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햇볕에 고통받는 백반증 환자들

피부가 군데군데 하얗게…여름이 두려운 사람들
면역 기능 이상 활성산소 과다 발생…멜라닌 세포 파괴 피부 하얗게 변화
검게 그을릴수록 눈에 더 도드라져…해당 부위 주기적 자외선 치료 효과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녹음이 짙어지는 여름은 사계절 중 활력이 넘치는 시기이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짧은 반팔 옷에 드러날 얼룩덜룩한 피부부위가 걱정되고, 햇볕에 피부가 그을려 증세가 더 악화되지나 않을까 극도로 조심해야하는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바로 백반증 환자들 이야기다.

여름이 되면 자외선에 그을린 정상 피부색이 한층 어두워지면서 반대로 백반증 부위가 더 도드라져 보인다. 줄줄 흘러내리는 땀에 피부 가리느라 긴옷을 입기도 힘들고 드러내자니 몸이 움츠러들다보니 심적 부담까지 백반증 환자들은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

◆백반증이란

백반증은 피부색을 만드는 멜라닌세포가 없어져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원래 피부색이 아닌 흰색으로 탈색되는 질환이다. 세계적인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도 흑인이었지만 백반증으로 피부가 하얗게 되면서 갖가지 루머에 시달려야 했다.

백반증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다양한 요인에 의해 면역 기능에 이상이 생겨 과다 발생한 활성산소가 멜라닌 세포를 파괴하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표피 가장 아래에 있는 멜라닌 세포가 여러가지 영향에 의해 파괴되면서 피부 일정 부분이 하얗게 변하는데, 보통 무릎, 팔꿈치, 손발 등 뼈가 튀어나온 부분이나 눈과 입 주변 등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다. 성별, 연령과 관계없이 피부 어디든 나타날 수 있다. 20세 이전에 발병하는 경우가 전체의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하지만, 최근에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늘어나면서 성인이 된 후 갑자기 백반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가려움증, 따가움, 통증 등의 증상은 동반하지 않으나 백반증은 정상 피부색이 어두울수록, 즉 피부가 검게 그을릴수록 더 눈에 띈다. 자외선이 따가워지는 여름을 지나는 동안 정상 피부가 햇볕에 노출돼 검게 그을릴 수록 반대로 백반증을 앓는 하얀 부위가 마치 얼룩 무늬처럼 도드라져 보여 정신적인 고통까지도 겪게 된다.

김성애 계명대 동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백반증을 단순히 '미용적 문제'라고만 치부해버릴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외모상 노출되는 부분에 주로 나타나다보니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백반증 환자들이 겪어야 하는 이런 심적 고통을 인정해 보건복지부가 노출된 안면부 45%이상에 백반증이 있는 환자에까지 장애 인정을 확대하기도 했다.

◆꾸준한 치료가 필요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백반증은 꾸준히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지만 다른 피부질환에 비교했을 때는 치료과정이 지난하고 쉽게 효과를 보기가 어려워 치료를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이 때문에 김 교수는 "불치병이 아니라 난치병이라 하는 것이 맞겠다"고 표현했다.

백반증은 주기적인 자외선 치료로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엑시머 레이저는 백반증 부위에 집중적으로 자외선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얼굴, 목, 팔꿈치 아래, 무릎 아래 등 노출부위는 보험적용이 되기 때문에 환자들의 부담도 많이 줄었다.

자외선 치료의 효과는 얼굴부위가 제일 좋으며 손, 발에 발생하는 경우는 완치율이 떨어진다. 자외선 치료는 주기적으로 일주일에 2회 정도 받는 것이 좋아 백반증 병변이 작은 초기에 빨리 치료를 받는다면 치료 기간 및 치료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외선 치료에 실패하거나 반응이 적은 경우 흡입수포표피이식술이나 SST(skin seeding technique)표피이식술로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 SST표피이식술은 정상 피부에서 0.5mm~0.8mm의 작은 크기의 펀치로 피부를 채취하여 백반증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 방법으로, 씨앗을 심은 듯이 피부를 이식하기 때문에 관절이나 굴곡면에도 이식은 물론 생착이 가능하며, 시술 과정에서 출혈이 거의 없고 흉터가 깊지 않아 얼굴 부위에도 시술이 가능하다.

또 여름이 되면 정상 피부가 검게 그을려 백반증 병변과 대비되어 병변을 더 두드러지게 한다. 따라서 색대비를 줄이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한다. 또한 백반증 부위는 멜라닌 세포가 없어 자외선에 대한 보호가 되지 않아 쉽게 화상을 입을 수 있으며, 평소에 자외선 치료를 하는 경우 병변에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화상을 예방해야 한다.

김성애 계명대 동산병원 피부과 교수
김성애 계명대 동산병원 피부과 교수

상처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김 교수는 "마이클잭슨의 경우 이마에 폭죽이 터지면서 백반증이 시작됐다"면서 "시계나 허리벨트와 같이 옷이나 장신구의 마찰에도 생길 수 있으니 상처가 생기거나 마찰이 없도록 주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외에도 항산화기능이 있는 비타민제나 채소 섭취를 늘리는 것도 하나의 보조 요법이 되며, 정신적 긴장 이나 스트레스 등이 백반증의 발생 또는 악화에 관련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마음을 편안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김성애 계명대 동산병원 피부과 교수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