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전두환이 잘 한 것도 있다

정경훈 논설위원
정경훈 논설위원

국내 좌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 치적을 인정하기 싫어한다. 박정희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장면 정부가 마련해 놓은 것을 표절했다는 주장도 그런 예다.

박정희의 경제개발계획이 장면 정부의 것을 기초로 한 것은 사실이다.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장면 정부의 경제개발계획은 1961년 5월 15일 확정됐으나 다음 날 5·16 군사정변으로 발표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박정희 명의의 지침으로 이 계획안은 1962년 1월 경제기획원이 발표한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기본 골간이 됐다고 한다.('원형과 변용')

문제는 좌파들이 이것을 베꼈다고 폄훼한다는 것이다. 5·16 쿠데타가 없었다면 장면 정부가 경제개발을 했을 것이란 소리를 하고 싶은 것이다. 소가 웃을 일이다. 계획하는 것만으로 성공은 예정된 것이란 소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제개발계획이 실패한 나라는 없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성공한 나라보다 실패한 나라가 훨씬 더 많다. 장면 정부가 경제개발을 했을 것이란 믿음은 무용(無用)한 '역사의 가정'이란 점에서도 일고의 가치도 없다.

전두환 정권의 화려한 경제 성적이 순전히 '3저'(저유가·저금리·저달러) 때문이라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한 국가의 경제는 외부 여건이 좋아진다고 해서 자동으로 나아지는 게 아니다. 전두환 정권에서 청와대 경제수석과 재무부장관을 지낸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명예이사장은 이 점을 분명히 한다. "한국 경제는 3저 호황 덕을 봤다. 하지만 3저 호황은 남미 등 다른 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국은 그것을 잘 활용할 준비가 돼 있었고 다른 나라는 그렇지 못했다. 우리는 발전을 이뤘고 다른 나라는 못 했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의 하나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1981년 한국의 1인당 GDP는 1천968달러로, 아르헨티나(2천756달러)와 브라질(2천106달러)보다 낮았다. 하지만 3저 호황기(1986~1988년)가 끝난 뒤인 1990년에는 한국이 6천642달러로 , 아르헨티나(4천318달러)와 브라질(3천71달러)을 추월했다. 전두환은 분명히 많은 잘못을 했다. 하지만 잘한 것도 있다. 바로 경제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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