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돈의 새론새평] 거위 털 뽑히듯 늘어날 세금 부담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시작부터 일자리 정부라고 요란했지만 60세 이하 취업자 수는 지난 3년 사이에 2천245만3천 명에서 2천162만3천 명으로 83만 명 줄었다. 주 36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도 712만7천 명 줄었고 한 주 35시간 이하 일하는 사람만 574만8천 명 늘었다. 주당 근로시간도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 43시간 20분에서 지난 4월 36시간 6분으로 7시간 14분, 17%가량 줄었다. 근로시간이 줄면 곧바로 소득이 줄어든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가장 못사는 최하위 20% 국민의 근로소득은 12.4%나 줄었고 차하위 20% 국민의 근로소득도 2.9%밖에 늘지 못했다. 반면에 세금이나 각종 연금, 사회보험료는 급격히 늘었다. 국민이 쓸 수 있는 소득, 즉 가처분소득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쪼그라드는 소득을 만회하기 위해 엄청난 재정을 쏟아부었다.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초기 3년 동안 정부가 주로 지급하는 돈(이를 이전소득이라 함)은 가계당 5만원 정도 증가했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3년 동안에는 그 네 배에 가까운 21만원이 늘었다. 당연히 문재인 정부의 재정지출은 폭발적으로 팽창했다. 2017년 400조5천억원이던 예산지출이 2020년에 512조3천억원으로 불었다. 3년 동안 연평균 8%, 금액으로 111조8천억원 불어났다. 금년에는 코로나라는 복병까지 덮쳐서 1차 추경으로 11조7천억원, 2차 추경으로 9조1천억원, 그리고 3차 추경에서 최소한 30조원이 늘어난다고 봤을 때 금년에만 50조원 이상 새로운 재정 부담이 생겼다. 재정지출이 1조원 늘어나는 동안 가계 소득이 늘어나는 정도를 보면 이명박 정부가 7천482원, 박근혜 정부가 8천176원인 데 반해 문재인 정부는 3천784원밖에 되지 않는다. 재정지출의 소득 증대 효과가 지난 정부의 절반도 되지 못한다. 최저임금이네 52시간이네 하면서 경제와 일자리와 근로시간을 다 줄여 놓고서 쪼그라드는 소득을 만회하기 위해 엄청나게 비효율적인 재정을 투입해서 메우는 꼴이 된 것이다.

세금이라도 빵빵하게 들어온다면야 이런 졸속을 몇 년 더 끌고 갈 수 있겠지만 당장 금년부터 세수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금년 1~3월 국세 수입은 작년에 비해 8조5천억원이나 감소했다. 반면에 총지출은 1~3월 동안 26조5천억원이나 증가하였다. 세수는 줄고 지출은 늘어나 관리재정수지는 55조1천억원 적자를 냈다. 수출·내수가 모두 부진하니 세수가 더 나빠질 것이고 지출 또한 1분기보다 훨씬 확대될 것이 분명하니 관리재정적자 규모는 100조원 혹은 그 이상으로 팽창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재정적자를 메우는 방법은 딱 두 가지다. 국채를 발행하거나 세금을 올리거나. 그런데 국채는 2019년에만 102조원 발행했고 금년 들어서도 4월까지 이미 24조원 가까이 발행했다. 금년 관리재정적자 100조원만큼 새로운 국채 발행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만기가 돌아온 기존 채권의 상환용 채권, 즉 차환용 발행 규모도 50조원이 넘는다. 코로나 3차 추경이 30조원보다 더 커진다면 금년 국채 발행 규모는 200조원이 넘어설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국채 발행 시장에 과잉 공급으로 심각한 불안정이 발생한다. 신규 발행은 물론 기존에 발행된 국채의 유통 시장 가격도 덩달아 떨어질 것이다. 국채 가격이 떨어지면 다른 채권의 가격도 덩달아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국채나 공채의 발행 비용이 커지고 국공채 판매도 곤란하게 된다. 정부도 이미 3월에 이런 불안 요인을 지적했었다. 결국 남는 것은 증세다. 법인세나 부가가치세를 올리면 경기에 역작용을 할 것이므로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올리기 쉽지 않다. 결국 남는 것은 근로소득세밖에 없다. 현재 약 절반가량인 면세자 범위를 줄이면 된다. 그렇지만 내년부터 적용하면 2022년 대선에 악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므로 그리 못 할 것이다. 결국 소리 없이 여기저기 소득공제나 세액공제 범위를 줄일 것이다. 큰 고통 없이 거위 털 뽑듯이 세금이 늘어날 것이다.

관련기사

AD

문화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