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새책] 로비스트 그들은 우리를 어떻게 세뇌하는가

로비스트 그들은 우리를 어떻게 세뇌하는가/ 스테판 오렐 지음·이나래 옮김/ 돌베나무 펴냄

저자는 기업 로비, 이해 충돌, 과학 조작 관련 보도에 특화된 여기자로 프랑스 '르몽드'지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취재 현장에서 수년간 제약, 식품, 화학, 알코올, 농약 등 산업 전략을 모니터하며 로비와 이해 충돌이 정치적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했고, 이 책은 그녀가 10년 이상 열정을 쏟아 조사한 각종 인터뷰와 보도 및 참고 자료를 요약한 것에 다름없다. 그래서 웬만한 인내심을 갖지 않고 완독하기가 쉽지 않은 책이다. 하지만 어떤 도덕심도 없는 냉소적인 세계를 발굴한 현장 취재력은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모자람이 없다.

일례로 발암섬유질인 석면은 1898년 전문가들이 첫 위험신호를 포착한 후 유럽연합이 실질적 조치를 취하게 된 2005년까지 107년이 걸렸고, 원유에 든 벤젠은 1897년부터 1978까지 81년의 격차가 있다.

사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기업들 중에는 공공보건에 해를 입힐 수 있는 '진실'을 회피하거나 왜곡하기 위해 많은 '도구'를 사용한다. 그 대표적 도구가 '로비' 또는 '로비스트'의 활용이다.

의약 제품과 화학물질을 선두로 우리 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살충제, 담배, 소시지, 설탕, 탄산음료와 심지어 초콜릿까지 로비스트의 손길이 닿아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로 얽힌 개인과 단체, 기업들이 유해성을 숨기고 과학 실험 결과를 건드리고 연구결과를 폄하하려는 시도를 하며 보답이라는 덫을 펼치며 우리 주위에 은근한 마수를 뻗치고 있는 실정이다.

아침 식사에 꼭 베이컨을 넣어야 한다는 미국인들의 고정관념뿐 아니라 필요 없는 계란을 반드시 인스턴트 케이크 믹스에 넣어야 하는 일들은 모두 인간 심리를 이용한 프로파간다와 로비가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기업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전문가, 산업에 연루된 과학자, 기업과 결탁하는 정부, 활동 규제대상과 긴밀한 규제기관 등이 정글처럼 얽혀 있다. 책은 그 여정의 기록이다. 496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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