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참사, 멈추지 않는 고통] 아직도 진행 중인 아픔

사고로 일자리도 잃은 60대 가장 역할 못 하자 홀로 남아

10일 오후 중구 대구지하철참사부상자대책위 사무실에서 이동우(73) 씨가 참사 당시 신문기사를 읽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10일 오후 중구 대구지하철참사부상자대책위 사무실에서 이동우(73) 씨가 참사 당시 신문기사를 읽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형 재난에서 '살아남은 자'가 평생 겪을 고통도 우리 사회의 몫입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 부상자들에게 '참사'(慘事)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금도 사고 후유증 때문에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거나, 부상자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남모르게 속앓이를 하는 가족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부상자 최모(63) 씨는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밖에 나가 20~30분만 걸어도 다리에 통증을 느낀다. 뼛속까지 아픈 느낌이지만 병원에서 검사하면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답만 돌아온다. 오히려 고통을 피하려 평소에는 집에서 누워 지내는 시간이 많다.

사고 이후 가족도 곁을 떠났다는 최 씨는 "건설업계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했는데 사고 이후 건강이 나빠지면서 가장 역할을 못 하자 혼자 남게 됐다"면서 "요즘은 시력도 부쩍 나빠져 사물이 두세 줄로 겹쳐 보인다"고 했다. 수화기 넘어 들리는 최 씨의 음성은 쉽게 알아듣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거칠어져 있었다.

부상자 가족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부상자 딸(33)을 둔 한 아버지는 지난 14년 동안 가슴앓이를 했다. 사고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딸은 자주 병원 신세를 졌고, 심리적 문제로 입원도 했다. 수년간 약을 먹으며 버티는 딸을 지켜보는 것은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이었다.

이런 그를 더 힘들게 했던 순간은 몇 해 전 딸이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았을 때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해 한숨을 돌렸지만 아침에 일어나기도 버거워하며 피곤해하는 딸의 모습을 떠올리면 혹시라도 건강이 더 나빠지진 않을까 걱정이 크다. 그는 사고 후유증으로 딸이 암을 얻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동우 대구지하철참사부상자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사망자도 발생하지만 부상자도 있게 마련이다. 보상금 지급이 완료됐다고 이들의 고통이 멈추는 게 아니다"면서 "부상자들의 정기 건강검진과 더불어 대구시와 2'18안전문화재단 중 어느 쪽에서 부상자 문제를 다룰지 역할 정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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