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사투리] "가수 아이유와 제주어 노래 '웃당보민' 부르고 싶어요"

③사투리와 사람들-4. 제주어로 노래하는 가수 박순동

제주어 지킴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순동씨는 제주어로 된 노래를 부르고, 제주어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제주어 지킴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순동씨는 제주어로 된 노래를 부르고, 제주어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3사투리와 사람들

4. 제주어로 노래하는 가수 박순동

자신을 '제주어 지킴이'로 소개하고 있는 박순동씨(49). 그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가수이며 배우다. 제주어로 말하고 노래하면서 제주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 제주 4.3을 주제로 한 영화에 출연해 제주사람들의 깊은 한을 치유하고 있다. 제주어 살리기에 매달린 지 20년. 이제는 제주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었고 제주하면 떠올리는 이름이 되었다. 무엇보다 그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제주어로 만든 자신의 노래를 제주도 유치원생이 따라 부른다는 사실이다.

 

-제주 사투리에 관심을 기울인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2001년 우연히 '제주 문화 살리기 운동'에 동참하면서 매주 주말마다 제주시청 앞에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러다 문득 제주문화를 살리겠다며 안치환의 노래를 부르는 자신이 뭔가 맞지 않은 것처럼 여겨졌지요. 진정한 제주문화가 무엇인지 고민하던 중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제주어'였습니다. 그 후 제주어로 노래를 만들어 부르게 됐습니다.

-제주어로 노래를 만들거나 부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듯 합니다.

▶막상 노래를 만들려고 하니 제주어 표기가 아리송했습니다. 무조건 동네서점으로 가서 제주어로 된 시집을 뒤지기 시작했지요. 그때 만난 김종두 시인의 시집 '사는게 뭣산디'(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실린 시중 '뚜럼1'을 보고 반해 첫 번째 노래로 만들었습니다. 내친김에 그룹 이름도 제주어로 '바보'라는 뜻의 '뚜럼 브라더스'라고 지었습니다.

-처음 제주어로 노래할 때 주변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미지근하다 못해 안타깝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어떻게 제주어로 노래를 할 생각을 하느냐' '정말 바보가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처음 제주어로 공연할 때 같이 불러주는 사람하나 없이 혼자 좋아서 노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좌절도 많이 했습니다.

-변화가 오긴 했나요.

▶10년쯤 지나서야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 제주 신광초등학교 교사로 있을 때 방학기간을 활용해 제주시민과 학생 20여명이 참여하는 '제주어 시(詩) 교실'을 운영했습니다. 시중 일부를 동요로 만들어 '제주어 배워보카'라는 음반을 발매, 각급 학교에 배포한 것이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제주어 지킴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순동씨는 제주어로 된 노래를 부르고, 제주어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제주어 지킴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순동씨는 제주어로 된 노래를 부르고, 제주어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요즈음에는 주변에서 의미 있고 좋은 일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것 같습니다.

▶2010년 12월 유네스코에서 제주어를 사라져가는 언어로 지정하면서 제주도 전역에 제주어 살리기 붐이 일어났었습니다. 때마침 제주어로 만든 동요를 각 학교에 배포하자, 학교에서 아침 점심으로 틀어주기 시작했고 음원과 악보를 요청하는 교사까지 생겨났습니다. 그 후로는 많은 관심들이 이어졌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 선생님이 만든 노래가 실렸다고 들었습니다.

▶제주어 노래 '웃당보민'(웃다보면)이 실렸습니다. 웃당보민/ 웃당보민/ 행복해진덴/ 햄쩌(웃다보면 웃다보면 행복해진다 했어)이렇게 시작되는 노래지요. 지금은 공연할 때면 한두 명씩 따라 부르는 아이들이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유치원 학생들이 제주어로 된 노래를 따라하면 어르신들이 신통한 듯 바라보는 그 모습이 정말 좋습니다. 행복하죠.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무엇으로 버티어 냈습니까

▶제주도 출신인 김종두 시인의 제주어 시를 특히 좋아했는데 200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분이 저에게 '제주어를 꼭 지켜주면 좋겠다'는 그 말씀을 유언처럼 가슴에 지니며 계속 나아갔습니다.

-부산국제 영화제 신인상을 받은 배우라는 걸 알고 놀랐습니다.

▶제주 출신 오멸 감독이 대학가요제(2000년)에 출전한 나를 지켜보았나 봅니다. 그래서 그분과 계속 제주도 문화살리기 운동을 했고 2013년 제주 4.3을 주제로 한 '지슬'(감자)에 출연한 동기가 되었습니다. '지슬'은 4.3사건을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이념으로 다룬 것이 아니라 치유의 목적으로 만든 영화지요. 많은 제주 주민들이 직접 출연했습니다. 미국 선댄스 국제영화제에서 대상도 받을 만큼 호평을 받았지요. 지난해에는 제주어 노래와 제주어 유투브 방송을 진행하는 순동이가 4.3의 비극을 깊게 알아가는 모습을 유쾌하게 다룬 영화 '시인과 뚜럼'(바보)에도 출연했습니다.

-방송에서 노래를 모티브로 '제주어 배워보기'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진행 했습니다

▶2011년부터 제주 CBS라디오에 출연, 일주일에 30분씩 '제주어 배워보카'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매주 제주어로 된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해 부르는 것이지요. 가사를 설명하면서 제주어를 가르치고, 가사에는 제주의 풍습이나 음식, 역사를 담았습니다. 올해 서울로 학교를 옮기면서 중단 한 상태입니다. 인기가 좋아서 발표한 곡을 담아 2개의 CD로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제주어 노래집'도 냈습니다. 학생들에서 쉽게 제주어를 가르치기 위한 것들이지요.

-올해 제주도에서 서울로 학교를 옮겼습니다.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주에서 태어나서 제주를 떠난 적이 없습니다. 딸아이 교육 때문에 올해 초 서울 등원초등학교로 오게 되었습니다. 제주도에서 벌인 일들이 중단될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막상 서울에 오니 오히려 제주어를 알리기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제작소에서 제주어로 만들어보자는 제의도 들어왔고, 정보가 많고 아이디어가 풍부한 곳이라 제주어를 전국에 알릴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2년 후에는 다시 제주도로 가야지요.

-사투리를 확산시키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팁을 준다면

▶같이 움직여야 됩니다. 제 경우 혼자 움직여서 20년이 걸린 것입니다. 같이 하면 시너지 효과도 있고, 함께 붙들고 있다 보면 버틸 수 있는 힘도 환경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꿈이 있다면

▶가수 '아이유'와 함께 제가 만든 제주어 노래 '웃당보민'을 듀엣으로 부르고 싶습니다. 그러면 제주사투리가 전국에 빵 하고 터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날이 과연 올까요(웃음)

글 사진 김순재 계명대 산학인재원교수 sjkimforce@naver.com

 

이 기사는 계명대학교와 교육부가 링크사업으로 지역사랑과 혁신을 위해 제작했습니다.

◆다시, 사투리 연재 순서

1.왜 다시, 사투리 인가

2.예술 속 사투리

3.사투리와 사람들

4.외국의 사투리 보존과 현황

5.대담

◆사투리 연재 자문단

김주영 소설가

안도현 시인

이상규 전 국립국어원장

김동욱 계명대학교 교수

백가흠 계명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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