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뮤지컬 '투란도트', 영화로 15회 DIMF 개막 맞춰 6월 개봉

뮤지컬 '투란도트', 영화로 15회 DIMF 개막 맞춰 6월 개봉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제작한 창작뮤지컬 '투란도트'가 영화 '투란도트-어둠의 왕국 The Movie'로 새롭게 탄생해 6월 제15회 DIMF 때 관객과 만난다.세계적인 오페라를 모티브로 중독성 높은 뮤지컬 넘버와 화려한 영상미, 조명을 더해 창작 뮤지컬로 탄생한 '투란도트'는 2011년 초연 이후 몇 차례 업그레이드됐으며 지난해 3월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에서 동유럽 라이선스 버전이 성황리에 초연되는 등 성공적인 글로벌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지난 10년 간 140여 회 무대에 올렸으며 중국 5개 도시 초청 공연, 한국 대형 창작뮤지컬 최초 동유럽 6개국으로 라이선스 수출 등의 성과를 올렸다.영화 '투란도트-어둠의 왕국 The Movie'는 호주 영화 '포겟 미 낫', '파스터 디 아워'와 한국 영화 '경계인', '장농' 등을 연출한 김시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뮤지컬의 원작 스토리와 넘버를 녹여 내기 위해 장소영 음악감독이 합류했으며, 각색을 통해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했다. 특히 원작 뮤지컬에서 볼 수 없었던 반전 스토리와 기존 뮤지컬 넘버를 바탕으로 4곡의 신곡이 추가돼 뮤지컬 영화로서 완성도를 높였다.영화에는 뮤지컬 배우를 주연으로 캐스팅했다. 어머니가 당한 상처로 인해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얼음같이 차가운 공주 투란도트 역은 뮤지컬 '셜록홈즈', '사운드 오브 뮤직'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배다해가 맡았다. 진실한 사랑으로 투란도트의 차가운 저주를 풀어낼 왕자 칼라프 역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아이다', '그날들' 등에서 팔색조 매력을 보여준 민우혁이 캐스팅됐다. 또 칼라프를 향한 고결한 사랑을 보여주는 시녀 류 역은 뮤지컬 '그리스', '베어더뮤지컬', '아가타' 등에서 활약한 양서윤이 호흡을 맞춘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 뮤지컬을 대표하는 프리마돈나 최정원을 비롯해 김보경, 성기윤, 이정열, 임춘길 등의 뮤지컬 배우가 출연한다. 영화는 대구와 제주에서 촬영했다.'투란도트-어둠의 왕국 The Movie'는 제15회 DIMF(6월 18~7월 7일)의 개막에 맞춰 개봉된다.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코로나 시대에 언택트 콘텐츠 개발이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이번 영화 제작을 기회로 자체 콘텐츠의 활용도를 높이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통한 글로벌 진출이란 길을 개척해 한국 뮤지컬의 저변을 더욱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053)622-1945

2021-05-11 10:22:34

봄 갤러리 김성희 초대전

봄 갤러리 김성희 초대전

내 마음의 향기를 주제로 활동하는 여류화가 김성희가 11일(화)부터 대구 봄갤러리에서 4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향기로 말을 건네는 꽃과 나무, 하늘, 바람 등은 모두가 김성희 그림의 소재가 되며 모든 날의 기억, 모든 순간의 것들을 캔버스에 담아내고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작품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화폭으로 들어가 싱그러운 존재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 2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17일(월)까지. 053)622-8456

2021-05-11 10:21:53

[내멋대로 그림읽기]이종갑 작 '윤슬-blue fog'

[내멋대로 그림읽기]이종갑 작 '윤슬-blue fog'

이종갑 작 '윤슬-blue fog' 91.0x60.6cm oil on canvas (2021년) 5월의 어느 봄날. 도심 빌딩 숲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한 줄기 햇살이 각막을 덮쳤다. 부신 눈에 놀라는 순간 시간이 멈춘 듯 정신마저 어찔해졌다. 머릿속은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지점으로 진입, 언어적 사고가 끊기면서 잠시 무아(無我)의 상태가 됐다. 이 찰나의 시간에 '나는 어디에 있었던 걸까?'돌이켜보면 삶이라는 게 늘 일방의 '지금과 여기'에 깨어있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현실이 팍팍할수록 '지금&여기'와는 다른 세상을 꿈꾸면서,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지점에서 '꿈' '희망' '소망' 등의 말로 포장해 스스로를 위로해 왔던 것 같다.어찌 보면 우리 대부분은 이렇듯 현실과 초현실 사이에 놓인 줄을 힘겹게, 또는 아슬아슬하게 건너는 '줄타기꾼'이나 '경계인'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만 다행스러운 건 이 경계인의 삶을 보듬는 수단이 있으니, 예술이 그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이종갑 작 '윤슬-blue fog'는 한눈에 봐도 자연(현실)주의적 화풍과 초현실적 경계에서 감성의 판타지를 화폭에 옮겨놓았다.화면 저 멀리 숲 사이로 햇살이 호수를 비추고 있는가 하면, 가까이로는 나무와 들꽃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목이 말라 호수를 찾은 듯한 사슴 한 마리가 어떤 기척에 놀랐는지 관람자의 시선 쪽으로 귀를 쫑긋 세우고 쳐다보고 있다. 여기에 '청무'(靑霧), 즉 푸른 안개가 숲을 감싸 안고 있고 있는 가운데 호수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윤슬'이 무척이나 몽환적이다.이종갑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인 '윤슬'을 볼 때마다 자연이 주는 감동과 아름다움에 심장이 발작을 일으키는 것 같다고 한다. 신비로움을 지닌 안개에 싸인 자연이 발산하는 매력은 작가의 감성을 자극하고, 작가는 그 감성을 받아들여 안개 색상에 의미와 메시지를 담아낸 것이 이 작품이다.작가에 의하면 보랏빛 안개는 우아함과 품위를, 푸른 안개는 성공을, 노란 안개는 부와 자손의 번영을, 초록빛 안개는 풍요와 행복을 상징한다.'윤슬'과 '안개'는 작가가 경험하고 추구해온 자연의 아름다움 중 백미다. 하지만 이 둘은 자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심미(審美) 중 가장 짧은 시간에 존재한다. 봄날 햇살이 찰나지간에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오가도록 한 것처럼 '윤슬'과 '안개'도 현실적 존재를 잠시 망각하게 만든 후 사라지고 마는 '자연의 마술'인 셈이다.마술은 그 바탕이 속임수다. 설혹 그렇다손 치더라도 마술의 환영 속에 잠시 머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왜냐고? 현실과 초현실의 두 세계의 경계를 넘본다는 것은 두 발은 땅에 딛고 머리는 하늘을 향해 있는 '호모 사피엔스'의 '다르마'(dharma)이기 때문이다.비록 이 숙명적 투쟁에서 언제나 승자는 현실에게 돌아가긴 하지만 가끔은, 정말 가끔은 초현실적 경계지역에서 나를 반추하고 살아갈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면 이 또한 기쁘지 않으리.이종갑 작 '윤슬-blue fog'가 단순한 자연의 묘사를 넘어 보는 이에게 위로의 손길을 던져 줄 수 있는 까닭과 더불어 예술의 존재 의의가 여기에 있다.

2021-05-11 10:21:42

함께 떠나는 역사탐방 …'우리지역 나라사랑의 역사현장을 찾아서'

함께 떠나는 역사탐방 …'우리지역 나라사랑의 역사현장을 찾아서'

오는 6월 다가올 '보훈의 날'을 앞두고 시민들의 다양한 역사 체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대구지방보훈청은 시민들이 역사 사적지를 탐방하며 역사의식을 고취하고 선조들의 애국심과 독립심을 본받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우리지역 나라사랑의 역사현장을 찾아서」를 대구지역 사회적기업 ㈜공감씨즈와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대구경북 및 전국의 독립·호국·민주 관련 역사 사적지 하루 2곳 이상을 방문하는 여행 계획을 세워 응모하면 보훈청에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형식이다.체험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상황임을 감안해 1~4인까지 소규모 개별 여행 형태로 응모할 수 있다. 최대 100명까지 지원한다. 여행기간은 5월말부터 9월까지로 여행기간 역시 당일에서 2박3일까지 자유롭게 시기와 일정을 선택하면 된다.응모에 당첨된 100명에게는 1인 기준 1박 5만원 이내의 숙박료와, 하루 10만원 이내의 교통비, 2만원의 일비와 2만원의 식비를 지원한다. 대신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사진과 소감문 등을 제출하는 조건이다.신청서 접수는 오는 16일까지이며, 18일 심사를 거쳐 20일 개별 문자통보하게 된다.프로그램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대구지방보훈청 홈페이지나 탐방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는 사회적기업 '공감씨즈' 블로그에서 신청 서류를 내려받아 이메일 이나 우편접수(대구 중구 중앙대로 79길32 ㈜공감씨즈)로 하면 된다.박신한 대구지방보훈청장은 "코로나19 위기 속 안전한 탐방을 위해 자유여행 형태를 통해 시민들이 독립유공자 및 국가유공자분들의 애국심과 독립심을 본받고, 우리 민족의 수난과 도전의 역사를 체험해 올바른 역사의식 함양토록 하기 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2021-05-10 17:08:02

[오늘의 역사] 1904년 5월 11일 화가 살바도르 달리 출생

[오늘의 역사] 1904년 5월 11일 화가 살바도르 달리 출생

기벽과 천재성으로 유명한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가 스페인 카탈루냐의 소도시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안하무인이었던 그는 미술학교에서 퇴학당한 후 파리로 건너가 에른스트, 마그리트, 부르통 등 초현실주의 그룹과 조우했고 흐늘거리는 시계 이미지로 유명한 '기억의 연속성' 등 환영과 암시가 가득한 그림으로 세계적인 화가가 됐다. 20세기 가장 독창적인 화가로 꼽히는 달리는 살아서 최고의 영화를 누린 후 8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2021-05-10 14:43:41

대구문화재단, 온라인 예술활동 지원 개시

대구문화재단, 온라인 예술활동 지원 개시

대구문화재단이 '문화예술 랜선 프로젝트' 사업 중 하나로 '지역 예술인 온라인 콘텐츠 창작지원' 사업을 공모한다. 접수 기간은 13일(목) ~ 24일(월)까지다.'지역 예술인 온라인 콘텐츠 창작지원사업'은 문화예술 창작콘텐츠의 영상화를 지원하고, 지역예술인들의 영상프로필 제작을 돕는다. 대구에 거주하는 전문예술단체 및 예술인이면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장르는 문학, 시각예술,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 다원예술 등 전 분야다. 개인에게 2~300만원, 단체에게는 2천~3천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사업을 통해 생산된 콘텐츠는 이르면 10월부터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대구문화재단은 예술인 공연 전용 소셜미디어 유튜브 채널 '아츠랜 대구(Arts LAN 대구)'를 열어 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할 계획이다. 자세한 공모내용은 대구문화재단 홈페이지(www.dgfc.or.kr)를 확인하면 된다. 문의 053)430-1244.

2021-05-10 14:35:59

[최재수 기자의 클래식 산책]<18>인간과 자연을 노래한 ‘전원교향곡’

봄이 바야흐로 절정을 넘어서고 있다. 온 천지에 푸르름과 화사함으로 가득하다. 이때 생각나는 음악이 베토벤의 제6번 교향곡 '전원'이다.베토벤은 25세 전후로 청력을 잃기 시작해 30세 땐 귀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베토벤은 청력 회복을 위해 오스트리아 빈 근처의 작은 마을 '하일리겐슈타트'로 가 요양을 했는데, 그때 자연에서 받은 감동을 표현한 작품이 바로 '전원 교향곡'이다.같은 시기에 교향곡 5번 '운명'도 완성했는데, 두 교향곡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운명'이 비극적 운명에 당당히 맞서 승리를 구가하는 베토벤의 강한 얼굴이라면, '전원'은 인간과 자연을 무한히 사랑하는 부드럽고 따뜻한 베토벤의 모습이다.'전원'은 베토벤이 직접 제목을 붙인 표제음악이다. 각 악장마다 제목도 붙였다. 1악장 '시골에 도착하였을 때 느끼는 즐거운 감정'은 넓고 푸른 전원에 도착하였을 때의 상쾌한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2악장 '시냇가의 풍경'은 현악기의 맑은 소리가 자연을 노래한다. 나이팅게일을 묘사하는 플루트의 소리와 메추리를 표현한 오보에의 소리, 뻐꾸기를 표현한 클라리넷 소리가 깊은 숲속의 아름다움을 사실적으로 표현돼 깊은 숲속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시골 사람들의 즐거운 모임'과 '폭풍우', 그리고 '폭풍이 지난 뒤의 기쁨과 감사'를 노래한 3, 4, 5악장은 쭉 이어서 연주된다. 시골풍의 소박한 춤곡이 펼쳐지는 3악장에서는 평화로운 전원을 배경으로 농부들이 즐겁게 먹고 마시며 춤을 추는 모습이 펼쳐진다. 그러나 흥겨운 음악은 갑자기 중단되고 천둥이 치고 비바람이 부는 폭풍의 격렬함을 묘사한 4악장이 이어진다. 5악장에서 폭풍이 지나간 것을 감사하는 아름다운 노래가 갖가지 형태로 변주되며, 음악은 절정에 달하는데, 베토벤의 의도대로 대자연과 인간과 교감의 감동을 느끼며 장엄하게 교향곡은 끝을 맺는다.전원 교향곡은 숨결처럼 부드러운 신의 사랑을 여러 가지 주제로 표현한다. 광포한 폭풍 같은 주제로, 때론 이슬비 같은 주제로, 또 가끔은 따사로운 햇볕 같은 변주로, 그러다가 순박한 농부의 마음으로 본 자연의 변주로 이어진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자연의 숭고함을 음악적 표현으로 인간에게 호소한다. 2악장 시냇가의 풍경은 여러 악기로 여러 새소리를 흉내 내는데 이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여름날 시원한 냇가에 앉아 새소리를 듣는 착각에 빠진다.이처럼 나무는 하나의 악기이고, 숲은 콘서트홀이다. 바빠 숲에 갈 수 없다면 '전원' 교향곡을 들어보자. 그러면 잠시 숲에 온 착각에 빠질지도 모를 일이다.

2021-05-10 11:27:34

대구미술협회 초대 박두봉 '기억'전

대구미술협회 초대 박두봉 '기억'전

대구미술협회는 민화분과 박두봉 작가를 초대, 11일(화)부터 대구미술협회 제1갤러리(호텔 수성 신관 11층 VIP라운지)에서 '기억'전을 갖는다.박두봉은 이 전시에서 나팔꽃이 아름답게 수놓았던 앞뜰과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 등을 소재로 동심이 머물렀던 옛 기억의 공간을 민화에 접목해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사랑, 그리움, 설렘, 기대와 같은 감정이 작품 속에 암시적으로 깔려있는 박두봉의 작품은 내면에 새겨진 의식을 본인만의 개성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작품 속 풍경과 자연물은 작가의 무의식에 존재하던 감정과 만나면서 풍경 그 자체와 작가 내면의 심상이 함께 화폭을 드러난 것이 특징이다.그는 단순화된 형과 선, 원색적인 색채와 배경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의도한 느낌을 자유롭게 표출시켰으며, 특히 즐겨 쓰는 'Blue'의 이미지는 날 수 없는 인간이 경이로운 존재인 하늘을 동경하는 원초적 의식을 상징하며 의식과 무의식, 피안과 차안, 물질과 비물질, 일상과 몽상, 현존과 부재의 경계를 암시하고 있다.작가는 또 화려한 색채를 통해 내면적 개성의 미묘함을 표현하는 원천으로 삼아 강한 생동감을 묘사하고 있다. 전시는 30일(일)까지. 053)653-8121

2021-05-10 11:13:35

[문득 동네책방]  북스테이에 최적 '안녕그림책방'

[문득 동네책방] <19> 북스테이에 최적 '안녕그림책방'

동네책방을 하나씩 둘러보면 '이런 곳에도 책방을 만들었네'라는, 불리한 입지로 보이는 곳들이 간혹 있다. 불편한 교통 여건, 적은 유동인구, 쇠락한 건물 등 저렴한 월세 외에 장점을 찾기 힘든 곳이다. 그럼에도 허허벌판에서 옥토를 일구듯 책향기로 공간을 채우는 이들이 늘상 있다. 반전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감동에 비견되는데 '안녕그림책방'도 그런 곳 중 하나였다.대구도시철도 2호선 대실역에서 강정보로 가는 길 중간쯤에 있는 '안녕그림책방'은 빌딩 5층 옥상 자투리 공간을 꾸며 만들어낸 루프탑 책방이다. 옥상 공간을 통유리로 둘러싸면서 금호강에 접한 궁산부터 강창교, 대명유수지까지 한눈에 보이도록 했다.풍경이 좋지만 기본 정체성은 책방이다. 책과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에 가깝다. 책방지기 심은경(40) 씨는 "책에 대해 많이 알진 못하지만 내겐 이곳이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라고 했다. 영화를 볼 수 있는 간이 스크린과 무료로 책을 볼 수 있는 방이 따로 있다. 북스테이에 보다 적절해 보인다.매일 문을 열진 못한다고 했다. 생업이 따로 있다. 책방만으로 생계유지를 하는 건 로망에 가까워서다.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 동안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연다. 다만 평일에는 무인공간 대여를 한다고 했다. 독서모임이나 캠핑 분위기를 내려는 가족들이 주로 신청한다고 했다.어느 동네책방이든 뚜렷이 드러나는 책방지기의 취향은 이곳도 비슷하다.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 많다. 추천을 요청하자 20쇄 이상 찍은 '무릎딱지'(한울림어린이 펴냄)를 내민다. 서가를 둘러보자 영어교육법 등 개발서도 눈에 띈다. 북큐레이션은 철저히 그림책 위주다. 그림책의 마법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잘 통한다는 것이었다. '인생은 지금'(오후의소묘 펴냄)이 서가에 펼쳐져 있다.사실 심 씨에게 '안녕그림책방'이 첫 책방 운영은 아니다. 책을 버리기 힘들어했던 그는 2018년 영어도서관을 연 적이 있었다. 규모는 작았다. 대학 때부터 사서 읽고 모은 책 3천여 권이 종자였다. 영어를 좋아해 영어로 된 책이 많았다.그러나 결과는 애초 의도와 달랐다. 책을 보는 공간임에도 함부로 해도 되는 곳이라는 일부 이용자들의 태도가 공짜심리로 나타났다. 책을 함부로 대한다는 느낌은 자괴감으로 이어졌다. 1년 남짓 운영한 뒤 문을 닫았다. '봉사한다는 마음이 없으면 운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그럼에도 공유에 대한 갈증은 가시지 않았다고 했다. 책의 가치를 아는, 책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2019년 12월 임대차 계약을 하고 틈나는 대로 조금씩 책을 옮기고 책방을 꾸몄다. 훼방꾼 코로나 바이러스가 걸림돌이었지만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책을 비롯한 구성을 조금 더 바꾸고 결정적으로 이름을 '책방'으로 바꿨다. 이용자들의 태도가 바뀌었다. 덕업상권의 마음을 알아주는 이들이 이 공간을 찾기 시작한 것이었다."영어도서관은 값진 실패의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10년 후에는 이곳도 변해있겠죠. 그림책놀이터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책을 매개로 함께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거든요."

2021-05-10 11:12:57

밴드 ‘전복들’, EP ‘전복코믹스’ 발매

밴드 ‘전복들’, EP ‘전복코믹스’ 발매

대구의 혼성 4인조 기타팝 밴드 '전복들'이 미니앨범 '전복코믹스'를 발매했다. 2016년 싱글 '봄나물'로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발표하는 EP다. 대표곡 '홍차왕자'를 비롯해 '투명인간', '꽃병 속 꽃은 뿌리가 없다', '이 밤은 널 좋아하니?' 등 4곡이 담겼다.1990년대 종이 만화책의 감성을 테마로 삼았다. EP의 커버, 쇼케이스 포스터, 프로필 사진까지 만화적 이미지로 채웠다. 리더 고창일은 "멋쟁이 동네밴드라는 팀의 목표를 지켜가기 위해 더 많은 관객을 만나고 더 좋은 곡을 계속 써가겠다"고 했다.한편 '전복들'은 EP 발매를 기념해 비슷한 시기에 싱글 '디플로도쿠스'를 발표한 포크 싱어송라이터 전유동과 함께 투어 공연에 나선다. 대구 공연은 15일(토) 대명동 클럽 헤비에서 있을 예정이다.

2021-05-10 11:10:27

대구예술발전소, 15일 ‘샌드로잉즈-봄, 여름, 가을, 겨울’ 공연

대구예술발전소, 15일 ‘샌드로잉즈-봄, 여름, 가을, 겨울’ 공연

대구예술발전소는 수창홀 5월 공연으로 두 매직의 '샌드로잉즈-봄, 여름, 가을, 겨울'을 15일(토) 오후 2시, 4시에 진행한다.이번 수창홀 공연은 가정의 달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두 매직의 섬세한 손끝에서 펼쳐지는 샌드아트 매직 퍼포먼스 무대로 꾸며진다. 관객이 직접 샌드아트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임상우 대구예술발전소 예술감독은 "어린이들에게는 눈높이에 맞는 공연으로 소통하고, 어른들에게는 정서적 공감대를 느끼게 하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무료 공연. 전화(053-430-1297)로 사전 예약해야 관람할 수 있다. 전화 예약이 어려운 노약자 및 장애인을 위한 현장 입장석(8석)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이날 공연은 직접 공연장을 찾을 수 없는 시민을 위해 대구문화재단 유튜브 및 대구예술발전소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한다. 053)430-1225.

2021-05-10 11:10:13

극단 에테르의꿈 연극 ‘12만km’…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극단 에테르의꿈 연극 ‘12만km’…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제38회 대구연극제를 강타한 극단 에테르의꿈의 시그니처 연극 '12만km'가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이어진다.지난달 열린 대구연극제에서 연출상, 무대예술상, 최우수연기상을 휩쓴 연극 '12만km'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중남미 아이들의 동화같은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로드무비 연극이다.가난과 납치, 마약 사건이 빈번한 중남미 어느 나라의 7살 소녀 마리아는 오빠 파블로와 친구 치치를 따라 '야수'라 불리는 화물열차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저마다의 꿈을 안고 '에스타도수니도스(Estados Unidos)'로 향한다. 무엇도 예측할 수 없는 '야수'에서의 여정들이 극을 관통한다.현실과 이상, 계획과 무계획, 도전과 타협 사이를 방황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연극은 시종일관 '꿈과 희망의 종착역은 어디인지' 관객에게 묻는다.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고 도전하기를 망설이는 이 시대의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이야기로 읽히는 이유다.대구연극제 최우수연기상 수상자 조영근(페냐 역)을 비롯해 박세향(마리아 역), 김상훈(치치 역), 이승재(파블로 역) 등이 무대에 오른다. 극작 및 연출은 박지수 극단 대표가 맡는다. 14일(금)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 러닝타임 100분. R석 3만원, S석 2만5천원, A석 2만원. 070-4151-4769

2021-05-10 11:10:00

극단 수작, 창단 공연 '아무개'

극단 수작, 창단 공연 '아무개'

극단 수작이 21일(금)부터 23일(일)까지 사흘간 창작 연극 '아무개'를 대구 남구 공연예술거리에 있는 '시어터 우전' 무대에 올린다. 대구 연극의 젊은 피로 구성된 극단 수작의 창단 공연이다.2019년 창단했지만 창단 연극은 다소 늦었다. '손으로 만든다'는 의미, '술잔을 주고받는다'는 중의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궁극적 지향점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수작(秀作)을 만드는 것이다.연극 '아무개'는 40대 가장(家長) 김 씨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다. 아내와 아들을 해외에 유학 보내고 원룸에서 생활 중인 김 씨는 자식 교육을 위해 퇴직금도 당겨 받고 월급 대부분을 유학비용으로 보낸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월세도 밀리고, 라면으로 끼니를 연명하는 처지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실직까지 하고 마는 김 씨. 김 씨는 돈을 빌리기 위해 동료 안 씨를 만나 술을 마시는데 돈을 빌려달라는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극본을 쓴 박세향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는 일보다 직위나 호칭 등으로 불리는 일이 많아진다. 사회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어느새 훌쩍 커버린 자식에게도 외면당하는 현대인들의 소외감과 씁쓸함을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창단 공연임에도 공연 출연진의 면면이 화려하다. 우선 지난달 막을 내린 대구연극제에서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조영근, 신들린 연기로 대구연극제 심사위원들의 이목을 끌었던 황현아, 그리고 극단 수작 대표 예병대가 무대에 오른다.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의 이규리가 합세한다. 올해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자인 박세향이 극을 쓰고 지난해 대구연극제 연출상을 받은 이지영이 연출을 맡았다. 정철원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도 특별출연해 극단 수작의 창단 공연에 힘을 싣는다.공연시간은 21일(금) 오후 7시 30분, 22일(토) 오후 3시·6시, 23일(일) 오후 3시다. 입장료 3만원. 장애인 할인, 예술인 패스 각 50%. 문의) 010-5544-9882

2021-05-10 11:09:48

[오늘의 역사] 1508년 5월 10일 시스티나 성당 천장벽화

[오늘의 역사] 1508년 5월 10일 시스티나 성당 천장벽화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교황 율리우스 2세와 계약을 체결하고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 벽화 작업을 시작했다. 키 155㎝에 불과한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거인 미켈란젤로는 이후 4년 6개월 동안 500㎡가 넘는 면적에 300명 이상의 인물을 그리는 프레스코 작업을 오로지 혼자서 해낸다. 1512년 10월 31일 시스티나 성당은 교황의 미사 후 일반에 공개되었다.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2021-05-10 06:30:00

대구 윤선갤러리 서용 작가 '천상언어'전

대구 윤선갤러리 서용 작가 '천상언어'전

황량한 사막에서 피어난 영원한 불교 미술의 꽃 '돈황 벽화'가 현대미술의 기법을 얻어 대구에서 다시 꽃을 피웠다.최근 문을 연 윤선갤러리(대구 수성구 용학로 106-7 수성스퀘어 아트플렉스 1층)는 돈황 벽화에 기초한 서용 작가의 현대 벽화전 '2021 천상언어'(天上言語)전을 개관기념전으로 열었다."'천상언어'는 내가 돈황에서 불교 도상을 그리며 집중했던 단어다. 내가 그리고 있는 모든 종교적 도상들이 신의 언어를 전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수많은 보살과 부처의 얼굴, 화려한 전각을 배경으로 대중에게 설법하는 부처의 모습 등 돈황 벽화에 드러난 그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이를 흙판에 일일이 조각칼로 긁어 재현한 서용 작가의 작품은 관람객들로부터 '경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이번 전시에서 서용 작가는 흙판과 장지를 캔버스 삼아 장엄한 부처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내 그림에서 누구는 환희를 볼 것이고 누구는 슬픔을 느낄 수 있다. 해석은 보는 자의 몫이다. 작가로서의 최고의 가치는 자신의 예술로서 사람들이 행복하고 기쁠 수 있다면 그것은 작가를 통해 세상에 주는 신의 선물인 것이다."특히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이전에 작업했던 벽화에 확고한 자신만의 색채를 가미한 목각 콜래보레이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판화와 도자, 부조 등 다양한 기법을 익히고 활용함으로써 재료 사용에서 자유로워졌고, 엄격한 장르 구분에서 벗어나 '서용'만의 독특한 영역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세상에 규정된 형태는 없다. 단지 사람들이 구획지어 놓은 형태에 익숙할 뿐이다. 그 익숙함은 실체가 아닐 수도 있다. 나는 익숙한 것에 갇히기보다 문득문득 들어오는 메시지들을 내 감성 안에 붙잡아 놓고자 노력한다."서용 작가는 중국 유학시절 운명처럼 마주한 돈황 벽화에 매료돼 1997년부터 2004년까지 7년 동안 간쑤성 돈황 막고굴에서 벽화를 연구했으며 란주대학과 돈황연구소가 공동 개설한 최초 돈황학 박사 과정 1기를 졸업한 4인 중 유일한 외국인이다. 이런 이유로 돈황 벽화 작업으로 다져진 기초에 현대적 정서를 더한 서용 작가의 창작은 그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무당이 신의 말을 전하듯이 나는 꽃, 나무, 바람으로 들었던 신의 말을 그림이라는 도구로 풀어놓는다. 내게 작품은 하나하나가 그날의 기록이고 전시는 마침표보다는 하나의 방점이다."전시는 30일(일)까지. 053)766-8278

2021-05-10 06:30:00

[이인숙의 옛 그림 예찬]이한철(1812-1893?), ‘기응소규’(飢鷹所窺)

[이인숙의 옛 그림 예찬]이한철(1812-1893?), ‘기응소규’(飢鷹所窺)

마스크가 점점 힘들어지는 바깥 날씨라 코로나19 방패삼아 매 그림을 골라보았다. 매를 영험하게 여긴 것은 사람을 해치기도 하는 맹금류임에도 불구하고 길들일 수 있어서 매사냥에 활용했기 때문일 것 같다. 매는 붉은 경면주사로 액막이 부적에 그려졌고, 비단에 진채의 세화(歲畵)로 그려져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기도 했으며, 이렇게 부채에도 그려 감상과 심리적 호신을 겸하기도 했다. 무속의 종교로, 세시의 풍습으로, 회화의 예술로 들어올 만큼 영물(靈物)로 대접받은 매이다.부적에서 매는 몸통 하나에 머리가 셋 달린 삼두매인데 수재(水灾)·화재(火灾)·풍재(風灾)의 세 가지 재앙을 모두 막기 위해서다. 물, 불, 바람은 몸에 수종(水腫), 심화(心火), 풍병(風病)으로 오기도 하고, 폭우나 산불, 태풍 등 재난으로 닥치기도 한다. 삼재가 든 해에는 삼두매를 그린 삼재부(三灾符)를 집에 붙이기도 하고 몸에 지니기도 했다. 세화에서 매는 떠오르는 붉은 해를 배경으로 바다에 돌출한 바위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그린다. 매가 바닷가 절벽에 서식하는 텃새여서 바다의 일출과 새해의 벽사(辟邪)에 잘 어울렸던 것이다."굶주린 매가 먹잇감을 노리다"라는 이 '기응소규'는 사냥감을 탐색중인 매가 주인공이다. 멋들어진 나뭇가지에 앉아 저 아래 무언가를 노려보고 있다. 새와 동물 그림인 영모화이면서 산수화인 영모산수화이다. 수묵담채로 절벽과 계곡의 분위기만 나타낸 은은한 여백미의 산수와 담박한 사의(寫意) 화풍의 매는 조선후기 양반사대부의 취향을 반영한다.화제는 "늠름여장부(凜凜如丈夫) 소규하소물(所窺何所物) 노천거사(老泉居士)"이다. "늠름하기가 마치 대장부 같은데, 무엇을 노리고 있나?"라고 쓴 감상은 노천 방윤명(1827-1880)의 글로 여겨진다. 왼쪽 모퉁이의 '희원(喜園)'은 이 그림을 그린 이한철의 호이고 인장은 '묘신(玅神)'이다. 묘(玅)는 묘(妙)와 같은 글자로 '묘신'은 당나라 이백이 왕희지를 칭송한 시 '왕우군(王右軍)'에 나오는 '필정묘입신(筆精妙入神)'을 두 글자로 줄인 말이다.이한철은 19세기 최고의 초상화가이다. 철종, 대원군 이하응 등 왕과 왕족을 비롯해 조인영, 김정희 등의 초상화를 그렸다. 왕희지급에 해당하는 칭찬인 '묘신'을 이한철이 자신의 자호(字號)나 이름 등 성명인(姓名印)이 들어갈 자리에 감히 찍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초상을 그린 귀현(貴顯)이 내려준 인장이기 때문일 것 같다. 슴슴한 붓질 속에서도 생동감 넘치는 매의 자태는 과연 입신의 경지이다. 노려보는 매의 눈! 코로나를 물리치고도 남을 것 같다.미술사 연구자

2021-05-10 06:30:00

제3회 정음시조문학상에 '붉은 신발'

제3회 정음시조문학상에 '붉은 신발'

제3회 정음시조문학상은 제주 출신 김진숙 시조시인의 '붉은 신발(기사 하단 전문 게재)'로 향했다. '정음시조문학상'은 등단 15년 미만 작가들의 5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해 수상작을 결정하는 시조문학상이다. 올해는 각종 문예지에 발표된 2천여 편의 시조 신작 중 본심에 오른 100편을 대상으로 심사가 진행됐다. 본심 심사는 민병도, 박명숙, 최영효 시인이 맡았다.시조 '붉은 신발'은 제주 4.3사건 피해자 유족이 아버지의 묘소로 짐작되는 곳에서 피해자 유족 전체를 위로하듯 써낸 작품이다. 민병도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에서 "행불자 묘역의 아버지 영혼을 위해 흩어진 신발짝 맞추듯 흩어진 동백 꽃송이를 모아 짝을 맞추어 보는 화자로서의 시인"이라며 "4.3의 동백 이미지를 붉은 신발로 은유하고 형상화한 몰입과 상상의 힘이 실로 놀랍기만 하다"고 했다.2008년 '시조21'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진숙 시인은 시집 '미스킴라일락', '눈물이 참 싱겁다'를 펴낸 바 있다. 김 시인은 "한 줄도 쓸 수 없는 날들이 많았다. 마스크에 가려진 혀의 문장이 얼마나 보잘 것 없고 허술한 것이었는지 깨닫는 시간이었다. 신선하고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는 일이 시작임을 일깨운다"고 소감을 밝혔다.수상작에는 50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지원된다. 수상작과 심사평은 계간 시조전문지 '좋은시조' 여름호에 특집으로 게재된다. 시상식은 다음달 19일(토) 오후 3시 대구 수성구 한영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붉은 신발 -김진숙- 넘어진 삶을 일으켜 다시 사는 이 봄날당신은 돌아왔지만 당신은 여기 없고바닥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보이는 길들 짐승 같은 시간들 바람에 씻겨 보내도눈물은 그리 쉽게 물러지지 않아서행불자 묘역에 들어 아버지를 닦는다 닦고 또 닦아내는 사월의 문장들은흩어진 신발을 모아 짝을 맞추는 일아파라, 동백 꽃송이 누구의 신발이었나

2021-05-09 14:06:57

대구시립국악단 한국무용의 밤 '별신

대구시립국악단 한국무용의 밤 '별신

대구시립국악단의 한국무용의 밤 '별신'(別神)이 13일(목)·14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올려진다.이번 '별신'은 지난해 11월 부제 '안부를 묻다'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은 '답신을 받다'란 부제로 공연된다. 안무는 장유경 계명대 무용전공 교수가 맡았다.이날 공연은 코로나 시대, 서로의 안위를 걱정하는데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별신'은 1장 '안부', 2장 '문굿', 3장 '별신', 4장 '꽃노래', 5장 '그리고 내일' 등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걱정과 염려에서 다독임과 위로, 그리고 희망의 내일로 나아가는 여정을 가장 한국적인, 그리고 가장 대구적인 노래와 음악, 춤과 의상, 무대와 조명으로 연출해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코로나19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단절과 우울을 해소하기 위해 '달구벌 별신굿'을 가져와 무대화한 것. 마을의 평안과 안녕을 위한 공동의 제 '동해안 별신굿'의 원형에 창작과 재구성이 더해진 작품으로 '동해안 별신굿'이 지닌 독특한 장단과 세련되고 풍부한 내용, 그 무악(巫樂)과 무가(巫歌)에 지역 특유의 가락을 더해 춤에 얹었다. 여기에 대구시립국악단(지휘 서재진)의 지역 색채가 묻어나는 연주가 라이브로 어우러진다. 그리고 제를 올리고 놀이를 하며 내일의 희망을 그린다.김형국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많이 오셔서 서로를 보듬고 다독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입장료 1만원. 입장권은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1588-7890)를 통해 예매하면 된다. 053)606-6193

2021-05-09 06:30:00

[책CHECK] 블랙아웃

[책CHECK] 블랙아웃

모든 국민은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미래를 보는 특수 인화 기술이 생긴 덕분이다. 다만 한 번에 한하도록 정부가 개입한다. 그러나 일부는 10년 후가 아닌 미래 특정 시점의 사진을 수시로 찍을 수 있다.카카오페이지, CJ ENM, 스튜디오드래곤이 주최한 '제4회 추미스(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블랙아웃'이 단행본으로 나왔다.'블랙아웃'이라는 웹소설 제목은 많다. 앞날이 어둡고 막막해 궁금증을 한껏 자아내기 때문이다. 소설을 끌고 가는 건 사진 인화에서 간혹 생기는 '블랙아웃'이다. 미래 사진이 까맣다는 건 죽음을 의미한다.웹소설다운 흐름, 문체, 밀당, 반전을 내세운다. 맛보기도 가능하다. 카카오페이지에서 무료로 3회분을 볼 수 있다. 302쪽, 1만5천원

2021-05-08 06:30:00

[책CHECK] 열세 번째 별자리

[책CHECK] 열세 번째 별자리

간절히 원하면 밤하늘의 별이 되어 별자리로 태어난다는 말이 있다. 마른 종이 위 잉크 한 모금 떨구어 타는 목을 축이며 긴 사연 짧게 눌러 시로 피워냈다. 시에 대한 간절함은 그렇게 열세 번째 별자리로 태어났다.붓자국캘리그라피 대표인 김선정 시인의 첫 시집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찾아낸 시인의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해마다 돌아오는 계절이 주는 감동이 다르고, 하루도 아침저녁이 다르듯 수록된 시도 일상적이지만 뻔하지는 않다.동트기 직전/ 은빛으로 들판을 뒤덮은 서리가/ 나를 보고 있는 거울 속 중년에게도/ 제법 내려앉아 있다네// 너그러운 웃음에 여유는 덤으로/ 상강 맞이 계절이 주는 시간의 선물이라/ 괜찮노라 겸허히 받아들이게 되는/ 이 계절이 나는 괜찮다네(93쪽 '상강 맞이' 중)128쪽, 1만원

2021-05-08 06:30:00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추억, 그리고 새로 만드는 미래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17> 추억, 그리고 새로 만드는 미래

경북대학교 입학 후 가장 먼저 한 것이 도서관 건물의 한 켠(당시 시청각실)에서 고등학교 후배(대학 입학은 같은 해였다)와 함께 연 2인 시화전이었다. 내 딴에는 경북대에 어떤 '글쟁이(문청)'들이 있는지 탐색해보려고 미끼를 던진 셈이었다. 여러 '글쟁이'들이 그 미끼를 물었다. 복현문우회라는 모임이 있음도 알았다. 그 후 나는 도서관을 들락거리며 혼자 작업하겠다는 고집으로 복현문우회에 들라는 유혹을 한사코 거절하기도 했다. 때로 도서관 앞에서 자주 해 지는 쪽을 향해 묵상하듯 앉아 있던 김춘수 교수를 지켜보기도 했다. 그런 질풍노도기의 만남의 기억으로 도서관은 내게 각인됐다.지금의 박물관 건물이 원래 도서관이었다. W자 모양인데, 건축가 조자용의 작품으로, 제트기와 박쥐 형상을 본 따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1980년대 초에 도서관이 옮겨가 신관 증축으로 위용을 갖추면서 옛 도서관 건물은 박물관으로 바뀌었다.경북대 도서관은 특히 대구 항일운동의 본산이었던 우현서루의 정신을 잇는 공간으로 의미 지을 수 있겠다. 이일우의 손자 이석희가 우현서루의 장서 482종 3천937책을 경북대 도서관에 기증했는데, 함께 수집한 책들과 합쳐 8천800여 권으로 비로소 명실상부한 도서관 면모를 갖추었다. 우현서루는 1만 권의 장서로 유명했으나, 일제 강점기 때 꽤 수탈을 당했다. 그런 가운데 그 정도라도 지켜낸 건 다행이었다. 한편 70년대와 80년대에는 경북대 도서관을 배경으로 한 학생시위운동이 잦았다. 이처럼 민족과 현실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의식이 함께 부각되는 공간이 경북대 도서관이다.도서관은 일찍이 '책의 집'이었다. 고대 이집트의 한 신전에서 그런 기록이 발견됐다고 한다. 오랫동안 그런 관습이 유지돼왔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도서관은 서적 보존에 국한하지 않고 인쇄자료뿐만 아니라, 음향자료와 영상자료, 그리고 멀티미디어와 디지털자원까지 수용한다. 경북대 도서관이 그 점에서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 기본이 되는 장서량만도 350여만 권으로 서울대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 째로 많다. 자료 접근과 수용은 점차 인터넷 활용도가 높아간다. 2019년 리모델링으로 1층이 ICT 기반의 학습과 연구 공간, 북 갤러리와 세미나 및 전시공간을 갖추었다. 카페 운영은 물론, 영화감상과 각종 강연회와 책읽기 등의 행사가 이루어진다. 문화공간의 복합적 활용이다. 이용자들도 엄청나다. 한 달 평균 40만 명에 이른다. '2020년 전국 대학도서관 평가'에서 최우수그룹으로 선정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도서관의 이런 활용이야말로 경북대가 이루어내는 미래에의 가장 확실한 투자라 할 수 있다.이하석 시인(대구문학관장)

2021-05-08 06:30:00

[내가 읽은 책] 똑같지만 전부 다른

[내가 읽은 책] 똑같지만 전부 다른

안녕, 알래스카(안나 볼츠 글/문학과 지성사/2021년)'안녕, 알래스카'는 아무에게나 드러낼 수 없는 상처를 갖고 살아가던 아이들이 서로에게 공감하면서 성장해 가는 모습이 사랑스러운 성장소설이다. 네덜란드 작가 안나 볼츠의 작품으로 2017년 네덜란드의 권위 있는 문학상 은손가락상을 수상한 이후 세계 청소년들이 읽고 있다. 제목이 말해주듯이 이야기 중심에는 파커네 반려견이었다가 지금은 스벤의 도우미견이 된 알래스카가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파커와 스벤의 시점을 혼용해 마치 이야기를 들려주듯 10대들의 우정과 모험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아직 밤에는 알래스카의 꿈을 꾸는 '파커'는 이번 학기를 새롭게 시작하기로 마음먹는다. 세상이 그렇게 나쁘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러나 6학년이 되어 맞이하는 첫날 자기 소개 시간부터 '스벤'의 도발로 둘은 서로에 대한 첫인상이 나빠졌다. 파커는 스벤의 집으로 가서 알래스카를 데려오기로 결심한다. 5주 전 일을 잊기 위해서라도 알래스카가 필요했다. 복면을 쓰고 스벤의 집에 몰래 들어가 넉 달 만에 알래스카를 품에 안았다.새학년 첫날부터 발작을 했다. 1년 전부터 뇌전증을 앓아온 '스벤'은 예측 불가능한 순간에 오는 발작 때문에 일상이 무너졌다. 그러던 어느 날 도둑들이 쓰는 복면을 쓰고 침실에 들어온 여자애에게 호기심이 생긴다. 강도 사건 이후 온 가족이 불행해졌으며 두려움에 떨게 되었다는 여자애는 거리 곳곳이 어떤 습격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범죄자들로 가득 차 보여 무섭다고 했다. 그날부터 알래스카의 이름을 지어 준 복면 소녀의 비밀 방문이 시작된다."가끔 안 좋은 일도 생기는 거야. 그냥 받아들여!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없어. 뭐, 아주 잠깐은 두려움이 없을 수도 있겠지. 다른 사람들도 이 세상이 썩었다는 걸 알고 있고. 그런데 너는 왜 계속 불평불만이고, 다른 사람들은 왜 그냥 계속 사냐고! (중략) 다행인 줄 알아라. 나는 내 자신이 두렵거든. 언제 어디에서 의식 없이 쓰러질지 모르니까."괜찮지 않지만 괜찮다며 살아가던 어느 날 파커는 사건 당일 목격한 신발을 찾아다니다가 우연히 맞닥뜨린다. 도움이 절실한 파커에게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는 스벤. 그리고 스벤의 뇌전증 발작 순간 의연하게 곁을 지켜주는 파커. 다름으로 누군가를 판단하지 않고 존중하는 당연한 감각이 우리에게 당연하지 않다는 김민철 작가의 말처럼 당연한 게 오히려 소중한 것이 되어가는 요즘, '안녕, 알래스카'에서 지금 우리가 잃어가는 것들에 마음 기울이는 법을 배우게 된다.서미지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1-05-08 06:30:00

[책]‘오세훈’은 싫지만 ‘박영선’도 별로

[책]‘오세훈’은 싫지만 ‘박영선’도 별로

지금은 없는 시민/강남규 지음/한겨레출판 펴냄이 책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다. 저자는 국민의힘을 '불평등한 현실의 역사적 가해자', 더불어민주당을 '대의나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조직 보위만을 위해 정치를 하는 집단'으로 규정하고, 이런 거대 양당의 '원만한 합의' 속에서 나머지 정치집단과 시민의 이익이 '양보'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시민의 자리'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할 때 한국 사회가 조금 더 좋아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1장 '진짜 정당은 어디에 있는가'에서는 시민을 향하지 않는 정당과 정치인을 비판한다. 허경영의 국가혁명배당금당이 21대 총선 당시 장년 노동자로 구성된 예비후보 1천여 명을 낸 사실을 되짚으면서 "이 '사이비 정당'이 요양보호사, 미화원, 백화점 아르바이트, 페인트공들과 만나길 주저하지 않는 동안 '진짜 정당'들은 어디서 누구와 만나고 있었던가?", "왜 '진짜 정당'이 있어야 할 곳에 '사이비 정당'만이 있었는가"라는 뼈아픈 질문을 던진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조직 보위만을 위해 '내로남불'을 외치면서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2장 '정치와 선거는 같은 말이 아니다'에서는 정당과 정치인, 그리고 시민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시민이 무력할 때 정치는 방만해지곤 한다"면서 정치를 옳은 방향으로 견인하는 시민의 역할을 강조한다.3장 '해장국 언론을 넘어서'는 흔히 '기레기'로 경멸받는 언론을 다룬다. 저자는 "좋은 독자 없이 좋은 언론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진실을 상기시키며 "가짜뉴스를 바로잡고 '팔리는 기사'들을 거부하는 동시에, 좋은 기사를 열심히 읽고, 공유하고, 후원함으로써 언론사를 자극하고 독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4장 '꽃조차 놓이지 않은 죽음'에는 노동자, 특히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 대한 글들이 실려 있다. 저자는 "날이 지나도 꽃만 놓여 있다면 애도는 이제 그저 꽃일 뿐이다"이라는 한 시인의 말을 빌려 '꽃조차 놓이지 않은 노동자들의 죽음은 무엇인가'라고 되묻는다.시민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5장 '시대의 기후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저자는 우리가 타자에 대한 연민과 연대의식을 가질 때 비로소 세상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격려하면서, 함께 이 구조에서 벗어나자고 권유한다. 248쪽, 1만5천원

2021-05-08 06:30:00

[책]인간의 종말

[책]인간의 종말

인간의 종말디르크 슈테펜스·프리츠 하베쿠스 지음/전대호 옮김/해리 펴냄 탄소 연대측정법으로 추정되는 지구의 나이는 약 46억년. 이 기간 동안 지구상에는 5번의 생물 대멸종 사건이 일어났다. 그 중 가장 최근의 일이 공룡의 대멸종 사건이었다. 따라서 공룡이 사라진 이후 최대의 대멸종은 우리 시대에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한 난제다.지금 신문을 펼쳐 든 당신이 지구상에서 할 수 있는 것, 만질 수 있는 것,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생명의 다양성과 관련이 있다. 당신이 이 신문과 함께 보는 종이나, 오늘 아침에 먹은 음식, 지금 당신의 폐로 흘러드는 공기, 마시는 물 가운데 어느 것도 생명의 다양성이 없다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문제는 이러한 모든 소비 혹은 소모의 주체가 인류라는 점이다. 지구적 지질, 환경적 변화를 일컫는 말 중 현재를 '인류세'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80억에 육박하는 호모 사피엔스의 삶을 지탱하기 위해 지구가 감내해야 하는 에너지의 총량은 상상을 초월한다.멸종은 진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기도 하지만 심각성은 그 속도에 있다. 현재 종의 멸종은 정상적인 진화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보다 100배, 어쩌면 1000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유엔 세계생물다양성위원회의 추정에 따르면 하루에 150종이 멸종하고, 금세기 말까지 100만종이 절멸할 위험에 처해 있다.소위 '인류세'가 시작된 20세기 중반 이래 단 하나의 종(인간)이 이토록 지구를 지배했던 적은 없었고 그 지배의 추세를 '대가속'(Great Accelation)이라고 한다. 기상학자 빌 슈테팬은 이 대가속의 과정을 12개의 사회경제적 경향과 12개의 지구 시스템의 경향을 보여주었는데 이들 그래프의 모든 곡선은 아주 오랫동안 완만하게 상승하다가 20세기 중반부터 급상승하는 동일한 양상을 드러냈다. 다시 말하면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지배하는 세력으로 부상하는 과정이 곧 자연 파괴의 과정이었음을 직관적으로 드러내고 있다.인간이 대멸종을 일으켰고 오직 인간만이 이 대멸종을 멈출 수 있다. 저자들은 그 해결점으로 과학과 권력이 손을 잡을 것을 권한다. 또 우리 행동과 가치들도 바꿔야 한다. 책은 심각한 내용이지만 의외로 술술 읽히며 자연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모든 것과 연관돼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생물 다양성의 상실은 우리의 종말이다." 312쪽, 1만6천800원

2021-05-08 06:30:00

[반갑다 새책]결정의 원칙

[반갑다 새책]결정의 원칙

결정의 원칙/로버트 딜렌슈나이더 지음·이수경 옮김/인플루엔셜 펴냄훌륭한 결정은 과학이 아니라 일종의 예술이다. 살다보면 충분한 시간이 없거나 불충분한 정보만으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또 어떤 리더들은 본능적 직감을 따른다. 그러나 직감도 무(無)에서 나오는 건 아니다. 오랜 경험과 학습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 직감이다.책은 막막한 인생을 돌파하는 위대한 결정의 비밀, 즉 운명을 바꾼 역사 속 18가지 위대한 승부수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오랜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 속에서 직관을 얻을 수 있는 결정만을 엄선, 풍부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루비콘 강을 건넌 카이사르부터 원폭 투하를 결정한 트루먼, 탈레반에 맞선 말랄라, 비즈니스 판도를 바꾼 포드까지 그 '결정의 순간'을 들려줌으로써 독자에게 '결정의 영감'을 준다.파키스탄의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여성 인권을 위해 탈레반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했다. 이로 인해 탈레반의 표적이 되어 머리에 총격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인권 운동은 계속 됐고, 목숨 건 투쟁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최연소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그녀의 행동은 어느 날 느닷없이 나온 것이 아니다. 노벨위원회가 언급한 그녀의 '싸움'은 어릴 때부터 내면 깊이 새겨져 열다섯 살에 이미 삶의 당연한 방식이 돼 있던 가치관에서 나온 결정이었다."(237~238쪽)이와 달리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결정도 있다.혁신적 인쇄술을 발명한 구텐베르크는 인류의 발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오직 이윤 추구라는 개인적 목적으로 금속활자와 인쇄기를 발명했던 것이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도 처음부터 종교개혁을 일으킬 의도가 없었다. 알려진 사실과 다르게 '95개조 반박문'은 면죄부를 주관하는 대주교에게 토론을 제의하려 편지에 썼는데 이것이 중간에 유출되어 걷잡을 수 없는 종교개혁의 물결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우리에게도 저마다 건너야할 루비콘 강은 있다. 그럴 때 어떡할 것인가? 이 책에서 조언을 얻자. 332쪽, 1만7천원

2021-05-08 06:30:00

[책] 문학이 영상을 능가한 시간… '듣기 시간'

[책] 문학이 영상을 능가한 시간… '듣기 시간'

인터뷰의 기본은 듣는 것이다. 인터뷰를 더러 하는 기자들은 늘상 들을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말할 것이 넘치는 이들을 상대하자면 인터뷰만큼 피곤한 작업도 없다. 그런데 인터뷰 대상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문맹의 할머니라면.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발화되지 못한 침묵'을 소재로 한 소설이 나왔다. 작가 김숨이 만들어낸 이야기, '듣기 시간'이다. 분명 픽션이다. 그러나 인간 심리의 기저까지 다녀온 핍진성에, 논픽션이라 해도 고개 끄덕일 작품이다.본문만으로는 157쪽(책 전체는 173쪽) 분량의 중편소설이다. 단, 꼭꼭 씹어 읽어야 한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증언을 소재로 삼았다. 하지만 피해자의 증언이 짧다. 피해자의 증언은 소설의 중심이 아니다. 증언 과정과 분위기가 압권이다. 중편소설임에도 읽는 데 장편소설 못지않은 시간이 걸린 까닭이다.작가는 앞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소재로 한 소설을 많이 써왔다. 'L의 운동화', '한 명', '흐르는 편지',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이 있는가', '떠도는 땅' 등이 같은 소재의 전작들이다.작가마다 특성이 있기 마련이다. 규정이나 낙인이 돼선 곤란하겠지만 김숨 작가는 독자에게 긴 호흡을 요구한다. 그의 작품 '국수'를 예로 들자. 이 작품에서 작가는 작중 인물의 심리 변화나 분위기 등을 충분한 장면 묘사로 구현해냈다. 그의 소설을 보고 레시피인양 그대로 끓여 먹으면 곤란한 이유다. 엄마와 딸의 힐링 레시피다. (작품과 맛있는 레시피가 일치하는 건 가수 윤종신의 '팥빙수'다.)'듣기 시간'의 화자(話者)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구술 증언을 텍스트로 만들어 책으로 엮는 연구팀의 연구자다. 구술 증언을 하는 이는 '황수남'으로 추정되는 1924년생 여성. 본명을 밝히기 거부하는 건 물론 증언에도 소극적이다. 몇 단어로 조합된 단문만 녹음될 뿐이다. 그마저도 이해 불가의 영역에 있다. 그러나 작가는 작품에서 '발화되지 못한 말'까지 문학의 영역으로 남긴다.녹취록에 테이프가 돌아가는 '스윽스윽'이나 매미가 우는 '맴맴맴매' 쯤으로 기록된 침묵이다. 고통에 으스러지는 발악도 아니다. 입을 열 듯 열지 않는, 열더라도 의미를 조합하기 힘든 언어다. 피해자에게 증언을 요구하는 건 고문인지도 몰랐다. 그들에게는 기억을 통째로 삭제하는 게 살아남는 방법이었기에. 그 지난한 과정을 겨우 끝냈는데 다시 말하라 한다면.아마도 이 작품의 화자와 인터뷰 당사자의 상황이 신문 보도용으로 게재됐다면 이런 수순이었을 것이다. 취재기자인 화자는 "할머니가 도통 말씀을 안 하세요. 하는 이야기도 고작 뜬구름같은 이야기고…"라고 데스크에 보고할 것이다. 그럼 데스크는 할머니의 주변 환경을 물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살아온 개별적 이야기와 위안부 피해자들의 보편적 이야기를 잘 버무려서 써보자고 제안할 것이다. 예상컨대 이런 기사가 나올 것이다.'1997년 8월 9일 오후 경남 진주의 한 주택에서 만난 황수남(가명·73) 할머니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황 할머니는 5년 전이던 1992년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라고 우리 정부에 신고하면서 일본군의 만행을 만천하에 드러낸 바 있었다. 할머니의 용기 있는 행동은 17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피해자들의 증언을 끌어냈다… (중략) 인터뷰 시작 20분이 지나서야 할머니는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사람들이 몰려있네"라는 말이 그의 첫 마디였다. 할머니는 1982년 분열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오랜 기간 억눌러온 기억을 다시 재생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처럼 할머니 같은 위안부 피해자의 OO%는 정신병원에 입원한 전력이 있다…'그렇기에 우리는 김숨의 '듣기 시간'을 당연히도, 자신있게 '문학'이라, '소설'이라 말한다. 역사와 증언이 씨줄과 날줄로 직조한 작품이라는 문단의 의견에 이견을 달기 힘들다.2000년 5월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평양 순안공항에서 만난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첫 대면이었다. 방송 카메라에 찍혀 전국으로 송출된 평양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의 진가를 보였다. '신문은 끝'이라 했다. 사진 몇 장과 글 몇 줄로 어떻게 저걸 능가해 표현한단 말인가. 그럼에도 이튿날 평양 주변을 스토리로 엮어 써낸 언론은 있었다. '백견이 불여일필'인, 영상을 뛰어넘는 문학 작품이 지난달 26일부터 서점에 진열되기 시작했다. 173쪽, 1만원

2021-05-08 06:30:00

[책CHECK] 비인간 동물과의 공존 이야기

[책CHECK] 비인간 동물과의 공존 이야기

수의사들이 들려주는 동물과의 공존 이야기다. 생물다양성과 인간의 삶, 신종 감염병의 원인, 인간과 반려동물의 관계, 동물 복지와 동물원의 뒷방, 동물실험의 3R(대체, 사용 동물의 숫자 감소, 불가피한 동물실험 진행 시 고통의 완화) 원칙과 동물 보호 운동의 쟁점 등 인간-동물 관계의 역사부터 이미 시작된 변화의 흐름까지 이야기한다.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인간 사회의 문제에만 집중해선 인류의 건강과 복지를 지키기 어렵다. 인간, 동물, 생태계, 자연과 환경 전체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인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중략) 사람, 가축, 야생동물의 보건과 의학, 그리고 환경과 생태 및 사회, 경제, 법률 전문가와 관련기관 모두 협력하고 거시적인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200쪽, 1만3천500원

2021-05-08 06:30:00

신전뮤지엄 미술관 최종건 초대전

신전뮤지엄 미술관 최종건 초대전

자연에 대한 진솔한 탐구를 그림 화두로 삼아 작업하는 화가 최종건이 신전뮤지엄 미술관(대구 북구 관음로 43)의 초대를 받아 전시회를 열었다.최종건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사실의 전달이라는 기술 방식에 머물지 않고 실제적인 느낌의 진솔한 탐구와 사색, 이해와 성찰, 애정을 담기 위한 노력을 화폭에 옮기고 있다.이러한 과묵함과 우직함을 나타내기라도 하듯 작가의 작품 속 배경은 산이나 큰 바위가 주류를 이룬다. 덧붙여 작가는 볕이 잘 드는 한적한 산 중턱이나 바위에 기대어 꽃망울을 터뜨리는 여린 숨결을 포착해 화면을 채워나간다.특히 사실적 묘사가 두드러진 최종건의 그림은 절제된 조형미와 여백이 돋보이며 자연 상태에서 바라보는 꽃들의 생경한 미감까지 특유의 기법으로 깊은 향기를 품어낸다.이로 인해 생기가 넘치는 그의 작품은 상상과 간결한 여운, 정신적인 긴 호흡을 기본적인 화법으로 추구함으로써 뭔가를 향한 그리움을 소환하고 있다. 전시는 30일(일)까지. 053)321-6339

2021-05-08 06:30:00

[책CHECK] 나는 대학로 배우입니다

[책CHECK] 나는 대학로 배우입니다

연극배우 겸 에세이스트 김윤후가 낸 책이다. 12년차 대학로 배우인 그가 마냥 빛나지만은 않았던 무대 뒤의 이야기를 실었다. 대학 졸업 후 이름도 없는 배역 '도끼맨'에서 대학로 대표 로맨틱코미디 주연급 배우로 성장하기까지 과정을 담았다. 꿈을 향한 도전은 결국 빛을 발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연극계의 현실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임금 미지급, 공연 취소 통보, 캐스팅 변경, 생활고 등으로 다단계 영업사원이 되거나 유흥업소로 떠나는 동료들의 모습도 적혔다.그는 "불안정한 삶을 사는 배우를 왜 하느냐고 사람들이 물을 때마다 내게 연기란 돈키호테 데 라만차의 둘시네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냉혹한 현실은 풍차, 그리고 소중한 나의 친구들은 로시난테와 산초인 것처럼"이라고 했다. 232쪽, 1만3천원

2021-05-0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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