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산학연 20년] <5·끝> 이상룡 경북대 교수의 활성화 해법

"산·학·연 '기브 앤 테이크' 관계 돼야"

경북대 이상룡 교수(기계공학부)는 지역 산'학'연이 활성화하려면 지역 중소기업과 대학'연구소들이 지속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장과 기업 CEO의 산'학'연 투자 마인드, 대학 내 산'학'연 성과 우대 등의 과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북대 이상룡 교수(기계공학부)는 지역 산'학'연이 활성화하려면 지역 중소기업과 대학'연구소들이 지속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장과 기업 CEO의 산'학'연 투자 마인드, 대학 내 산'학'연 성과 우대 등의 과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는 산업생산성이 낮지만 소비지출은 높은 도시라고 흔히 말한다. 산업생산성이 낮다는 것은 생산품의 부가가치가 낮다는 뜻이며 연구개발 집약도가 낮은 업종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다. 이 때문에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산업구조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지만, 지역 기업의 연구개발 활동은 취약한 편이다. 산'학'연은 이런 환경에 처한 지역 중소기업들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수단이다. 산'학'연의 오랜 전문가인 경북대학교 이상룡 교수(기계공학부)로부터 산'학'연 활성화의 과제를 들어봤다.

-중소기업 생존의 길은 산'학'연에 있다고 한다. 왜 산'학'연이 중요한가?

▶기업이 먹고사는 길에는 두 가지가 있다. 신기술'신제품을 개발해 원가를 절감하거나 품질을 향상하는 방법, 또 마케팅을 통해 국내외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다.

문제는 기업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공산품의 상당수가 수입되고 있고, 글로벌 기업들은 부품 대부분을 외국에서 아웃소싱한다. 이제 국내 기업들은 중국, 미국의 동종 업체와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은 기술혁신에 집중해야 한다. 또 대학은 학내 석'박사 인재들을 기업에 연계할 필요가 있다. 기업과 대학이 서로 협력해야 하는 이유다.

-산'학'연 역사는 오래됐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한다. 기업이 달라져야 할 점은?

▶정부의 산'학'연 육성정책 역사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산'학'연에 대해 잘 모르는 기업이 많다. 기업들도 관점을 바꿔야 한다. 일거리를 주는 대기업, 원청업체만 쳐다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이 아니라, 중소기업에 발전의 여지를 주지 않는 면도 있다. 그래서 산'학'연이 필요하다.

우리 회사에서 못 하는 일이 있다면 대학'연구소에 맡기면 된다. 대학'연구소도 산'학'연 아이템에 목말라 있다. 무엇보다 기업 CEO가 산'학'연을 가치 있는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학교수와 기업인의 지식 폭은 다르다. 기업은 돈을 버는 방법은 잘 알지만, 정보의 가치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면이 있다. 기술 애로 해결을 요청했는데, 그 교수가 잘 모른다면 그를 탓하지 말고 회사 직원을 대학'연구소에 상주시켜서라도 지속적으로 교류해야 한다. 그런 CEO의 마인드가 중요하다.

-산'학'연 활성화를 위해 대학과 연구소가 달라져야 할 점은?

▶대학 내부 평가 제도의 문제다. 교수의 업무 평가는 얼마나 우수한 논문을 썼느냐에 있다. 최근 산학협력 성과를 교수 평가 항목에 넣는 추세지만, 아직도 미흡하다.

산학협력 활동은 과학적 원리의 탐구를 목적으로 하는 논문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산학협력 활동은 기업의 제품 생산과 이윤 추구 활동에 얼마나 도움을 주었는가가 중요한데, 그 공헌도를 논문에 등급을 매기듯 계량화하기 어렵다. 개별 업체의 고민을 해결해 줄 솔루션을 개발해도 그것 자체만으로는 논문으로 쓰기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래서 더욱더 산학협력 활동의 성과가 잘 쓴 논문과 대등하게 인정받는 제도가 대학 내에 조성돼야 한다.

-산'학'연 주체 간 바람직한 관계는?

▶과거에는 대학'연구기관이 기업에 손을 내밀고 끌어당기는 식이었다. 이제는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 관계가 돼야 한다. 교수나 연구자는 기업 현장의 기술 애로 등을 해결하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 기업이 산'학'연 협력을 통해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은 물론이다.

기업이 대학의 도움을 얻어 덕을 봤다면 대학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자는 산학을 통해 자신의 지식을 사회에 공헌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공학 및 자연계열 교수나 연구자는 더욱 그렇다. '받은 만큼 준다' '준 만큼 받는다'는 생각의 공유다. 이런 관계가 돼야 기업과 대학'연구소의 산'학'연이 지속할 수 있다.

-산'학'연 활성화를 위해 어떤 풍토가 조성돼야 하나?

▶한 지역의 경제성장 역량은 집단 지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기존의 산'학'연 활동은 기업 따로, 대학'연구소 따로 식이었다. 이렇다 보니 아무리 많은 대학'연구소가 있어도 마땅히 도움받을 곳이 없다고 기업들이 푸념한다. 산'학'연 각 주체가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도록 끈끈한 관계가 돼야 한다. 대학에서는 산학 담당자들을 기업으로 내보내 그들의 애로를 듣도록 해야 한다.

기업은 CEO가 나서야 한다. 중소기업의 최종 결정권자는 결국 '오너'다. 가령 오너가 자신의 회사를 방문하는 '프로젝트 매니저'(PM)를 직접 상대하는 것이 옳다. 그런 회사가 잘 되는 회사다. CEO가 전시회를 자주 다니며 기술 발전 동향을 직접 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위기의식이 생긴다.

이런 차원에서 대학'연구소와 기업의 실무 담당자들이 자유롭게 만나 머리를 맞대는 공간과 시설이 필요하다. 업종 전반의 문제를 펼쳐놓고 방향성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다.

기존의 일에서 해방돼 한시적으로 특정한 연구 주제를 수행하는 것이다. 대구시가 최근 역점 추진 중인 전기차 비즈니스 사업이 그런 예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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