 자료"라고 했다. 이런 사실에 비춰 추 장관 부부의 녹음 파일이 없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그렇다면 남는 것은 검찰이 찾아내지 않거나 찾아내고도 없는 것으로 할 가능성이다. 청탁 전화 여부에 대한 추 장관의 국회 답변의 변화는 이런 의심을 뒷받침한다. 추 장관은 14일에는 자신은 전화하지 않았고 남편이 통화했는지에 대해서도 주말부부라서 물어볼 형편이 안 된다고 했다.그러나 압수수색 이틀 뒤인 17일에는 "남편도 민원을 넣은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를 추 장관이 녹음 파일의 존재를 놓고 검찰과 모종의 협의를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수사 대상자가 법무부 장관 자리에 눌러앉아 있으니 당연한 의심이다. 검찰 수사가 예상대로 정해진 답을 향해 가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2020-09-21 06:30:00

[사설] 포항·경주의 코로나19 확산세, 철저히 막아야

[사설] 포항·경주의 코로나19 확산세, 철저히 막아야

경북 동부의 동일생활권 도시인 포항과 경주에서의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전국의 코로나19 감염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9월 들어 포항과 경주에서는 각각 10명, 1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 비중이 특히 높다는 점이 신경 쓰인다. 두 도시의 9월 확진자 29명 가운데 10명의 감염 경로가 미궁 속이며 이들에 의한 N차 감염자도 12명이나 되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현재로서는 보건 당국의 추적 범위 밖에 있는 감염자가 지역사회에 더 있다고 봐야 한다. 무증상 감염자가 많은지라 언제 어디서 확진자가 다시 집단적으로 터져 나올지 쉽게 예단할 수도 없다. 포항에서는 세명기독병원 입원 환자 사이에서 코로나19 전파 사례가 확인돼 병원 2개 병동이 코호트(동일 집단) 격리되기도 했다. 확진자가 일주일 새 19명 쏟아진 경주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에서 강화된 2단계로 격상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을 발동할 정도로 상황이 다급하다.다가오는 추석 및 개천절 연휴가 더 큰 고비다. 국내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인 두 도시에는 이번 연휴 기간 동안 전국에서 관광·여행객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의 추적 범위 내에 있지 않은 무증상 감염자들이 포항과 경주에 더 있을 수도 있고, 반대로 타지역의 무증상 감염자들이 이번 연휴 기간 동안 포항과 경주에 유입될 수도 있다. 여기서 제대로 막지 못하면 더 걷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결국 해법은 방역 강화뿐이다. 보건 당국은 총력을 다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아야 하며 고통과 불편이 따르더라도 지역민들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따라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는 지난 3월 신천지교회발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경험한 대구의 깜깜이 확진자 발생 비율이 전국 평균 26.8%보다 현저히 낮은 1%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능히 알 수 있다.

2020-09-21 06:30:00

[사설]친문에만 편법 월급, 또 무너진 평등·공정·정의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 등 친문(親文) 인사들이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 위원장·부위원장을 맡으면서 편법으로 매월 수백만원의 보수를 수령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문 정권의 또 다른 '내 편 챙기기'이자 국고 낭비란 비판이 일고 있다.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라는 문 정부의 국정 철학이 허물어지는 일이 속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감사원에 따르면 국가균형발전위원회(균발위)는 비상임인 위원장에게 정액을 매월 고정급으로 지급할 수 없는데도 송재호 위원장에게 지난해 1월부터 1년여 간 월 400만원씩 5천200만원을 지급했다. 송 위원장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자문기구인 국민성장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일자리위원회도 부위원장이 비상임인데도 이용섭 부위원장에게 2017년 6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월 628만원씩 5천513만여원을 지급했다. 이 부위원장은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 비상경제대책단장을 맡았다. 일자리위원회는 이목희 부위원장에게도 2018년 4월부터 올 2월까지 641만원씩 1억4천99만원을 줬다. 이 전 의원은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 기획본부장을 맡았다.대통령 직속 위원회 위원장·부위원장을 맡은 친문 인사들에게 매월 보수를 준 것은 편법이자 형평성에 어긋난 것이다. 법에 의하면 균발위는 비상임위원장에게 전문가 자문료를 월급처럼 고정급으로 지급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균발위는 올해 3월 위원장에 취임한 인사에겐 전문가 자문료를 지급한 적이 없다.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도 자료 수집이나 현지 조사 등을 했을 경우에만 국가업무 조력자 사례금을 받을 수 있다. 사례금을 정기적인 월급처럼 받는 것은 불가하다. 일자리위원회는 올 2월 부위원장이 된 인사에겐 국가업무 조력자 사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청와대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했다. 반성은커녕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청와대 태도에서 갈수록 오만해지는 정권의 민낯을 볼 수 있다.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에 대한 감사처럼 감사원은 정권의 실정·비리에 대해 엄정하게 감사해야 한다. '바른 감사, 바른 나라'라는 감사원 원훈(院訓)을 실현하는 데 심혈을 쏟아야 한다. 조만간 발표될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여부 감사에서도 감사원의 제대로 된 역할을 기대한다.

2020-09-20 15:35:15

[사설] 추석이 코앞인데 택배 파업 대란 우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가 21일부터 택배 분류작업을 거부하겠다고 나섰다. 택배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고유 업무가 아닌 택배 분류작업을 보상도 없이 맡아온 업계 관행을 이제 바꿔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국내 전체 택배노동자의 10%인 4천명이 동참한다고 하니 주말 사이 극적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추석 연휴 택배 대란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이들이 집단행동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분류작업이 택배기사 장시간 과로의 핵심 원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소비 급증으로 택배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택배기사들이 하루 근무시간(13~16시간) 가운데 절반을 분류작업에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분류작업은 택배기사 고유 업무가 아닌데도 택배회사가 전담 인력을 충원하지않아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에 내몰린다는 주장이다.논란이 빚어지는 이유는 분류작업이 택배기사 고유업무인지 여부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28년 전 국내에 택배 서비스가 도입된 이후 택배기사들이 분류작업을 관행적으로 맡아온 상황에서 팬데믹 사태로 택배 물량이 폭증하면서 택배기사들의 불만이 폭발한 셈이다. 배송 건당 수수료가 택배기사들의 수입을 결정하는 국내 택배업계 구조상 일찌감치 예견된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논란과 관계없이 택배기사들이 살인적 노동 강도에 시달리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최근 몇년새 택배 물량이 30% 이상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택배기사 증가율은 연평균 5.6%에 그쳤다. 한달 평균 택배 물량이 3억건에 육박하면서 택배기사들은 월 평균 5천165건, 하루 평균 255건의 택배를 처리하고 있다. '번아웃'에 몰릴 수 없는 상황이어서 올 상반기만 7명의 택배기사가 과로로 숨졌다.택배기사들이 분류작업에서 손을 떼면 배송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추석때 귀향하지 않고 선물을 보내는 가정도 많아 여느해보다 택배 폭주가 예상된다. 정부가 긴급 인력 1만명을 투입해 추석 배송 대란을 막겠다고 하지만 미봉책일 뿐이다. 일단은 정부와 업계, 택배노동자들이 협의를 통해 집단행동을 벌이지 않는 게 급선무다. 일단 한 고비 넘겨놓고, 분류작업에 대한 법률적 명시와 택배기사 근로조건 개선 등 구조적인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20-09-20 15:33:47

[사설] 위기 넘긴 택배 파업 대란, 이제 구조적 대책을

[사설] 위기 넘긴 택배 파업 대란, 이제 구조적 대책을

추석 연휴를 코앞에 두고 택배 분류 작업 거부를 선언했던 택배 기사들이 정부의 인력 충원 등 대책 약속을 받아들여 집단행동 방침을 하루 만에 철회했다. 택배 기사들이 파업을 강행했다면 추석 연휴 택배 대란이 벌어질 뻔했는데, 다행스러운 일이다. 일단 한숨을 돌렸으니 이번에 불거진 택배업계의 잘못된 관행에 대한 구조적이고 장기적 대책 마련을 함께 고민할 시기가 됐다.당초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택배 분류 작업 거부 방침을 밝힌 것은 택배 기사들이 자신들의 고유 업무가 아닌 택배 분류 작업을 보상도 없이 맡아 처리하면서 극한의 과로로 내몰리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비대면 소비 급증으로 택배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택배 기사들이 하루 근무시간(13~16시간) 가운데 절반 가량을 분류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논란이 빚어진 이유는 분류 작업이 택배 기사 고유 업무인지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28년 전 국내에 택배 서비스가 도입된 이후 택배 기사들이 분류 작업을 관행적으로 맡아왔는데 올 들어 팬데믹 여파로 택배 물량이 폭증하면서 택배 기사들의 불만이 폭발한 셈이다. 배송 건당 수수료가 택배 기사들의 수입을 결정하는 국내 택배업계 구조적 문제를 고려했을 때 예견된 갈등이라고 볼 수 있다.사실, 택배 기사들은 엄청난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올 들어서만 택배 물량이 30% 이상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택배 기사 증가율은 연평균 5.6%에 그쳤다. 한 달 평균 택배 물량이 3억 건에 육박하면서 택배 기사들은 월 평균 5천여 건, 하루 평균 250여 건의 택배를 처리하는 등 살인적 노동 강도에 노출되고 있다. 올 상반기만 7명의 택배 기사가 과로사할 정도로 '번아웃' 상황인 것이다.일단 급한 위기는 넘겼지만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책위가 "정부와 택배업계가 약속한 분류작업 인력 투입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다시 한번 특단의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긴 탓이다. 따라서 정부와 택배업계, 택배 노동자 측은 분류 작업에 대한 법률적 명시와 택배 기사 근로조건 개선 등 구조적인 대책을 놓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택배 기사 과로 문제를 협의할 기구 또는 태스크포스 등을 구성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2020-09-19 06:30:00

[사설] 코로나 재확산에 혈액 수급 비상, 시민 헌혈 참여 절실하다

[사설] 코로나 재확산에 혈액 수급 비상, 시민 헌혈 참여 절실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헌혈자가 크게 줄면서 대구경북의 혈액 수급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 지난 3월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당시 혈액 부족으로 한 차례 큰 위기를 겪은 이후 6개월 만에 또다시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이다. 현재 대구경북 혈액 보유량은 3.4일 분으로 적정 보유량 기준인 5일 분을 밑돌고 있어 이런 혈액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응급환자 수술 등 신속한 대응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이 공개한 지난달 하루 평균 헌혈자는 640명이었다. 지난 2월 대구지역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당시 하루 평균 헌혈자가 246명까지 떨어졌으나 차츰 회복세를 보인 결과다. 그런데 최근 '대구형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방역 수칙 강화로 지난 한 달간 학교나 군부대 등 단체 헌혈이 무더기로 취소되면서 이달에는 하루 400~500명대로 감소했다. 혈액 부족 상황이 이어지자 혈액원은 '관심' 단계에 진입한 혈액 수급 위기관리 상황을 눈여겨보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지난 3월 대구경북 혈액 보유량은 1.5일 분까지 떨어졌다. 당시 부족한 혈액은 부산경남 등 인근 지역에서 공급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세가 특정 지역을 벗어나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지역마다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16일 기준 전국 혈액 보유량 역시 3.8일 분으로 3.4일 분의 대구경북과 비교해 조금 나은 형편이다.지역의 혈액 수급이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가려면 헌혈 인구의 빠른 증가세가 관건이다. 현재 다른 지역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현실이어서 시도민의 적극적인 헌혈 참여 등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헌혈 과정에서 밀접 접촉이 우려돼 누구나 단체 헌혈을 꺼리는 심정은 같다. 하지만 헌혈자 분산과 철저한 소독을 통해 감염을 충분히 막을 수 있고 질병관리청이 밝힌 대로 혈액을 통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력도 매우 낮은 만큼 시도민의 자발적인 헌혈 의지와 참여 정신이 요구되는 때다.

2020-09-18 06:30:00

[사설] 秋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빗대다니, 갈 데까지 갔다

[사설] 秋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빗대다니, 갈 데까지 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덮으려는 여권의 행태는 시간이 갈수록 의혹이 사실로 접근해 가고 있는 데 따른 초조함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런 흐름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추 장관 아들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했다는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의 망발은 그런 초조함과 절박감을 집약해 보여준다.서 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해 야당과 언론은 의혹을 사실로 뒷받침하는 '팩트'를 찾아내 제시하고 있는 반면 여당은 이를 반박할 반대 증거는 제시하지 못한 채 억지와 궤변으로 서 씨를 옹호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강도는 갈수록 세지고 있다.'서 씨의 병가는 미군 규정과 한국군 규정 모두 적용받는다'고 하며 '카투사는 편한 군대여서 휴가를 갔느냐 안 갔느냐는 문제가 안 된다'고 한다. 휴가 미복귀를 제보한 당직 사병을 범죄자라고 하고, '카톡으로 휴가 연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 '가족이 국방부에 전화한 것이 청탁이라면 동사무소에 전화한 것도 청탁이냐'고 하며.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서 씨 휴가 의혹을 제기한 야당 의원들을 '쿠데타 세력'이라며 '국회에 와서 공작을 벌인다'고 한다.모두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증명하지 못해 안달하는 추한 모습이다. 박 대변인의 망발은 이런 충성 경쟁의 자연스러운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저마다 충성 발언에 강도를 높이다 보니 급기야 서 씨를 안 의사에 빗대는 '막장'까지 온 것이란 얘기다. 전직 대통령의 말을 빌리면 이쯤 되면 막가자는 것이다. 권력을 내놓기 싫어 발버둥칠 때 나타나는 '말기 증상'이 조기에 연출되고 있는 양상이다.박 대변인은 망발이라는 비판이 일자 '유감'이라고 했다. 오만하기 짝이 없다. '유감'은 사과가 아니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빠져나가려는 말장난이다. '사죄한다'고 분명히 말하고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이란 즉각 사퇴다.

2020-09-18 06:30:00

[사설] ‘秋 사태’로 나라 만신창이…文대통령 분명한 입장 밝혀라

[사설] ‘秋 사태’로 나라 만신창이…文대통령 분명한 입장 밝혀라

조국 전 장관에 이어 추미애 장관까지 두 명의 법무부 장관이 자녀 문제로 대한민국을 만신창이(滿身瘡痍)로 만들었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의혹들, 얼토당토않은 언행으로 총력 비호하는 정권 행태 등 '조국 사태'와 '추미애 사태'가 판박이처럼 닮았다. 법치(法治) 수호자인 법무부 장관의 연이은 일탈과 추락에 국민은 참담하기 그지없다.'조국 사태'와 마찬가지로 '추미애 사태' 역시 근본 책임은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 흠결 있는 사람을 장관으로 기용한 장본인은 문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정권 비리를 향한 검찰 수사를 무마시키려는 급한 마음에서 아들 문제 등 추 장관에 대한 제대로 된 인사 검증 없이 장관으로 발탁한 것 아닌가 의심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조국 사태'에 이어 1년 만에 '추미애 사태'를 초래한 문 대통령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하지만 나라를 뒤흔드는 '추미애 사태'에 대해 문 대통령은 말이 없다. 그동안 기무사 계엄령 문건, 장자연 사건 등 야권에 불리해 보이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온갖 참견을 하고, 8·15 광화문 집회에 대해선 현행범 체포·구속영장 청구 등을 언급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혹시 자신을 대리해 정권 비리 수사팀을 날려버린 인사를 한 추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기 때문인가.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추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요청에서 "개혁성을 바탕으로 국민이 희망하는 법무·검찰 개혁을 이뤄낼 적임자"라며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조국 사건 등 권력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은 데 이어 아들의 군 특혜 의혹으로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추 장관을 문 대통령은 아직도 법치국가 확립의 적임자로 보고 있나. 추 장관 아들 의혹은 병역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진실 규명이 중요하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문 대통령의 침묵은 비위(非違)를 옹호한다는 의심을 살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이제라도 '추미애 사태'에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2020-09-18 06:30:00

[사설] 코로나 확산 막으려면 추석 귀성과 대규모 집회 자제해야

[사설] 코로나 확산 막으려면 추석 귀성과 대규모 집회 자제해야

한 달 넘게 세 자릿수 확진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추석 연휴 귀성과 개천절 집회가 코로나 방역에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명절 대이동과 대규모 군중집회가 코로나 확산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이에 정부는 2017년부터 시행해 온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조치를 올 추석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귀성·성묘객 증가로 인한 코로나 감염 확산을 조금이라도 줄이겠다는 취지다.정부의 이런 방침과 이동 자제 권고 때문인지 시민들도 올 추석만큼은 이동을 최소화하고 연휴를 집에서 보내겠다는 공감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직접 벌초에 나서는 대신 벌초 대행업체에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고, 일부 공원묘지의 경우 성묘를 자제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유족에게 보내며 감염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성군은 추석을 앞두고 홀몸노인들의 안부 영상을 촬영해 객지 자녀에게 보내는 등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국가 전체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을 때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는 등 비상한 결단은 비단 현대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그제 한국국학진흥원이 공개한 '하와일록' '초간일기' 등 조선시대 여러 고문헌에도 역병 때문에 부득이 명절 차례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이 확인된다. 천연두 역병이 돌자 마을 사람들이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결정하거나 각 집안마다 차례를 건너뛰는 경우가 많았는데 현 코로나 상황에서도 주목할 대목이다.귀성 문제도 그렇지만 일부 단체가 추진 중인 개천절 집회 또한 큰 걱정거리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광복절 집회와 같은 집단 감염의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천절 집회를 제한하는 게 마땅하다"며 "만약 집회를 강행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때일수록 나 자신, 내 가족이 아니라 주위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정부 방침에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게 바른 자세다. 이런 성숙한 시민의식만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2020-09-17 06:30:00

[사설] 탈원전 정책 고집하는 정부…국가 미래 망치는 짓

[사설] 탈원전 정책 고집하는 정부…국가 미래 망치는 짓

산업통상자원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내년도 원전해체기술 개발 예산 8천700억원의 예산 타당성 심사를 요청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로 원전해체기술 개발 예산은 2019년 30억원에서 올해 151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내년엔 올해보다 무려 57배나 증가한 예산을 편성하려고 정부가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이와 반대로 정부는 내년도 원전핵심기술 개발 예산을 올해 648억원에서 86억원 줄어든 562억원을 책정했다. 문 정부 첫해 전년보다 7% 삭감되며 636억원을 기록했다가 내년에 처음으로 500억원대로 줄었다. 정부는 원전핵심기술 개발 명목 예산을 단계적으로 일몰시킬 방침이다.정부가 원전해체기술 개발 관련 예산은 크게 늘리는 반면 원전핵심기술 개발 예산을 줄이는 것은 탈원전 정책을 계속 고집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원전해체산업을 조기에 육성해 탈원전 정책으로 말미암은 부작용·폐해를 상쇄하고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포석도 깔렸다.하지만 경제적 효과가 창출되는 먹거리 산업인 원전건설 시장을 포기하고 투자 효과가 의문시되는 원전해체 시장에 뛰어들려는 정부 계획은 우려가 크다. 원전해체를 먹거리로 삼기에는 시장 규모가 턱없이 작기 때문이다. 세계 원전해체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70조원 수준인 반면 원전건설 시장은 30년간 500조~600조원에 달할 것이란 게 세계원자력협회(WNA)의 추산이다. 시장 규모나 경제 효과 면에서 원전해체는 원전건설과는 비교가 안 된다. 오죽하면 "원전해체 시장은 쓰레기봉투와 쓰레기매립지 사업" "신차가 아닌 폐차 산업에 치중하는 꼴"이란 말이 나오겠나.한국이 원전해체에 한눈을 파는 사이 미국·중국 등은 원전건설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비교 우위에 있는 원전건설 기술을 따라잡히면 원전 수출길은 완전히 막힐 수밖에 없다. 정치 논리에서 결정된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원전산업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국가 미래를 망치는 참담한 일이 지금 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다.

2020-09-17 06:30:00

[사설] 추미애 부부 민원 녹취 파일, 국방부는 왜 모른 척했나

[사설] 추미애 부부 민원 녹취 파일, 국방부는 왜 모른 척했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부부가 아들 서모 씨의 휴가 연장 청탁 전화를 한 혐의를 입증할 핵심 단서인 녹취 파일이 군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15일 국방부 압수수색에서 국방부 민원실 녹취 파일 1천여 개를 확보했는데 이 중에는 서 씨의 1차 병가가 끝나는 6월 14일 추 장관 부부 중 한 사람이 서 씨의 휴가 연장을 위해 국방부에 전화로 문의한 녹취 파일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또 군 고위 관계자도 검찰의 압수수색 당일 "서 씨의 휴가 연장을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 문의한 녹취 파일이 국방부 내 국방전산정보원 메인 서버에 저장돼 있다"고 언론에 밝혔다. 군은 그동안 민원인과의 통화 내용은 3년 동안 보관한 뒤 폐기하도록 돼 있는데 이에 따라 추 장관 부부 중 한 사람의 음성이 담긴 녹취 파일도 보존 연한 만료에 따라 올해 6월 자동 삭제됐다고 설명해왔다.결국 추 장관 부부의 청탁 녹취 파일은 국방부 민원실 저장 장치에서는 폐기됐지만 군 중앙 서버에는 남아 있다는 사실을 국방부는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중앙 서버에 녹취 파일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일절 함구해 왔다.이는 국방부가 녹취 파일의 존재를 숨기려 했다는 의심을 지우지 못하게 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행태는 이런 의심을 강력히 뒷받침한다. 정 장관은 국방부 관계자가 문제의 녹취 파일이 보존 연한이 지나 파기했다는 언론 보도와 군 안팎의 관측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녹취 파일의 파기를 기정사실로 굳히려는 의도적 침묵이라고밖에는 설명이 어렵다.14일 정 장관은 녹취 파일의 존재에 대해 왜 모르쇠로 일관했느냐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의 추궁에 "저희가 자료가 없다고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답변했다. 국방부 장관이라는 직위에 오물을 끼얹는 비겁하고 구차한 변명이다. '녹취 파일'의 존재 확인은 서 씨의 휴가 미복귀를 합법으로 포장하는 데 급급한 국방부의 행태와 맞물려 국방부가 또 무엇을 숨기고 있느냐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2020-09-17 06:30:00

[사설] 남구체육회 갈등과 의혹, 철저히 진상 규명해야

[사설] 남구체육회 갈등과 의혹, 철저히 진상 규명해야

지난해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체육회 간부를 둘러싼 여러 의혹의 내부 민원 제기와 의회의 사무감사 지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대구 남구체육회의 모습이 보기 흉하다. 1년 넘도록 뭇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못해 해를 넘긴 데다 최근에는 체육회 내 집단 따돌림 피해 등을 호소하는 또 다른 민원까지 겹쳐 민선 체육회장 원년부터 볼썽사나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재정 지원을 받는 체육회의 자정 능력까지 의심받게 됐다.지난해 6월부터 남구체육회는 체육회 내 갑질과 성추행 논란, 사무국장 업무추진비 사유화 의혹, 사무국장 정년 보장 문제 등을 두고 심각한 갈등을 겪어왔다. 경찰에도 익명의 수사 의뢰 고발장이 접수되기도 했다. 하지만 진상 규명은 흐지부지였다. 그러니 내홍은 격해진 데다 이번에는 집단 왕따 피해 호소 민원에 따른 직원 간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까지 번지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이에 대구시체육회가 뒤늦게 지난달 24일부터 민관합동조사에 들어갔지만 여러 의혹의 진상을 과연 분명하게 밝힐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물론 제기된 문제에 대한 조사 권한의 한계가 있겠지만 이번 남구체육회의 사례는 대구의 다른 체육회에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철저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필요할 경우 수사 기관의 개입을 통해 제대로 의혹을 풀도록 후속 조치 마련에 나서야 한다. 결코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이번 시체육회의 합동조사를 통한 진상 규명과 함께 남구체육회에 예산을 지원하는 남구청도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 구청이 재정을 지원할 뿐이라며 방관하는 자세는 옳지 않다. 구청의 체육회 지원 역시 국민 세금으로 이뤄지는 만큼 그릇된 운영과 쓰임을 그냥 둘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이에 앞서 무엇보다 먼저 남구체육회의 진정한 자기반성부터 있어야 한다. 또한 자정 능력을 갖추는 일도 급선무이다. 이 같은 과제가 잘 풀리지 않으면 지금 벌어지는 부끄러운 자화상의 되풀이는 피할 수 없다.

2020-09-16 06:30:00

[사설] 秋 한 사람 구하려고 국가기관 이렇게 망가뜨려도 되나

[사설] 秋 한 사람 구하려고 국가기관 이렇게 망가뜨려도 되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 비호에 여당은 물론 국가기관까지 총동원되고 있다.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추 장관 한 사람 구하려고 엄정해야 할 국가기관을 망가뜨리는 일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국민권익위원회는 추 장관의 직무와 아들의 군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이해충돌과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8개월 동안 아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에 자신과 가까운 검사들을 넣고 빼며 인사권을 휘두른 추 장관과 그로부터 인사 혜택을 받은 동부지검 검사들이 진행 중인 아들 관련 수사 사이에 이해충돌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 인사권을 틀어쥔 추 장관이 아들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과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해석이다. 이해충돌과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하면 추 장관이 자리를 지키기 어려우니까 이런 해석을 내놓은 것 아닌가. 국민 권익을 보호하는 권익위가 비리를 덮으려 한다는 비판이 안 나올 수 없다.권익위 판단은 불과 1년 전 조국 전 장관 때와는 정반대다. 당시 권익위는 조 전 장관이 현직 법무부 장관인 상태에서 부인을 비롯한 일가 문제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하는 상황은 사적인 이해충돌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해석을 내렸다. 유사한 사안을 두고 권익위가 180도 다른 판단을 내리자 전현희 권익위원장이 '정권 맞춤용' 해석을 내놓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이고, 추 장관 보좌관 출신이 비상임위원이다 보니 권익위가 추 장관과 정권 입맛에 맞는 판단을 내린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과 국방부 차관 등의 회동 다음 날 국방부는 추 장관 아들의 휴가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서울동부지검은 8개월이나 사건을 뭉개고 중요한 진술을 고의 누락했다는 의혹을 사는 등 억지춘향식 수사를 하고 있다. 추 장관 한 사람 지키려고 국민 신뢰가 생명인 국가기관을 이렇게 무너뜨려도 되나. 이런 게 이 정권이 그토록 성토했던 '국정 농단' 아닌가.

2020-09-16 06:30:00

[사설] 이런 법무부 장관 보는 것, 국민에겐 고통이다

[사설] 이런 법무부 장관 보는 것, 국민에겐 고통이다

아들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14일 국회 답변은 부인에 궤변에 자리합리화의 범벅이었다. 공직자가 견지해야 할 윤리 의식과 품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사람이 법무부 장관 자리에 눌러앉아 있는 사실 자체가 국격(國格)의 추락이라는 개탄이 나오는 이유다.가장 어이없는 말은 자신과 아들이 휴가 미복귀 논란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의혹을 검찰이 신속히 수사하지 않아서 그렇게 됐다는 것이다. 추 장관의 말대로 검찰은 신속히 수사하지 않았다. 8개월 동안 뭉갰다. 왜 그랬을까? 법무부 장관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검찰 인사권을 마구 휘두른 추 장관의 서슬에 눌려 검찰이 알아서 기었을 것이란 얘기다. 모든 정황은 그렇다고 말한다.추 장관이 신속한 수사를 원했다면 얼마든지 가능했다. 수사지휘권 발동이다. 채널A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간의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은 윤석열 총장과 대검의 강력한 반발에도 수사지휘권을 행사했지만, 아들 사건은 8개월째 뭉개는데도 가만히 있었다. 그래 놓고 인제 와서 검찰의 수사가 늦어져 자신과 아들이 최대의 피해자라고 한다.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과 관련해 "정상적인 방식을 바꿔서 제비뽑기로 (아들을) 떨어뜨렸다"고 우긴 것도 실소를 자아낸다. 제비뽑기에서 떨어진 것은 그냥 떨어진 것이다. 제비뽑기로 특정인을 어떻게 떨어뜨리나.추 장관의 말은 제비뽑기가 '비정상적인 방식'이란 소리인데 추 장관의 생각일 뿐이다. 선발 방식을 제비뽑기로 바꾼 것은 추 장관 측도 의혹을 받는 외부 청탁이 하도 많아 공평을 기하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제비뽑기가 오히려 정상적인 방식 아닌가?'휴가 연장'에 대해 보좌관이 전화했는지 확인해 보았느냐는 질문에 "확인하고 싶지 않다"고 했고 남편이 전화했느냐는 질문에는 "주말 부부라서 물어볼 형편이 안 된다"고 했다. 무책임하고 구차한 말 돌리기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런 법무부 장관을 보는 것 자체가 국민에겐 고통이다.

2020-09-16 06:30:00

[사설] 태풍 피해 가득한 농촌 시름, 지원 손길에 정성 보태 덜어 줄 때

[사설] 태풍 피해 가득한 농촌 시름, 지원 손길에 정성 보태 덜어 줄 때

올 들어 잇따른 태풍으로 수확기를 앞둔 경북지역 농가 피해가 늘어나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과수 농업 피해가 심각하여 시·군 공무원을 중심으로 낙과(落果) 줍기 등 자원봉사 중이지만 일손 및 시간 부족으로 애를 태우고 있다. 또한 경북도가 사과나 배 등 떨어진 과일과 상처난 열과(裂果) 등의 일부 물량 긴급 수매에 나섰지만 충분하지 않아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무엇보다 경북지역에서는 앞선 태풍의 피해 복구조차 미처 끝내지 못한 상태에서 겹친 태풍 통과로 겹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쌀 생산 농가에서는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는 작업이 한창이고, 과수 농가에서는 가을 수확을 코앞에 두고 떨어지거나 상처난 과일의 수거는 물론 뒤처리로 저마다 고심이다. 게다가 이들 과일 수거 작업은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이 절실하나 농촌마다 인력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니 그저 난감할 뿐이다.시·군마다 공직자를 중심으로 각종 사회단체 등의 가용 인력 동원을 통한 자원봉사로 일손 돕기에 나서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다. 또한 지난 12일 제1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태풍 피해가 큰 경주에서 국회의원과 보좌진, 당원 등 300여 명이 떨어진 과일 줍기 등 자원봉사 활동을 벌이는 등 농촌 일손 돕기에 나서 농민들의 아픔을 나눴다. 경북지역 곳곳에서 이런 자원봉사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만큼 지역민의 동참과 관심이 절실하다.아울러 피해 과수 처리를 위한 정부의 관심과 재정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 급한 대로 경북도는 이달부터 20억7천만원을 들여 피해 과일에 대한 긴급 수매 사업을 실시키로 했으나 처리 물량은 5천180t에 불과하다. 사과 수매 물량 신청만 6천520t이니 피해 농가마다 아우성이고, 더 많은 물량의 수매를 바라지만 예산 부족으로 이는 불가능하다. 시름의 겹고통인 농촌 사정을 감안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까닭이다. 또한 이미 경북지역의 피해 농가 현장을 살핀 제1야당도 이에 힘을 보태길 촉구한다.

2020-09-15 06:30:00

[사설] 대구경북 상생 차원 접근하면 대구취수원 문제 해법 보일 것

[사설] 대구경북 상생 차원 접근하면 대구취수원 문제 해법 보일 것

대구 취수원을 다변화하자는 논의에 최근 들어 구미시가 전향적 태도를 보인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환경부 장관이 참석한 지난 10일 대구 취수원 다변화 논의 비공개 회담에 장세용 구미시장이 참석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지난 10년 동안 대구·구미 간 지역 갈등으로 깊은 교착 상황에 빠져 있는 대구 취수원 다변화 문제 해결에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만하다.이날 회의에서 3명의 자치단체장과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환경부가 지난달 초에 발표한 '낙동강 유역 통합 물관리 방안 연구용역'의 취지에 적극 공감하고 대구 취수원 다변화에 원만한 해결에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구상의 핵심은 대구가 필요한 하루 수돗물 58만t 가운데 30만t을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공급받고 나머지 28만t은 기존 문산·매곡 정수장에서 조달하되 초고도 정수 처리를 거친다는 내용이다.해평취수장으로의 취수원 다변화는 환경부가 제시한 3가지 방안 가운데 예산 및 수량 확보 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꼽혀왔다. 수량 확보가 안정적으로 가능하고 상수원보호구역 추가 지정 필요성이 없으며 대구 수돗물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하지만 난관은 남아 있다. 11일 구미 시민단체들이 "취수원 이전 논의에 앞서 낙동강 오염 방지 대책 마련에 노력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놓은 것만 보더라도 구미시민들의 기류 변화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결국 관건은 구미시민 설득이다. 해평 주민에 대한 경제 지원과 구미 발전을 위한 인센티브를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구미시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구미 5공단 성공 조성에 환경부와 대구시가 적극 나서는 것도 한 방편이다. 대구경북은 군위와 의성 간 극심한 지역 갈등으로 무산 위기까지 갔던 통합신공항 문제도 상생 차원에서 결국 해법을 도출해냈다. 대구 취수원 다변화 문제도 대구경북 상생 차원으로 접근하면 능히 해결할 수 있다.

2020-09-15 06:30:00

[사설] 秋 아들 등 소환조사…검찰 수사 결과 신뢰받을 수 있겠나

[사설] 秋 아들 등 소환조사…검찰 수사 결과 신뢰받을 수 있겠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특혜 휴가'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이 추 장관 아들 서모 씨를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또 서 씨의 휴가 미복귀와 관련 해당 부대에 청탁성 전화를 한 것으로 지목되는 추 장관의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보좌관도 소환조사했다. 사건 관련자들을 잇달아 소환조사하는 등 외견상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이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검찰이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을지 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서 씨 등에 대한 소환조사는 해당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이 지난 1월 추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한 후 사건이 서울동부지검에 배당된 지 약 8개월 만에 이뤄졌다. 추 장관 아들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와 추 장관의 입장문 발표가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이뤄졌다. 간단한 사건을 8개월 동안이나 뭉개온 검찰이 사전에 추 장관 측과 조율을 거쳐 아들 등에 대한 소환조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추 장관은 입장문을 통해 "(휴가)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적절한 언행이자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검찰 인사권을 쥐고 있는 법무부 장관이 대놓고 결백을 주장하고 나선 마당에 어떻게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나.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 보좌관이 전화로 휴가 연장을 문의했다는 부대 장교 진술을 고의 누락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는 등 수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지검장과 차장, 부장검사 등 지휘 라인이 추 장관이 발탁한 인사들로 바뀐 것도 수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추 장관 아들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수사팀을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검찰 수사팀이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더라도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추 장관이 즉각 장관에서 물러나고 특임검사나 특별검사 같은 독립적인 수사팀을 구성해 진실을 낱낱이 밝히는 것만이 이번 사태의 해결책이다.

2020-09-15 06:30:00

[사설] 평화시장 닭 골목 명품길 사업 갈등, 앞날 보면 풀 길 있어

대구 동구청이 국·시비 10억원을 들여 4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동구 신암1동 평화시장 내 닭 골목의 명품길 사업을 추진 중이나 한 기업과의 마찰로 갈등을 빚고 있다. 오랜 세월에 얻은 평화시장 내 차별화된 닭 골목 명성의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꾀하려던 구청의 명품길 사업이 한 입주 기업과의 출입구 문제로 진척을 보지 못해서이다. 갈등을 풀지 못하는 구청과 업체의 줄다리기가 안타깝다.동구청으로서는 지난 1972년 개설된 평화시장 앞에 형성된 인력시장에 나온 근로자들이 즐겨 찾던 애환이 서린 닭 골목의 전통이 세월 흐름과 함께 대구의 관광명소로 떠오른 만큼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은 의욕이 있다. 게다가 지난해 정부에서 추진한 '지역골목경제 융·복합 상권개발'에 뽑혀 국비와 시비 각각 5억원의 지원까지 받았으니 평화시장과 닭 골목 명품길 사업을 통한 시장 활성화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따라서 동구청이 최근의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의 골목 출입구가 3m에 불과해 과거와 달라진 환경으로 비좁고 교통 문제 등이 있는 만큼 8m 정도의 새로운 출입구를 마련해 접근성을 높이려고 구상한 것은 마땅하다. 물론 이런 동구청의 계획은 현재 출입구 주변 상가 입주 가게나 입구 건물 소유주 이해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주출입구 변경에 따른 기존 상가나 건물주로서는 종전에 누리던 혜택 등을 잃을 수도 있으니 반발할 수 있다.그러나 이번 같은 사업은 특정인보다 공동체 전체를 위한 목적인 만큼 개인의 이해와 어긋나기도 하기 마련이다. 사유 재산 침해는 막아야겠지만 시장 출입구 변경과 같은 경우 시장 입주 상인과 건물주 입장도 고려해야 하나, 더욱 중요한 사실은 시장을 찾는 소비자 입장 역시 무시되면 곤란하다. 소비자가 외면하는 시장은 존재할 수 없다. 요즘 전통시장마다 소비자의 발길을 끌기 위한 변신을 시도하는 까닭도 같다. 평화시장 닭골목 출입구 갈등 문제는 시장 전체와 공동체 앞날을 따지면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2020-09-14 06:30:00

[사설] 대구 도심의 초고층 주상복합 난립, 바람직하지 않다

[사설] 대구 도심의 초고층 주상복합 난립,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대구시가 중심상업지역의 주상복합 아파트 용적률을 400%로 제한하기로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나섰다. 시가 이 같은 방침을 밝힌 것은 몇 년 전부터 도심에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일조권 침해 민원과 정주 여건 악화, 도심 난개발 등 여러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주상복합 용적률 제한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릴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시가 조례 개정을 예고하자 중구 주민들이 반대 의견서를 대구시와 시의회에 제출하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섰고 건설사들이 동조하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상업지역에 업무 시설이 들어설 수요 기반이 태부족한 지역 경제 여건상 고밀도 주상복합이라도 지어서 구도심을 재생하고 건설 경기 활성화 선순환 효과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에도 일리는 없지 않다.하지만, 도심 상업지역에 초고층 주상복합이 너무 많이 들어서면 부(否)의 효과도 덩달아 커지게 된다. 지난해 대구시에 접수된 건축 관련 민원 가운데 일조권 침해 민원이 75%를 차지할 정도로 부작용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업무 시설이 들어서야 할 상업지역이 '베드타운'으로 변하는 것은 장기적 도시계획 목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좁고 번화한 상업지역에 초고밀도 아파트가 늘어나면 교육·교통 등 정주 여건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이 문제가 이처럼 커진 것은 2003년 대구시가 주상복합 및 오피스텔에 한해 중심상업지역 용적률을 최고 1천300%까지 높여준 것이 단초가 됐다. 최근의 아파트 가격 폭등세를 타고 주상복합 아파트 건축 붐이 인 결과, 현재 착공했거나 착공 예정인 40층 이상 주상복합아파트만 대구에 24곳이나 된다. 대구의 주택보급률이 104%를 넘어선 상황에서 업무 시설 수요가 없다고 상업지역에 주거용 건축물을 잔뜩 짓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 중심상업지역의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은 단기적으로 건설 경기 활성화와 인구 유입 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후유증이 더 크기 때문이다.

2020-09-1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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