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앗아가는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 논란 "낮게 책정된 수술비로…"

'고양이 중성화사업 실시 요령'에 따라 수술 후 입원 원칙 지켜야
중성화비 15만원, 현실은 45만원… 수의계 "현실적 사업비 반영 필요"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한 식당골목 주차장에서 길고양이 한마리가 엎드려 쉬고 있다. 김영진 기자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한 식당골목 주차장에서 길고양이 한마리가 엎드려 쉬고 있다. 김영진 기자

경북 안동시가 추진하는 '길고양이 중성화(TNR) 사업'이 오히려 길고양이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낮게 책정된 수술비로 중성화 수술 후 일정 기간 입원 등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아서다.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은 사람이 주거하는 지역에서 길고양이가 안정적으로 공생하도록 하고자 포획, 중성화 한 뒤 원래 살던 곳에 방사함으로써 개체 수를 조절하는 사업이다.

최근 경북도청과 안동시청 홈페이지에는 안동시가 추진하는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글이 게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대부분 안동지역 동물병원에서는 중성화 수술하고 일정 시간 입원 후 방사하는 원칙(수컷 만 24시간, 암컷 만 72시간)이 지켜지지 않는다"면서 "이는 고양이들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고양이 중성화 수술은 '고양이 중성화사업 실시 요령'이라는 행정규칙으로도 정해질 만큼 제도화돼 있다. 해당 규칙이 도입된 이유는 암컷 고양이의 중성화 수술은 개복 후 자궁을 들어내는 큰 수술이라서 입원을 통한 회복 없이 방사되면 자칫 2차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단체와 수의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길고양이 개체 수 급증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낮은 사업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안동지역에서 중성화 수술을 받는 고양이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20년에는 중성화 수술을 받은 고양이가 67마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85마리로 급증했다. 올해에도 불과 5개월 만에 50여 마리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사업 예산은 터무니없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동물병원에서 수컷 고양이의 중성화 비용은 20만~25만원, 암컷 고양이는 35만~50만원까지 많은 금액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안동시가 중성화 사업 지정병원 4곳에 지급하는 금액은 암수 구별 없이 마리 당 15만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병원들은 수술 대상 고양이는 많고 공간은 협소한 상황에서 입원 진료까지 한다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고 하소연한다.

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은 봉사 의미도 있지만, 수술비가 너무 낮게 책정 되다 보니 동물의 안전에 필요한 검사를 생략해야 할 정도"라며 "현실적 사업비 반영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사실상 중성화 사업을 돕는 동물병원도 낮은 비용으로 사업에 참여해 주는 만큼 지자체에서 '수술 규정'을 지키도록 강제하기란 쉽지 않다"며 "도비와 시비를 합쳐 해마다 예산이 조금씩 늘어나는 상황인데, 여유 예산을 좀 더 편성해 동물복지도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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