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매일신춘문예]수필 당선소감

당선인 김옥자

김옥자 수필 당선인 김옥자 수필 당선인

자기 자신을 모르고 산다는 것은 참으로 답답한 일이었습니다. 매사에 까칠함이 많아 모서리 몇 개쯤은 지니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 아이는 또래의 친구와 어울려 놀기보다는 땅 바닥에 풀잎을 그리거나 친구의 이름 내지는 마음속엣 말을 썼다가 지우는 일이 많았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밖에 나가 놀 수 없다는 핑계로 다락방을 어린 소녀만의 공간으로 삼았지요. 벽지대신 순서 없이 천장과 벽면에 붙여진 빛바랜 신문의 깨알 같은 활자와 책보다는 박을 타서 만든 바가지들이 놓여 있었지요. 바느질에 필요한 천조각과 털실뭉치, 인두와 소소한 잡동사니가 한쪽에 웅크리고 앉아 있기도 했다. 호기심에 몇 번은 이런 것들을 만져보다 이내 관심 밖에 두었다. 팔베개를 하고 누워 있거나 엎드려 뭔가를 궁리하듯 가만히 있다 무료한 시간에 답답증이 일면 단어의 의미나 군데군데 섞여 있는 한자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띄엄띄엄 천장의 글자들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우연찮게 글을 쓰게 되었다. 어떻게 써야 된다는 것도 모른 채 사색의 창고에서 단어 하나하나를 꺼내 지면으로 옮겨 적는 것조차 새록새록 하던 일이 생각난다.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에 글쓰기에 성실하게 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괴감 내지는 혼란스러움의 연속된 나날들이었다. 삶의 희 노 애 락을 겪을 만큼 겪고 나서야 문 하나를 열수 있는 기회가 제게 주어졌습니다. 지연희 교수님을 만나 시와 수필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시름과 희열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방황하고 있을 때마다 아낌과 격려, 채찍을 함께 주셨습니다.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매일신문이 제게 안겨준 영광스런 소식을 전화로 전해 듣고 아버지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이 밀려왔습니다. 올 3월 친정어머니를 먼 곳으로 보내드린 후라 그런지 더 그랬던 같습니다. 제 글을 읽고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 하나의 문을 열어주신 것임을 알기에 더욱더 정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에 아직까지도 미덥지 못한 구석이 많습니다. 또 다른 나를 알아가기 위한 훈련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창작에 임하겠습니다.

그동안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했던 문파 문인협회 신시 가족이었던 장명순선생님 정이춘선생님 한복선선생님 강근숙선생님 류성신선생님의 사랑과 아낌없는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문인협회 파주지부 여러 선생님들의 격려와 따뜻한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늘 한 마음으로 응원해준 친구 동숙, 화숙, 영순, 은숙1, 은숙2 효숙아 정말 고마워. 서투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박수를 보내준 오빠내외 언니들 동생아 많이많이 사랑해. 내 곁에서 여름휴가 때마다 친정 부모님과의 여행을 계획하고 동행해준 남편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더 전하며, 딸내외(태형 다람), 아들내외(현주 동주)와 함께 이 영광의 기쁨과 행복을 같이 하고 싶습니다. 미처 다 얘기 하지 못한 많은 지인들에게도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 김옥자

한국방송통신대 재학

2009년도 문파문학 시부문 신인상 수상

시집 '가급적이면, 좋은' '꽃 사이사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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