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분양 아파트 1년 새 7배↑…"조정대상지 안 풀면 대구 주택시장 붕괴"

7천가구 육박…주택 거래량도 1천여건대로 급감
원자잿값마저 폭등 사업 주저

23일 오후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이 아파트는 308가구를 모집하는데 고작 33명이 분양 신청을 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3일 오후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이 아파트는 308가구를 모집하는데 고작 33명이 분양 신청을 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미분양 물량 과다, 주택 거래량 감소 등으로 대구 주택 시장이 차갑게 식었다. 대구 수성구에서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려는 현수막이 붙어 있는 풍경. 채정민 기자
미분양 물량 과다, 주택 거래량 감소 등으로 대구 주택 시장이 차갑게 식었다. 대구 수성구에서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려는 현수막이 붙어 있는 풍경. 채정민 기자

냉기가 돌고 있는 대구 주택 시장에 숨통을 틔우기 위해선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조정대상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대구의 주택 시장은 붕괴할 거라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여름이 눈앞이지만 대구 주택 시장은 아직 겨울이다.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많고 주택 거래량도 좀처럼 늘지 않아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미국 등 주요국과 우리나라의 잇따른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탓에 침체의 늪이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4월 대구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6천827가구에 이른다. 지난해 4월 미분양 물량이 897가구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1년 새 7배 이상 급증했다.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3월 3천107건이었는데 올해 3월엔 1천457건으로 줄었다.

실제 수성구 파동에 위치한 수성센트레빌어반포레의 경우 최근 분양 과정에서 308가구 모집에 고작 33명이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참담한 성적표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수성구 한 부동산 중개소 대표는 "미분양 물량이 너무 많아 시장에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거래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대구 한 분양 업체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려고 각종 경품을 내거는 등 업계가 안간힘을 쓰지만 좀처럼 온기가 돌지 않고 있다. 사업자들이 분양 시기를 가급적 늦추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건설 사업도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 원자재비가 올라 사업비가 증가한 상황에서 미분양 물량까지 많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구 지역 아파트 미분양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3일 도심 곳곳에 입주자 모집 광고 현수막이 나붙어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대구 미분양 물량은 4천561가구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 지역 아파트 미분양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3일 도심 곳곳에 입주자 모집 광고 현수막이 나붙어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대구 미분양 물량은 4천561가구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 주택 시장 상황이 이처럼 악화하자 업계는 물론 대구시까지 대구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0년 12월 18일 정부가 대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해 규제를 강화하면서 청약률 감소, 주택 거래량 급감, 미분양 증가 등 부작용이 커졌다는 것을 이유로 든다.

정해용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집값을 올리자는 게 아니라 시장에 줄 충격을 줄이면서 서서히 내려갈 수 있게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대로라면 쉽지 않은 얘기"라며 "대구를 하루빨리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 규제를 완화하고 거래 심리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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