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전기차 화재'…"1만7천L 물웅덩이에 넣어 겨우 껐다"

부산 아이오닉5 이어 미국서 모델S '수시간' 진화
폐차 배터리에서 불길…건물 진화용수 수준 '1만7천ℓ' 인공 웅덩이에 담가 겨우 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소방관들은 최근 캘리포니아 랜초 코르도바에 있는 폐차장에 옮겨진 테슬라 모델 S 사고차량에 불이 나 1시간여에 걸쳐 이를 진화했다고 밝혔다. 미국 소방국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소방관들은 최근 캘리포니아 랜초 코르도바에 있는 폐차장에 옮겨진 테슬라 모델 S 사고차량에 불이 나 1시간여에 걸쳐 이를 진화했다고 밝혔다. 미국 소방국

미국에서 사고로 폐차한 테슬라 전기차 모델 S에 불이 나 차를 1만여 ℓ 인공 물웅덩이에 담근 끝에 겨우 진화하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국내에서도 충돌한 현대 아이오닉5에 불이 붙어 수시간 만에 비슷한 방법으로 불길을 잡았다.

전기차 배터리는 외부에서 뿌리는 물이 들어가지 않아 불이 나도 진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소방관들은 충돌 사고로 랜초 코르도바의 한 폐차장에 옮겨진 테슬라 모델 S에서 원인 불명의 불이 나 이를 진압하는 데 애를 먹었다.

소방관들이 차에 물을 뿌렸지만 배터리 칸에서 계속해 불길이 살아났고, 배터리팩을 겨냥해 물을 뿌려도 소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애를 먹던 소방관들은 배터리에서 방출되는 가스와 열기로 불이 계속 붙을 수 있다고 판단, 배터리 전체가 물에 잠기도록 인공 웅덩이를 만들기로 했다.

소방관들은 트랙터로 땅을 판 뒤 여기에 물을 채우고 테슬라 차를 이 물웅덩이에 집어넣었다. 이들이 웅덩이에 채운 물은 1만7천ℓ로, 웬만한 건물 화재 진압에 쓰는 양에 달한다.

테슬라도 긴급 대응 가이드라인에서 '세단 모델S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배터리에 직접 물을 뿌려 불을 끄는데는 꼬박 24시간이 걸리고, 1만1천∼3만ℓ의 물이 필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일반 내연기관 차는 불을 끌 때 전기차의 100분의 1 정도인 1천ℓ의 소방수만 있으면 된다.

새크라멘토 소방서 관계자는 "실제로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는데 필요한 물의 양은 7만6천∼11만ℓ에 달할 것"이라며 "이번에는 불이 난 테슬라 차를 웅덩이에 집어넣었기 때문에 물을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파커 윌본 미국 소방국 대변인은 "전기차 화재는 소방관들이 이전에는 접해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과제다. 전기차 화재 진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소유자들이 차고에 배터리 충전 장비를 설치하는 사례가 늘면서, 우리는 더 많은 자동차 업체들과 다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전기차 아이오닉5 화재 사고로 탑승자 2명이 숨진 부산 강서구 남해고속도로 요금소 현장 모습. 소방관들은 차 주변에 가벽을 세워 만든 임시 수조에 물을 쏟아부어 배터리를 물에 잠그고 불길을 잡았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지난 4일 전기차 아이오닉5 화재 사고로 탑승자 2명이 숨진 부산 강서구 남해고속도로 요금소 현장 모습. 소방관들은 차 주변에 가벽을 세워 만든 임시 수조에 물을 쏟아부어 배터리를 물에 잠그고 불길을 잡았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기존 내연기관보다 전기차에 불이 났을 때 진화 시간과 물이 훨씬 많이 든다는 지적은 여러 차례 제기됐다.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외부 충격이나 내부 폭발에서 보호하고자 초고장력 강판 부품으로 덮어 둬 소화제가 침투하기 어렵고, 차를 통째로 수조 등 물에 담그거나 차 주변에 가벽을 치고서 배터리만 물에 담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미국 텍사스주에서도 테슬라 모델S 차량이 충돌 사고 직후 화염에 휩싸였다. 당시 소방대는 7시간 동안 약 10만6천ℓ의 소방수를 쏟아붓고서야 불을 껐다.

지난 4일 오후 11시 부산 강서구 남해고속도로 서부산요금소에서도 현대차 아이오닉5가 톨게이트 직전 도로분리벽과 충격흡수대를 정면으로 들이받고 불이 나 화재 7시간여 만인 다음 날 오전 6시 이후에야 겨우 불길을 잡았다.

당시 소방당국도 차 주변에 가벽을 세워 임시 수조를 만든 뒤 물을 쏟아부어 배터리를 물에 잠기게 해 불길을 잡았다. 불은 충돌 3초 만에 차를 집어삼켜 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와 동승자가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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