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새책] 여행, 인문학에 담다/ 김영필 지음/ 울력 펴냄

'여행, 인문학에 담다'는 여느 여행 책과는 구성과 내용이 다르다. 보통 여행지의 명소를 눈으로 둘러보고 사진을 첨부한 것이 아니라 지은이가 방문한 곳의 신화, 역사 등에 명화를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이는 지은이가 여행 작가도 전문 여행 가이드도 아니며, 대학에서 철학과 다문화 강의를 했고 지금은 지역 도서관에서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행을 통해 방문지의 인문학적·역사적 지식을 넓히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지은이는 현상학을 전공한 철학자이다. 대학을 다니던 딸이 학업을 중단하고 홀연히 프랑스로 떠났고 아버지는 그런 딸을 만나기 위해 처음 프랑스 여행을 떠났다. 자신의 학문의 시원인 에드문트 후설을 찾아 체코 프라하도 찾았다. 터키를 3번 갔고, 간 김에 에게해를 넘어 아테네를 1박2일 갔다 온 게 유럽 여행 경험 전부다. 중국은 국제학술대회 참석과 개인 연구를 위해 40여 차례 다녀왔다. 그런 그가 2017년 딸이 있는 파리에 다녀 온 후 여행에 인문학적 상상력을 덧입힌 책을 쓰고 싶었던 차에 이번에 출간하게 됐다.

책의 첫 장은 '그리스'편으로 시작한다. 내용은 '그리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신화를 중심으로 신과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풀어내고 있으며, '중국'편에서는 중원천하 곳곳에 녹아 있는 역사적 이야기를 들려준다. '파리·프라하'편에서는 예술사적 이해와 서양철학의 흐름을 귀동냥할 수 있었다. 책의 끝장이자 여행의 종착지인 후설의 고향 프로스테요프를 찾아 기록한 '현상학의 고향에서 상념에 젖다'에서는 지은이 스스로 철학적 수행의 고삐를 바짝 조이는 결기도 보여준다.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은 모든 것을 얻는 것이다"는 후설의 자기성찰적 메시지를 화두로 삼고 한 줄기 빛으로 도래하는 존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364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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