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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 아픈 엄마·엇나가는 아들…가난과 장애로 점점 멀어지는 '마음의 거리'

청각장애 엄마, 폭력 일삼던 남편과 이혼 후 낡은 주택서 아들 홀로 키워
아들은 친구들 놀림에 스트레스 쌓여…사춘기까지 겹치며 엄마에 화풀이

엄마 윤효정(가명·41) 씨와 아들 박승우(가명·14) 군. 함께 앉은 둘 사이의 거리는 멀기만 하다. 배주현 기자
엄마 윤효정(가명·41) 씨와 아들 박승우(가명·14) 군. 함께 앉은 둘 사이의 거리는 멀기만 하다. 배주현 기자

대구의 끝자락에 위치한 어느 동네의 임대아파트. 몇 번이나 누른 초인종에도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한참 뒤에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열린 문 뒤로 한 중학생 남자아이가 서 있다. 작은 집에는 널브러진 옷과 다 부서진 가구들이 촘촘하게 가득 찼다. 마치 숲을 연상케 하는 옷 무덤 뒤에서 엄마 윤효정(가명·41) 씨가 서 있다.

방에 함께 앉은 모자의 거리는 멀기만 하다. 그때 윤 씨가 아들 승우(가명·14)에게 손짓한다. 수어였다. 청각장애인 엄마, 비장애인 아들 사이엔 꽤 오랫동안 풀리지 못한 어떤 앙금이 있는 듯했다.

◆폭력 일삼던 남편

아들이 다섯 살 때 윤 씨는 남편과 이혼했다. 청각장애인이었던 남편은 가정폭력이 심했다. 술을 먹는 날이면 폭력의 강도는 세졌다. 하루는 남편이 윤 씨에게 들고 내리친 소화기에 허리가 나가버렸다. 그 길로 윤 씨는 아들 손을 잡고 친정이 있는 대구로 왔다.

새 터전을 잡은 곳은 작은 임대 아파트였다. 당장 살길을 찾아야 했지만 청각장애를 가진 윤 씨를 받아주는 일터는 잘 없었다. 어린 아들은 친정엄마에게 맡겨두고 윤 씨는 일용직을 전전했다. 아들에겐 어떻게든 좋은 것만 해주고 싶었다. 사실 오랜 장애로 어떻게 아들을 교육해야할지 모르는 엄마였고 그런 윤 씨가 할 수 있던 건 아들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게 돈을 버는 것이었다.

그래도 형편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아들은 커갈수록 학원이나 체험학습 등 포기해야 하는 게 많았다. 그 모습에 윤 씨는 지난해 타지로 몇 달간 일을 떠나기로 했다. 기숙사 생활을 하며 농사일을 하는 그곳에서 돈을 벌어올 참이었다. 한 달에 1만원만 내면 일터에서 끼니를 제공해줬지만 윤 씨는 이마저 아까웠다. 대신 저렴한 빵을 사 허기진 배를 채웠다. 가끔 외국인 노동자에게 힘없이 일당마저 빼앗기기도 했다. 온갖 설움을 당했지만 그래도 아들을 위해 참았다.

◆놀림 받는 아들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아들도 마음에 공허함이 커졌다. 설상가상 학교에선 엄마가 청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의 놀림이 이어졌다. 어느 누구도 들여다보지 않았던 아이의 마음은 갈수록 엉망진창으로 변해갔다. 승우는 늘 한적한 공원에 있는 나무에 올라 몰래 울며 슬픈 마음을 털어내 보려 애썼다.

해소되지 못한 스트레스와 화풀이는 엄마에게 향했다. 윤 씨는 새벽 5시부터 시작되는 고된 노동에 허리를 아예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서 얼마 전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들은 사춘기까지 겹치면서 윤 씨에게 짜증을 내는 일이 잦았다. 이미 엄마와 마음의 거리가 생긴 터였다. 둘은 대화가 잘 안 되면서 자꾸 멀어졌고 발 디딜 틈이 없는 집에 승우는 매번 옷 무덤 속에서 함께 파묻혀 자다 생활마저 불편해지면서 다시 외할머니 집으로 들어갔다.

갈수록 외로움이 커지는 건 윤 씨도 마찬가지다. 대구로 돌아온 뒤 심해진 허리 통증에 한동안 외출이 어려웠다. 하루는 아예 허리가 안 움직이게 되면서 윤 씨는 꼼짝없이 누워있게만 됐다. 도움을 요청하려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수련회에 간 아들은 연락이 되질 않았고 노령의 친정엄마 역시 혼자 해결하라는 대답뿐이었다. 결국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 일주일을 굶으며 집에 누워있기만 했다.

다시 아들과 집에서 함께 살고 싶지만 아들은 돌아오기 싫다 한다. 온갖 짐과 부러진 가구에다 임대 주택마저 오래돼 벽지엔 곰팡이가 쓸고 바퀴벌레가 활개를 친다.

허리가 아픈 윤 씨는 와류식인 세탁기에서 세탁물을 꺼내기도 힘들다. 제대로 말리지 못한 옷에선 쉰내가 난다. 인근 단지에 이사를 갈까 싶지만 기초생활수급비 130만원으로 생활하는 이들에겐 보증금 2천만원 마련이 어렵다.

부족한 엄마더라도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좀처럼 아들과 마음의 거리는 좁히지 않는다. 생활이 좀 더 나아지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모자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좀처럼 답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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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 전달 내역]

◆뇌출혈에다 뇌병변 장애로 한순간에 망가진 남편 돌보는 남미숙 씨에 2,193만원 전달

매일신문 이웃사랑 제작팀은 남편은 뇌출혈에다 뇌병변 장애로 지능이 5세 수준으로 떨어졌고 남편 병간호로 일을 하러 나갈 수 없어 생활고를 겪는 남미숙(매일신문 12월 28일 자 10면) 씨에 2천193만9천700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대흥분쇄기(한미숙) 20만원 ▷정은주 10만원 ▷김종만 5만원 ▷박종천 5만원 ▷박기영 2만원 ▷배영철 2만원 ▷홍준표 2만원 ▷곽민정 1만원 ▷서형덕 5천원 ▷'재원수진' 5만원 ▷'따뜻한 햇살' 1만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희귀질환 걸린 아내 돌보는 태국 남편 칸텝 씨에 2,171만원 성금

한국에서 돈 벌러 태국에서 왔지만 아내 희귀질환 걸리면서 생활고로 막막한 칸텝(매일신문 1월 4일 자 10면) 씨 사연에 52개 단체 220명의 독자가 2천171만3천950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화문화장학재단 200만원 ▷DGB대구은행 1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100만원 ▷㈜태원전기 50만원 ▷매일신문20기독자위원회일동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태린(배민경)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라하우젠트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이구팔육(김창화) 15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태광아이엔씨(박태진) 10만원 ▷㈜태봉텍스타일 10만원 ▷김영준치과 10만원 ▷까꾸리웰빙손칼국수(이미숙)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이보영) 10만원 ▷삼보세라믹스(김익곤)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원일산업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더좋은이름연구소(성병찬) 5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변호사이진원법률사무소(이진원) 5만원 ▷봉란옥(이순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김기욱사무소(김기욱)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5만원 ▷중명산업주식회사(김재홍) 5만원 ▷채성기약국(채성기) 5만원 ▷청산(우창하)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피플라이프(박태호) 5만원 ▷황금손부동산 5만원 ▷황소축산(임성화) 5만원 ▷흥국시멘트 5만원 ▷동신통신㈜(김기원) 3만원 ▷대원전설(전홍영) 2만원 ▷모두케어(김태휘) 2만원 ▷하나회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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