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0시 넘어도 공원·유원지 '술판'…편의점 돗자리 판매 '불티'

7월부터 음주·취식 금지했지만…대구시 방역수칙 권고에 그쳐
공원과 유원지에 방역 수칙 강화 필요하다는 지적도
市 “행정명령으로 강화하기엔, 시민들 방역 피로감과 반발 커질 수 있어”

지난 22일 오후 10시 20분쯤 수성구 두산동 수성유원지에는 사람들이 모여 음식을 먹고 있다. 임재환 기자
지난 22일 오후 10시 20분쯤 수성구 두산동 수성유원지에는 사람들이 모여 음식을 먹고 있다. 임재환 기자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오후 10시 20분쯤 대구 수성구 두산동 수성유원지는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들은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술판을 벌였다. 일부 취객들은 캠핑용 테이블과 의자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난 A(28) 씨는 "연휴 마지막 날에 친구들과 술 한잔하고 싶었는데,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이곳으로 왔다. 식당이나 술집은 밤 10시만 되면 나가라고 하지만, 여기는 제재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말했다.

오후 10시 이후 공원과 유원지에서 음주와 취식이 금지되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몰리면서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공원·유원지 내 방역수칙이 권고사항에 그쳤기 때문인데, 행정당국의 방역수칙이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는 지난 7월부터 공원과 유원지에서 오후 10시 이후 음주와 취식 행위를 금지했다. 식당·술집의 영업시간 제한으로 인한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날 유원지 일대에선 방역수칙이 무색했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인근 벤치에서도 삼삼오오 모여 음식을 먹고 있었다.

음악공연이 이뤄지는 공간은 술판으로 전락했다. 공연장 한쪽에는 '밤 10시부터 취식 행위를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취객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10명이 둘러앉아 술을 마시는 등 모임 인원 지침도 지켜지지 않았다.

유원지 인근 편의점 내에서는 취객들 간 돗자리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취객 일부는 편의점 업주로부터 '돗자리 없다'는 안내를 받자, 옆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편의점 업주 B(67) 씨는 "식당과 술집이 문 닫는 시간이 되면 돗자리를 사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 모두 귀가가 아쉬워 잔디밭에서 음주를 이어가려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오후 10시 이후 공원·유원지에서 음주와 취식이 벌어지자, 일각에서는 행정당국의 방역수칙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당과 술집 등은 방역수칙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되는 반면, 공원·유원지는 단순 점검과 안내에 그치는 등 지침 강도가 약하다는 것이다.

수성구 두산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29) 씨는 "공원과 유원지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전자출입명부나 수기명부를 작성하는 것도 아니라서 소재지가 불분명하다. 자칫 감염원이 발생하면 추적도 어렵다"라면서 "구청 직원들이 단속하더라도 안내에 그치는 탓에 시민들이 경각심을 갖기 어려운 수준이다. 느슨한 방역수칙으로 술판이 반복되는 셈인데, 지침의 강도를 높여 방역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유원지에서 술판이 벌어졌지만, 취객들을 제재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8개 구·군이 공원과 유원지에 대해 점검하고 있지만, 대상지가 많아 인력을 배치하는 게 어렵다. 또 점검 시간대가 밤 10시 이후라서 인력을 확보하는 게 더욱 어렵다"면서 "방역수칙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행정명령이 필요한데, 시민들이 방역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반발감만 더 커질 수 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방역에 협조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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