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 수수료 개편…'요기요'와 합병 가능할까?

정액제→정률제 개편 방침 거센 반발 불러, 대표 사과에도 논란 여전
DH 국내 배달앱 시장 98.7% 장악, 소비자단체 설문조사서 86.4% 합병 반대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서 개편수수료·정보독점 집중 조사”

요금체계 방식 변경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배달 앱 국내 1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서울 송파구 본사 모습. 연합뉴스 요금체계 방식 변경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배달 앱 국내 1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서울 송파구 본사 모습. 연합뉴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배민)이 이달부터 기존 정액제(월 8만8천원) 수수료 체계를 정률제(주문 매출의 5.8%)로 바꾸자 가맹점은 물론 소비자도 거센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배민이 공식 사과와 개선책 마련을 약속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코로나19로 폐업까지 고민하는 시기에 적절치 않은 처사"라는 비판이 이어지며 '배민 불매운동'으로까지 사태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한 푼이 아쉬운데 배달 수수료 인상이라니"

대구 북구에서 피자집을 운영하는 A(41) 씨는 배민의 수수료 체계 개편안을 보고 계산기를 두드렸다가 이내 좌절했다.

A씨는 월평균 매출 250만원 가량을 배민 앱으로 주문받는다. 기존 체계에서는 배민 수수료로 정해진 8만8천원만 내면 됐지만, 바뀐 체계에서는 14만5천원을 내야 한다. A씨는 "바뀐 요금제로 수수료를 덜 내는 가맹점이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며 "코로나19 때문에 한 푼이 아쉬운데 배달 수수료까지 높아진다니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A씨 말처럼 새 요금제에서 수수료가 인하되려면 월 주문 매출이 150만원(수수료 8만7천원) 선이어야 한다. 이마저도 기존과는 1천원 차이뿐이라 월 매출이 100만원(수수료 5만8천원) 이하는 돼야 기존 체계보다 수수료를 3만원 덜 내는데 이런 곳은 드물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근 논평에서 배민 수수료 개편을 비판하며 "유래를 찾기 힘든 일방적인 인상"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진행 중인 우아한형제들(배민 운영사)과 딜리버리히어로(DH)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꼼수 가격 인상을 상세히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범준 배민 대표는 지난 6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운 상황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하며 개선책 마련을 약속했다. 배민 측은 새 수수료 체계인 오픈서비스의 수수료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3~4월에 부과된 비용의 절반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배민+요기요 합병에 빨간 불

급기야 공정위도 배민 수수료 개편 논란에 우려를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국내 배달앱 2위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업체 DH가 배민을 인수한다고 발표한 뒤 두 업체는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합병 대상 2개 회사의 매출이 일정 규모 이상이면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 한다.

김재신 공정위 사무처장은 최근 "합병 심사 도중 수수료 체계를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업체의 시장 지배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적인 사례"라고 언급했다.

공정위가 기업결합 심사에서 개편된 수수료 체계가 가맹점에 미치는 영향과 소비자에 전가될 부담 등에 대한 강력한 조사를 예고하면서 배민과 요기요의 합병이 불허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는 또 기업결합 심사의 핵심 요소로 배민과 요기요의 독점에 가까운 시장지배와 정보 독점 문제도 주목하고 있다. 데이터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두 업체의 시장 장악률은 98.7%로 나타났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도 양사가 운영 중인 요기요, 배민, 배달통 등 빅3 배달앱의 정보량이 96.74%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덮여 잠잠하던 배달앱 공룡의 탄생(합병)이 뜻밖에도 수수료 이슈로 불타올랐다"며 "여론이 냉담해 공정위가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배민과 요기요 합병 설문조사. 소비자시민모임 제공. 배민과 요기요 합병 설문조사. 소비자시민모임 제공.

◆소비자 "합병하면 가격 인상 우려"

이런 상황에서 일반 소비자도 배민과 요기요의 합병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 2월 25일부터 3월 10일까지 배달앱 이용 경험이 있는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표본오차 95% 신뢰수준, 오차범위 ±4.4%p)을 진행한 결과, 86.4%가 합병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합병 반대 이유(복수 응답)는 ▷독점시장 형성으로 인한 음식 가격 및 배달료 인상(82.9%) ▷사업 혁신이나 서비스 향상 동기 저하(46.3%) ▷쿠폰과 이벤트 등 소비자 혜택 감소(40.5%) 순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91.2%는 향후 배달앱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고, 85.6%는 배달앱 사업자가 많아지면 서비스 경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합병이 이뤄질 경우에는 한 사업자가 배달앱 시장 대부분을 차지해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응답은 81.0%에 달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시민모임은 "소비자의 식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배달앱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며 "(합병으로 인한) 독점적 지위 생성에 대해 소비자 우려가 크기 때문에 공정위는 외식업계 종사자와 소비자 권익 보호를 철저히 따져 심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민과 요기요 합병 설문조사. 소비자시민모임 제공. 배민과 요기요 합병 설문조사. 소비자시민모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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