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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얍삽한 이웃

자기밖에 모르고, 늘 잘난체하며 하는 짓마다 남에게 폐를 끼치는 사람과는 함께 살 수 없다. 그런 사람이 마주하는 이웃이라면 얼마나 고단할 것인가. 같은 집에 살지 않으니 갈라설 수도 없고, 이사 갈 수도 없으니 피곤함만 더해진다. 한국이 그런 꼴불견 이웃과 마주하고 있다.

요즘 근거 없는 '4월 북폭설'이 횡행하고 있는데, 그 진원지는 일본이다. 미국이 이달 27일 북한을 폭격할 것이라는 설은 '재팬 비즈'라는 개인 블로그에 처음 등장했다. 그 날짜에 폭격하는 근거가 '초승달이 뜨는 어두운 날'이기 때문이란다. 1991년 걸프전에서 보듯 미국은 달빛이 없는 밤에 공습으로 전쟁을 시작했기에 그날에 맞춰 북폭할 것이라고 했다. 황당하고 어설픈 논리다. 이런 턱도 아닌 가짜 뉴스에 동조하거나 믿는 한국인이 있다면 자신의 지능을 의심해봐야 할 것이다.

일본의 유력 정치인과 정부까지 나서 '북폭설' '전쟁설'을 쏟아내는 행태를 보면 기가 찬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9일 한 세미나에서 "지금 한반도에는 전쟁소설로도 표현할 수 없는 무서운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일본인 구출을 위한 수단 연구에 나서야 한다"라고 했다. 한반도의 전쟁설을 부추기는 동시에 남의 불행을 틈타 자위대의 전력 및 역할 강화를 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권 여당의 차기 총리로 꼽히는 정치인의 의식 수준이 이 정도라니 놀랄 따름이다.

일본 정부는 11일 한국을 방문하는 자국 국민에게 '한반도 정세 주의령'까지 내렸다. 정작 '북폭설'의 주체인 미국 정부는 가만히 있는데도, 일본 정부는 호들갑을 떨며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일본 정부의 조치는 '북폭설'을 믿기보다는 '한국에 본때를 보여주고 혼내주자'라는 성격이 강한 것 같다.

일본의 행태에는 보복'보상 심리가 깔렸다는 분석이 많다. 일본인은 전통적으로 '당한 만큼 갚아준다' '작은 원한도 평생 잊지 않는다'라는 심리가 강하다. 한국이 부산 일본문화원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해 아베 정부를 곤란하게 한데 대한 일종의 복수다. 한국은 남의 불행을 이용하지 않는 합리적인 이웃을 만났더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해 늘 고달프고 피곤하다. 이럴 때에는 한국의 적은 북한이나 중국이 아니라, 일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복수는 자신도, 상대방도 망치는 행위다. 일본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복수를 하고 싶으면 맨 먼저 무덤 두 개를 파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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