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탈당 출마' 김재원에 '물령망동 정중여산'

이준석, 김재원. 연합뉴스
이준석, 김재원.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28일 국민의힘이 오는 3월 9일 대선과 함께 진행되는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당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같은 날 저녁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짧고 굵은 메시지를 남겼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8시 37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勿令妄動 靜重如山.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에 꼭 필요한 분"이라며 "당의 대표로서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대선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이준석 대표가 글 맨 앞에 적은 물령망동 정중여산(勿令妄動 靜重如山)은 '경거 망동하지 말고, 침착하게 태산같이 무겁게 행동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순신 장군이 왜란 당시 일본군과의 첫 해전인 옥포해전을 앞두고 휘하 군사들에게 전한 말로 알려져 있다.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기기 전인 이날 서울 영등포구에서 개최된 북 콘서트 후 취재진과 만난 이준석 대표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권영세 공관위원장과 저와 후보 측에서도 (무공천 결정 관련)정무적인 소통이 있었다"고 털어놓으면서 "당의 공천 방침이 급작스럽게 바뀌게 돼 당 대표로서 김재원 최고위원한테는 좀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긴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을 앞두고 당 움직임 하나하나가 대선에 영향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다들 엄중하게 임해줬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엄중하게 임해달라'는 취지의 표현이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 적은 '물령망동 정중여산'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무공천 선언을 한 지역구에 탈당한 수뇌부(국민의힘 최고위) 인사가 나서는 모습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되도록 출마를 자제할 것을 바라는 뉘앙스이다.

그런데 다른 부분은 거꾸로도 읽을 수 있다.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 적은 "당에 꼭 필요한 분"이라는 표현은 김재원 최고위원이 '당선 후 복당'을 언급한 것과도 연결지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정 나가서 출마할 거라면, '살아서(당선돼) 돌아오라'는 의미로도 충분히 풀이할 수 있는 것.

즉, 이준석 대표가 남긴 이번 글은 '출마 만류'와 '출마 용인'의 뉘앙스를 함께 담은 메시지로 분석되는 상황이다.

가령 해당 대구 중·남구 선거구에서 겉은 무소속이지만 실은 국민의힘 출신임을 강조하는 탈당 인사들끼리 서로 경쟁하는 상황이, 예상과 달리 되려 대선 흥행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고려한듯한 맥락이다. 이 경우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 적은 "대선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한다"는 표현은 김재원 최고위원이 출마를 강행하더라도, 아니 오히려 강행을 해야 성립되는 셈이다.

▶앞서 이날 권영세 국민의힘 3·9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은 국민의힘 공천 신청 공모 대상 5개 지역 가운데 서울 서초와 종로, 경기 안성, 충북 청주상당 등 4개 지역이라고 언급, 대구 중·남구 지역에 대해서는 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구 중·남구는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의혹으로 의원직을 내려놓은 곽상도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만큼, 책임정치 실현 차원에서 공천 자체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러자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도움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돼 돌아오라는 당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한다"는 해석을 내놓으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돼 당에 복귀하겠다"고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김재원 최고위원이 남겼던 페이스북 글은 이날 오후 8시 50분 기준으로 보이지 않고 있다. 비공개나 친구공개 또는 삭제 처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김재원 최고위원 페이스북에는 나흘 전인 24일 게시한, "저도 예비후보가 됐다.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에 나가게 됐다"는 글은 그대로 남아 있다. 따라서 출마 철회를 결정한 건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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