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 이야기] ⑦ 65년간 2대째, 야끼우동 원조의 맛…대구 동성로 '중화반점'

고춧가루·마늘 넣어 빨갛게 요리…기분좋은 부드러운 매운맛으로 단골 많아

중화반점 앞에 선 2대 장여림 대표.
중화반점 앞에 선 2대 장여림 대표.

중화요리는 사계절 언제든 생각나면 먹고 싶어지는 인기 메뉴이자 만인의 추억이다. 그래서 동네마다 맛있는 중국집 하나 정도는 있다. 대구 동성로에 있는 중화반점은 대구의 10미(味) 중 하나인 '야끼우동'을 가장 먼저 선보인 중국음식점이다. 국물 없이 자작하게 볶아낸 야끼우동은 적당히 매콤하고 달콤한 맛과 불맛이 난다. 그러나 지나치게 자극적이지 않다. 면발과 해산물, 채소를 한 젓가락에 집어 한 입 가득 넣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중독성이 있어 한 번 찾은 손님은 꼭 다시 찾게 된다.

대구 10미 중 하나인 야끼우동.
대구 10미 중 하나인 야끼우동.

◆화교출신 장유청이 '야끼우동' 선보여

중화반점 창업주는 화교 출신 장유청(1934년생·1997년 작고)이다. 대구에 정착한 유청은 여느 화교들처럼 중국집에서 요리를 배워 1954년 동아백화점(대구 중구 동문동) 건너편에 '중화원'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다섯 번 가게를 옮겨다녔으며 이름도 '중화반점'으로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2대 장여림(54) 대표는 "아버지는 부지런했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꼭 해내고야마는 강인한 추진력을 지닌 분이었다. 요리 솜씨가 좋아 손님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유청은 1974년 야끼우동을 선보였다. 짬봉도, 우동도 아닌 아끼우동은 처음에는 손님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유청은 포기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볶음면과 다르게 기름 사용을 줄여 대구 사람들의 입맛에 맞췄다. 국물을 자작하게 하는 한편 경상도 사람이 좋아하는 마늘과 고춧가루로 매운 맛을 더했다. 해산물도 듬뿍 넣었다. 차츰 손님들로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한 야끼우동은 1980년부터 전성시대를 열었다.

8남매(3남 5녀)를 둔 유청은 세 아들을 번갈아가며 반점을 맡겼다. 그 가운데 아버지의 선택을 받은 아들은 장여림(일곱째)이었다. 아버지 손맛을 빼닮은 장여림은 1996년부터 중화반점의 대표가 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장 대표는 "아버지때와 별 달라진 게 없다. 연탄 화로 대신 가스불을 쓰고, 경상도 사람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예전보다 좀더 매워졌고 진해졌다"고 설명했다.

1대 창업주 장유청이 걸어놓은 유비와 관우, 장비가 등장하는 그림.
1대 창업주 장유청이 걸어놓은 유비와 관우, 장비가 등장하는 그림.

◆ 야끼우동, 다른 요리와 곁들이면 더 맛있어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야끼우동은 중국 볶음면인 차오미엔을 얼큰한 대구식 매운 우동볶음으로 재탄생한 음식이다. 고춧가루와 마늘로 만든 매운 양념을 기본으로 사골육수에 양파, 양배추, 호박, 숙주나물, 목이버섯, 부추, 시금치, 새우, 오징어, 돼지고기를 넣어 센불로 볶아낸 것이다. 매콤달콤하면서 중독성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야끼우동은 일단 양에서부터 압도적이다. 커다란 접시에 담긴 우동 위에 새우·돼지고기·양파·버섯·부추 등 갖가지 재료들이 듬뿍 올려져 있다. 국물없는 볶음짬뽕과 다르게 국물도 자작하게 깔려 있고, 강한 불맛이 난다. 굵은 면발을 젓가락으로 감아 후루룩 먹으면 매콤한 양념이 입안에 착착 감기며 갖은 채소에서 나온 달큰한 맛이 어우러진다. 기분 좋은 매운맛이다. 장 대표는 "짬뽕은 원래 면과 국물을 함께 먹어야 어울리는 음식이지만, 이 야끼우동은 국물이 자작하게 있어 국물은 먹을 수 없는 아쉬움은 있지만 먹을수록 맛이 진해진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야끼우동을 맛있게 먹는 최고의 방법은 다양한 중화요리와 곁들이는 것이라고 했다. 또 볶은 면발도 자르지 않고 저어서 먹어야 진정한 면 요리를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야끼우동은 탕수육과 함께 먹으면 맛있다. 첫 맛은 매콤한 야끼우동이, 뒷맛은 달콤한 탕수육이 더해져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이다. 이 밖에 딤섬을 시켜 한 입 베어 먹은 후 면발에 돌돌 말아 먹는 것도 야끼우동을 즐기는 또 하나의 묘미다. 장 대표는 "고량주의 술안주로 먹어도 입안에 감칠맛이 더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귀띔했다. 장 대표는 "야끼우동은 짬뽕과 같은 빨간 음식을 제외한 모든 음식과 어울린다"라며 "야끼우동을 다 먹고 남은 양념 국물에 공깃밥을 시켜 비벼 먹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어린이부터 젊은층, 어르신까지 모두 찾는 야끼우동은 전체 주문량의 80%를 차지할 만큼 이 집의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았다.

◆ 대물림은?

장 대표는 단골이 많다고 했다. "어릴 때 아버지 손을 잡고 와 야끼우동을 맛을 본 분이 결혼해 아이 손잡고 오는 이들도 있고, 맛집이라며 여자친구를 데리고 온 손님도 많다. 또 외국으로 이민간 분이 야끼우동 맛을 못 잊어 다시 방문해 '옛날 그맛을 지켜줘 고맙다'는 말을 할 때면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했다.

"타지에 이사간 분이 명절 때 대구를 다녀가면서 열차시간을 아껴 야끼우동을 먹기 위해 늦은 시간에 찾아와 먹고가는 손님도 간혹 있다"고 장 대표는 덧붙였다.

장 대표는 딸이 3명 있다. 딸 가운데 요리에 관심을 보이는 이는 아직까진 없다. "고민이긴 하지만 안 물려주고 싶다. 생각보다 요리하는 게 너무 힘들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생각이 바뀌어 관심을 가지면 물려줄 생각이다. 아버지에 이어 아들, 손녀까지 3대에 이른 중국집 괜찮을 것 같아요."

장 대표는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사용해 맛있는 야끼우동을 내놓을 것이다.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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