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모바일 相生' 말뿐

겉은 함께 추진, 속은 따로 따로

대구경북 경제통합 시범사업으로 가장 주목을 받았던 모바일산업 육성정책이 별도 사업계획만 세워둔 채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인과 지방자치단체장, 행정관료들이 지역 모바일산업이 국내적으로는 수도권, 대외적으로는 에스포(핀란드)·천진(중국) 등 급성장하고 있는 세계적 모바일 거점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냉엄한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대구와 경북이 각각 마련한 모바일산업 발전계획을 보면, 겉으로는 대구 및 경북(구미)이 함께 추진하는 계획인 것처럼 꾸며져 있지만 내용은 따로따로임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대구의 모바일산업 발전전략은 크게 ▷글로벌 부품단지 조성(성서산업단지) ▷모바일 타운 조성(북구 학정동) ▷테크노폴리스 모바일클러스터 조성(달성 현풍)으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한국모바일융합기술원' 및 '모바일부품소재개발지원센터' '융복합서비스테스트베드' 조성과 '시험생산 및 신뢰성 시험시설' 구축 등을 사업내용으로 하고 있다. 주요 시설은 북구 학정동 모바일산업 집적지 내에 세워진다.

경북은 구미에 모바일 리서치 파크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곳에 '모바일컨버전스대학원' '원천기술개발센터' '제품화지원센터' '제품시험인증센터' '글로벌모바일컨버전스지원센터' 등을 설립하고, 모바일테스트베드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원천기술개발센터·제품화지원센터≒모바일부품소재개발지원센터▷제품시험인증센터≒시험생산 및 신뢰성 시험시설 ▷글로벌모바일컨버전스지원센터≒한국모바일융합기술원 ▷모바일테스트베드 확대 사업 ≒ 융복합서비스테스트베드 등, 서로 유사한 사업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대구경북 공동의 모바일 육성계획 수립이 지지부진한 것은 '사업내용'에 대한 견해 차이라기보다는, '어느 곳에' '어떤 시설'을 세울 것인가에 대한 이해와 합의의 부재가 원인이다.

◆해법은 없나?=모바일산업의 현실과 정부 정책 방향에서 '모바일 갈등'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설명이다.

현재 모바일테스트베드는 구미와 서울 구로디지털산업단지 2곳에 설치돼 있다. 구미의 경우 삼성협력업체 30~40곳이 활용하고 있는 반면 구로는 LG협력업체는 물론이고 다양한 중소기업 150여개가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삼성 협력업체가 아니거나, 삼성 의존도가 낮은 모바일기업의 경우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삼성전자조차도 구미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나 지역 모바일기업 육성에 소극적이다. 실제로 한때 소프트웨어 26개사, 하드웨어 17개사에 이르던 지역의 삼성전자 모바일 관련 1차 협력업체는 현재 모두 합쳐 10개 미만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수도권과 대구경북권으로 양분돼 있는 국내 모바일산업은 조만간 수도권 1극 체제로 재편되고, 구미는 단순한 모바일단말기 생산기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에서는 지역균형발전 개념보다는 국가경쟁력 확보 및 강화라는 관점에서 모바일산업 발전계획을 수립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경북 모바일산업 발전계획을 더욱 키워 영남권 모바일산업 발전계획으로 시각을 넓히고, 이 큰 틀 속에서 대구경북의 주도적 역할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연구원 장재호 첨단산업연구실장은 "모바일 관련 대규모 국가사업이 없기 때문에 우리 지역에서 육성전략을 마련한 뒤 정부를 설득,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하지만 지역 내에서조차 상생의 길을 찾으려는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이 부족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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