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도 구독이 된다고? 전자책에서 자동차, 미술작품까지

소유 대신 구독으로, 빌리기 시작하니 선택의 어려움 줄어
다양한 소비경험 즐기고, 반복구매 물품은 주문 안 해도 돼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각종 재화나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구독형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대부터 시작된 구독형 서비스의 본고장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까지 뛰어들고 있다. 과거 신문이나 유제품 등에 국한됐던 구독형 서비스가 수년 전부터 소비생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는 이 같은 '구독 경제' 규모가 2016년 4천200억 달러에서 2020년 5천300억 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독형 서비스가 자리잡는 영역은 복제나 배송이 자유로운 소프트웨어는 물론이고, 개인이 구매해 소유하는 개념이 강했던 의류나 자동차까지 이르고 있다. 빌려 쓰는 형식으로 다양한 소비 경험을 즐기고, 반복구매 물품은 매번 주문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까지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달부터 선보이는 구독형 서비스 '현대 셀렉션'.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지난달부터 선보이는 구독형 서비스 '현대 셀렉션'. 현대자동차 제공.

◆ 선택의 부담 벗고 우선 체험해보세요

구독형 서비스가 가장 활발한 분야 중 하나는 전자책이다. '밀리의 서재'는 2017년 9월 국내 최초로 전자책 월정액 서비스를 선보였다. 월 9천900원을 내면 전자책 2만5천여권을 마음껏 볼 수 있고 사용자 반응에 따라 책을 추천해 준다.

전자책 업계 1위인 리디북스도 지난해 7월, 월 6천500원을 내면 자사 독자 평점이 높은 도서 2천600여권을 볼 수 있는 '리디셀렉트'를 출시했다. 독자는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통해 선택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리디북스 관계자는 "베스트셀러 작품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면서 콘텐츠 선택 실패에 대한 부담을 없앤 것이 장점"이라고 귀띔했다. 리디북스 측은 구독형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들은 가입 후 1개월간 이전 달과 비교해 독서량이 약 2.4배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가 지난달 7일 출시한 월 단위 구독형 서비스인 '현대 셀렉션'도 주목할 만하다. 월 72만원을 내면 주행거리 제한 없이 쏘나타·투싼·벨로스터 중 3개 차종을 돌아가며 탈 수 있다. 월 1회에 한해 팰리세이드,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 코나 일렉트릭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차량 3종 가운데 하나를 48시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올 10월까지 수도권에서 우선 서비스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비자로 하여금 선택의 고민을 덜어주고 다양한 제품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기에 세계주요 자동차 제조사들도 도입하고 있는 서비스"라며 "대형 SUV의 큰 차체로 인해 구입이 망설여졌다든가 하는 경우 구매 전 차량을 충분히 경험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독형 꽃 배달 서비스 '꾸까' 홈페이지에 남겨진 고객 평. 꾸까 홈페이지 캡처. 구독형 꽃 배달 서비스 '꾸까' 홈페이지에 남겨진 고객 평. 꾸까 홈페이지 캡처.

◆ 이런 것도 구독이 되나요?

꽃이나 미술작품, 셔츠도 정기구독 할 수 있다. 2014년 국내 최초로 꽃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꾸까'는 '두근두근 내 연인을 위한 꽃 구독' '싱글벙글 엄마가 좋아하는 꽃 구독' 등 다양한 컨셉의 꽃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2주와 4주로 구독 주기를 설정할 수 있으며 누적 정기구독자 수는 10만명, 매달 발송되는 정기구독 꽃 수는 3만명에 달한다.

미술작품에 대한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픈갤러리'도 있다. 원하는 작품의 크기, 설치 장소 등을 알려주면 전문 큐레이터가 직접 그림 추천 제안서를 보내준다.

오픈갤러리 관계자는 "국내 미술계에서 인정받는 작가들의 원화를 판매 가격의 1~3%의 합리적인 가격에 빌려 드린다"며 "계절에 따라 그림을 교체해 공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작품 크기에 따라 월 3만9천원에서 40만원까지 금액대도 다양하며 그림이 마음에 들면 구매할 수도 있다.

'위클리셔츠'는 월 5만~7만원에 매주 셔츠 3~5장을 배송해준다. 입었던 셔츠는 세탁할 필요 없이 새 셔츠가 배송 올 때 반송하면 돼 편리하다.

유료 소프트웨어도 구독형이 대세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설치형 앱 오피스 2019는 지난해 9월에 출시됐지만 MS는 이 버전을 포함한 오피스 제품을 구독형 서비스인 '오피스 365'로 전환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MS의 지난해 4/4분기 오피스 매출은 11% 증가했지만 오피스 365 매출은 34% 늘어났다. 소프트웨어 구독의 최대 장점은 별도 구매 없이 업데이트만으로 최신 버전을 쓸 수 있는 점이다.

와이즐리는 면도날 정기배송 고객에게 추가할인 및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와이즐리 홈페이지 캡처. 와이즐리는 면도날 정기배송 고객에게 추가할인 및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와이즐리 홈페이지 캡처.

◆ 정기 배송으로 잊고 사는 편리함

남성용 면도기 등 주기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물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구독형 서비스도 인기다.

2011년 설립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달러쉐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은 매달 3~9달러를 내면 카트리지형 면도날 2~6개를 배송해주는 구독서비스를 내놓아 3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고 다국적기업인 유니레버에 우리 돈 1조원이 넘는 10억달러에 팔렸다. 국내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해 2017년 설립된 '와이즐리'가 구독형 면도날 서비스를 제공한다. 면도날 4개를 9천600원에 판매하지만 구독형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최대 10% 할인과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뷰티 브랜드 아이뷰티도 최근 염색약 정기배송 서비스 '컬러랩'을 시작했다. 3~12개월 단위로 염색약을 자동으로 배송해주고 최대 30%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구독형 서비스는 주기적으로 재구매하는 재화를 알아서 배송해주는 편리함은 물론 대형마트나 드러그스토어 등 오프라인 매장 유통비를 절감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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