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CEO] 국내 첫 '생분해성 병원복' 개발…윤상배 신풍섬유 대표

아웃도어·스포츠용 기원단 생산 '승승장구'…자체 원단 브랜드 ‘스윙쿨’ 인기
산업용·친환경 섬유 분야도 진출…12년 전 생분해성 PLA 섬유로 병원복 개발
‘실시간 맞춤형 주문생산 시스템’ 구축 "수시로 해외 바이어 동향 분석해야"

윤상배 신풍섬유 대표가 자체 원단 브랜드인 '스윙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중언 기자
윤상배 신풍섬유 대표가 자체 원단 브랜드인 '스윙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중언 기자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풍섬유'는 아웃도어용 기능성 원단 생산업체로 오랜 시간 이름을 날린 강소기업이다. 지난 1993년 '신풍실업'으로 출발, 당시로선 이름조차 생소한 아웃도어 분야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대구시 스타기업(2007년), 대구 지역스타기업(2019년)에 이어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 강소기업'에 선정되는 등 최근까지도 기능성 원단 분야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윤상배 신풍섬유 대표는 산업의 트렌드 변화를 기민하게 읽어낸다. 결단력도 빨라 이미 10여 년 전에 생분해성 친환경 섬유 분야에 진출했을 정도다. 다음은 윤 대표와의 일문일답.

-아웃도어용 원단으로 꾸준한 성과를 내왔다. 어떤 특징이 있나?

▶현재로서는 아웃도어, 스포츠용 원단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뛰어난 내구성과 통기성 등이 특징이다. 노스페이스, 아이더 등 유명 스포츠 브랜드에 주로 납품하고 있다. 대표작은 자체 원단 브랜드인 '스윙쿨'로 이중구조로 만들어 표면이 부드럽고 스트레치성이 우수하다. 땀 흡수·배출도 뛰어난 고기능성 원단으로 유럽의 유명 승마복 브랜드들이 많아 찾는 제품이다. 코로나19로 아웃도어 수요가 크게 줄어 한 때는 타격을 받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회복해 현재는 공장을 거의 100% 가동 중이다.

-노동집약적인 의류용 섬유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다. 산업용 섬유 분야에도 도전하고 있나?

▶6년 전에 산업용 특수소재로 직물을 짜는 설비인 '레피어 직기'를 도입했다. 다른 산업용 섬유기계인 '에어제트 직기'보다 에너지 소모가 훨씬 적은 설비다. 주로 자동차 에어백이나 블라인드 등에 쓰이는 산업용 원단을 만들어 납품하고 있다. 당장 회사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계속 키워나갈 방침이다.

-이외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영역이 있다면?

▶현재 섬유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친환경 섬유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해당 분야의 가능성을 보고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국내 최초로 생분해성 폴리젖산(Polylactic acid, PLA) 섬유를 활용한 병원복을 개발하기도 했다. 다만 PLA 특성상 화학약품이나 열에 약해 의류용으로는 다소 부적합한 면이 있다. 최근엔 생분해성 섬유를 이용한 마스크를 개발하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마스크 분야에 진출했다고 들었다.

▶작년 5월에 자체적으로 덴탈 마스크를 개발한 뒤 7~8월쯤 양산하기 시작했다. 결론만 말하면 마스크로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시장에 진출하던 당시부터 공급과잉과 수요 급락이 겹쳤다. 현재 마스크 생산라인은 '올스톱' 상태다.

-마스크 산업에 진출한 지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대구 마스크산업협동조합'을 출범하기도 했는데.

▶우리도 지난해 말 대구 마스크산업협동조합 출범하던 당시 회원사로 함께했다. 애초에 시장 공동 대응과 정보 공유 등을 목적으로 만든 조합이었지만, 마스크 산업이 큰 위기를 맞으며 지금은 유명무실해졌다. 현재는 과도기적인 상황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작년에 코로나19가 창궐하고 마스크 부족 현상이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지역에도 마스크 생산 공장이 우후죽순으로 생겼지만, 가까운 미래 수요 예측에는 실패했다. 1년 새 문 닫은 업체도 부지기수다. 그래도 시장의 가능성은 아직 살아있다고 본다.

-기업을 운영하며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해외 바이어와의 꾸준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유대감을 형성하라는 말이 아니다. 능동적으로 수요를 창출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다. 수시로 해외 바이어들의 동향과 트렌드를 분석하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매번 제품에 반영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결국은 시간 싸움이다. 새로운 사업을 포착했으면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7년 전부터 '실시간 맞춤형 주문생산 시스템'을 체질화했다. 말 그대로 바이어의 주문을 받자마자 원하는 형태의 원단을, 최단기간에 만드는 방식이다. 원자재 관리, 생산 공정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진행함으로써 가능해졌다. 덕분에 예전엔 발주에서 납품까지 65일 정도 걸리던 것이 지금은 40~45일까지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모든 제조업체가 그렇겠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등의 규제가 가장 힘겹다. 생산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잃어버릴 수 있다. 최근 고숙련 근로자들이 점차 일터를 떠나는 상황에서 젊은 인재들이 유입되지도 않는 상황이 겹쳐 인력난에 따른 고충도 만만찮다.

-인력난은 섬유가 기피업종으로 인식되는 탓도 크다.

▶아직 노동집약적 산업을 탈피하지 못해 근무 환경이나 급여 측면에서 타 산업군보다 뒤처지는 부분이 있다. 결국 기술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해야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 산학연과 정부가 모두 나서서 고민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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