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동기획] "미국은 사전 방송금지 X" 결방 '그것이 알고싶다 김성재 편' 향후 편성 가능성은?

'고 김성재님의 사망 미스테리를 다룬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하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 청와대 '고 김성재님의 사망 미스테리를 다룬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하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 청와대

3일 방송 예정이었던 SBS '그것이 알고싶다' 듀스 출신 가수 고(故) 김성재 편 방영 무산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

앞서 1일 김성재 전 여자친구 김모씨가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했고, 이를 2일 법원이 인용함으로써, 김성재 사망 사건의 의혹을 다룰 예정이었던 해당 방송은 제작진의 손에만 남게 됐다. 이에 따라 3일 오후 11시 10분 방송 예정이었던 그것이 알고싶다는 초유의 결방 사례를 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고, 법원 판결이 나온 후 곧장 2일에 '고 김성재님의 사망 미스테리를 다룬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하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만 이 국민청원은 최근 바뀐 규정에 따라 사전동의 100명 이상 및 관리자 검토를 거쳐야 정식으로 등록될 수 있다. 검토 과정 중에도 청원에 참여할 수는 있다.(3일 오후 6시 8분 기준 2만7천724명 참여)

또,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인 배정훈 PD는 3일 낮 자신의 SNS에 "이번 방송 절대 포기 안한다"며 해당 국민청원 사전동의 링크를 올리기도 했다.

사실 이 같은 시사교양프로그램에 대한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은 꾸준히 있어 왔다. 그런데 대부분 법원이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기각했다. 이번은 명예훼손 등 인격권 침해 방지를 위해 신청을 인용한 '희소한' 경우이다.

김성재 사망사건 당시 살해혐의로 긴급구속됐던 김성재 여자친구. 온라인 커뮤니티 김성재 사망사건 당시 살해혐의로 긴급구속됐던 김성재 여자친구. 온라인 커뮤니티

▶향후 이 같은 일을 방지하려면 시사교양프로그램 스스로도 나름의 '묘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법원의 판단이 어디로 향할 지 알 수 없고, 최근 흐름을 본다면 국민의 알 권리보다 개인의 인권을 좀 더 중시하는 판결도 종종 보여서다.

예고편을 아예 내보내지 않는 게 한 방법일 수 있다. 이번과 같은 경우 지난 7월 27일 그것이 알고싶다 고유정 편 방송 종료 직후 김성재 편에 관한 예고편이 나왔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늘 이렇게 다음 주 방송 예고편을 프로그램 말미에 내보내고 있다. 이어 김성재 전 여자친구 김모씨 측은 예고편이 나간 지 4~5일 정도만에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했던 것.

물론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은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는 법적 권리임은 틀림 없다. 그럼에도 제작진 입장에서는 공들여 만든 방송을 안정적으로 내보내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예고편 없이 매주 방송을 이어나가는 방법도 취해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매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가장 인기 있는 시사교양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즉, 예고편 없이도 안정적으로 방송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고편의 홍보 효과는 포기해야 하지만, 시사교양프로그램이기에 떠안을 수밖에 없는 방송금지가처분신청 '리스크'는 다소나마 예방할 수 있는 것.

▶국민의 알 권리 충족 및 시사교양프로그램이 맡고 있는 언론 기능을 감안하면, 언론의 자유 측면에서 방송과 신문이 현실적으로는 차별 아닌 차별을 받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문의 경우 독립된 편집권을 기반으로 독자에게 전할 기사를 선택하고, 기사가 나간 후 관계자들의 이의 제기가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부터 신문사가 책임을 지고 대응하는 데, 이는 편집권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이와 관련, 출판금지가처분신청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사실상 이미 출판된 책 등에 대해 더 이상의 판매 및 추가 출판을 막는 것은 가능하나, 매일 어떤 내용이 실릴 지 알 수 없고 그것을 외부에서 들여다 봐서도 안 되는 신문에 대해 '사전에' 제기되기는 힘들다. 가령 취재원이 자신을 취재했다는 이유로 자신과 관련된 보도가 나올 것에 대해 신청을 제기할 수는 있겠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얘기이고, 이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맥락과 연결된다.

그런데 그것이 알고싶다 같은 방송 프로그램의 경우 다음 주 나갈 방송분에 대해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이 제기되는 것은 일종의 사전 검열 맥락에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작진이 어떤 내용을 방영할 지 선택, 실제 방영 후 관계자들의 이의 제기가 있다면 당연히 책임을 지고 대응하면 되는 것인데, 이런 게 쉬이 이뤄질 수 없다는 얘기다.

▶외국은 어떨까?

표현의 자유만큼 그에 대한 책임도 중요시하는 미국은 명예훼손을 이유로 표현의 전파를 사전에 금지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 군사기밀에 대한 큰 피해가 예상되는 표현, 국가 등 공동체의 치안을 방해하는 표현, 음란 표현 등에 대해서만 금지 명령이 허용된다.

다만, '사후'에 명예훼손 등의 판결이 나온 경우, 이를 무시하고 추가로 출판·방송 등을 고집하는 경우에만 법원이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번 그것이 알고싶다 김성재 편의 경우 '사전'에 금지된 것이고, 만일 미국에서였다면 있을 수 없는 사례라는 해석이다.

7월 27일 SBS 8 뉴스에 보도된 고유정 체포 당시 영상. SBS tv 화면 캡처 7월 27일 SBS 8 뉴스에 보도된 고유정 체포 당시 영상. SBS tv 화면 캡처

▶그것이 알고싶다 김성재 편은 추후 방송될 수 있을까?

앞서 방송금지가처분신청 인용 판결이 나온 직후 제작진은 "범인을 쫓기보다는 사인이 무엇인가에 집중해서 취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가령 그간 취재한 내용을 김성재나 전 여자친구 김모씨 등은 주로 언급하지 않은 채로, 여러 미제사건을 다루는 꼭지의 주변 사례로 담는 식의 '재편집'을 거쳐 대중에 공개할 수도 있다. 방송금지가처분신청 인용 판결이 이미 나온 만큼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또한 앞서 그것이 알고싶다 고유정 편이 뉴스를 제작하는 SBS 보도국과 '검거 당시 영상' 등 콘텐츠를 공유했듯이(7월 27일 오후 11시 10분 그것이 알고싶다 고유정 편 방송 2시간 전 SBS 8 뉴스에서 먼저 고유정 검거 당시 영상 보도) SBS 내부의 다른 자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는 SBS 말고도 MBC 보도국과 'PD수첩', KBS 보도국과 '추적 60분' 등 다른 방송사들이 뉴스 속에 시사교양프로그램 예고편 격 보도 꼭지를 배치하는 형식으로 꾸준히 쓰고 있는 방법이다.

이 밖에도 어떤 방법을 쓸 수 있을 지, 방송 내용을 궁금해 하는 그것이 알고싶다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이번 방송금지 사태를 계기로 오히려 해당 방송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만큼, 향후 방송이 이뤄질 경우 '비 온 뒤에 땅 굳는' 격으로 더욱 큰 관심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故) 김성재. 매일신문DB 고(故) 김성재. 매일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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