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테크노폴리스 연구시설 분양률 용도변경이 해답"

대학·국책연구기관 포진에도 연구시설 분양률 56%로 저조
앵커기업 등 민간 연구소 유치 장애물 없애는 방식으로 접근
대경연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서 8개 유관기관 ‘공동이행협약’

지난달 달성군 대구테크노폴리스 전경. 매일신문DB 지난달 달성군 대구테크노폴리스 전경. 매일신문DB
25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대구테크노폴리스지구 활성화 방안 최종보고회'에서 김병태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의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5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대구테크노폴리스지구 활성화 방안 최종보고회'에서 김병태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의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 테크노폴리스의 연구시설용지가 50%대의 낮은 분양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묘수가 제시됐다.

연구개발특구 세부 용도구역 항목을 변경하자는 대구경북연구원(대경연)의 아이디어로, 대구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대구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등 관계기관도 협력의사를 밝히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분양률 저조, "용도변경으로 해결하자"

25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행정복지센터에는 대구테크노폴리스지구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 보고회가 열렸다. 대경연이 올 6월 착수한 이번 연구 용역은 연구시설 용지 분양율을 높이고 지구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달성군 유가읍 일대 약 725만여㎡ 면적에 조성된 산업, 연구개발 및 주거 기능을 갖춘 미래형 첨단복합단지인 테크노폴리스에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을 비롯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경권센터(ETRI),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대구센터,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국립대구과학관 등 대학과 국책연구기관이 포진해 있다.

하지만 연구시설용지의 분양률은 56%에 그친다. 주거, 상업, 산업, 지원시설 용지가 모두 95% 이상의 분양률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2017년 국토연구원의 전국 기업체 대상 설문조사결과 94.2%가 테크노폴리스로의 이전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LH대경지역본부의 '대구테크노폴리스 4단계 연구시설용지 활용방안' 조사에서는 2019년 이후 민간 연구시설 입주기업이 없는 걸로 나타나는 등 최근 실적이나 전망도 저조하다.

테크노폴리스 연구시설용지는 134만3천여㎡로 전체 면적의 18.5%에 달하는 점도 저조한 분양률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오송바이오메디컬지구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경제자유구역에서는 10% 미만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번 연구용역을 수행한 김병태 대경연 연구위원은 이에 더해 연구개발특구법에서 명시한 부지 양도제한 조항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연구개발특구법 제38조는 '부지의 취득가격에 그 취득일로부터 양도일까지의 기간 중 생산자물가 상승률 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민간기업 연구기관 유치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연구개발특구 지정을 해제하는 것도 쉽지 않다. 공청회, 연구개발특구위원회 등을 통해야 하는 절차가 복잡한 것이 문제였다.

대경연이 찾아낸 묘책은 연구개발특구 내 용도구역 변경이다. 특구 내 일부지역을 현행 '교육연구 및 사업화시설구역'에서 '산업육성구역'으로 변경하면 연구개발특구를 유지하면서도 양도가격에 제한이 없어지고 현행과 동일하게 연구개발특구법, 경제자유구역법을 적용 받는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승인을 거치면 돼 변경절차도 상대적으로 간편하다.

◆유사 사례 있고, 유관기관 협력의사 확인

이 방안이 앞서 지난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부산과학산업단지지구)에서 동일한 절차를 밟은 선례가 있는 것도 청신호다.

앞서 실무자급 회의를 포함해 7차례의 회의를 통해 의결이 조율됐으며, 회의에 참가한 관계 기관 대표들도 협력의사를 보였다.

용도변경을 통해 테크노폴리스로 다른 기업까지 불러들일만한 '앵커기업'이나 연구소기업의 유치가 가능하다면 연구시설 추가 유치의 선순환도 일으킬 수 있을 전망이다.

오영환 대구연구개발특구본부장은 "부산 센텀시티나 서울 마곡지구도 상업용지를 연구용도로 분양하는 등 유연성을 발휘했다. 산업구조 재편에 따라 공장이 '캠퍼스' 개념으로 변하고 있다. 내년 2월이면 대구연구개발특구 지정 10년을 맞는데,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도 있지 않나. 건드리지 않을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연구시설용지 주요 수요자로 꼽히는 지역대학들도 힘을 보탤 방침이다. 특히 디지스트는 '비슬밸리스타트업파크'라는 이름의 산학협력캠퍼스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디지스트 관계자는 "2004년 설립 이후 산학협력동 건물 공간이 실질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카이스트의 경우 본원과 별개로 산학협력 캠퍼스를 26만여㎡ 규모로 두고 있다. 우리도 비슷한 용도의 공간을 가급적 테크노폴리스 내 미분양시설 용지를 활용해 만들어서 학생들의 창업공간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교수나 연구원이 창업 학생들의 멘토역할을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졸업생들이 다른 지역이나 국가로 인재가 유출되는 현상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경북대는 산림청 국가산림치유센터 유치, 스마트팜 관련 사업도 구상하는 등 기존 확보 부지에 대한 활용계획을 구체화하는 한편 추가 사업 가능성도 타진하기로 했다.

계명대는 수소아카데미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장 조성 및 기술창업센터 유치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8개 유관기관 '공동이행 협약'

8개 유관기관은 이날 '대구테크노폴리스지구 활성화를 위한 유관기관 공동이행 협약서'에 서명하고 협력을 다짐했다.

협약에 따라 대구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대구연구개발특구본부, LH대구경북본부는 연구개발특구 관리계획상 용도구역 일부 변경을 위해 적극 협력하고, 달성군은 테크노폴리스 내 상가공실률 완화를 위해 공원 및 녹지의 활용방안, 편의시설 및 인프라 조성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또 대구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대구연구개발특구본부, LH대구경북본부는 함께 협력해 테크노폴리스 내 연구시설용지를 대상으로 기업유치 및 용적률 조정 등을 적극 추진한다.

경북대, 계명대, 디지스트는 테크노폴리스내 대학부지 활성화를 위해 구체적인 후속 이행방안을 마련하고, 각종 산학협력사업을 적극 유치하기로 했다.

김병태 대경연 연구위원은 "관계들이 대경연의 연구용역 종료 직후부터 6개월 정도 TF를 구성해 향후 과제를 지속적으로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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