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마돈나와 이효리

이효리, 시대의 아이콘 마돈나처럼…

MBC '놀면뭐하니'가 만든 '싹쓰리'의 이효리(가운데). 매일신문 DB MBC '놀면뭐하니'가 만든 '싹쓰리'의 이효리(가운데). 매일신문 DB

'58년 개띠'인 마돈나는 지난해 '마담X'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마돈나의 통산 열 네번째 앨범인 '마담X'는 여러 평론가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고 발매 첫 주에 빌보드 앨범200 차트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는 순위가 떨어졌지만 이 앨범은 40년 가까이 미국 팝 씬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돈나의 건재함을 알리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갑자기 마돈나를 소환한 이유는 '싹쓰리'의 이효리를 보면서 마돈나가 걸어온 길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효리를 '한국의 마돈나'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섹스 심벌'로서의 이미지도 가지고 있는데다 사회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 또한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마돈나와 이효리는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마돈나와 이효리를 가른 결정적 차이점은 새로운 시도를 얼마나 과감히 했느냐는 점, 그리고 그 시도에 대중이 얼마나 호응해줬느냐는 점이다. 마돈나는 지금의 이효리와 비슷한 나이일 때이자 이효리가 '핑클'로 데뷔해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점인 1998년 'Ray of Light'(레이 오브 라이트)란 앨범을 낸다. 마돈나는 당시 낯선 장르였던 '일렉트로니카'를 과감히 도입, 전세계적으로 대중화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덕분에 마돈나는 이전의 엄청난 성공에도 그를 외면했던 그래미상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 뒤로도 앨범의 상업적 성공은 차치하고라도 각종 콘서트 투어와 젊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꾸준히 새로운 앨범을 발표한다.

이효리는 지금 마돈나가 '레이 오브 라이트'를 발표할 때쯤의 나이가 됐다. 이효리는 5집 '모노크롬'과 6집 '블랙'을 통해 자신만의 음악을 보여주었다. 이는 4집 'H-Logic'(H-로직)에서 겪었던 표절 파동 때문에 더욱 자신의 음악을 보여주려 노력한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평단의 평가와는 별개로 앨범의 판매고나 대중적 인기는 그가 '10minute'(텐미닛)'이나 'U go girl'(유 고 걸) 때보다는 훨씬 낮았다. 그 뒤 이효리는 제주도로 가서 가끔 예능을 통해 얼굴을 비추다가 올해 '싹쓰리'를 통해 가수로서 다시 등장했다.

'싹쓰리'를 보면서 '우리는 이효리를 이렇게밖에 못 대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여름 바닷가'는 결국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의 음악을 큰 변주 없이 들고 온 노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효리를 그 시대의 히트가수로 묶어놓은 것밖에 되지 않는 것 아닌가. 이효리라는 가수는 무궁무진하게 보여줄 게 많은 사람인데, 대중들은 여전히 '핑클' 때와 '텐미닛' 때의 이효리만 원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첨언하자면 이효리도 좀 더 과감히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마돈나가 다양한 시도와 젊은 뮤지션과의 협업으로 80년대 섹스 심벌에서 21세기 레전드 음악인으로 남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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