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가 허가없이 매장문화재 파헤쳐

▲ 문화재 비전문가들이 허가도 없이 매장문화재를 불법으로 파헤쳐 실체를 확인하고 있다.
▲ 문화재 비전문가들이 허가도 없이 매장문화재를 불법으로 파헤쳐 실체를 확인하고 있다.

영주문화유산보존회(민간단체)가 문화재청의 허가도 없이 비지정 매장문화재를 마구 파헤친 사실이 드러나 말썽을 빚고 있다.

이들은 지난 15일 영주시 고현동(아랫귀내)에 위치한 사도세자의 장자 의소세손의 태실로 추정되는 비지정 매장문화재를 삽 등으로 마구 파헤쳐 태실의 형태를 임의로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 자리에는 일부 기관단체장과 시의원 및 민간단체 회원 등이 참석했으며, 뒤늦게 관계 공무원들까지 참석해 현장을 지휘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문화재 관계자 이모(52)씨는 "문화재가 발견되면 문화재청에 신고해 허가를 얻은 다음 전문가들에게 의뢰, 발굴 장비를 사용해 발굴해야 하는데 비전문가들이 삽 등으로 파헤친 것은 문화재 훼손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문화재보호법 54·55조에 따르면 '발견자와 소유자는 현상을 변경하지 말고 문화재청장에게 신고해야 되며 대통령령이 정한 절차에 따라 허가를 받아 발굴해야 한다. 만약 신고나 허가를 받지 않고 현상을 변경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발견 사실을 시에 전화 통보하고 기관장들을 초청한 가운데 허가도 없이 태실 주위 한쪽 부분(깊이 30㎝·폭 1m가량)을 파헤쳐 태실이 묻혀 있는 사실을 확인한 후 다시 되묻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주시 관계자는 "정상적인 신고나 절차는 거치지 않았지만, 공무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쪽 부분만 파서 실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헌에는 사도세자의 장자 의소세손의 태실은 영조 26년(1750)에 태봉됐고 1929년 영주읍에서 서울 근교에 있는 서삼릉으로 태항아리를 옮겨간 것으로 기록돼 있다. 영주지역은 의소세손의 태실뿐 아니라 고려시대 충열왕과 충목왕·충숙왕, 조선시대 세종대왕비인 소헌왕후 심씨의 태실이 있는 것으로 세종실록 등 문헌에 전하고 있다.

한편 문화원과 문화유산보존회 측은 "절차를 몰랐다. 허가는 받지 않았지만 좋은 취지였다"며 "당시 관계 공무원들도 말리지 않았고, 일부 노출된 부분만 조금 확인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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