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족들은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을 맞이한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고인의 사위인 최 회장은 예정돼 있던 미국 출장 일정을 다소 늦추고 조문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빈소가 차려지자,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 유족들이 상주석에 자리했다.
영국 출장 중이던 아들 노재헌 변호사는 이날 오전 귀국했으며,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음성 확인을 받으면 빈소를 곧바로 찾을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의 법적 사위로서 노 관장과 이혼 소송 중인 최 회장도 이날 오전 10시 28분 빈소를 찾았다. 빈소 앞 상주명에는 노 관장을 비롯한 유족들과 최 회장의 이름이 상주명에 함께 올라있다.
검은 마스크에 굳은 표정으로 빈소를 들어선 최 회장은 영정 사진 앞에서 5초 정도 목례를 한 뒤 절을 했다. 상주 자리에 선 노 관장은 이 모습을 담담하게 바라봤다.
최 회장은 이어 노 관장 및 자녀들과 잠시 대화를 나눴고, 유족들은 최 회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최 회장은 장동현 SK㈜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와 함께 식당으로 가 조문객들과 한 사람씩 악수를 나눈 뒤 자리에 앉았다가 10여분 후 자리를 나섰다.
최 회장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마음이 상당히 아프다"며 "오랫동안 고생하셨는데 이제 아무쪼록 영면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고인과 생전 인연'을 묻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한 기자가 이같이 묻자 최 회장은 "허허허" 웃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최 회장과 유족 간의 관계를 인지하지 못한 질문에 특별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조문을 마친 뒤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들려 정·관계 인사를 만나고 SK그룹의 현지 사업장도 둘러볼 계획이다. 특히 포드 경영진과 함께 배터리 합작공장이 들어설 테네시주나 켄터키주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현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에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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