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산책] 북한 방역의 두 얼굴

김영환 준비하는 미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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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관련해서 우리가 가장 큰 착각을 하는 것이 있다. 북한의 조직력이나 관리 통제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TV에서 북한 군인들이 일사불란하게 행진하는 모습을 자주 보고 1980년대에 형성된 북한 이미지가 현재까지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매우 큰 착각이다. 북한 각급 학교의 출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마약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을 본다면 북한의 관리 통제 능력이 얼마나 망가져 있는지 알 수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확산되었을 때 경제 규모나 사육 규모에 비례해서 본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나라는 북한이다. 관리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으니 방역이 엉망이고 이 병이 북한 전역을 초토화시키고 휴전선을 뚫고 남하한 멧돼지를 통해 한국에까지 큰 피해를 입혔던 것이다. 북한의 이런 방역 능력 때문에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되기 시작했을 때 많은 북한 전문가들이 큰 우려를 갖고 있었다.

북한은 1월 29일에 국경을 전면 폐쇄했다. 대만이 2월 7일, 미국이 2월 2일에 중국인들을 입국 금지했고 이는 세계적으로 매우 빠른 조치였지만 북한은 대만보다 9일 먼저, 미국보다 4일 먼저 중국인들을 포함한 모든 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자국민들도 입국 금지시켰다. 심지어 중국에서 잡힌 탈북자들의 송환조차 거부했다. 자국민의 입국 금지는 국제법 위반이었지만 이에 아랑곳할 북한이 아니다. 국경 폐쇄 직전 중국을 방문했던 사람과 그 가족, 밀접 접촉자들을 모두 색출해서 1만 명가량을 격리시켰으며 각급 학교의 휴학을 세 차례에 걸쳐 연기했고 모든 집회와 회의를 특별한 경우 이외에는 거의 금지시켰으며 교화소(감옥)의 면회를 전면 금지시켰다. 북한에는 유흥업소가 거의 없지만 이마저도 폐쇄했고 시장과 식당, 상점 등도 거의 폐쇄하였다. 북한에는 종교도 없고 콜센터 같은 것도 없기 때문에 이를 매개로 전염되는 케이스는 당연히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북한은 중국과 매우 가깝고 경제를 비롯해 모든 면에서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인데 코로나19 확진자가 0이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한다. 그러나 북한과 경제 교류, 친척 교류, 인력 교류를 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랴오닝성과 지린성이며 이 두 성의 인구 대비 확진자 누적 총수는 10만 명당 0.3명이다. 4월 9일 현재 한국의 10만 명당 확진자 수가 20.1명이고 미국은 130명이며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등은 200명을 넘는다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이는 매우 적은 수다. 10만 명당 0.3명이라면 33만 명을 만나면 그중 1명 정도가 감염자라는 이야기인데 북한이 국경을 폐쇄할 때는 그 수가 더 적어서 국경이 폐쇄되기 전에 접촉자가 없었을 가능성도 꽤 있다. 설사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곧 격리되었기 때문에 추가로 전염시키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이 처음 국경을 폐쇄했을 때 이를 상당히 생뚱맞은 조치라고 보는 사람이 많았다. 그 당시에 그 정도로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나라가 거의 없었고 특히 북한은 경제난이 매우 심한 상태였으며 중국인을 상대로 한 관광을 유일한 출로로 생각하고 있는 조건에서 국경을 폐쇄하는 것은 합리적 정책이 아니라고 봤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국경 폐쇄나 국경 폐쇄에 가까운 정책들을 취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북한의 조치가 매우 선구적인 조치인 것처럼 되어버렸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확진자가 없거나 거의 없는 것으로 판명된다면 헛방망이질만 계속하던 북한이 오랜만에 시원한 안타를 하나 날리는 것이다. 심각한 인권 탄압, 핵 개발, 국제 룰 무시, 호전적 태도, 경제난, 부정부패 등으로 국제적으로 부끄러울 일만 가득하던 북한에 그래도 자랑거리 하나는 생기는 셈이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신뢰를 잃어버린 국가다. 북한 당국의 말을 믿는 국가나 언론은 거의 없다. 북한 당국이 확진자가 0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을 믿을 수는 없고 수많은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해 교차 확인하고도 시간이 많이 흘러야 한다. 이것이 1~2년이 걸릴 지 3~4년이 걸릴 지 알 수 없다.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흐르고 북한에서 감염 확산의 증거가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북한 주장을 100% 신뢰할지 의문이다. 북한이 오랜 기간에 걸쳐 국제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렸기 때문에 이를 회복하는 데에도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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