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대신 공시!"…대학 안 가고 9급 공무원 되겠다는 10대들

취업난 속 일찌감치 공무원 준비…성적 상위권 들더라도 대학 안가
올 상반기 대구 공무원 임용 10대 10명…20대 이하 비율 19%

지난 6월 대구시 지방공무원 공개경쟁임용 필기시험이 치러진 대구공업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6월 대구시 지방공무원 공개경쟁임용 필기시험이 치러진 대구공업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학 안 가고 9급 공무원 시험 준비할 거예요."

대구에서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은 교사 김모(45) 씨는 반 학생들과 면담에서 성적이 상위권인 한 학생의 말을 듣고 당황했다. 반 학생 25명 중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드는 학생이 대입 수능시험 3개월을 남겨두고 9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20년간 교편을 잡으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직업을 찾겠다는 것이 대견하면서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가지 않고, 공무원 준비를 하겠다는 10·20대가 늘고 있다.

3일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대구 상반기 지방직공무원 임용을 통해 10대 10명이 채용됐고, 하반기 임용까지 합산하면 이 수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10대 합격자인 7명보다 많은 수준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2014년 대구 공무원의 9% 수준이던 20대 이하 공무원 비율은 지난해 19%까지 늘었다.

대구시의 인사 담당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공무원 숫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이는 10대 때부터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경향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한모(18) 양은 "친언니가 대학교 졸업 뒤 오랜 기간 취업준비를 하면서 고생하는 것을 봤다"며 "대학교에 가면 등록금·자취비·교재비를 감당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 남들보다 더 일찍 준비해 1년이라도 일찍 취업하는 것이 부모님 걱정을 더는 일이다"고 했다.

대구 중구의 한 공무원시험 학원 관계자는 "대학을 가지 않고 공무원이 되겠다며 방문하는 10대와 20대 초반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40% 가까이 늘었다"며 "취업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정성을 추구하는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20세대의 공시 열풍에 대해 공무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대구 한 구청 50대 공무원은 "어린 나이에 악성 민원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다른 경험을 많이 해본 뒤 공무원 준비를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 지방직 5급 공무원은 "한국에서 학벌이 가장 먹히지 않는 곳이 바로 공직사회"라며 "일찍 들어올 수만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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