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 앞두고 또 대형마트 '의무휴업' 논란…왜?

대형마트 대부분 명절 직전 주말 27일 휴업, 대구 대형마트 3사 모두 휴업
일부 지자체는 추석 당일 휴업, 대형마트·노동자 모두 불만
"규제 개선 필요"…대형마트 명절 휴업법 발의

이마트 대구 만촌점 과일 매장. 매일신문DB 이마트 대구 만촌점 과일 매장. 매일신문DB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앞두고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 대부분대형마트는 의무휴업 규제에 따라 추석 직전 주말인 27일에 문을 닫아 상당한 매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추석 당일을 쉬는 대신 의무휴업일에 영업하게 해달라는 요구도 대구를 비롯한 상당수 지방자치단체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명절시즌마다 반복되는 의무휴업 요일변경 요청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국 대형마트 90%는 오는 27일 일요일에 매장 문을 닫는다. 의무휴업 요일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형마트 대부분은 매달 둘째, 넷째 일요일에 쉰다.

대형마트업계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명절 직전 주말에 선물세트 등 구매 수요가 집중되는 점을 감안해 전국 지자체에 요일 변경을 요청했지만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요일 변경을 허용한 일부 지자체도 27일이 아니라 내달 11일로 예정된 의무휴업일을 추석 당일인 내달 1일과 바꾸는 것으로 결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남 나주시와 무안군만 27일을 휴업일로 변경하고, 서울시 강동구와 경기 일부 지자체, 충남 논산시, 경남 창원·양산·김해시 등은 10월 의무휴업일을 추석 당일과 맞바꿨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구지역 대형마트 3사는 예외 없이 모두 27일에 휴업한다. 일부 대형마트가 대구시에 요일변경을 문의했지만 허락되지 않았다.

대구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추석 직전 주말은 명절시즌 매출의 15% 정도가 집중되기 때문에 하루만 쉬어도 타격이 크다"면서도 "쉬는 날을 바꾸면 좋겠지만 워낙 절차도 까다롭고 대구에서는 변경된 전례도 없어서 기대는 안 했다"고 털어놨다.

의무휴업 요일을 변경하려면 지자체 조례에 따라 유통상생협의회 회의에서 찬반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등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유통업계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지난 2012년 의무휴업이 도입된 이후로 매년 명절마다 요일변경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성사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올해도 요일변경 문의가 있었지만 구청별로 의견도 다르고 전통시장업계 설득도 필요해 실현되지 않았다"며 "지자체 입장에서는 충분히 융통성을 발휘하고 싶지만 이해관계가 다양해 요일 변경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의무휴업으로 문을 닫은 롯데마트 서울역점. 연합뉴스 지난 6월 의무휴업으로 문을 닫은 롯데마트 서울역점. 연합뉴스

◆묘수는 없나…반복되는 논란 이유는?

해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요일변경으로 시끄러운데도 해결이 어려운 이유는 그만큼 얽히고설킨 당사자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올해 설에도 체인스토어협회가 의무휴업일을 설 당일로 바꿔달라고 요청해 일부 지자체가 이를 허용했지만 이후 거센 반발을 감당해야 했다.

우선 대형마트가 원하는 대로 명절 직전 주말에 영업하고 설이나 추석 당일 쉬는 경우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측의 반대를 피할 수 없다.

반대로 명절 다음주 주말과 명절 당일을 맞바꿀 경우 대형마트 측과 마트 노동자 모두 득이 될 게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 대형마트 입장에선 이미 명절 구매 수요가 끝난 이후 휴업하면 매출 증대 효과를 보기가 어렵고, 마트 노동자 입장에선 명절을 지낸 뒤 누려야 할 휴식권을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1일 마트산업노조 경남본부는 창원·김해·양산시의 명절 의무휴업일 변경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명절 당일 휴업과 의무휴업일을 맞바꾸는 것이 아니라, 의무휴업일 이틀은 그대로 두고 명절을 휴업일로 지정해 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마트 명절 휴업법 발의

대형마트 노동자도 명절 당일에 의무적으로 쉬어야 한다는 요구에 따라 국회에선 관련법이 최근 발의됐다. 매달 이틀 지정하는 의무휴업일을 명절이 속한 달에는 하루를 명절 당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이른바 '대형마트 명절 휴업법'이다.

허은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지정돼 있지만 일률적 적용으로 근로자를 배려하지 않아 추석과 설날을 앗아간 결과를 만들었다"며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SSM) 근로자도 명절 당일을 가족과 함께할 수 있도록 유통산업발전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했다.

개정안을 적용하면 대형마트는 10월 1일 추석 당일인 목요일에 휴업하고 둘째 주 일요일(11일) 또는 넷째 주 일요일(25일) 이틀 중 지자체장이 지정하는 하루는 문을 열게 되는 것이다.

해당 법안은 공포 뒤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적용되는 부칙이어서 빠르면 내년 설부터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마트노조가 주장하는 것처럼 명절 당일을 포함한 3일 휴식이 아니라 2일 휴식은 그대로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국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를 두고서는 논란이 반복될 것"이라며 "온라인 거래가 활발해진 현재 해당 규제는 골목상권 보호라는 애초 취지에도 맞지 않는 낡은 규제기 때문에 보다 현실에 맞는 방향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 21일 김해시청 앞에서 의무휴업일 변경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마트노조. 민주노총 마트노조 경남본부 제공 지난 21일 김해시청 앞에서 의무휴업일 변경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마트노조. 민주노총 마트노조 경남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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