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농부연습]6. 과연 수익이 가능할까

공동기획: 영천시 농업기술센터 공동기획: 영천시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인에게 '얼마의 수익을 희망하십니까'라고 질문하면 귀농을 꿈꾸는 이들은 억대농부를 소망하고 귀촌인이라면 월 '50만원'이면 좋을 것 같다고 쑥스럽게 이야기한다. 영천의 연습농부들 역시 원하는 소득이 월 50만원이 가장 많았다. 과연 가능할까?

연습농부로 체류형 농업창업센터에 입주해 있는 한 입주민의 첫 농사체험기를 통해 '농사로 돈벌기'의 어려움과 현실을 생생히 듣기로 했다.

 

#이용직씨의 첫 농사 체험기 (봄 감자)

*2020년 3월 15일 - 밭 준비

인근에 있는 해발 500미터 산기슭에 위치한 400평 가량의 밭을 봄 감자 심을 장소로 결정했다. 밭 주변에 수원이 없어 재배 기간 동안 급수 작업이 걱정되긴 했지만 하늘을 믿어보기로 한다. 아직 귀농전이라 농업용 장비가 없는 관계로 밭에 퇴비를 충분히 살포한 후 마을 분들께 요청을 드려 트렉터로 밭을 갈고 관리기로 두둑을 만든 후 비닐 멀칭 작업을 했다. 비록 비용은 좀 들었지만 비교적 순조롭게 작업이 진행되었고 밭 작업에 있어서 농업용 장비의 중요성에 대해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감자 수확을 하고있는 이용직씨(왼쪽 끝). 이씨는 올해 400평 밭에 감자를 재배해 100만원의 순수익을 얻었다. 감자 수확을 하고있는 이용직씨(왼쪽 끝). 이씨는 올해 400평 밭에 감자를 재배해 100만원의 순수익을 얻었다.

*2020년 3월 19일 -파종

농협에서 구입한 수미 씨감자 100 kg을 밭에 파종했다. 귀농타운 마을 분들의 도움으로 즐겁게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확보한 재배기술 자료와 틈틈이 유튜브에서 찾아보았던 자료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오늘 심은 감자를 얼마나 수확할 수 있을지 마치 시험지를 받아든 학생처럼 긴장되는 순간이다.

*2020년 4월 13일 - 감자싹 확인 및 늦서리 피해

감자싹들이 비교적 고르게 올라오고 있다. 비닐멀칭위로 솟아오른 초록색 감자싹들이 대견스러워 보인다. 4월 말일까지 서리가 몇 번 와서 먼저 올라왔던 감자싹이 피해를 입었다. 피해받은 감자는 싹이 새로 올라온다는 이웃의 말에 걱정이 조금 덜어지기는 한다. 농사는 하늘과 같이 짓는다는 말이 실감되는 하루인 것 같다.

*2020년 5월 11일 - 감자 순치기, 잡초제거 및 북주기 시작

감자를 굵게 키우기 위해 순치기 및 북주기 작업을 시작했다. 밭에 쪼그리고 앉아 한포기씩 작업을 했으며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어떤 것 인지 체험할 수 있는 하루였다. 햇살이 뜨겁지 않아 작업하는데 큰 부담은 없었으며 감자 옆에서 자라는 잡초들도 아직은 만만해 보인다.

*2020년 6월 4일 - 감자밭 야생동물 피해

감자밭에 짐승이 들어와 수십 포기의 감자를 뽑아놓았다. 크게 자란 감자만 먹어치우고 나머지는 파헤쳐놓은 것을 보니 화가 난다. 야생동물들과 적당히 나눠먹어도 되지 않을까했던 순진한 생각이 후회가 되는 순간이다. 야생동물이 뽑아놓은 덕분에 땅 밑에서 굵어가던 감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벌써 적당한 크기의 감자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

*2020년 6월 28일 - 감자 수확

그 사이 몇 번의 야생동물 피해가 있었고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수확을 결정했다. 내려쬐는 햇살에 쭈그리고 않아 캐는 작업이라 지금까지의 작업 중 가장 힘들었지만 수확의 기쁨도 같이 맛볼 수 있었다. 귀농타운 주민 분들의 도움으로 수확을 무사히 마쳤다. 100 kg의 씨감자를 심어 1300 kg 정도를 수확했다. 서리피해와 야생동물 피해를 받은 초보농부의 감자밭 수확치고는 괜찮지 않은가?

*감자판매 및 정산

상품성이 있는 감자를 선별하여 10kg 들이 감자 100상자를 준비했다. 수확한 감자는 평소 친분이 있는 분들 그리고 그분들이 홍보해주신 분들을 대상으로 거의 판매를 할 수 있었다. 사실 감자재배 만큼이나 판매도 걱정이었었는데 주변의 도움으로 큰 어려움 없이 해결되어 다행이다.

수입은 감자 한 상자를 1만5천원에 판매, 총 1백5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여기서 농자재 및 기타 비용으로 약 50만원을 제외하고 100만원의 순수익이 발생했다. 400평의 밭에서 3개월 가량의 영농활동으로 생긴 수익 100만원…. 처음부터 소득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시작한 일이라 실망스럽진 않았다. 더구나 내가 재배한 감자를 접해본 분들이 '감자농사 잘 지었네' '감자 맛나더라' 라는 말들에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용직씨가 마을주민들과 함께 감자 수확을 마친후 포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용직씨가 마을주민들과 함께 감자 수확을 마친후 포장을 준비하고 있다.

*농사를 짓고 나서-'농사로 돈벌기' 과연 가능한가?

이번 농사를 통해 소규모 관행농업으로는 만족할만한 수익을 올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적절한 규모의 농토에서 농기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농사가 한 가지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 같으나 이 경우 농촌에 아무 영농기반이 없는 경우 초기 투자비가 만만찮게 들것으로 예상된다.

비교적 작은 규모에서 수익성이 좋은 작물을 선택하고 고품질의 농작물을 생산하는 강소농도 기대수익을 높일 수 있겠으나 차별화된 재배기술을 개발하고 농사에 적용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도시에서 태어나 농촌에 기반이 없으면서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의 경우, 농촌으로 내려와 생활하면서 시간을 가지고 가능한 다양하고 충분한 농촌생활을 경험해 보는 것이 성공적인 귀농에 중요한 요소일 것 같다. 많은 자산을 가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귀농 귀촌에 가진 자산을 고민 없이 투자할 수 있는 도시민이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귀농 또는 귀촌이 활성화 되려면 정부 지자체의 정책자금 지원도 중요하지만 도시민들이 농촌생활을 장기적으로 많이 경험해보고 확신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박민석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강선일 기자 ksj@maeil.com

 

계명대 리빙랩 프로젝트팀

김응호 박민석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영천시 농업기술센터

김호일 광고홍보학과 학생

김주연 송청빈 채인영 언론영상학과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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