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화가 모름, ‘회혼례도’첩 중 헌수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화가 모름, ‘회혼례도’첩 중 헌수

다섯 장면으로 그린 결혼 60주년 기념의 '회혼례도(回婚禮圖)' 중 세 번째 그림인 '헌수(獻壽)'이다. 헌수는 부모님께 음식을 높이 쌓은 성대한 고임 상을 바치고 장남부터 차례로 가족과 친척, 하객들이 술잔을 올리고 절을 하며 축수(祝壽)하는 의식이다. 헌수는 자손들이 부모의 장수를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의례이자 잔치인 회혼례의 목적인 부모님의 건강과 평안을 직접 기원 드리는 중요한 절차였다. 그래서 송시열, 이재 등 예학자들은 회혼례에서 혼례를 재현하는 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속된 행위이며 실제로 유식지가(有識之家)에서는 헌수만 하는데 이것이 옳다고 했다.혼례식을 마치고 중앙에 나란히 앉아 각자 큰 상을 받은 노부부 앞에 남녀유별의 당시 법도에 따라 오른쪽에는 남성 자손과 친지들이, 왼쪽에는 여성 자손과 친지들이 각자 독상을 앞에 두고 두 줄로 마주해 앉아 있다. 앞줄은 머리와 갓에 꽃을 꽂은 직계 자손인데 남자 쪽 9명은 생김새와 머리모양, 옷 색깔 등을 보면 아들이 5명, 손자 2명, 증손자 2명으로 추측된다. 노부부 옆에 상을 받기에는 아직 어린 아이 둘이 있어 증손자는 4명인 것 같다. 왼쪽 앞줄의 7명은 며느리와 딸일 것이다. 맏아들과 맏며느리가 헌수 자리로 나와 첫 번째로 잔을 올리는 장면을 그렸다. 대청 아래로 구경꾼들이 모여들고 있는 참이다.'회혼례도'가 좀 낯선 것은 감상화가 아니라 궁중행사화를 모방해 그려진 기록을 위한 그림이기 때문이다. 원래 이러한 행사화, 기록화는 세자의 책봉이나 가례, 왕이나 대비, 왕대비의 생일 등 궁중에서 이루어지는 왕가의 의례에 참여한 관원들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했던 그림이다. 사가(士家)에서 행사화를 남기는 일은 드물었다.'헌수'의 기와지붕과 기둥, 벽과 마룻바닥, 병풍과 자리 등을 보면 자를 이용해 직선을 그리는 계화(界畵) 양식이고 농담으로 음영을 넣어 입체감을 주었다. 화원들이 궁궐 전각을 배경으로 각종 행사를 그림으로 기록했던 수법이다. 행사 장면을 정면에서 약간 비낀 위쪽에서 내려다보는 부감시로 잡아 건물과 인물이 한 눈에 들어오도록 시야를 극대화했고 평행사선 투시도법으로 건물을 그려 공간을 설정했다. 인물은 역원근법과 중요도에 따른 주대종소(主大從小)법을 혼합하면서 앞에서 바라보듯 그렸다. 도화서 화원들의 오랜 경험이 축적된 시(視) 방식이자 묘사법이었다. 인물을 그린 풍속화 솜씨도 뛰어나며 원색의 화사한 채색이 잔치 분위기를 잘 전해준다. 크지 않은 화첩그림이지만 대단한 세도가문이 아니었다면 도화서 출신 화가의 솜씨를 빌려 이런 위세품을 남기려는 발상과 실천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3대 수연(壽宴)으로 회갑연, 회혼연, 회방연(回榜宴)이 있었다. 회혼연은 적어도 75세 이상, 과거 합격의 방이 붙은 60주년인 회방연은 대략 90세는 되어야 가능했다. 만약 과거가 있다 하더라도 오늘날이라면 회혼연이 더 열기 어려운 잔치일 것 같다. 오월 가정의 달, 모든 부부께서 해로하시기를..... 미술사 연구자

2020-05-17 06:30:00

울진 "엑스포공원 동물농장 새 식구가 왔어요!"

울진 "엑스포공원 동물농장 새 식구가 왔어요!"

어린이에게 인기 높은 '보노보노' 만화 캐릭터의 주인공 '라쿤'을 울진 엑스포공원 동물농장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울진군(군수 전찬걸)은 최근 '보노보노' 만화 캐릭터인 라쿤 5마리를 입식하여 이달 16일부터 전시한다고 밝혔다.만화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는 라쿤은 너구리와 생김새가 비슷하고 먹이를 주면 먹기 전에 물에 담그는 행위를 한다. 이 같은 행태는 물속에서 먹이를 잡는 라쿤 고유의 야생 습성 때문이다.라쿤은 또 지능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2019년 새단장한 울진엑스포공원 동물농장은 20여 종의 동물은 물론, 대형 조류관에서 잉꼬(사랑새), 왕관앵무의 군무까지 볼 수 있어 어린이와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전찬걸 울진군수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격고 있는 이때 깨끗하게 정비된 엑스포공원도 산책하고 재미난 동물도 보면서 슬기롭게 역경을 이겨 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0-05-16 07:30:00

'응답하라! 심장박동 프로젝트' 생명을 구했다!

'응답하라! 심장박동 프로젝트' 생명을 구했다!

대구시가 전국 최초로 추진하고 있는 '응답하라! 심장박동 프로젝트' 사업으로 인해 귀중한 생명이 살아나 주목을 받고 있다.심장박동 프로젝트는 심정지 등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아파트 입주민이나 관리인 등이 119구급대에 신속하게 연락하고 응급조치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생명을 구한 첫 번째 사례는 달성군에서 발생했다. 지난달 21일 달성군 관내 한 아파트에서 평소 같으면 출근 준비를 해야 할 시간에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남편을 이상하다고 여긴 아내가 119에 신고 했다. 신고를 받은 119 종합상황실에서는 심정지 상황임을 깨닫고 해당 아파트로 심정지 상황을 알리는 문자 등(VMS)을 발송했다.연락을 받은 관리사무소 직원은 자동심장충격기로 쓰러진 환자에게 응급조치를 취해 심정지 환자의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했다. 현재 A씨는 병원에서 퇴원해 평소와 같은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2016년부터 시작한 '응답하라! 심장박동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479단지 3천301명이 교육을 완료했다. 그 가운데 379단지의 2천174명의 공동주택 관리종사자, 주민리더 등이 단디서포터즈로 활동하며 106건의 심정지 상황에 응답해 준 결실들이 모여 첫 소생 사례를 만들었다.첫 번째 소생의 주인공은 "우리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의 신속하고 정확한 응급처치가 없었다면, 지금 가족과 함께 누리는 이 평범한 일상의 행복은 없었을 것이"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박정배 대구응급의료협력추진단장(경북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대구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재난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시민, 119, 병원간의 유기적인 응급의료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었다는 사례로 볼 수 있다"면서 "이제 겨우 1명의 소생환자로 보여 질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하나뿐인 아들, 하나뿐인 남편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생명보다 귀한 가치는 없으며, 이런 생각에 동참해주신 많은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김재동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앞으로도 응급상황 시 현장 대처 역량 강화를 위한 대시민 교육 및 응급의료안전망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0-05-16 06:40:00

안동, 즉시 환급형 면세점 확충한다!

안동, 즉시 환급형 면세점 확충한다!

안동시는 지난 15일 서울 비앤디파트너스 서울역점에서 지역관광거점도시 3곳(강릉, 전주, 목포)과 한국관광공사, 환급창구운영사업자와 '즉시 환급형 사후면세점 확충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날 협약식에서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협업체계 구축, 사업 연도에 따른 구축물량 확정, 업무 추진 가이드라인 등을 수립했다.안동시는 지역관광거점도시 선정과 올해 연말 고속전철 개통이라는 호재를 맞아, 지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에 대비해 내 원도심 권역을 중심으로 20개의 즉시 환급형 사후면세점 가맹점을 확보하고, 내년에는 10개의 가맹점을 추가 확보하는 등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또한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지역 상인회 등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사후면세점 이용 확대를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홍보 마케팅도 추진할 계획이다.사후면세제도는 외국인 관광객이 사후면세점에서 3만원 이상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를 환급해 주는 제도로, 즉시 환급과 사후환급으로 구분된다. 이번에 확충되는 즉시 환급형 사후면세점은 지난 4월 1일부터 적용 금액이 건당 50만 원(기존 30만 원), 총 200만 원(기존 100만 원)으로 확대됐으며, 매장에서 바로 면세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어 별도의 환급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안동시 관계자는 "즉시 환급형 사후면세점이 확충되면 외국인 관광객이 편리하고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 지역에서의 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0-05-16 06:30:00

경북 김천시, 김천사랑 상품권·카드 구매 한도 높인다

경북 김천시, 김천사랑 상품권·카드 구매 한도 높인다

경북 김천시는 '김천사랑 상품권·카드'를 함께 구매할 경우 월 할인구매한도를 4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상향한다고 15일 밝혔다.이날 김천시는 지역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고 자영업자의 매출증대 및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김천사랑 상품권 발행 및 운영 조례'를 개정·공포했다.김천시는 조례 개정을 통해 구매금액 및 환전한도 상향, 부정유통 신고 포상금 확대 등 유통환경을 개선했다.하지만 김천사랑 상품권만 구입할 경우 월 40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 또한 개별 가맹점 환전 한도를 월 5천만원까지 조정하고, 가맹점 부정유통 신고 포상금액도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했다. 김천사랑 상품권 특별할인(개인 10%, 법인 5%)도 시행중에 있다.김충섭 김천시장은 "김천사랑 상품권 할인 구매금액 확대로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소상공인에게 힘이 되고 함께 잘사는 상생경제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김천사랑카드도 많은 이용 바란다"고 당부했다.

2020-05-15 19:24:06

[책CHECK] 진정성의 힘

[책CHECK] 진정성의 힘

과거 미국 렌터카 시장 부동의 1위는 허츠(Hertz)였지만, 허츠의 아성에 도전해 성과를 거두고 훌륭한 사례로 남은 회사가 있다. 바로 에이비스(Avis)이다. 에이비스는 "우리는 더 열심히 합니다(We Try Harder)"라는 광고 문안으로 두 배 이상(61%-29%)이던 시장 점유율을 4년 만에 10%p대(49%-36%)로 좁혔다.진정성에 대한 수요는 2000년대 들어 가속화된 기술의 발달로 크게 증가했다.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 세계가 열렸고, 소비자들이 고객센터나 매장에서 기계와 접촉하는 일이 발생하거나 더 늘어났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인간-디바이스 또는 디바이스-디바이스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면서 사람들은 진정성을 갈망하게 되었다.소비자는 자신과 잘 부합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만 진정성을 인식하고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기업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을 조합해서 동시에 여러 영역의 진정성에 호소해야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이 책은 진정성이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연출되고 있으며 앞으로 얼마나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인지까지 시사하고 있다. 440쪽, 2만2천원.

2020-05-15 17:30:00

[반갑다 새책]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나태주 동시집/ 톡 펴냄

[반갑다 새책]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나태주 동시집/ 톡 펴냄

'무심히 지나치는/골목길/두껍고 단단한/아스팔트 각질을 버리고/솟아오르는/새싹의 촉을 본다/얼랄라/저 여리고/부드러운 것이!/한 개의 촉 끝에/지구를 들어올리는/힘이 숨어있다'(동시 '촉')책은 어른을 위한 풀꽃시인 나태주의 동시집이다. 책 표지 글에 지은이는 "동시는 마음의 샘물입니다. 샘물 중에서도 사막 가운데서 만나는 오아시스입니다.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가 늘 기쁘고 좋은 것만은 아니지요. 때로는 불안하고 불행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동시를 드립니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일까? 시인의 동시를 차근차근 읽어나가면 팍팍한 삶에 살아갈 용기와 위로를 받는 것 같다.시 쓰기 60년을 기념하는 이번 작품집은 시인이 직접 골랐다. 따라서 그의 시가 일관되고도 본질적으로 추구해온 '사랑'의 실타래로 매듭지은 선물 꾸러미인 셈이다.'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좋지 않는 것을 좋게/생각해 주는 것이/사랑이다/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그렇게 하는 것이/사랑이다'(동시 '사랑에 답함')책명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도 시의 한 구절로 43년 교직 생활을 통해 아이들이 준 선물이라고 밝힌 지은이는 "사람은 보는 일이 중요합니다. 인간의 오감 가운데 7할 정도가 보는 감각에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보는 것을 통해서 우리의 삶이 결정되고 우리의 세상이 바뀌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렇게나 보아서는 안 됩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예쁘게 보이고 사랑스럽게 보입니다"라고 조용히 웅변하고 있다.지은이는 좋은 시를 읽으면 가슴이 뛴다고 한다. 이런 경험에 비추어 지은이는 가뜩이나 우울한 세상. 어두운 마음을 동시의 등불로 밝히길 원하며 엄마와 아빠, 아이가 손잡고 서로의 마음을 느끼기를 희망하고 있다. 200쪽, 1만3천500원.

2020-05-15 17:30:00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무역 확대와 중국 경제의 성공에 힘입어 세계 경제가 성장하던 호시절은 갔다. 세계 곳곳에서 무역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도 둔화되고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국가들도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우려하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빈부격차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를 휩쓰는 코로나19의 등장으로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주류 경제학 통념에 도전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고 부부이기도 한 아비지트 배너지와 에스트테르 뒤플로의 최신간이다. 지은이들은 극빈곤 문제의 해결 방안을 주로 연구해 왔다. 이들이 가난한 나라에서 목격한 문제들은 부유한 국가가 직면한 문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제 성장, 불평등, 인공지능과 일자리, 기본소득, 정부에 대한 신뢰, 정치적·사회적 분열,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 등은 모든 국가가 공통으로 맞닥뜨린 도전이다.외국인 노동자들 때문에 자국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아우성은 미국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 로힝야족 사례에서 보듯 일부 개발도상국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은이들은 이민자들이 물밀 듯이 밀려온다는 정치가들의 주장은 선동에 불과하다는 것을 숫자를 통해 명백히 증명한다. 오늘날 세계가 처한 문제는 이주와 이민이 너무 적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도 떠나지 않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의 재난 상황이 아닌 한 고향에 머무르고 싶어 한다. 중국산 제품의 대량 수입으로 일자리를 잃은 미국의 노동자들 역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러지 않는다.이민자가 많이 유입되면 도착국 노동자에게는 해가 될까. 저자들은 '마리엘 보트리프트(Mariel Boatlift)' 연구 결과를 들어 반박한다. 지은이들은 이민자가 상당히 많이 유입돼도 현지인의 고용과 임금에 부정적인 영향은 거의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지은이들은 세금에 관한 통념에도 이의를 제기한다. 세율을 낮추면 일할 유인이 커져 세수가 늘어난다는 이른바 '래퍼 곡선'이나 세금 인하로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법안 모두 잘못됐다는 것이다. 일류 운동선수들은 연봉 상한이 있다고 해서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세율이 올라가면 세금을 회피하려는 시도는 늘어날지언정 그렇다고 해서 부자들이 일을 덜 한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다. 가난한 사람들도 복지 혜택을 많이 받게 됐다고 해서 일을 그만두거나 덜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경제적 인센티브만을 좇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나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것도 원하기 때문이다.지은이들은 오늘날 국가 정책의 많은 부분이 경제학에 토대를 두고 있지만 그것이 '나쁜 경제학'이라면 온갖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말한다. '나쁜 경제학'은 부자들에게 막대한 혜택을 주고, 복지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국가는 무능하고 부패한 존재라는 개념과 가난한 사람들은 게으르다는 개념이 퍼지게 하는 토대가 되었고, 그 결과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불평등을, 그리고 맹렬한 분노와 무기력한 패배감이 뒤섞인 상태를 가져왔다는 주장이다.◆"시장은 늘 공정하지 않다"지은이들이 말하는 '좋은 경제학'과 '나쁜 경제학'은 무엇인가? '좋은 경제학'은 무언가 의문을 제기하는 현상에서 출발하고, 인간의 행동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작동한다고 알려져 있는 이론들에 대해 몇 가지 추측을 한다. 그리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 추측들을 검증하고, 새로운 증거와 사실관계에 기초해 때로는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전면 수정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운이 좋다면 해법을 발견한다. 가령, 좋은 경제학이 무지와 이데올로기를 누르고 승리한 덕분에 살충제를 뿌린 모기장을 아프리카에 지원할 수 있었고, 말라리아로 인한 아동 사망을 절반 이상 줄였다.지은이들은 모든 경제 주체가 완벽하게 합리적이며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이상적인 모델의 세계에서 작동하는 경제학을 언제나 경직적인 현실의 세계로 끌고 내려와 당면한 이슈들을 해결하는 데 활용한다.결과적으로 시장이 늘 공정하고, 용인 가능하고, 효율적인 결과를 가져다주리라는 믿음은 합리적이지 않다. 지은이들은 책 전체에 걸쳐 그러한 사례들을 제시한다. 가령, 경직적인 경제에서는 시장에만 맡겨 둘 게 아니라 정부가 개입해서 이주를 촉진해야 사람들이 실제로 이주를 해 이득을 볼 수 있다. 또한 이주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생계와 존엄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터전에 머물 수 있도록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 더 일반적으로 말해서, 불평등이 극단적으로 심화되는 승자 독식의 세계에서는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사이에 격차가 점점 벌어지게 되는데, 모든 사회적 결과를 오로지 시장에 의해 결정되게 놔둔다면 이들 사이의 차이와 간극은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가 될 수 있다.지은이들은 자신들의 지식이 불완전하다고 인정한다. 심지어 경제학자들이 빠른 경제 성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고 실토한다. 648쪽, 2만7천원.

2020-05-15 17:30:00

[이종문의 한시산책] 남쪽 집을 바라보며(망남가음·望南家吟)- 이규보

[이종문의 한시산책] 남쪽 집을 바라보며(망남가음·望南家吟)- 이규보

남쪽집은 부유하고 동쪽집은 가난하니 / 南家富東家貧(남가부동가빈)남쪽집은 노래와 춤, 동쪽집은 통곡하네 / 南家歌舞東家哭(남가가무동가곡)노래와 춤 어찌하여 저렇게도 즐거운고 / 歌舞何最樂(가무하최락)손님이 집에 가득 술이 무궁무진일세 / 賓客盈堂酒萬斛(빈객영당주만곡)통곡 소리 어찌하여 저렇게도 구슬픈고 / 哭聲何最悲(통곡하최비)찬 부엌에 밥 연기가 끊어진지 이레라네 / 寒廚七日無煙綠(한주칠일무연록)동쪽집의 아들이 남쪽 집을 바라보며 / 東家之子望南家(동가지자망남가)크게 씹어 내뱉는 소리 대나무가 찢어지듯 / 大嚼一聲如裂竹.(대작일성여열죽)그대는 보지 못했나. 장군 석숭이 날마다 미녀를 끼고 금곡별장에서 취해 지내는 것이 수양산에서 굶어 죽은 백이·숙제의 맑은 이름이 천고에 우뚝함만 못한 것을!(君不見 石將軍日擁紅粧醉金谷 不若首山餓夫淸名千古獨(군불견 석장군일옹홍장취금곡 불약수산아부청명천고독)이 작품에서 무엇보다도 주목되는 것은 부유한 남쪽집과 가난한 동쪽집의 확연한 대비다. 부유하기 때문에 남쪽집에서는 노래와 춤이 넘쳐나고, 가난하기 때문에 동쪽집에서는 통곡 소리가 들려온다. 손님이 집에 가득하고 술이 무궁무진한 남쪽집의 춤과 노래는 즐겁지 않을 수가 없다. 그들의 삶은 중국 부자의 대명사로서, 수많은 미녀들을 거느리고 주지육림(酒池肉林) 속에 파묻혀 살았던 석숭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주연에 참석한 손님들에게 미녀를 하나씩 붙여 술을 마시도록 권하게 하고, 마시지 않으면 미녀를 죽였다는 막가파 인간 개망나니 말이다.싸늘한 부엌에 이레 동안이나 밥하는 연기가 끊어진 동쪽집의 통곡 소리가 구슬프지 않을 수도 없다. 그들의 경제적 상황은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지조를 지키기 위해 수양산에서 고사리를 캐어 먹다 굶어 죽은 백이·숙제와 다를 바가 없다. 이쯤 되면 동쪽 집 아들이 남쪽 집을 향하여 배알이 꼴려서 내뱉게 되는 절규와 성토가 없을 수가 없다. "야 이 너무 자슥들아. 우리는 배가 고파 죽겠는데, 너그는 맨날 고기에다 술을 쳐묵으며 춤추고 노래나 부르고 있고, 이 빌어먹을 더러운 세상, 확 엎어 뿔라마!" 줄잡아 800년 전에 지어진 이규보(李奎報:1168-1241)의 시에 등장하는 가난한 동쪽집 아들의 절규가 지금은 과연 사라졌을까? 이와 같은 질문 앞에서 망연자실의 비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는 참말로 슬픈 봄날이다, 통재(痛哉)!이종문 시조시인, 계명대 한문교육과 명예교수

2020-05-15 17:30:00

[책] "조기교육의 신화를 깨라"…그들의 성공 비결은? '샘플링'

[책] "조기교육의 신화를 깨라"…그들의 성공 비결은? '샘플링'

'위대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 그들의 업적은 과연 대한민국 학부모들이 맹신하는 조기교육(혹은 조기전문화)의 결실이었을까?고흐는 자신의 화풍을 완성하기까지 미술상, 교사, 서점 점원, 유망한 목사, 순회 전도사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다. 페더러는 어릴 적 각종 구기종목을 비롯해 스쿼시, 레슬링, 수영, 스키, 스케이트보드 등 여러 스포츠를 즐겼고 10대에 들어설 무렵에야 테니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인생이 꽃 피기까지 그들은 일찌감치 진로를 정하고 꾸준히 한 우물만 판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기저기 한 눈을 팔면서 자신의 적성에 대해 충분히 탐구하는 '샘플링' 시간을 거쳤다.◆나의 길을 찾는 샘플링 기간우리는 인생 성공 전략은 조기교육, 즉 누구보다 일찍 전공을 정하고, 그 일에만 집중해 능률을 극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간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의 저자 데이비드 엡스타인은 다양한 사례와 연구결과를 제시하며 조기 교육의 신화를 깨뜨리고 이를 맹신하는 세태에 일침을 가한다.저자는 방대한 문헌과 대면 인터뷰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운동선수, 예술가, 발명가, 미래 예측가, 과학자를 조사했다. 그 결과 각 분야에서 정점에 오른 사람들은 일찍이 협소한 분야에 집중적인 훈련을 쏟아 부은 '올깎이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지적 호기심을 지닌 '늦깎이 제너럴리스트'라는 사실을 발견했다.저자의 주장의 핵심은 "인생의 성공은 빠른 출발(조기교육)이 아니라, 자신의 적성과 관심 영역을 폭넓게 탐사하는 기간(샘플링)이 좌우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폭넓은 경험을 쌓고 늦게 시작하라'는 말이다.'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조기교육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지만 상당수의 운동 선수들은 우즈의 방식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엘리트 운동선수들은 유·청소년 시절 동안 훗날 자신이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분야에 쏟은 시간이 준엘리트 선수들에 비해 적었다. 대신 페더러가 그랬듯 준비되지 않은 환경에서 뚜렷한 목표 의식 없이 다양한 운동을 경험하는 샘플링 기간을 거쳤다. 이는 '우즈 방식'보단 '페더러 방식'이 성공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기 교육이라는 신화 깨기조기교육의 맹점은 사람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든다는 점이다. 전문가는 경험을 통한 학습은 완벽하게 할 수 있지만, 경험한 세계 그 이상을 보진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도전 과제가 명확하지 않고 엄정한 규칙도 없는 '사악한 세계'를 살고 있다. 이는 곧 불확실한 새로운 문제에 직면할 때 우리에겐 다양한 경험을 엮고 새로운 개념들을 연관 짓는 종합적 문제 해결 능력, 즉 제너럴리스트로서의 역량이 필요함을 의미한다.특히 반복을 통해 금방 습득할 수 있는 '닫힌 기능'을 조기교육을 통해 가르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느 시점에 이르면 모든 아이들은 자연히 그 기능을 습득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조기 교육은 아이에게 좀 더 일찍 걸음마를 가르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걸음마를 일찍 떼는 것이 성공 요건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뿐만 아니라 저자는 장기적인 성공을 원한다면 단기적인 성취에 현혹되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단기간에 성적을 높여주는 쪽집게 교사보단 제자에게 산파술을 통해 진리를 설파한 소크라테스가 더 훌륭한 선생이 아니겠는가. 제자들에게 고기를 잡아주기보단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친 소크라테스의 학습법은 제자로 하여금 훗날의 혜택(장기적 성공)을 위해 현재의 수행 성과(단기적 성취)를 의도적으로 희생할 것을 요구하는 방식이다.저자가 우리 시대 필요한 인재는 늦깎이 제너럴리스트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또 있다. 전문가들이 다른 분야에 담을 쌓고 있는 동안, 인공지능(AI)은 과거엔 한 분야만 깊이 파고드는 사람이 갖추었을 전문 기술을 습득해 가며 그들보다 더 나은 전문가가 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능력이 따라잡지 못할 인간은 바로 전문가가 아니라 제너럴리스트라는 것이다.사회 통념상 '늦깎이'는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오히려 소소한 실패는 무언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은 우리 내면에 고스란히 축적된다고 이 책은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생의 전환점에서 갈 길을 잃은 독자들에게도 큰 가르침을 줄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경구를 소환하며 모두에게 희망을 선사한다. 464쪽. 2만원.

2020-05-15 17:30:00

[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남자 아이돌 '어른 섹시' 계보를 알아보자

[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남자 아이돌 '어른 섹시' 계보를 알아보자

아이돌이 보여주는 여러가지 매력 중 하나가 바로 '섹시함'이다. 이는 단지 걸그룹에게만 해당되는 매력은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남자 아이돌이 무대에서 옷을 찢는 퍼포먼스를 할 리가 없다.보이그룹의 섹시함은 다양한 방면에서 어필된다. 앞서 말했던 무대 위에서 상의를 뜯어제끼면서 성난 근육을 뽐내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하늘하늘한 의상으로 살짝살짝 노출을 감행하며 감질나게 섹시함을 표현하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요즘은 새로운 '섹시함'에 아이돌 덕후들이 눈을 떴다. 바로 '어른 섹시'다(인터넷 표현으로는 '으른 섹시'라고 표현하는데 바른 우리말을 지켜야 하는 신문 지상이다 보니 '어른 섹시'라고 표현한다.). '어른 섹시'란 옷을 찢는다거나 복근을 노출하는 등의 섹스어필한 퍼포먼스가 없어도 흘러나오는 섹시함을 표현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겠다.'어른 섹시'라는 개념이 나오기전에 이를 잘 보여준 팀이 있다면 바로 '신화'일 것이다. '어른 섹시'를 보여준 시점은 아무리 늦춰 잡아도 2013년으로 볼 수 있다. 이 해에 발표한 'This Love(디스 러브)'는 보깅 댄스 하나로 30대의 원숙한 섹시함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화의 어른 섹시 계보를 잇는 팀으로 대중들에게 최근 공인받은 팀은 2PM이다. 지난 번 칼럼(2020년 3월 14일자 매일신문 21면)에도 썼지만 2PM은 데뷔 초에는 옷을 찢는 걸로 섹시함을 표현했다면 지금은 셔츠에 단추 두 개 푸는 걸로 섹시함을 표현하고 있다.그렇다면 2PM 다음으로 '어른 섹시'의 계보를 이을 팀은 누가 있을까? 민법상 성인인 만 19세가 됐다 하더라도 어느정도 삶의 성숙이나 음악하는 과정의 성숙이 없는 이상 '어른 섹시'를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이런 '어른 섹시'를 구현할 수 있는 나이대인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남자 아이돌 멤버들이 군대에 속속 입대 중이라 이를 이을 팀을 콕 집어내기는 쉽지 않다. 셔츠 단추 푸는 스타일의 섹시를 구현한 팀 중 가장 잘 알려진 팀이 VIXX(빅스)인데, 멤버들이 지금 군 복무에 들어가고 있다.현재 활동하는 팀 중에는 아마 '뉴이스트'가 가장 '어른 섹시'에 가까운 팀이 아닐까 생각한다. 프로듀스 101 시즌 2 참여와 황민현의 워너원 활동이 끝난 뒤 나온 노래 'BET BET'부터 최근 발매한 'I'm in trouble'까지 훑다 보면 확실히 데뷔 초 노래들보다 멜로디나 사운드 측면에서 좀 더 무거운 느낌이 난다. 그리고 춤에서도 훨씬 더 끈적한 느낌을 살리고 있다. 게다가 멤버들의 피지컬(특히, '백호'는 몸 좋은 남자 연예인만 찍는다는 '맨즈헬스'의 표지모델도 했다.)도 충분히 섹시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가장 '어른 섹시'를 잘 구현할 수 있는 팀이 아닐까 한다.

2020-05-15 17:30:00

[내가 읽은 책]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나스카와 소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arte. 2018)

[내가 읽은 책]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나스카와 소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arte. 2018)

레드우드라는 나무는 보통 2000년을 산다고 한다. 우리 인간은 100년도 채 살지 못하지만 살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많이도 겪는다. 매순간 변화무쌍한 생의 리듬을 탄다. 삶을 지탱해주는 힘은 어디에서 얻어야 할까? 희망의 부추김은 어디에서 받을까? 그중에서 가장 큰 버팀목이 책이란 생각이 든다.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다." 르네 데카르트도 말하지 않았던가.누구나 책에 대한 저마다의 정의가 있을 것이다. 여기 또 하나의 책의 끈을 풀어 본다. 저자 나쓰카와 소스케는 1978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2009년 '신의 카르테'로 제10회 쇼각칸문고 소설상을 수상했다.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이는 나스카와 소스케의 첫 번째 판타지 소설로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되었던 '은하철도의 밤'의 21세기 판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큰 화제가 되었다.책에도 여러 번 읽게 되는 책이 있고, 대충 가볍게 읽는 책이 있고,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책도 있으며, 읽고 나면 내용조차 밋밋해서 시간이 아까운 책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1장 첫 번째 미궁 '가두는 자' ,2장 두 번째 미궁 '자르는 자', 3장 세 번째 미궁 '팔아치우는 자', 4장 마지막 미궁, 에필로그로 사건의 끝을 맺으며 책을 대하는 다양한 부류의 모습을 접하게 된다.고등학생인 나쓰키 린타르는 할아버지와 단둘이 산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마을 한 구석에 '나쓰키 서점'이 유산처럼 남겨진다. 팔리지 않는 중후한 책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고서점이다. 이때 사람처럼 말을 하는 얼룩고양이가 나타난다. 린타로에게 '너는 책을 좋아하잖아.' 책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도움을 청한다. 얼룩고양이가 안내하는 미궁들, 린타로는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할아버지가 하신 말씀을 떠올린다. "책을 읽는다고 꼭 기분이 좋아지거나 가슴이 두근거리지는 않아. 때로는 한 줄 한 줄을 음미하면서 똑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읽거나 머리를 껴안으면서 천천히 나아가기도 하지.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면 어느 순간에 갑자기 시야가 탁 펼쳐지는 거란다. 기나긴 등산길을 다 올라가면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것처럼 말이야."(p.124) 속독이나 줄거리만 읽는 방법이 책이 가지고 있는 힘을 잃어버리게 한다는 것을 알 것 같았다.부조리에 가득 찬 세상에서 살아갈 때 가장 좋은 무기는 논리나 완력이 아니라 유머라고 한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친구 유즈키 샤요, 품위 있고 자신감이 넘치며 조금은 오만한 얼룩고양이가 내뱉는 말들은 가슴 먹먹한 감동을 준다. "책에는 마음이 있지, 소중히 대한 책에는 마음이 깃들고, 마음을 가진 책은 주인이 위기에 빠졌을 때 반드시 달려가서 힘이 되는 법이야."(P.228) 시간의 벽과, 언어의 벽을 뛰어넘은 책은 늘 우리 곁에서 위로와 힘이 된다.인간에게는 죽음이 있어 우리의 삶을 비춰보며 돌아보게 한다. 그 가운데는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책의 힘이 있다. 미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진실의 힘이었다. 우리가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책을 대하는 자신도 점검하게 한다. 계절이 지나면서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도톰해지는 초록 속에 "책과 이어져 있는 사람…." 모두의 건독(健讀)를 빈다. 정화섭 학이사 독서아카데미 회원

2020-05-15 17:30:00

[책CHECK] 미쳐야  꽃이 핀다

[책CHECK] 미쳐야 꽃이 핀다

성국희 시인의 두 번째 시조집이다. 시조집은 육필원고 '고'(孤)를 비롯해 제1부 '설익어 어린 가슴아', 제2부 '그대 안에 길을 찾고', 제3부 '내 안에 꽂힌 열쇠', 제4부 '달의 사유 탐하는 죄', 제5부 '미쳐야 꽃이 핀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79편의 시조가 수록돼 있다.제1부는 우리 주변의 흔한 것, 대수롭지 않은 것에 관심을 갖고 시인 특유의 느낌과 감성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제2부는 기행시조로 소쇄원과 정방폭포, 선운사 등에 가서 보고 느낀 점을 표현했다. 제3부는 역사의식에 입각해 쓴 시조이고, 제4부는 시조, 시조시인, 시조 쓰기에 대한 시조로 성 시인의 시론이 집결돼 있다. 제5부는 연작시 20편과 미인도로 이뤄져 있다.김천 출신인 성 시인은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제5회 천강문학상 시조부문 우수상, 2016년 이호우·이영도문학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한결 동인, 국제시조협회·한국시조시인협회·대구시조시인협회·경북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32쪽, 1만원.

2020-05-15 17:30:00

'미스터트롯' 김호중 출연 자전적 영화, 10월 개봉

'미스터트롯' 김호중 출연 자전적 영화, 10월 개봉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4위를 차지한 '트바로티' 김호중의 인생 이야기가 또 한번 영화로 거듭난다. 이번엔 김호중이 영화에 직접 출연한다.소속사 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는 15일 "김호중의 유년과 청소년·청년 시절, 독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뒤 '미스터트롯' 출연, 대중의 사랑을 받는 현재 등 인생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이번 영화는 오는 10월 초 개봉 예정이다.김호중은 독일 유학 뒷이야기 부분부터 직접 출연해 자신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줄 예정이다.김호중과 그를 성악의 길로 이끈 스승 서수용 교사의 이야기는 지난 2013년 개봉한 이제훈·한석규 주연 영화 '파파로티'로 한 차례 널리 알려졌다.한때 잘 나가던 성악가였지만 이제는 '촌구석' 예술고등학교 음악 선생인 상진(한석규 분)이 천부적 노래 실력을 지녔으나 일찍이 주먹세계에 입문한 건달 장호(이제훈 분)를 가르쳐 콩쿨에 참가하는 과정을 담은 휴먼 스토리다.김호중은 '미스터트롯' 출연 당시 성악가 출신이라는 점 등이 화제가 돼 트로트와 성악가 파바로티를 합친 별명 '트바로티'라 불리며 큰 인기를 누렸다. 매일신문 | 김호중의 '고맙소'에 답가 불러준 서수용 선생님

2020-05-15 16:46:13

장세용 구미시장, 청와대 찾아 현안사업 지원 요청

장세용 구미시장, 청와대 찾아 현안사업 지원 요청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이 14일 청와대를 방문해 지역 현안사업 해결을 위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이날 장 시장은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조원 민정수석, 유대영 자치발전비서관, 강기정 정무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 등을 만나 상생형 구미일자리, 구미 국가5산단 분양활성화, KTX 구미역 정차 추진 등 주요 현안사업을 건의했다.특히 구미 국가5산단 분양활성화를 위해 임대전용산업단지 지정, 입주업종 확대, 분양가 인하 등을 강력히 건의하고, 본격화될 경제위기에 대응한 강력한 경제대책의 필요성을 피력했다.또한 내년 상반기 LG화학의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공장 착공을 위해 정부 관계부처의 지원을 당부했다.장세용 구미시장은 "상생형 구미일자리, 국가5산단 분양, KTX 구미역 정차 등으로 구미 국가산단의 부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2020-05-15 13:47:32

남화영 경북소방본부장, 김천 직지사 찾아 직원들과 소통 간담회

남화영 경북소방본부장, 김천 직지사 찾아 직원들과 소통 간담회

남화영 경북소방본부장이 14일 화재취약 대상인 김천 직지사를 방문해 김천소방서 직원들과 공감·소통 간담회를 가졌다.

2020-05-15 13:39:12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제작현장 방문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제작현장 방문

장세용 구미시장은 15일 고아농협에서 열리는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제작현장에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2020-05-15 13:37:49

경북 김천시 봉산면 주거환경개선사업 펼쳐

경북 김천시 봉산면 주거환경개선사업 펼쳐

경북 김천시 봉산면사무소(면장 조수만)와 (주)경북주거복지센터는 13일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으로 취약계층 2가구에 대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펼쳤다.

2020-05-15 13:35:53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  ‘2020 어디든 놀이터 공모사업’ 업무협약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 ‘2020 어디든 놀이터 공모사업’ 업무협약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소장 정인숙)는 14일 경산시백천사회복지관(관장 박귀남), 문경시종합사회복지관(관장 조남용), 포항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영조), 경주용강지역아동센터(센터장 박세영), 고아지역아동센터(센터장 권경자)와 '2020 어디든 놀이터 공모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0-05-15 13:34:57

경북 구미시,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정책간담회 개최

경북 구미시,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정책간담회 개최

경북 구미시(시장 장세용)는 13일 제21대 국회의원 구자근(구미갑)·김영식(구미을) 당선인과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국회의원 당선인에게 주요 현안사항을 공유하고 상호 협력 체계를 구축해, 국비 확보 등 시정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구미시는 상생형 일자리, 스마트 산단, 국가5산단 분양, 도시재생사업, 북구미 하이패스 IC, 대구권 광역전철망 구축 등 80여개의 국비사업에 대해 지원을 요청했다.또한 코로나19 극복 및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장세용 구미시장은 "최근 산단 대개조 등 주요사업들이 국가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위기 상황에서 구미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이 기세를 몰아 시와 국회의원이 힘을 합쳐 시정 발전 방향을 모색하자"고 당부했다.

2020-05-15 11:15:40

경북 김천 수도산 반달가슴곰 오삼이와 사진 찰칵

경북 김천 수도산 반달가슴곰 오삼이와 사진 찰칵

경북 김천시는 시청로비에 수도산 반달가슴곰 오삼이(KM-53) 포토존을 13일 설치했다. 오삼이는 모험왕, 콜럼버스 곰 등으로 불리며 일찌감치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으며, 김천시 SNS 홍보캐릭터로 탄생했다.

2020-05-15 11:00:22

아이유, 과천시 저소득층에 코로나 성금 1천만…연이은 기부

아이유, 과천시 저소득층에 코로나 성금 1천만…연이은 기부

가수 아이유가 경기 과천시 저소득층의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극복에 써 달라며 1천만원을 기부하며 선행을 이어갔다. 이달 들어서만 벌써 세번째다.14일 과천시에 따르면 아이유(27)는 지난 6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에게 사용해 달라며 과천시에 1천만원을 기부했다. 아이유는 과천 과천동 안골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아이유는 지난 3월에도 코로나19 피해 회복 및 확산 방지 성금으로 과천시에 3천만원을 기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마찬가지로 과천시 저소득층을 위해 기부금 1천만원을 전달했다.아이유의 기부 소식은 5월 들어서만 세 번째다.지난 4일 아이유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아동복지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1억원을 기부했다. 이는 저소득층 가정과 조손가정 아이들을 돕기 위해 쓸 예정이다.지난 6일에도 가정의 달을 맞아 한부모가정과 조손가정에 써 달라며 경기 양평군에 1천만원을 기탁했다. 아이유 가족이 양평에 살고 있어 그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아이유는 지난 3월에도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2천만원을 양평군에 기부한 바 있다. 아이유는 데뷔 약 3년 만에 부모님이 지녔던 빚을 모두 갚은 후 기부 선행을 이어왔다. 주로 학생 장학금과 재난 피해, 취약계층 등 경제적 도움이 시급한 이들을 향했다.잘 알려진 내역을 보면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 아동 ▷코로나19 성금 ▷세월호 희생자 지원(콘서트 수익 전액 기부) ▷모교 발전기금 및 장학금 등이 있다.이에 따라 알려진 기부액만 15억원이 넘는다. 이에 아이유는 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의 아시아 기부 영웅 30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아이유는 기부처와 기부금 사용처도 유심히 살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적 위기에 보탬이을 주고자 지자체와 관련성이 높은 기관에 기부하는 동시에, 사각지대에 처할 우려가 더욱 큰 노인, 어린이 등 취약계층을 더욱 세심하게 보살핀 것이다.한 예로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자 2월 말 굿네이버스와 대한의사협회를 통해 각각 대구시민, 대구 의료진을 돕는 성금 총 2억원을 지정 기부했다.비슷한 시기 다른 지역에도 서초구 3천만원, 과천시 4천만원, 양평군 2천만 원, 대한의사협회 방호복 3천벌(1억 원 상당) 등을 기부했다.이와 함께 영아 보호시설과 중증장애인복지관, 장애아동복지시설 등에 총 1천500만원을, 취약 계층 보호시설에 3천500만원을 각각 보냈다.아이유의 선의는 그의 팬들까지 함께 움직인다. 팬클럽·팬카페 '유애나', 디씨인사이드 '아이유갤러리'(일명 봉갤), 팬 커뮤니티 '지으니어스' 이용자들은 아이유의 선행 소식이 알려질 때마다 기부, 헌혈, 봉사 등에 나선다.이에 팬들 마음에 보답한다는 이유로 아이유 역시 지난해 9월 데뷔 11주년을 맞아 '아이유애나'(아이유+유애나) 이름으로 독거노인에게 1억원을 기부했다.한편, 아이유는 지난 6일 방탄소년단(BTS) 슈가와 함께 작업한 신곡 '에잇(prod. & Feat. SUGA of BTS)'을 발매했다. 에잇은 공개 직후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해 '음원 강자' 듀오의 힘을 입증했다.

2020-05-14 20:35:45

경북 구미시, 식량산업 5개년 종합계획 농림축산식품부 승인

경북 구미시, 식량산업 5개년 종합계획 농림축산식품부 승인

경북 구미시가 '식량산업 5개년 종합계획'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승인받았다고 11일 밝혔다.구미시는 식량산업 5개년 종합계획 승인으로 인해 2024년까지 통합RPC(미곡종합처리시설) 시설현대화사업 자금 지원, 식량작물 공동들녘경영체 육성(사업다각화), 쌀 가공산업육성지원, RPC 벼 매입자금 추가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받는다.구미시는 현재 2개소로 운영하고 있는 미곡종합처리장(선산RPC, 해평RPC)을 1개소로 통합하는 통합RPC를 추진할 계획이다.통합RPC는 지역농협(7개소)이 구미시농협쌀조합공동법인(이하 조공) 설립에 참여해 농식품부에 법인설립 인가를 신청 중이다. 구미시농협쌀조합공동법인이 승인되면 통합RPC 사업추진과 기존 DSC(벼 건조저장시설)시설에 대한 개·보수 사업을 한다.또한 식량산업 5개년 종합계획을 토대로 쌀 생산조정제를 추진해 쌀 재배면적을 줄이고, 2천400㏊를 통합RPC와 계약재배 GAP단지로 육성할 예정이다.이와 더불어 구미시 공동브랜드인 '일선정품'을 지역 특산품으로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이밖에 밭작물 육성 강화를 위해 보리, 콩, 감자를 산지유통 주체 중심으로 농가조직 강화 및 식량작물 들녘경영체를 육성한다.장세용 구미시장은 "농가 조직체의 역량을 강화해, 고품질의 안전한 농산물 생산과 공급체계를 새롭게 구축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식량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구미시 푸드플랜과 연계한 생산·유통체계를 활용해, 농업 경쟁력을 높이고 농가 소득이 보장되는 활기찬 구미시 농업·농촌을 만들겠다"고 했다.

2020-05-14 18:29:38

경북 김천 자두 12일부터 출하

경북 김천 자두 12일부터 출하

전국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새콤달콤한 경북 김천자두가 12일 첫 출하됐다. 올해 처음 출하한 자두는 김천시 감천면 도평리 농업인 이웅기씨 시설하우스 1㏊에서 재배한 것이다.지난 1월 8일부터 시설하우스에서 키워 노지보다 40일가량 빠르게 수확을 시작했다.1.5㎏당 3만5천원에 백화점, 대형마트, 서울 가락시장 등에 납품했다.김천에서는 16개 농가가 6.1㏊의 시설 자두를 재배하고 있으며, 노지 자두가 나오기 전인 6월 중순까지 수확한다.서범석 김천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전국 최대 자두 주산지인 김천에서 고품질 품종을 생산하고 있다"며 "연중 자두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05-14 18:28:58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톰보이'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 '동감'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톰보이'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 '동감'

◆톰 보이감독: 셀린 시아마출연: 조 허란, 진 디슨프랑스 셀린 시아마 감독이 2011년 연출한 영화. 감독의 두 번째 영화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개봉했다. 성 정체성으로 혼란을 겪는 소녀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짧은 머리에 남자아이 같은 차림새를 고집하는 로레(조 허란)는 이사를 가서 처음 마주친 리사(진 디슨)에게 자신을 미카엘이라고 소개한다. 외모 때문에 리사를 포함한 그의 새 친구들은 그를 남자로 알게 된다. 로레도 거친 남자 아이들처럼 행동한다. 수영하러 갈 때도 수영복 안에 지점토로 만든 남성 성기를 넣어 입고 나타날 정도다. '톰보이'는 중성적인 10대 여자 아이를 지칭한다. 성 정체성에 대해 단호한 입장 대신 열린 관점으로 관객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던져준다. 82분. 12세 이상 관람가.◆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감독: 제임스 파우웰출연: 마이클 볼, 알피 보뮤지컬 '레미제라블'을 콘서트 형식으로 담은 공연이다. '레미제라블'은 1995년 10주년, 2010년 25주년 공연을 콘서트로 진행해서 인기를 끌었다. 바리케이트 등 무대 소품 없이 등장배우들이 의상만 입고 나와 노래만 들려주는 형식이었다. 이 작품은 2019년 16주 동안 한정적으로 공연된 콘서트다. 런던 웨스트 엔드의 전설 마이클 볼을 비롯해 25주년 기념 콘서트에 출연했던 알피 보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영국의 국민 테너 알피 보는 자동차 정비공 출신으로 장발장 역할을 맡으면서 일약 유명세를 탔다. 25주년 기념 공연에서도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호소력 높은 가창력으로 관객을 사로잡기도 했다. 맷 루카스가 25주년 기념 공연에 이어 다시 여관 주인 테나르디에 역을 맡았다. 166분. 12세 이상 관람가.◆동감감독: 김정권출연: 김하늘, 유지태2000년 한국영화로 5월 14일 개봉 20주년을 맞아 4K 리마스터링 버전이 재개봉했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주인공의 만남을 그린 판타지 멜로 영화다. 1979년에 살고 있는 영문과 여대생 소은(김하늘)은 선배(박용우)를 짝사랑하며 꿈 많은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어느 날 우연히 고물 무선통신기를 구하게 되고, 개기월식이 일어나던 밤, 무선기를 통해 교신음이 들려온다. 아득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같은 학교 광고창작학과에 다니는 인(유지태). 둘은 학교 시계탑 앞에서 만날 것을 약속한다. 첫사랑처럼 애틋한 남녀의 사랑을 판타지적인 설정으로 그려내 흥행에 성공했다. 고풍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에서 촬영돼 관광 코스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111분. 12세 이상 관람가.

2020-05-14 17:30:00

[김중기의 필름통] ‘콜 오브 와일드’

[김중기의 필름통] ‘콜 오브 와일드’

'콜 오브 와일드'(감독 크리스 샌더스)는 위대한 자연에 녹아든 인간과 동물의 교감을 그린 어드벤처 영화다.일종의 성장 영화인데, 그 주인공이 인간이 아닌 개, 벅이다. 19세기 말, 대형견 벅은 샌프란시스코 밀러 판사의 대저택에서 대접받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어느 날 밤 개장수에게 끌려가 매질을 당하며 갇힌다. 그리고 맞닥뜨린 낯선 땅. 생전 처음 눈을 밟아 보는데 골드러시로 북적이는 알래스카이다.우편물 배달 썰매를 끌면서 벅의 가혹한 여정이 시작된다. 낯선 환경에 처음 끌어보는 눈썰매. 그러나 영리한 벅은 서서히 야성을 찾고, 썰매 개 무리를 주도한다. 혹독한 추위와 고된 노역을 견디며 벅은 자신 속에 숨어 있는 늑대의 피가 살아나는 것을 느낀다.'콜 오브 와일드'는 미국인이 사랑하는 소설가 잭 런던(1876~1916)이 1903년에 발표한 '야성의 부름'(The Call of the Wild)을 영화화한 것이다. 잭 런던은 신문배달원에서부터 바다표범잡이 선원에 이르기까지 여러 직업을 전전하던 모험가였다. 1904년에는 조선을 방문하여 '잭 런던의 조선 사람 엿보기'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그는 19편의 장편소설을 출간했는데 특히 '늑대개'(White Fang)와 '야성의 부름'은 세계적인 고전으로 인기를 끌었다. '늑대개'는 이미 1991년 에단 호크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모험 영화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콜 오브 와일드'는 대형견 벅의 시점으로 여정을 담아낸다. 부유한 집에서 살다가 한 순간 썰매개로 전락하고, 또 혹독한 주인을 만나 역경을 겪기도 하지만, 끝내 알래스카 대자연 속에 우뚝 선다.벅이 만난 인간 중에 중요한 인물이 바로 과거의 아픔을 짊어지고 삶의 의욕을 상실한 존 손튼(해리슨 포드)이다. 둘은 '늑대개'의 잭(에단 호크)과 '화이트팽'과 같은 존재다. 금광을 찾아 나선 탐욕스런 인간과 달리 자연에 순응하며 순수한 마음으로 동물과 소통하며 우정을 쌓아간다.그러나 '늑대개'와 달리 '콜 오브 와일드'에선 벅의 '견생역정'에 비중이 크다. 벅은 거대한 눈사태와 급류, 얼음 등 거대한 자연의 시련을 이겨내고, 인간의 무지와 폭력 속에서도 자아를 찾아간다. 역경을 이겨내고 성장하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전형적인 성장영화인 것이다. 벅이 서서히 리더로 성장해 가는 모습은 인간의 인생역정과 다르지 않다.'콜 오브 와일드'는 1997년 한차례 영화화됐다. 리처드 드레이퍼스가 내레이션을, '블레이드 러너'의 룻거 하우어가 존 손튼 역을 맡았다.1997년 작품과 달리 2020년 버전에서 벅은 다양한 표정과 몸짓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파티장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주인을 바라보거나, 주인의 술병을 감추고, 자신의 먹이를 동료에게 미뤄주는 등 인간 이상의 변화무쌍한 행동들을 해낸다. 진짜 개로 영화를 찍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콜 오브 와일드'는 거의 대부분 개들과 늑대, 회색곰 등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려냄으로 이를 해결했다. 벅은 모션 캡쳐 전문 배우인 테리 노터리가 연기했다.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 역을 했던 앤디 서키스처럼 그도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가 박힌 옷을 입고 벅의 연기를 했다.그래서 과도한 CG가 눈에 거슬리는 아쉬움은 있다. 그렇다고 CG 기술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벅의 눈빛이며 근육과 털의 움직임 등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다만 기술을 뽐내기라도 하듯 비현실적인 장면 등을 남발하면서 지레 현실감을 감쇄시킨 점은 연출의 단점이다.벅의 견종이 세인트 버나드다. '늑대개'나 알래스카 썰매개의 실화를 그린 '토고'(2019)의 날렵한 시베리안 허스키와 달리 '베토벤'(1992)의 귀여운 대형견 세인트 버나드인 것이 낯설다. 그러나 원작에 충실한 캐스팅. 잭 런던이 원작에 벅은 세인트 버나드 종이라고 명기한 것이다. 1997년 버전에서도 세인트 버나드 종이다.'콜 오브 와일드'는 자녀들과 함께 보면 좋을 영화다. 광활한 대자연을 배경으로 도전과 용기, 인내와 성장의 모험담을 들려준다. 인간이 주인공이 아니어서 자녀들이 더 공감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14일 개봉. 러닝타임 100분. 12세 이상 관람가.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5-14 17:30:00

[정덕현의 엔터인사이드] ‘더 킹:영원의 군주’ 시청률 부진

[정덕현의 엔터인사이드] ‘더 킹:영원의 군주’ 시청률 부진

최근 내놓는 드라마마다 성공시킨 김은숙 작가의 신작 '더 킹 : 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는 그만한 기대감을 안고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대만큼 반응이 좋지만은 않다. 어째서 이런 결과가 만들어진 것일까.◆평행세계로 돌아온 '더 킹'김은숙 작가는 최근 이른바 3부작 '태양의 후예',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 그리고 '미스터 션샤인'을 연거푸 성공시켰다. 모두 대작인 데다 김은숙표 멜로가 새로운 영역에의 도전으로 거둔 성취인지라 그 의미는 남달랐다. 그래서 신작 '더 킹'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수밖에 없었다. 첫 회부터 11.4%(닐슨 코리아)의 높은 시청률을 낸 건 그 기대감의 반증이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은 계속 이어지지 못했다.평행세계라는 새로운 세계관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납득되지 못했고, 백마 타고 등장한 황제는 여전히 '백마 탄 왕자님'이냐는 비판을 받았다. 본래 김은숙표 판타지는 저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에서 그랬던 것처럼 다소 황당한 설정조차 달달한 멜로와 귀에 콕 박히는 시적인 대사들로 믿고 싶은 세계를 그려내곤 했다. 하지만 이번 '더 킹'은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이라는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하고, 그 세계를 넘나드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낯선 데다, 멜로 또한 몰입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난항을 겪게 됐다. 이런 반응들을 시청률은 고스란히 반영했다. 조금씩 빠지더니 8.1%까지 추락한 것.물론 '더 킹'이 그려내는 평행세계는 흥미로운 지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즉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이라는 두 세계를 넘나들며, 같은 인물이지만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마치 장기 말처럼 이리저리 배치함으로써 두 세계를 모두 장악하려는 이림(이정진)과 이러한 세계의 교란과 혼돈을 막으려는 이곤(이민호)과 정태을(김고은)의 대결은 흥미롭다. 특히 힘겨운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을 유혹해 저 편 다른 세계에 있는 도플갱어를 제거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만들려는 이림의 야망은 마치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 같은 마력을 보여준다. 이림이 가진 야망과 큰 그림은 그래서 '더 킹'의 평행세계라는 세계관에 강력한 힘을 만들어낸다. 그와 맞서는 이곤과 정태을의 세계를 뛰어넘는 공조(?)와 멜로가 정당성을 얻는 것도 그 때문이다.하지만 이러한 색다른 세계관을 가져오면서 너무 익숙한 김은숙표 로맨틱 코미디라는 설정들을 초반에 많이 배치한 건 결과적으로는 좋은 선택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낯선 세계에 좀 더 정면으로 부딪쳐 색다른 스토리텔링을 구사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김은숙표 로맨틱 코미디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이 색다른 세계관을 가진 작품 역시 그런 뻔한 멜로가 아닌가 하는 오인을 불러 일으켰고, 그 멜로 또한 성공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드라마는 폭넓은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멜로 빼놓고 보면 독특한 세계관의 도전이 보인다사실 김은숙 작가와 멜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그의 초창기 작품들인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그리고 '연인'이라는 이른바 '연인 3부작'은 김은숙 작가를 멜로 장인이라는 지칭으로 불리게 했다. 그 후에도 '시크릿 가든' 같은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김은숙 작가는 신데렐라 판타지를 주로 담는 멜로를 계속 그려왔다는 점에서 비판받기도 했다.그러던 김은숙 작가가 최근 쓴 '태양의 후예',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은 그의 멜로가 새로운 시대를 맞아 진화함으로써 그의 진가를 드러냈다. 즉 '태양의 후예'를 통해 의학드라마, 액션, 재난 같은 다양한 장르들을 실험했고,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에서는 문학적인 서사를 통해 시공을 뛰어넘는 판타지를 시도했으며,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구한말 의병의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그려냈다.그래서 이번 작품인 '더 킹'에서도 평행세계라는 새로운 세계관이 그의 멜로와 어떻게 어우러질 것인가가 궁금했던 지점이었다. 하지만 평행세계라는 매력적인 세계관을 그려내면서 거기 얹어진 멜로가 이미 '연인' 시리즈와 '시크릿 가든' 같은 작품에서 흔히 활용되던 방식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건 한계로 지목되었다. 즉 모두가 기대하는 멜로의 구도가 그리 신선하지 못했고 나아가 지금의 젠더 감수성에도 부응하지 못함으로써 오히려 발목을 잡은 상황이 되었다.그래서 멜로를 빼놓고 보면 '더 킹'은 마치 해외 SF 판타지 드라마의 세계관을 가져온 듯한 신선함이 분명히 존재한다. '0과 1의 세계를 넘나들며' 두 세계의 질서를 파괴하는 이림과 그 질서를 지켜내려는 이곤의 대결이 벌어지고 그래서 과연 누가 영원(0과 1)의 군주가 될 것인가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기 때문이다.차라리 멜로를 넣지 않고 장르의 묘미를 극대화했거나, 멜로를 넣는다면 이 색다른 세계관에 맞는 색다른 멜로를 구사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어쩌면 김은숙 작가 역시 두 개의 세계에서 갈등한 것처럼 보인다. 자신이 늘 그려왔던 익숙한 멜로의 세계와 지금의 트렌드가 요구하는 색다른 장르의 세계 사이에서. 그 두 개의 세계를 모두 섭렵해 지금의 시청자들에게 맞는 균형점을 내놓는 건, 어쩌면 0과 1 두 세계를 평정해 영원의 군주가 되는 일만큼 어렵다는 걸 '더 킹'을 통해 김은숙 작가는 절감하고 있지 않을까.

2020-05-14 17:30:00

코로나19, 인걸은 간데 없고 거북이만

코로나19, 인걸은 간데 없고 거북이만

2020-05-14 16:11:38

방역 마스크 착용한 브라질 대형 조각상

방역 마스크 착용한 브라질 대형 조각상

2020-05-14 16:11:19

[책] 태어나줘서 고마워

[책] 태어나줘서 고마워

아기 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워지는 저출산 시대, 생과 사의 경계에 위태롭게 선 수많은 고위험 임산부와 아기를 구하기 위해 날마다 분투하는 의사가 있다. 이 책을 쓴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오수영 교수가 바로 그 의사다. 저자는 스무 해가 넘도록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며 만나온 수많은 고위험 임산부와 손끝으로 받아낸 아기들을 마음에 품고, 기억을 기록했다. 이 책에는 '생명의 탄생'을 함께하는 산부인과에서 고위험 임산부를 진료하면서 느낀 순간순간이 담겨 있다. 길 한복판에서 애걸복걸하며 택시를 타고 달려가 응급수술을 했던 날, 생후 채 몇 시간을 살 수 없을지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아이를 낳고 싶다는 임산부의 수술을 집도한 날, 여섯 번의 유산 끝에 아기를 품에 안고 울었던 산모의 배를 봉합한 날 등등 저자가 거쳐온 이 모든 날의 이야기에는 의료진의 가쁜 숨과 더없이 애틋한 부모의 마음, 갓난아기의 어여쁜 첫울음이 깊게 배어 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 가장 먼저 만난 사람임신과 출산을 직접 겪지 않았다면, '산부인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말이 그저 막연하고 경이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놀랍고 가슴 뛰는 산부인과의 이야기를,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로 바꾸어 놓는다. 탯줄이 목에 네 번이나 감긴 채 기적처럼 태어난 아기의 이야기를 보면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고, 거의 매일 힘겨운 투석을 하며 태아와 자신을 지켜낸 임산부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저절로 응원의 말이 나온다.'대량 출혈이 발생한 임산부를 수술하면서 걱정과 근심이 가득했는데 눈을 떠 보니 꿈이었다'는 대목에서는 의사의 마음에 공감하게 된다. 곳곳에 수술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생생함과 소중한 생명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하는 진정성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책을 읽다 보면 생명의 가치와, 이를 지키기 위한 부모와 의료진의 간절한 소망과 노력이 독자의 마음에 닿는다.◆작은 확률 뚫고 찾아와줘 고마워임신과 출산의 과정은 흔히 기대하는 것만큼 순조롭지 않다. 임신 초기에 질 출혈이 있는 경우만도 4분의 1에 이르고, 산부인과 교과서에 따르면 생리적 유산까지 합할 경우 모든 임신의 반은 유산으로 끝난다. 조산의 빈도는 약 8~10%, 임신중독증의 빈도는 약 6~8%, 임신성당뇨의 빈도는 약 5~10%로 알려져 있다. 이는 임신이 '생리적인 과정인 동시에 병적인 과정'이라서다. 그러니 임신의 합병증이 생기더라도 불필요한 죄책감을 갖거나 '정상'에 연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저자는 말한다. 그뿐만 아니라 태어나는 아기들을 기준으로 100명 중 2, 3명은 주된 기형이 발생하며, 태아의 이상(異常)은 많은 경우 출생 뒤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상황들이 임산부와 보호자에게 힘들 수 있지만, 누구의 잘못도 실패도 아니며 궁극적으로 더 큰 행복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당부한다.이를 위해 책 속에 임신과 출산에 관한 의학 상식을 갖출 수 있도록 부록을 더했다. 데이터만이 아니라 여러 사례를 더함으로써 마치 진료실에 앉아 저자의 손짓 발짓까지 더해진 설명을 생생하게 듣는 듯하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도록, 그동안 믿고 따라와준 수많은 임산부에게 감사를 전하는 저자의 마음도 담겨 있다. 328쪽, 1만6천원.

2020-05-14 15: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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