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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코로나 백신 개발의 두 영웅

정상환 변호사

정상환 변호사
정상환 변호사

지난 10월 초에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할 것이라고 기대를 모은 두 명의 과학자가 있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가 개발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코로나 백신의 숨은 주역인 카탈린 카리코 박사와 드류 와이즈만 교수이다. 기존의 백신은 죽은 바이러스나 약한 바이러스를 체내에 주입하지만, mRNA 백신은 인체 세포 내에서 바이러스와 싸우는 단백질을 만들도록 유전정보를 제공하는 획기적 방식이다. 이들은 올해 노벨상 수상을 하지 못했지만 언젠가 수상이 기대된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백신이 출시된 이후, 이제는 많은 국가가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접거나 완화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백신 개발까지 10년은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이렇게 빨리 개발된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먼저 미국과 영국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적 지원과 승인 절차 간소화 등 행정적 지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백신 개발의 가장 큰 공은 위 두 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가야 할 것이다.

카탈린 카리코 박사는 헝가리 출신이다. 정육점을 하는 부친과 회계원인 모친 사이에 태어나 가난하게 자랐지만, 과학 분야에서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결혼 후 미국으로 건너온 카리코는 펜실베이니아 약학대학에서 mRNA 개발에 몰두했다. 평생 한 우물을 파면서 숱한 실패와 좌절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인류를 코로나로부터 해방시키는 데 기여한 것이다.

그녀는 "실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의 기대가 실수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반복적인 실험과 창의적인 실험조건 개선에 열중했다. 그러나 그녀의 연구 분야가 너무 생소했고 그녀의 출신과 비타협적인 태도 등 여러 제약 탓에 주류 과학자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같은 대학의 면역학자인 드류 와이즈만 교수를 만나면서 mRNA를 의약품으로 개발하는 방법이 열렸다. 원래 HIV 백신 개발을 하던 와이즈만은 mRNA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백신에 염증을 유발하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고, mRNA가 너무 불안정해서 세포까지 온전하게 전달하는 데 난제들이 계속 나타났지만, 7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드디어 만족할 만한 수준의 해결책을 찾았다.

그들은 뛸 듯이 기뻤지만, 의약품업계는 아직 그 가능성을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자 상황은 한순간 변했다. mRNA 백신은 신속하고 저렴하게 양산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었다.

두 사람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둘 다 지독한 일벌레였다. 늦은 밤에도 실험에 대해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당신, 아직 안 자느냐?"며 서로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숱한 실패와 좌절을 경험했다. 카리코 박사는 연구비가 삭감되고 연구실에서 강등되는 인간적인 수모를 겪으면서도 실험실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했다. 와이즈만은 모 대학 졸업식장에서 "목표를 이루는 사람은 좌절에 잘 대처하고 이해하며 선용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넘어졌고, 녹다운되고, 무시되었지만 계속 일어났고, 포기하지 않았다"고 자신의 실패담을 들려주었다.

이들은 정치에 서툴렀다. 이들의 인터뷰를 보면 금방 이들이 얼마나 소박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그들은 과학적 발견과 성취 자체를 목표로 삼았고, 과학계 및 의약품업계의 연결망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들은 앞으로 명성과 부를 얻게 되겠지만, 결코 권력과 부와 명성 그 자체를 좇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백신 개발 이후에도 강연회나 각종 행사에 다니면서 유력자와 만나는 것보다 여전히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들처럼 사회 구석구석에서 이름도, 빛도 없이 자신의 소명에 전념하는 사람들이 오늘의 미국을 건재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백신 개발을 위해 노력 중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금액은 미국과 영국에 비교도 되지 않지만, 순수하게 과학적 성취를 추구하는 전문가적 직업의식과 인류에 기여한다는 봉사 정신으로 뭉친 수많은 과학자와 연구자가 머지않아 세계적 수준의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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