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경찰관들 상당수가 경찰 조직 운영이 불공정하고 내부 소통이 단절돼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가 최근 신임 경찰관 1천131명을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발간한 '한국 경찰의 개인 및 조직 특성' 보고서에 이같은 내용이 실렸다.
이들 신임 경관들은 2017년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해 입직 6년차에 접어든 경찰관들로, 계급은 순경(24.0%)과 경장(74.0%)이 대부분이며 연령대는 20대(46.3%)와 30대(53.0%)가 대다수다.
공정 이슈에 민감한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답게 조사 결과에서도 이들의 불공정에 대한 문제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경찰조직 내 중요보직은 업무성과가 아닌 인맥에 달려있다'는 문항에 응답자의 49.4%가 '그렇다'고 답했고 14.9%만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는 35.7%였다.
'조직변화에 대한 좋은 의견을 제안해도 잘 반영되지 않는다'는 문항에서도 '그렇다'가 42.0%에 달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14.2%에 그쳤다.
'우리 조직은 자신이 하지도 않는 일에 부당하게 공적을 인정한다'에는 '그렇다' 29.7%, '그렇지 않다' 24.9%로 집계됐다.
조직에 대한 냉소주의도 2030 경찰관들 사이에 널리 퍼진 상태다.
응답자 42.2%가 '우리 조직 지휘부들은 열정적이지 않다'고 평가했고, 응답자 36.2%는 '우리 조직의 미래는 희망적이지 않다'고 내다봤다. 두 문항에서 '그렇지 않다' 답변은 각각 17.2%, 21.2%였다.
'현재 조직에 추진되는 혁신안들은 좋은 결과를 낼 것 같지 않다'는 질문에선 '그렇다' 37.6%, '그렇지 않다' 17.2%였고 '이 조직에서 일이 절반이라도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에 문항에서도 '그렇다'(29.9%)가 '그렇지 않다'(27.0%)보다 많았다.
연구진은 "젊은 경찰관들이 어떤 부분에서 냉소주의를 인식하는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젊은 세대의 인력들과 소통의 장을 공식적으로 연다거나 공정하지 못한 지시내용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경찰 보직 관리는 객관적 기준이 없고 주로 인사권자나 평정자의 주관적 평가, 인간적인 관계, 친밀도가 강하게 작용한다"며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직 체계 미비점을 체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