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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한잔해~] 30년 전 동대구역에 유료 화장실이?

대구역 제낀 동대구역 50년 역사 "내년 서대구역 도전 받는다"

1970년대 동대구역 대합실. 매일신문DB
1970년대 동대구역 대합실. 매일신문DB
1973년 동대구역 앞 광장. 매일신문DB
1973년 동대구역 앞 광장. 매일신문DB

대구를 대표하는 대중교통시설인 동대구역의 과거를 매일신문이 마련한 옛날 영상과 사진으로 전합니다.

▶동대구역은 대구시민들이 아시다시피 대구에서 가장 큰 역입니다. 가장 큰 도시철도역인 반월당역,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침체돼 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급성장하던 대구국제공항과 비교해도 동대구역은 생각보다 '엄청난' 교통시설입니다.

2018년 기준 철도통계연보에 따르면 일일 평균 승객 수가 서울역(9만2천876명)에 이어 전국 2위(6만5천326명)입니다. 3위는 부산역(5만8천569명)입니다. 참고로 대구역은 17위(1만5천343명)이고요.

각종 전국 2위 기록은 보통 우리나라 2번째 도시 부산이 갖고 있고, 인구로는 전국 3위 자리를 인천에 빼앗긴 대구가 보유한 몇 안 되는 전국 2위 기록입니다.

그래서 동대구역은 대구의 관문이기도 하지만, 영남의 관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1970년대 동대구역 설 열차표 예매 행렬. 매일신문DB
1970년대 동대구역 설 열차표 예매 행렬. 매일신문DB
'설 연휴 열차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2017년 1월 10일 오전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많은 시민들이 줄을 서서 고향가는 열차표를 구입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설 연휴 열차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2017년 1월 10일 오전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많은 시민들이 줄을 서서 고향가는 열차표를 구입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동대구역은 1969년부터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이때는 일부 시설만 지어졌고, 전체 시설이 완공된 것은 1971년입니다. 그래서 지난해 2019년을 동대구역 개장 50주년으로 보기도 하고, 내년 2021년을 50주년으로 봐야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아무튼.

역사(歷史 및 驛舍)가 50년이나 됐지만 변치 않은 모습도 있고, 그만큼 달라진 모습도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설, 추석 같은 명절이면 인파로 가득합니다. 또한 명절을 앞두고 기차표를 예매하려고 줄을 서는 모습은 온라인 예매가 많아진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있고, 과거엔 더 심했지요.

주변에 택시가 낮과 밤 가리지 않고 북적이는 것도 같은데, 택시 수는 현재 더 많아졌습니다. 참고로 대구는 택시 공급 과잉 정책 때문에 인구 대비 택시가 많은 도시이기도 합니다.

1970년대 동대구역 앞 택시들. 매일신문DB
1970년대 동대구역 앞 택시들. 매일신문DB
2019년 동대구역 택시승강장에 줄지어 선 택시들. 매일신문DB
2019년 동대구역 택시승강장에 줄지어 선 택시들. 매일신문DB

▶달라진 모습도 꽤 있습니다.

옛날엔 자가용 없는 집이 많았지요. 비행기 타고 제주도 아니면 해외로 여행 가는 일도 흔치 않았고요. 그래서 여름 피서철이면 전국 곳곳 피서지로 떠나는 인파가 동대구역에 몰렸습니다. 아예 동대구역 주변이 시민들의 여름 하룻밤 피서지가 되기도 했습니다.

야간통행금지, 일명 '통금'이 있었던 1982년까지 대구 시내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넓은 공간인 대합실이 있었던 동대구역은 젊은이들의 야간 피신처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정서상 흔치 않은 유료화장실이 동대구역에 있었다고 합니다. 1972년 기준 사용료는 ?원이었습니다.(동영상 참고) 당시 짜장면 가격이 30원 정도 했다고 합니다. 또 동대구역에는 1990년대 초반 유료휴게실도 잠시 운영된 적 있습니다.

동대구역 광장의 쓰임도 좀 달랐습니다. 과거에는 각종 환영식이 많이 열렸습니다. 경북고 야구단과 남다른 인연이 있습니다. 매일신문은 경북고 야구단의 1979년 황금사자기 33회 대회 우승 환영식, 1981년 청룡기 36회 대회 우승 환영식 등을 취재해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카 퍼레이드를 비롯한 환영식 문화가 좀 사라진 요즘 동대구역 광장은 최근 각종 행사, 특히 정치 집회 핫 플레이스입니다. 원래 주로 동성로에서 많이 열리던 집회가 동대구역 광장으로도 분산된 모습입니다.

1980년대 동대구역 승강장 피서 떠나는 인파. 매일신문DB
1980년대 동대구역 승강장 피서 떠나는 인파. 매일신문DB
1981년 제36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선린상고를 6대5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한 경북고가 동대구역 앞에서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시민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매일신문DB
1981년 제36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선린상고를 6대5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한 경북고가 동대구역 앞에서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시민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매일신문DB

▶철도역만 있던 동대구역은 2016년 12월 고속버스터미널과 대구 신세계(신세계백화점 대구 법인)가 함께 자리한 동대구복합환승센터가 바로 옆에 개장하면서 위상을 좀 더 높였습니다.

그런데 내년 도전자가 나타날 전망입니다. 바로 서대구역이 문을 엽니다.

시간을 되돌려보면 이렇습니다. 대구역이 1905년 개장했습니다. 이어 64년만에(1969년 기준) 동대구역이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이어 다시 52년만에 서대구역이 들어서는 것입니다.

반세기 단위로 새로운 철도역이 필요해진 게 대구라는 도시의 운명인 것 같습니다.

역사는 반복될까요? 후배(동대구역)가 선배(대구역)의 설 자리를 꽤나 빼앗은 과거를 되풀이할까요? 또는 그 반대 사례가 나올까요?

아니면 공존할까요? 예컨대 대구역은 지금처럼 대구와 그 주변을 섬세하게 연결하고, 동대구역도 계속 영남의 관문 역할을 하고, 서대구역은 동대구역의 수요를 좀 분담하면서 공항철도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의 연결고리가 되고요.

아무튼 대구역, 동대구역, 서대구역. 이렇게 대구가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철도역 트로이카(3곳 체제)'가 곧 시작됩니다.

1969년 건립된 동대구역의 공사 당시 장면. 매일신문DB
1969년 건립된 동대구역의 공사 당시 장면. 매일신문DB
1970년대 동대구역 전경. 매일신문DB
1970년대 동대구역 전경. 매일신문DB
현 동대구역 전경. 매일신문DB
현 동대구역 전경. 매일신문DB
현 대구역 전경. 매일신문DB
현 대구역 전경. 매일신문DB
2020년 서대구역 공사 현장. 매일신문DB
2020년 서대구역 공사 현장. 매일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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