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때마다 배수 막는 빗물받이…담배꽁초 가득에다 악취 막는 덮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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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동인동 시청사 인근 23개 빗물받이 대부분 쓰레기·덮개
하수도법, 공공하수 시설 기능 장해줘 하수 흐름 방해하면 안돼
시민들 악취난다고 덮개 덮어둬, 지자체 점검에도 제자리걸음

수도권에 집중된 폭우로 침수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1일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의 빗물받이 곳곳이 매트나 장판으로 덮여 있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수도권에 집중된 폭우로 침수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1일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의 빗물받이 곳곳이 매트나 장판으로 덮여 있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0일 오후 찾은 대구 중구 동인동 시청사 인근. 국채보상공원부터 시청사로 향하는 160m 가량 도로 바닥에 설치된 빗물받이에는 온통 담배꽁초와 각종 쓰레기가 가득했다. 해당 구간에 총 23개의 빗물받이가 있었지만 1, 2개를 제외하곤 가득찬 토사물과 함께 쓰레기가 마구잡이로 박혀 물이 빠지기 어려워 보였다.

식당과 주택가가 밀집한 지역의 빗물받이 위에는 장판 조각, 자동차 발판 등을 활용한 덮개까지 올려져 있었다. 중구 동인동의 한 주택가 골목 경우 3개의 빗물받이 모두에 고무장판이 깔려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그 위에 고였다. 동성로로 나오자 시각장애인 보도블럭 등 각양각색의 물건들도 빗물받이를 가로막고 있었다.

동성로에서 만난 대학생 A(24) 씨는 "주변에 쓰레기통이 없다보니 하수구에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미 안에 꽁초가 많아 아무렇지 않게 버리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수도권에서 '빗물받이'가 막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관리 부실이 심각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수도법에 따르면 빗물받이 등 공공하수시설 기능에 장해를 줘선 안되지만, 시민들은 무심코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버리거나 악취가 올라온다는 이유로 덮개 등을 올려놓는 경우가 많다.

중구의 한 식당 점주 B(63) 씨는 "식당 앞 빗물받이가 미관상 좋지도 않고 냄새도 가끔 올라와 고무 판자로 덮어뒀다"고 했다.

빗물받이가 막히면 집중 호우 발생 시 침수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15년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빗물받이 3분의2 가량이 쓰레기로 막힐 경우 침수 높이와 면적은 최대 3배까지 넓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수도권 집중 호우에서도 한 시민이 빗물받이에 있던 쓰레기를 걷어내자 물 빠지는 속도가 급속히 빨라졌다는 증언도 속출했다.

대구시 8개 구‧군은 매년 여름철 빗물받이 점검에 나서지만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현장팀이 상시로 순찰을 돌면서 토사물을 준설하거나 덮개를 치우지만 뒤 돌아서보면 다시 쓰레기가 가득차고 덮어져 있는 경우도 많다"며 "인력 한계로 지역 내에 있는 모든 빗물받이를 세심하게 관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빗물받이 관리에 시민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는 캠페인 등을 주문하고 있다.

정재경 대구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시민의식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주위에 경고 사진이나 경고문을 붙여두거나 매월 한 날을 지정해 주민협의체 등에서 주민들과 함께 마을 빗물받이 점검에 나서보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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